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판결

춘천지방법원 2019. 4. 17. 선고 2018노822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2016고단1074 사건의 죄, 2017고단711 사건의 죄, 2017고단1358 사건의 죄 중 별지 D 보조금 부정수급 사건 범죄일람표(총괄) 연번 1-1 내지 18-1, 19 내지 27, 29, 31 기재 각 죄에 대하여 징역 10월에, 2017고단1358 사건의 죄 중 같은 범죄일람표 연번 18-2, 28, 30, 32 내지 39 기재 각 죄에 대하여 징역 4월에 각 처한다.

피고인 B의 항소와 검사의 피고인 B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2016고단1074 사건(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은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을 변제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고,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었으므로 책임이 조각되어야 한다.

나)

2017고단711 사건(자격모용사문서작성, 자격모용작성사문서행사, 피해자 I에 대한 사기의 점)에 관하여

(1)

피고인이 I의 대리인으로서 B과 작성한 지급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고 한다)는 피고인이 F를 운영하기 이전 H를 운영할 당시의 채무(이하 '이 사건 채무'라고 한다)에 관한 것이기는 하나, H와 F는 사실상 영업의 연속성이 인정되고, F를 운영하면서 B과 거래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기존 채무를 해결할 필요가 있었으며, 피고인은 I로부터 F 운영에 관하여 포괄적으로 위임을 받아 위 합의서를 작성한 것이다. 즉 이 사건 합의서의 작성은 피고인의 권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이고, 피고인에게는 권한 없이 문서를 작성한다는 인식도 없었으므로 자격모용사문서작성죄가 성립하지 않고, 이를 전제로 한 자격모용작성사문서행사죄 및 사기죄도 성립할 수 없다.

(2)

F의 사업용 계좌에 피고인이 예치하여 둔 예금채권에 관하여 압류·추심명령 집행이 이루어진 것이므로, 피고인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피해자가 손해를 입었다고 할 수 없다.

다)

2017고단1358 사건(피해자 D군에 대한 사기, 지방재정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1)

피고인은 경제적 여력이 없는 보조사업자로 하여금 보조금을 받게 해주려는 것이었을 뿐 피해자로부터 보조금을 편취할 의사가 없었다.

(2)

이 부분 범행은 포괄일죄에 관한 불가분설 중 행위종료시설에 따라 중간에 확정판결이 있더라도 모두 확정판결 후의 하나의 범죄로 보아야 한다.

(3)

원심판결문 별지 'D 보조금 부정수급 사건 범죄일람표(총괄)' 중 1-1 내지 18-1, 19 내지 27, 29, 31에 해당하는 범행의 경우, 피고인은 이와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다른 범행에 관하여 이미 유죄의 확정판결(춘천지방법원 2014고단 1247호, 2015고단1134호)을 받았으므로 면소 또는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되어야 한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B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A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지급합의서는 F의 업무 범위에 포함되는 문서이고, 이 사건 채무는 F의 채무에 포함된다. 따라서 A은 I로부터 부여받은 포괄적인 대리권에 기하여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한 것이다.

설령 A이 이 사건 지급합의서의 보증인란에 I의 성명 등을 기재한 행위가 정당한 대리권의 범위 내의 행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는 A이 지위를 남용한 행위에 불과하므로, 자격모용사문서작성죄가 성립할 수 없다.

피고인은 이 사건 채무의 채권자일 뿐 A의 권한 범위에 대하여 잘 알 수 없었고, I를 연대보증인으로 넣어달라고 적극적으로 요구하지도 않았으므로, 자격모용사문서작성의 고의도 없었다. 따라서 자격모용사문서작성죄 및 이를 전제로 한 자격모용작성사문서행사죄, 사기죄 모두 성립할 수 없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다.

검사(피고인 B에 대하여)

원심의 형(벌금 5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 A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2016고단1074사건(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는 사용자가 그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 부진으로 인한 자금 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인정되는 경우에만 면책되는 것이고, 단순히 사용자가 경영부진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이를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으며,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 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도923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근로자 C, BD(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였을 당시 경영 부진으로 자금압박을 받는 상황이었고, 2016. 8. 9.경 C에게 'F의 영업상 채권에 대한 수금과 결재 권한을 위임하고, C이 미수금을 정산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과 BE의 미지급 인건비에 충당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위임장을 작성해 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사정, 즉 ① 이 사건 근로자들이 지급받지 못한 임금 및 퇴직금액이 31,816,033원에 이르는 점, ② 위 위임장은 이 사건 근로자들, BE의 임금 미지급분에 관하여 작성되었을 뿐 위 근로자들의 퇴직금액을 모두 변제할 수 있는 금액으로 작성된 것이 아닌 점, ③ 근로자 C은 위와 같은 위임장 작성 경위에 관하여 '해고당하는 날 피고인으로부터 갑자기 일방적으로 요구받았다. 돈을 전혀 못 받을 상황이라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④ 이 사건 근로자들이 위 위임장에 기한 변제수령을 하지도 못하였고, 그 외에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기 위한 노력을 추가로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최대한 변제 노력을 기울이고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의 조치를 하였음에도 임금 및 퇴직금을 변제하지 못한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은 F의 채권단으로 하여금 2016. 11. 23.경 이 사건 근로자들이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다른 채권자들에 우선하여 변제받기로 한다는 취지의 확약서를 작성하도록 하였다는 점도 피고인이 최대한의 변제 노력을 하였다는 점에 대한 근거로 들고 있으나, 이는 범죄가 이미 성립한 후의 사정일 뿐만 아니라,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확약서가 작성된 점만으로 피고인이 최대한의 변제 노력을 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2)

2017고단711 사건(자격모용사문서작성, 자격모용작성사문서행사, 피해자 I에 대한 사기의 점)에 관하여

가)

이 사건 합의서 작성 권한에 관한 주장

문서의 위조란 작성 권한 없는 자가 타인 명의를 모용하여 문서를 작성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므로 사문서를 작성함에 있어 그 명의자의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승낙 내지 위임이 있었다면 이는 사문서위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을 것이지만, 문서 작성권한의 위임이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 위임을 받은 자가 그 위임받은 권한을 초월하여 문서를 작성한 경우는 사문서위조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도6088 판결, 대법원 1984. 6. 12. 선고 83도2408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채무는 피고인이 F라는 상호로 사업을 하기 이전에 발생한 것인 점, ② I가 피고인에게 F 사업자 명의를 대여하였다는 점만으로 피고인이 과거에 H라는 상호로 사업을 하면서 부담하게 된 채무에 대해서까지 보증인으로서의 책임을 질 의사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위와 같은 보증책임을 지는 것이 F 운영과 관련하여 통상적·필수적으로 예상되는 범위 내의 것이라고 볼 수도 없는 점, ③ 피고인은 H와 F 사이에 영업의 연속성이 인정되고 H와 F의 채권·채무가 명확히 구분되지도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H와 F는 피고인이 사업을 운영하면서 사용한 상호에 불과하고 각 사업을 하면서 발생한 채무는 피고인 등 개인에게 귀속할 뿐이므로, 결국 이 사건 합의서에 의할 경우 I는 피고인에게 사업자명의를 대여하기 이전에 F의 영업과는 전혀 무관하게 발생한 피고인의 개인적인 채무에 대해서까지 보증책임을 지는 결과가 되는 점, ④ H 폐업 경위, H와 F의 사업장 소재지, 사업자등록 명의 등에 비추어 볼 때 H와 F를 모두 실질적으로 피고인이 운영하였고 거래처에도 별 차이가 없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H와 F를 동일시하기도 어려운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이 자신의 기존 채무에 관하여 I를 보증인, 자신을 I의 대리인으로 기재하여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한 행위는 I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초과하여 사문서를 작성한 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피고인은 권한 없이 문서를 작성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앞서 본 사정들을 비롯하여 이 사건 채무의 발생 시기, 합의서 작성 경위(CB이 피고인에게 이 사건 채무의 변제를 여러 차례 요청하면서 형사 고소까지 하였고, 이 사건 지급합의서를 작성하면서 기존 형사 고소 사건에 관한 합의를 하였다), 5,000만 원을 상회하는 큰 금액의 보증채무를 부담하도록 하면서 I에게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I로부터 위임받은 권한 밖의 문서를 작성한다는 점을 인식하고도 이 사건 범행에 나아갔다고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이에 반하는 피고인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사기죄의 재산상 이익 취득 및 손해 발생에 관한 주장

지급명령을 송달받은 채무자가 2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지급명령은 확정되고, 이와 같이 확정된 지급명령에 대해서는 항고를 제기하는 등 동일한 절차 내에서는 불복절차가 따로 없어서 이를 취소하기 위해서는 재심의 소를 제기하거나 청구이의의 소로써 강제집행의 불허를 소구할 길이 열려 있을 뿐인데, 이는 피해자가 별도의 소로써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허위의 내용으로 신청한 지급명령이 그대로 확정된 경우에는 소송사기의 방법으로 승소 판결을 받아 확정된 경우와 마찬가지로 사기죄는 이미 기수에 이르렀다고 볼 것이다(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2도4151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이 자격을 모용하여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한 후 이를 기초로 I에 대하여 지급명령을 받아 위 명령이 확정된 이상, 이미 강제집행을 당할 수 있는 재산상 손해의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고, 그 후 피고인이 관리하는 F 사업용계좌에만 집행이 이루어졌다는 사정은 양형사유로 참작될 여지가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사기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칠 사유가 될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도 이유 없다.

3)

2017고단1358 사건(피해자 D군에 대한 사기, 지방재정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가)

편취의사가 없었다는 주장

피고인은 N 등 보조금지원대상자들과 공모하여 공사비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N 등이 본래 받을 수 있는 보조금액을 넘는 금액을 보조금으로 수령하도록 하였으므로 이는 피해자로부터 그 차액 상당을 편취한 행위에 해당하고, 피고인의 주된 목적이 보조금지원대상자들을 도와주려는 것이었다거나 피고인이 직접 보조금을 수령하지 않았다는 사정 등은 범죄 성립에 영향을 줄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확정판결 이후의 하나의 범죄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

이 사건 각 사기 및 지방재정법위반 범행은 피해자가 동일하기는 하나 피고인이 공모한 보조금지원대상자들을 달리하고, 동일한 보조금지원대상자들과 여러 차례 반복하여 범행을 저지른 경우에도 범행 시점 및 대상사업이 달라 단일한 범의 하에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위 각 범행이 포괄일죄에 해당한다는 점을 전제로 하는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일부 범행은 판결이 확정된 범죄와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다는 주장

판결이 확정된 춘천지방법원 2014고단1247호, 같은 법원 2015고단1134호 사건의 범행은 보조사업의 시행 및 보조금 교부가 모두 2011~2013년경 사이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이 사건 'D 보조금 부정수급 사건 범죄일람표(총괄)' 중 1-1 내지 18-1, 19 내지 27, 29, 31에 해당하는 범행과 범행 시점에 큰 차이가 있고, 그밖에 보조사업의 내용, 공모한 보조사업자 등도 달리하므로, 피해자가 동일하다는 점만으로는 단일한 범의 하에 저지른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피고인 B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위 가.의 2)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A에게는 I를 대리하여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할 권한이 없었으므로, A이 I의 대리인으로 기재하여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한 행위는 I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초과하여 사문서를 작성한 행위에 해당한다(피고인이 원용한 대법원 2007도5838 판결은, 피고인이 위임받은 매매금액 범위 내에서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매매대금을 허위로 기재한 사안이므로, 위임받은 권한을 초과한 이 사건에 바로 적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아니하다).

더 나아가 피고인이 A의 위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에 관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사정, 즉 ① 피고인은 I가 A의 H 폐업 이후 F에 대한 사업자명의만을 빌려준 사람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던 점, ②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J에서도 H와 F의 물품대금 채무를 구별하여 관리하고 있었던 점, ③ 피고인이 A에게 이 사건 채무를 변제하라고 여러 차례 독촉하다가 형사 고소까지 하였던 점, ④ 이 사건 합의서가 I가 A에게 F에 대한 사업자명의를 대여하기 이전에 F와 무관하게 발생한 채무에 대해서까지 I로 하여금 보증책임을 지도록 하는 내용이므로, 설령 피고인이 A과 I의 구체적인 내부관계에 대해서까지는 잘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들을 비롯하여 이 사건 채무의 발생 시기 및 금액, 합의서 작성 경위, I의 지위, 피고인과 A의 거래 관계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적어도 미필적으로는 A에게 이 사건 합의서 작성에 관하여 I를 대리할 권한이 없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서도 A과 공모하여 이 사건 범행에 나아갔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에 반하는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인 A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액의 합계가 적지 않은 점, 이 사건 합의서 작성과 관련된 범행의 경우 권한 없이 문서를 작성하여 명의대여자에 불과한 I로 하여금 피고인의 기존 채무에 대한 보증책임까지 부담하도록 한 것으로서 죄질이 좋지 않고, 그에 기한 지급명령의 확정으로 인해 피해자가 입을 수 있었던 손해위험의 정도가 중한 점, 보조금 편취에 관련된 사기 및 지방재정법위반 범행의 경우 범행 횟수 및 규모가 상당하고, 피고인은 같은 방식의 범행으로 3회에 걸쳐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는데 그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확정된 후에도 같은 범행에 계속 나아간 것으로서 비난가능성이 큰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C, BD의 당심 법정진술에 비추어 보면, 사실상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변제가 모두 이루어졌다고 보이는 점, 결과적으로 피해자 I 명의로 되어 있는 F 사업용 계좌에만 최종 집행이 마쳐져 재산상 손해가 현실화되지는 않은 점, 피고인은 만성 신장병(5기) 등을 앓고 있고, 그로 인하여 당심 재판 진행 중에도 수차례 응급치료, 입원치료를 받는 등 건강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위와 같은 사정들과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에 이른 경위 및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 B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이다. 그런데 우리 형사소송법이 취하는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 하에서 존중되는 제1심의 양형에 관한 고유한 영역과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을 감안하면, 제1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과 양형기준 등을 종합하여 볼 때에 제1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거나, 항소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새로이 현출된 자료를 종합하면 제1심의 양형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형의 양정이 부당한 제1심판결을 파기함이 상당하다. 그와 같은 예외적인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제1심의 양형판단을 존중함이 바람직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검사와 피고인이 각 주장하는 양형요소들은 대부분 원심에서 반영된 것으로서,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과 양형기준에 별다른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다. 피고인의 범행 가담 정도가 A에 비하여 가볍고, 결과적으로 피해자 I 명의로 되어 있는 F 사업용 계좌에만 최종 집행이 마쳐진 점, 특별히 고려할 만한 전과가 없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반면, 피고인은 피해자가 F 명의대여자에 불과하다는 점을 알면서도 A의 H 운영과 관련된 채무를 쉽게 변제받기 위하여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하였고, 최종적으로는 피해자의 개인 재산에 대하여 집행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합의서의 작성 및 그에 기한 지급명령의 확정으로 인해 피해자가 입을 수 있었던 손해위험의 정도가 중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위와 같은 사정들과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B 및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B의 항소와 검사의 피고인 B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각 기각하고, 피고인 A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