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사례

근로계약서의 내용과 다른 근무장소·내용으로 전직, 부당하다는 판정

2024. 12. 27. 판정

판정 내용

판정사항: 가. 업무상 필요성 여부 글로벌RA 업무역량 부족으로 근로자를 해당 업무에서 배제할 필요성이 있더라도 해당 직무와 유사하거나 직무역량 요구도가 낮은 정도의 업무를 부여하는 등의 조치가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임에도, 사용자는 그러한 직무이동이나 직무개발 등의 노력은 하지 않은 채 막연히 본사에는 기획·행정 업무의 공석이 없다는 이유로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과거 약 11년간 업무 경험이 전혀 없는 영업직으로 배치한바,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나. 생활상 불이익 여부 근로자가 영업직 근로계약에 동의하지 않아 여전히 글로벌RA팀의 임금조건을 적용받고 있어 임금 손실은 없는 것으로 판단되나, ①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영업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점, ② 영업직 발령으로 인해 근로자의 수년간 업무경력이 단절된 점, ③ 영업직 업무를 새로이 수행하는 과정에서 직무성과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사정 등을 종합하면, 근로자가 감수하여야 할 정신적·육체적 불이익이 상당하다.

다.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 준수 여부 ① 근로계약서에 ‘인사이동 필요시 업무내용 변경할 수 있음’으로 명시되어 있는 점, ② 근로자와 2차례 면담을 진행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인사발령에 필요한 협의절차는 준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판정요지: 전직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않고, 전직으로 인한 생활상 불이익도 상당하여 전직이 부당하다고 판정한 사례

사례 4

[2024. 12. 27. 판정 / 초심: 기각, 재심: 초심취소]

전직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고, 전직으로 인한 생활상 불이익도 상당하여 전직이 부당하다고 판정한 사례

1. 당사자

가. 근로자

김○○(이하 ‘이 사건 근로자’라 한다)은 2023. 8. 16.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팀에서 근무하다가 2024. 4. 29. ○○의약팀으로 부당하게 전직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나. 사용자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사용자’ 또는 ‘이 사건 회사’라 한다)는 위 주소지에 주된 사무소를 두고 상시 약 33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의약품 제조 및 판매업 등을 경영하는 법인이다.

2. 당사자의 주장 요지

가. 근로자

이 사건 근로자가 담당하던 업무와 전혀 다른 국내영업 업무로 인사발령한 것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고, 영업직을 수행하면서 임금이 삭감되고, 출퇴근 이동시간과 환승, 신규 담당업무의 숙지, 대중교통을 이용한 제약 영업업무의 어려움 등을 고려하면 생활상 불이익이 상당하며, 이 사건 사용자와 2차례 면담은 이미 정해진 사항을 통보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전직은 부당하다.

나. 사용자

글로벌 ○○ 업무 관련하여 이 사건 근로자가 11년의 경력이 있다고 하여 채용하였으나 해당 업무수행 능력이 현저하게 저조하여 이 사건 근로자가 보유한 자격 등을 고려하여 상당기간 공석인 ○○의약팀으로 인사발령한 것으로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이 사건 전직 전·후의 임금 및 복리후생이 동일하고 기존에도 대중교통으로 제약영업업무를 하는 직원이 있는 등 생활상 불이익이 현저하다고 볼 수 없으며, 이 사건 근로자와 2차례에 걸쳐 성실하게 협의하였으므로 이 사건 전직은 정당하다.

3. 판정 주요 내용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첫째, 이 사건 초심 부당전직 구제신청이 각하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둘째, 업무상 필요성 여부, 셋째, 생활상 불이익 여부, 넷째,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 준수 여부이다.

가. 이 사건 초심 부당전직 구제신청이 각하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사용자 주장

신청취지 추가는 구제신청의 동일성이 유지되는 한도 안에서만 가능하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초심 부당전직 구제신청은 각하사유에 해당한다.

2) 구체적 판단

위 ‘4. 인정사실’의 전체 내용 및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할 때, 이 사건 초심 부당전직 구제신청은 각하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가)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근로자에게 2024. 4. 29. 이 사건 전직을 발령한 후 2024. 5. 14. 징계해고하였다.

나) 이 사건 근로자는 징계해고가 부당하다며 2024. 6. 12. 초심지노위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위 부당해고 구제절차를

진행하던 중 '부당해고가 인정되더라도 이 사건 근로자의 업무와 무관한 직무로 원직복직이 우려된다'며 2024. 7. 11. 초심지노위에 이 사건 전직에 대한 신청취지 추가를 신청하였으며, 초심지노위는 같은 날 이를 승인한 후 이 사건 당사자에게 신청취지 추가 알림을 각각 통지하였다.

다) 살피건대, ① 이 사건 전직에 대한 신청취지 추가요청일(2024. 7. 11.)은 그 사유가 있었던 날(2024. 4. 29.)부터 3개월 이내 제기되어 제척기간을 준수한 점, ② 이 사건 초심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2024. 6. 12. 제기되었고, 2024. 8. 14. 심문회의가 개최된 바, 이 사건 신청취지의 추가로 인해 구제절차를 현저히 지연시키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점, ③ 이 사건 초심 부당해고 구제신청의 신청취지가 원직복직과 그에 따른 임금상당액 지급 요구인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자의 구제신청이 인용될 경우 '원직'에 대한 다툼이 예상되는바, 이 사건 근로자의 주장을 고려할 필요가 있는 점, ④ 설령, 이 사건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과 별개로 부당전직 구제신청을 제기하였더라도, 노동위원회규칙 제48조제1항제1호는 한 사람이 신청한 여러 개의 사건은 병합하여 처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건처리의 효율성과 심판결과의 일관성 제고를 위해 초심지노위가 두 사건을 병합하여 진행하였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초심 부당전직 구제신청은 각하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 업무상 필요성 여부

1) 사용자 주장

이 사건 근로자가 글로벌 ○○ 11년 경력자라고 하여 채용하였으나, 기획·행정 능력이 부족하여 해당 업무를 맡길 수 없었고, ○○의약팀의 영업담당이 장기간 공석이고 이 사건 근로자가 MR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의약품에 대한 고도의 전문지식이 없어도 업무수행이 가능한 곳으로 배치하였으므로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

2) 관련 법리

업무상의 필요성은 사용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할 것이 아니라 노동력의 적정배치로 인한 업무의 능률증진, 근로자의 능력개발과 근로의욕의 고양 등 기업의 합리적 운영에 기여하는 것인지 여부에 관한 객관적 기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인데, 이러한 업무상의 필요성은 그 내용과 정도에 따라 상대적 관점에서 사회통념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 27. 선고 2005두16772 판결).

3) 구체적 판단

위 법원의 판단 법리와 '4. 인정사실'의 전체 내용 및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전직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가) 이 사건 근로자는 이 사건 사용자의 글로벌 ○○팀 해외 허가전문가 모집공고에 응시하여 채용되었고, 2023. 8. 16. 이 사건 회사의 사업개발본부 글로벌 ○○팀으로 배치되어 의약품 관련한 규제기관의 승인이나 허가 등의 기획·행정 업무를 수행하던 중 이 사건 근로자의 업무역량 부족 등의 사유로 2024. 4. 29. 의약2본부 ○○의약팀으로 인사발령 되어 인천광역시 병·의원을 상대로 의약품 영업직의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나)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업무내용'에는 '○○팀(인사이동 필요시 업무내용 변경할 수 있음)'으로, '근무장소'는 '서울본사'로 명시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인사발령 시 업무내용과 근무장소를 고려하여야 할 것이고, 업무내용이 변경될 수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글로벌 ○○ 업무 또는 기획·행정 업무 등과 유사한 다른 업무를 부여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 그럼에도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근로자가 MR 자격을 소지하고 있는 점을 근거로 제약영업을 염두에 두었다고 쉽게 판단하고 영업담당자가 장기간 공석인 ○○의약팀으로 영업직 업무를 부여하였다.

라) 그러나 이 사건 근로자가 과거 약 11년간 국내영업의 업무 경험이 전혀 없고, 이 사건 사용자에게 영업직으로 인사발령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하였음에도 이 사건 근로자가 단지 MR 자격을 소지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차후 제약영업을 염두에 두었다고 단정하여 이 사건 근로자를 영업직으로 인사발령한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고, 이 사건 근로자가 2012년에 MR 자격을 취득한 이후 보수교육을 수강하지 않아 현재 MR 자격이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점에 비추어 보면, MR 자격이 영업 업무에 필요한 요건으로도 보이지 않으므로 이 사건 사용자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마)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한 소속 팀장이나 동료 평가, 이○○ 대표의 업무 개선 요구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자의 업무수행이 미진하여 보이는 점은 어느 정도 인정된다.

바) 그러나 이 사건 근로자의 글로벌 ○○ 업무역량 부족으로 해당 업무에서 배제할 필요성이 있더라도 이 사건 근로계약 내용에 비추어, 해당 직무와 유사하거나 직무역량 요구도가 낮은 정도의 업무를 부여하는 등의 조치가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임에도, 이 사건 사용자는 그러한 직무이동이나 직무개발 등의 노력은 하지 않은 채 막연히 본사에는 기획·행정 업무의 공석이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업무 경험이 전혀 없는 영업직으로 배치하였다.

사) 비록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업무내용이 변경될 수 있음이 명시되어 있더라도 이 사건 근로자가 자신의 채용 목적과 근로계약상 주 업무인 글로벌 ○○ 업무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영업직으로 업무 변경까지 당연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이 없으므로 이 사건 근로자의 직무 변경에 신중을 기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

아) 따라서 이 사건 전직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다. 생활상 불이익 여부

1) 사용자 주장

사무직과 영업직은 임금체계가 상이하나, 이 사건 전직에 따른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임금을 책정하였고, 복리후생도 동일하며, 기존에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영업직 직원이 있는 등 생활상 불이익이 없다.

2) 관련 법리

가)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두2963 판결).

나) '생활상의 불이익'이라 함은 경제적 불이익에 한정되지 않고 정신적, 육체적, 사회적 불이익 나아가 조합활동상의 불이익까지도 포함하며, 위 양자는 서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서울고등법원 2010. 11. 4. 선고 2010누12721 판결).

3) 구체적 판단

위 법원의 판단 법리와 '4. 인정사실'의 '가'항, '나'항, '타'항 내지 '서'항의 내용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자가 영업직으로 근

로계약에 동의하지 않아 여전히 글로벌 ○○팀에서 근무하였을 당시의 임금 조건을 적용받고 있어 임금 손실은 없는 것으로 판단되나, ① 이 사건 근로자가 주1회는 서울본사로 출근하고, 나머지 근무일은 자택인 경기도에서 곧바로 인천 영업담당 지역으로 출·퇴근하며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영업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점, ② 이 사건 전직으로 인해 이 사건 근로자의 수년간 업무경력이 단절된 점, ③ 업무 경험이 전혀 없는 국내영업 업무를 새로이 익혀 수행하는 과정에서 영업직으로서 직무성과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사정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전직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데 비해 이 사건 근로자가 이 사건 전직으로 인하여 겪는 정신적·육체적 불이익이 상당하므로 이는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생활상 불이익을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 준수여부

1) 사용자 주장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전보발령이 가능함이 명시되어 있고, 이 사건 근로자와 두 차례 성실하게 협의를 진행하였다.

2) 관련 법리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할 수 없다(대법원 1995. 10. 12. 선고 94다52928 판결).

3) 구체적 판단

위 법원의 판단 법리와 '4. 인정사실'의 '타'항 내지 '서'항의 내용을 종합하면, ①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인사이동 필요시 업무내용 변경할 수 있음'으로 명시되어 있는 점, ② 이 사건 사용자가 이 사건 근로자와 2차례 면담을 진행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전직에 필요한 협의절차는 준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마. 소결

이 사건 초심 부당전직 구제신청은 각하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이 사건 사용자가 전직에 대한 협의절차는 준수하였으나, 이 사건 전직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데 반해 이 사건 근로자가 입게 될 정신적·육체적 불이익이 상당하여 생활상 불이익이 현저하므로 이 사건 전직은 부당하다.

4. 결론

이 사건에 대하여 우리 위원회와 결론을 달리한 초심지노위의 판정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이 사건 근로자의 재심신청을 인용하기로 하여 근로기준법 제30조 및 노동위원회법 제26조에 따라 주문과 같이 판정한다.

출처: 중앙노동위원회 주요판정사례 · 수집일 2026.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