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2,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B에 대한 부분의 공소를 기각하고, 근로자 F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중 일부 공소사실에 관하여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에 관하여 유죄를 인정하였다. 한편 피고인만이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였고, 검사는 항소하지 않았다.
원심판결
중 주문에서 공소가 기각된 B에 대한 부분은 항소기간의 도과로 그대로 분리·확정되었다. 또한 원심판결 중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된 F의 일부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상소불가분의 원칙에 의하여 유죄 부분과 함께 이 법원에 이심되기는 하였으나, 당사자 간의 공격·방어의 대상에서 벗어나 사실상 심판대상에서 이탈되었으므로 이법원이 이 부분을 다시 판단할 수 없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4740 판결, 2010. 1. 14. 선고 2009도1293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법원의 실질적인 심판대상은 원심 판결 중 유죄 부분에 한정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은 2017. 7.경부터 2018. 1.경까지 근로자 E에게 합계 709만 원을 지급하여, 해당 기간의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E, F는 1주간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초단기간근로자이므로, 피고인은 위 근로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량(벌금 4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검사는 당심에서 공소사실 모두에 “[범죄전력] 피고인은 2020. 9. 3. 청주지방법원에서 사기죄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2022. 1. 25.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를 추가하고 공소장 적용법조에 “형법 제39조 제1항”을 추가하는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은 이를 허가하였다. 한편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8. 5. 13. 청주지방법원에서 사기죄 등으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고 2020. 7. 15.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각 판결이 확정된 사기죄 등과 이 사건 범죄는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에 의하여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정하여야 하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의 사실오인 등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근로자 E의 임금 부분에 관한 판단
⑴ 기록에 의하면, E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D와 근로계약을 하고, 2013. 7. 1.경부터 2018. 3. 19.경까지 통학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였는데, 임금은 월 113만 원 내지 122만 원을 지급받기로 약정한 사실, E은 위 근로계약에 따라 초등학교 통학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면서 방학기간에는 근무하지 아니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1년 중 봄방학, 여름방학, 겨울방학을 제외한 약 9.5개월을 근무한 것을 전제로 총 근무기간 E 이 지급받아야 할 임금 액수는 약 54,290,000원[월 122만 원 × 44.5개월{2013. 7.부터 2013. 12.까지 5개월(여름방학 기간 제외) + 2014년부터 2017년까지 38개월(9.5개월 × 4) + 2018년 1.5개월(봄, 겨울방학 제외)}]인데 비하여 피고인이 E에게 지급한 임금은합계 47,986,300원에 그치는바(원심 변호인이 제출한 2019. 10. 28.자 참고자료 제출 및 의견서 참조), 위 두 금액의 차액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체불임금의 액수와 근사(近似)하다.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E에 대한 임금을 미지급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정들이다.
⑵ 그러나,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963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관계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근로자 E에 대하여 2017. 6.경부터 2017. 12.경까지 임금 6,416,661원(별지 2 범죄일람표 참조)을 미지급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1>.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피고인은 2017. 6.경부터 2017. 12.경까지 사이에 E에게 임금 명목으로 아래 표 ‘지급일’란 기재 각 날짜에 ‘지급액’란 기재 각 돈을 지급하였다. ‘월급 122만원에서 의료보험 빼고 하면 115만 원 정도, 113만 원 정도 받기로 했다’는 취지로 한 E의 원심 법정진술(공판기록 제320면, 제324면 참조)과 해당 기간에 포함되어 있는 한 달 가량의 여름방학 기간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해당 기간에 E에게 지급한 금액은 해당 기간에 E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 총액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표]
검사는 피고인이 위 해당 기간에 지급한 임금 중 일부는 그 기간 전에 지급하여야 할 임금에 충당되었음을 전제로 체불임금을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고인이 E에게 전체 근무 기간 동안 지급한 임금의 구체적인 충당 내역에 대하여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아무런 근거 자료가 없다. 이 법원이 해당 사건을 조사한 근로감독관에게 그 근거를 확인하고자 하였으나, 근로감독관은 해당 자료를 모두 검찰에 송치하여 확인할 수 없다고 회신하였다. E도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이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못하였다.
오히려 피고인은 위 해당 기간의 임금을 계좌이체하는 방식으로 지급하면서 적요란 등에 입금하는 각 돈의 명목을 위 표 ‘통장/적요란 기재’와 같이 특정 월의 임금으로 기재하였고, E은 2017. 5.부터 2018. 2.까지 10개월의 근무기간 동안 2017. 10. 1개월분의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정리한 서면을 제출하기도 하였다(피고인이 2017. 11. 29. 지급한 임금을 2017. 11.분 임금에 충당하여 2017. 10.분 임금을 지 급받지 못한 것으로 정리되어 있다. 2019. 10. 31. 제출된 ‘체불임금 내역서’ 참조). 피고인이 위 해당기간에 임금을 지급할 때에 피고인과 E 사이에 피고인이 위 표의 통장/적요란에 기재한 바대로 충당의 합의가 있었거나, 적어도 피고인이 E에게 그와 같이 충당의 지정을 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민법 제476조 제1항, 제3항 참조).
피고인 F의 임금 부분에 관한 직권판단
피고인은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도과한 2020. 12. 17.자 피고인의 반성문, 2021. 10. 20.자 변호인의견서에서 근로자 F에 대한 미지급 임금 중 140,000원(2017. 6.분 임 금 60,000원 + 2017. 7.분 임금 80,000원)을 다투는 취지로 기재하였는바, 직권으로 이에 대하여 본다.
피고인은 원심에서 F에 대하여 미지급한 임금이 없다는 취지로 다투었으나, 원심은 피고인이 F에게 미지급한 임금은 2017. 6월 임금 중 60,000원, 2017. 9월 임금 중 80,000원, 2018. 3.월 및 4월 임금 각 1,300,000원인 사실을 인정하여 F에 대한 공소사실 일부를 유죄로 판단하고, 이를 초과하는 부분에 관하여는 이유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의 판단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와, 특히 F가 피고인을 상대로 제기한 관련 민사소송(청주지방법원 2019나686 임금 등)에서 피고인이 F에게 위 140,000원의 임금을 미지급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전제로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선고하여 위 판결이 확정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다.
근로자 E, F의 퇴직금 부분에 관한 판단
관련 법규정 및 법리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조 제1항은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를 퇴직금제도의 설정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한편 ‘소정근로시간’이란 제50조, 제69조 본문 또는 산업안전보건법 제139조 제1항에 따른 근로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말한다(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 나아가 근로기준법 제50조 제1항에서는 1주간의 근로시간을 40시간 이하로, 제2항에서 1일의 근로시간을 8시간 이하로 정하는바, 결국 소정근로시간이란 ‘1주 40시간 이하, 1일 8시간 이하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의미한다.
그리고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구체적 판단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근로자 E, F의 1주간 소정근로시간은 15시간 이상이라고 판단되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수사단계에서, E은 ‘오전(07:00부터 09:00까지), 오후(15:00부터 17:30까지) 각 2시간 30분 정도 근무하였고, 근무시간 외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였다’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제148면 참조), 피고인 역시 E의 근무시간에 대하여 ‘주 5일 근무, 근무시간은 각 초등학교 운송스케줄에 의해 이루어져 근무시간이 평균 1일 5시간 정도이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152면 참조). 피고인과 E, F 사이에 작성한 표준근로계약서에도 하루 6시간씩 근무하기로 약정되어 있다.
학생들을 운송하는 통학버스의 경우 운전을 위한 준비 및 차량점검(주유 및 세차 포함), 승하차 도우미를 통한 학생들의 승·하차 시간, 냉난방장치의 작동 및 차량 이동 시간이 필요한 점, 각 학교의 운송스케줄에 따라 운행시간이 연장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등교 운행종료시와 하교 운행시작시 또는 각 하교 운행시간 사이의 시간을 전부 근로시간에서 공제되는 휴게시간이라도 보기 어렵고, 반드시 운행시간표상 운행시간만을 곧바로 근로시간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F가 피고인에 대하여 제기한 위 확정된 민사판결에서 F에 대한 미지급 퇴직금이 3,732,392원인 사실이 인정되었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직권파기사유가 있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일부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