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고는 제1심에서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 임금과 해고예고수당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본소를 제기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대여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반소를 제기하였다. 제1심판결은 본소 청구를 전부 인용하고, 반소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피고만 본소 부분에 관하여 항소하였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고의 본소 청구 부분에 한정된다.
인정사실
피고는 남편인 C과 함께 사업자명의를 피고로 하여 강원 춘천시 D에 위치한 중식당 'E'(이하 '이 사건 식당'이라 한다)을 운영하고 있다.
원고는 2018. 4.초경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의 월 급여를 2,600,000원으로 정한 후 2018. 4. 14.부터 이 사건 식당에서 배달 직원으로 근무하였다.
원고가 2018. 4. 26. 아무런 사전 연락 없이 정해진 출근시간을 넘겨 10:00경 출근하였다. 피고의 남편 C이 같은 날 20:15경 원고에게 '영업이 잘되지 않으니 다른 곳을 천천히 알아보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그러자 원고는 '바로 그만두겠다'고 말하면서 그 다음 날인 2018. 4. 27.부터 출근하지 않았다.
원고가 2018. 4. 14.부터 2018. 4. 26.까지의 근로기간 동안 받아야 할 임금은 1,126,666원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3,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임금 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항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1,126,666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해고예고수당 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면서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않았으므로 해고예고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피고는, 원고가 해고된 것이 아니라 자진 퇴사하였으므로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판단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퇴직, 해고, 자동소멸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퇴직은 근로자의 의사로 또는 동의를 받아서 하는 것이고, 해고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로 하는 것이며, 자동소멸은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근로계약이 자동적으로 소멸하는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23조의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위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뜻한다.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은 성질상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정한 제한을 받는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4다9632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이라 할지라도, 사직의 의사가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51919,51926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을 제3,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에 비추어 보면, 형식적으로는 원고가 자진하여 식당을 그만둔 것처럼 보일지라도, 실질적으로는 피고가 2018. 4. 26. 자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사직 의사가 없는 원고로 하여금 사직 의사를 갖게 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는 근로기준법상의 해고에 해당한다.
피고가 원고에게 명시적으로 '그만두라'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은 없으나, '다른 곳을 천천히 알아보라'는 취지로 말한 것은 원고가 식당을 그만두게 하려는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가 표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원고가 피고로부터 위와 같은 말을 들은 후 '바로 그만두겠다'고 말하고 그 다음날부터 출근하지 않은 사실에 비추어, 원고는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표현에 따라 사직의사를 갖게 되었거나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표현을 계기로 그러한 의사를 행동으로 옮기게 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와 원고 사이의 근로계약이 원고의 자발적 의사에 의하여서만 종료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비록 원고가 피고로부터 위와 같은 말을 들은 직후 이 사건 식당에 출근하지 않으면서 피고와 C에게 휴대폰으로 '피고 측을 보건소와 고용노동부에 알리겠다', '교회에 알리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보내는 등 근로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고, 피고 측에게 해고사실을 확인하거나 계속 근로할 의사를 표시한 적은 없으나, 이와 같은 사정만 두고 원고가 자진하여 이 사건 식당을 그만 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해고예고수당 지급 의무의 발생
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포함한다)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30일 전에 해고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고 해고를 한 후 해고예고 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피고 측이 원고에 대하여 다른 가게를 천천히 알아보라고 말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소속 근로자에 대하여 30일의 기간을 명시한 적법한 해고예고통지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된 해고예고수당, 즉 30일분의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26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가 피고의 사업장에서 12일만 근무를 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 제35조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예고를 할 필요가 없고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근로기준법(2019. 1. 15. 법률 제16270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5조는 해고예고제도에 대한 예외를 두어, 일용근로자로서 3개월을 계속 근무하지 아니한 사람, 2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사용된 사람, 계절적 업무에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사용된 사람, 수습 사용 중인 근로자와 월급근로자로서 6개월이 되지 못한 사람을 해고예고 관련 조항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원고는 월 임금을 2,600,000원으로 정하여 이 사건 식당에서 근무하기로 한 사람이므로, 일용근로자나 2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사용된 사람, 계절적 업무에 사용된 사람, 수습 사용 중인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원고는 해고 전까지 이 사건 식당에서 12일 동안 근무를 하였으므로 월급근로자로서 6개월이 되지 못한 사람에 해당할 수는 있으나, 헌법재판소가 2015. 12. 23. 월급근로자로서 6개월이 되지 못한 사람에 대한 해고예고 적용 예외를 정한 근로기준법 제35조 제3호를 위헌으로 결정하였으므로 위 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헌법재판소 2015. 12. 23. 선고 2014헌바3 결정 참조).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원고가 무단결근으로 피고의 사업장에서 근무를 종료하였고, 보건소에 이 사건 식당의 위생 상태를 신고하는 등 피고의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왔으므로, 이는 '해고예고의 예외가 되는 근로자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한다.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및 동조 제3호에 따르면,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동법 시행규칙 제4조 [별표] 제9호는 위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에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유' 중 '해고 예고의 예외가 되는 근로자의 귀책사유로서 그 밖에 사회통념상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을 제3,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18. 4. 27.부터 출근을 하지 않은 사실, 보건소에 이 사건 식당의 위생 상태를 신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원고가 출근하지 않은 것은 피고 측의 의사에 기인한 것인 점, 원고가 보건소에 피고의 위생 상태에 관하여 신고하였고 그 내용에 허위가 존재한다는 점만으로 피고의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거나 손해를 끼쳤다고 보기 힘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사정은 피고가 원고를 해고한 이후에 발생한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피고의 주장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1,126,666원과 해고예고수당 260만 원의 합계 3,726,666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된 2018. 4. 26.부터 14일이 경과한 2018. 5. 11.부터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본소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신흥호(재판장) 김현정 송종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