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A, B, C, E, F, G, H, I, K, L, M, O, P, Q의 각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A, B, C, E, F, G, H, I, K, L, M, O, P, Q에게 각 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 R 주식회사는 2014. 12. 16.부터, 피고 S는 2015. 1. 6.부터, 각 2016. 6. 16.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원고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의 항소와 피고들의 항소 및 원고 A, B, C, E, F, G, H, I, K, L, M, O, P, Q의 각 나머지 항소를 각 기각한다.
원고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과 피고들 사이의 항소비용은 각자 부담하고, 원고 A, B, C, E, F, G, H, I, K, L, M, O, P, Q과 피고들 사이의 소송총비용 중 5/6는 원고 A, B, C, E, F, G, H, I, K, L, M, O, P, Q이,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제1항 중 금원 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이하 '원고 조합'이라 한다.)은 전국의 화학 및섬유산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2011. 7. 4. 그 아래에 피고 R 주식회사 소속 근로자 42명을 조합원으로 하는 R 지회를 설립하였다.
피고 R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는 약 150여 명의 종업원을 고용하여 플라스틱 첨가제 등을 생산하는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 S는 피고 회사의 전무이사로서 대표이사 T를 보조하는 경영담당자이다.
한편 원고 조합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하 '원고 조합원들'이라 한다.)은 피고 회사의 근로자로서 원고 조합에 소속된 조합원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6, 9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원고 조합에 관한 부분
인정사실
아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4, 6, 7, 9호증, 을 제16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피고 S는 피고 회사로부터 원고 조합과의 단체교섭업무 일체(교섭대표 포함)를 위임받고, 아래와 같이 원고 조합으로부터 2011. 7. 19.부터 2012. 6. 22.까지 총 17회에 걸쳐 근로조건에 관한 단체교섭을 요구받았음에도 아래와 같이 이를 거부 내지 해태(이하 '이 사건 단체교섭 거부행위'라 한다.
)하였다.
원고 조합은 2011. 7. 5. 및 같은 달 19일 피고 회사에게 조합설립 통보와 단체교섭을 요구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피고 회사는 2011. 7. 21. 원고 조합이 보낸 공문만으로는 피고 회사의 직원들이 원고 조합에 가입한 사실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 등을 들어 단체교섭에 대해 연기를 요청하였다.
그 후에도 피고 회사는 2011. 8. 11., 2011. 8. 17., 2011. 8. 24., 2011. 9. 9. 원고 조합으로부터 단체교섭을 계속 요구받았으나, 교섭인원, 일시, 장소와 같은 형식적인 사항을 이유로 계속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다가 2011. 9. 22. 1차 단체교섭에 응하였다.
피고 회사는 2011. 11. 9., 2011. 11. 15., 2011. 11. 30., 2012. 1. 18., 2012. 4. 18. 원고 조합으로부터 2차 단체교섭을 요구받았으나, 원고 조합이 제시한 단체협약 안이 조합전임자 임금 지급과 피고의 인사권 개입 등 현행 법률에 위반될 소지가 있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 조합이 제출한 단체협약안의 일부 조항을 철회할 것을 선결조건으로 내세우면서 출석을 거부하는 등으로 단체교섭을 거부하였다.
또한 피고 회사는 2012. 5. 24. 진행된 3차 단체교섭에서 원고 조합이 피고의 제안을 모두 수용하겠다고 하였음에도 일방적으로 교섭을 중단하였고, 원고 조합이 2012. 5. 30. 피고 회사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여 2012. 6. 7.과 2012. 6. 22. 각각 진행된 4, 5차 단체교섭에서도 일방적으로 교섭을 중단하였다.
피고 S는 위와 같이 원고 조합과 단체교섭이 진행되던 2011. 9. 9. 피고 회사의 주임을 상대로 한 교육에서, "이제 무릎 꿇고 들어왔잖아. 어! 회사에다 무릎 꿇고 들어왔어, 지금. 회사는 됐다고 하잖아.···앞으로 단체협상이 또 잘 될 거 같은가? 여러분들. 회사는 법대로 가요.···근데 요번에 상견례 요번에 9월 달에 할 거거든. 응! 다 알죠? 포기한 거. 몰라? 저기 조합원들 보면 포기했어. 회사가 원하는 대로 하겠대. 바깥에서 만날 거고, 근무시간 외에 만날 거고, 나 만나는 사람 세 사람 만날 거야.···인사만 딱 하고 끝날 거거든. 그 다음에 단체교섭 들어가? 단체협약?"이라는 등의 발언을 하였다.
피고 S는 2012. 2. 15. 피고 회사 회의실에서 3명의 신입사원들을 상대로 회사 현황 및 전망에 대한 설명 등 회사 생활에 관한 교육을 하면서 다음과 같은 발언(이하 '이 사건 신입사원 교육발언'이라 한다.)을 하였다.
"산별노조라는 것은 민주노총이라는 것은 정치집단이야. 그 사람들의 목적은 개별기업체의 근로자들의 복지나 뭐 급여나 이거가 문제가 되는 게 아니라 자기네들의 정치활동을 하는데 들어가는 비용, 그 다음에 응원, 이게 필요한 거야. ··· 자기네들이 근로조건 개선이나 급여 인상 여러 가지 근로 개선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네들한테 돈줄이 되고 인력동원 할 수 있는 그런 조직이 되기 때문에 걔네들이 그걸 이탈을 막기 위해서 하는 거야. 그러니깐 가입은 아무 때나 해, 가입은. 여러분들 가입 아무 때나 할 수 있어. 단, 탈퇴는 못해. 탈퇴를 하면 여러분들은 바로 죽음이야. 퇴사야. 걔네들이 그건... 쫓아내지. 근무 못하게 하지. 그게 그 내부에 조직이 또 있어. 그래서 정 안되면 막 해꼬지도 하고, 그 다음에 폭력도 ··· 이번에도 실적이 작년보다 못했는데, 작년보다 성과급을 더 줬어. 우리 직원들 때문에. 조합원들 같았으면은 안 밀어주겠지. 그리고 앞으로도 직원들 위주로 할 거야. 모든 일에서. 회사와 더불어서 가겠다고 하는 사람들하고는 회사가 가지만, 회사와 더불어서 가지 않겠다고 하는 사람은 안갈 거야. ···에버랜드에서 4명이 삼성 복수노조 만든다고 해서 만들었다가 그 4명 다 해고시켰어. 철저하게 해고시켰어. ··· 근데 삼성은 그렇다고 나쁜 회사도 아니잖아. 그죠? 대한민국에서 ··· 우리 회사도 그런 회사와 손을 잡고 가니까, 우리 회사도 그렇게 가자는 거야. ···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조합원들이 회사와 등을 돌렸으니까, 회사도 좋다 이거야. 법이 정한 테두리 내에서 회사도 그 사람들에게 안 해줄 거야, 다. 불이익을 좀, 불이익도 아니... 불이익이지. 이익은 안 줘. 절대 안 줘. 현재 진행되는 거 봤잖아? ··· 근데 지금은 여러분들이 가입을 할 수가 없는 상태니까 저기에서도 찝쩍안거리는데, 가입할 자격이 되면 여러분들 엄청 그 뭐야 그 그런데 백이면 백 져, 여러분들. 왜! 그 쪽은 물불 안 가리고 덤벼드는 사람들이고, 여러분들은 그냥 온순한 사람들이야. 그게 안 된다는 거야. 그런데 그거를 여러분들이 확실하게 선을 긋지 않으면 계속 찝쩍대요. 확실하게 선을 그어줘야 되는데. 그 사람들도 해보고 저 사람은 아니다면 포기를 하는데, 저 사람은 쑤시면 된다고 생각을 하면 계속 쑤셔요. 그게 저쪽 집단의 특성이야. ··· 앞으로 여러분들은 제도 개선이 많이 되고 혜택이 갈 거야. 근데 저 사람들한테는 혜택이 안가. 왜! 평가에서 벌써 떨어지잖아. 평가가 나오질 않아요. 평가에서 ··· 나중에 저쪽 공장이 조금 더 이제 한 2, 3년이라도 좀 차면 여러분들은 거기에서 할거야. 여기는 정 그때까지 자기네들이 반성 안하면 근게 먹고 싶은 거 먹고 살라고 내가 그럴거야. 싹 다 정리를 할 수 있어. 걱정 말고."
한편 피고 S는 2013. 7. 16. "2011. 7. 19.경부터 2012. 6. 22.경까지 원고 조합으로부터 총 17회에 걸쳐 근로조건에 관한 단체교섭을 요구받았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해태하고, 2012. 2. 15.경 이루어진 신입사원 교육에서 원고 조합 소속 조합원들에게 불이익을 줄 것 같은 취지의 발언 등을 하여 원고 조합 R 지회의 조직 및 운영을 개입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전주지방법원 2013고약2477호로 벌금 7,0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는데, 이에 대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였다가 2014. 5. 20. 이를 취하함으로써 그 약식명령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판단
피고 S의 이 사건 단체교섭 거부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⑴ 관련법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81조 제3호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 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단체교섭에 대한 사용자의 거부나 해태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노동조합 측의 교섭권자, 노동조합 측이 요구하는 교섭시간, 교섭장소, 교섭사항 및 그의 교섭태도 등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상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의무의 이행을 기대하는 것이 어렵다고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도8606 판결,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도8239 판결 등 참조). 또한 사용자가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였다고 하여 그 단체교섭 거부행위가 바로 위법한 행위로 평가되어 불법행위의 요건을 충족하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단체교섭 거부행위의 원인과 목적, 그 과정과 행위태양, 그로 인한 결과 등에 비추어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에 이른 경우에 그 단체교섭 거부행위는 부당노동행위로서 단체교섭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로 평가되어 불법행위가 된다(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4다11070 판결 참조).
⑵ 이 사건의 경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 각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S의 이 사건 단체교섭 거부행위는 노동조합법 제81조 제3호 위반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고, 이는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에 해당하는 행위로서 원고 조합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라고 할 것이므로, 이는 원고 조합에 대하여 불법행위가 된다.
원고 조합과 피고 회사 사이의 단체교섭 경위와 피고 회사의 태도를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피고 회사는 외형상으로는 "단체교섭과 관련하여 관련 법령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라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사용자로서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계획이다"고 언급하는 등 단체교섭에 성실하게 응하는 것처럼 보임으로써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 거부・해태 금지 규정의 적용을 회피하려고 하면서도, ㉠ 실질적으로는 막연하고 추상적이거나 단체교섭을 진행함에 별다른 지장이 있을 것으로 보기 어려운 회사측의 업무일정과 사정 등을 이유로 원고 조합이 요청하는 단체교섭 일정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하며 지속적으로 교섭일정을 뒤로 늦추고, ㉡ 단체교섭 장소와 관련하여서도 피고 회사나 원고 조합의 회의실이나 사무실 등을 이용하여서는 안 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음에도 제3의 장소를 고집하는 등 단체교섭상 필요하거나 중요하지 아니한 사항들을 들어 단체교섭을 최대한 지연시키고, ㉢ 단체교섭을 하면서도 원고 조합이 제시한 단체협약안에 대하여 피고 회사측의 단체협약안을 제시하거나 원고 조합의 단체협약안 중 근로조건에 관하여 미리 교섭 준비를 해달라는 사전 요청을 받았음에도 단체교섭을 하면서 피고 회사의 단체협약안을 준비하지도 아니하고 원고 조합의 단체협약안에 대하여도 미리 충분한 준비를 하지 아니하고 단체교섭 일정을 공전시키는 등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에 성실히 임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성실교섭의무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교섭 장소 등 교섭진행에 관하여 서로 협조적이고 합리적으로 조율하고, 단체교섭 개시 전에 교섭사항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작성하는 등 교섭을 위한 준비를 미리 하며 합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등 교섭에 성의 있게 응할 필요가 있을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피고 회사의 행위는 사회통념상 사용자에게 기대되는 성실한 단체교섭 의무에 반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피고 S는 사용자인 피고 회사의 단체교섭 담당자로서 신의에 따라 성실히 교섭하고 단체교섭을 체결하여야 하며 정당한 이유 없이 교섭 또는 단체협약의 체결을 거부하거나 해태해서는 아니되므로(노동조합법 제30조) 원고 조합이 요구하는 단체교섭에 성실히 응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피고 S가 2011. 9. 9. 피고 회사의 주임을 상대로 한 교육에서 단체교섭에 관하여 언급한 내용을 살펴보면 원고 조합이 무릎을 꿇었다거나 단체협상이 잘 되지 아니할 것이라거나 상견례에서도 인사만 하고 끝내겠다는 언급 등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단체교섭의 절차에 관하여 피고 회사가 요구하는 방식에 따르도록 원고 조합을 굴복시켰다거나 단체교섭 내지 단체협약 체결에도 형식적으로만 임하겠다는 취지로서 단체교섭에 성실히 응하겠다는 입장이 아니라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을 최대한 지연시키거나 방해하겠다는 부정적인 입장으로 보인다.
피고 S는 이 사건 단체교섭 거부행위에 관하여 형사처벌을 받고 확정되었다. 민사재판이 형사재판에서 인정된 사실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이미 유죄로 확정된 형사사건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민사재 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배척할 수 없는데(대법원 1991. 1. 29. 선고 90다11028 판결, 대법원 1995. 1. 12. 선고 94다39215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이 확정된 약식명령은 확정된 형사사건의 판결과 증거로서의 가치가 동일하지는 않더라도 수사기관의 수사 및 법원의 결정에 따라 발령된 것이고 피고 S의 정식재판청구에 따라 여러 차례의 공판기일을 거친 후 피고 S가 정식재판청구를 취하함에 따라 확정된 것으로서 피고 김영복에게 불복 기회가 있었던 점에서 피고 회사의 이 사건 단체교섭 거부행위가 부당노동행위임을 뒷받침한다고 할 것이다.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단체교섭 거부행위는 법리상 오해 등에 기인한 착오에 기한 것이 아니라 다분히 의도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 S의 이 사건 신입사원 교육발언이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⑴ 관련 법리
사용자가 연설, 사내방송, 게시문, 서한 등을 통하여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언론의 자유를 가지고 있음은 당연하나, 그 표명된 의견의 내용과 함께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 시점, 장소, 방법 및 그것이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활동에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고, 또 그 지배・개입에 의한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는 반드시 근로자의 단결권 침해라는 결과가 발생하는 것까지 요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도388 판결 참조).
⑵ 이 사건의 경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기초사실과 앞에서 본 사실관계 및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신입사원 교육발언의 주체가 피고 회사의 경영담당자인 피고 S인 점, ② 피고S는 원고 조합을 정치적이고 폭력적인 단체인 것처럼 묘사하면서, 향후 소속 조합원들에게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점, ③ 비록 위 교육 현장에 원고 조합의 조합원들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피고 S의 발언은 장차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수도 있는 신입사원들에게 원고 조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고, 그들로 하여금 원고 조합의 가입이나 활동을 주저하도록 함과 아울러 이로 인해 원고 조합의 존속이나 발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S의 이 사건 신입사원 교육발언은 비록 순수한 노동조합 내부 상황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간섭을 하는 내용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원고 조합 R 지회의 조직과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서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호, 제4호에 해당하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여 원고 조합에 대한 불법행위가 된다고 할 것이다.
소결
따라서 원고 조합으로서는 피고 S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그 조직 및 운영의 자주성이나 명예와 신용 등을 침해받는 손해를 입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S는 직접적인 불법행위자로서, 피고 회사는 직접적인 불법행위자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피고 S의 사용자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 S와 공동하여 원고 조합에 위와 같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원고 조합원들에 관한 부분
피고들이 원고 조합원들에게도 그 불법행위로 인해 원고 조합원들이 겪은 정신적 손해에 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바, 관련 법령 등에 비추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들은 원고 조합뿐만 아니라 원고 조합원들에게도 앞서 인정한 불법행위에 관하여 원고 조합원들이 겪은 정신적 손해에 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단체교섭권은 단결권, 단체행동권과 함께 헌법 제33조 제1항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주어지는 권리이다. 위 각 권리는 종국적으로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인정되는 권리인데(노동조합법 제1조 참조), 특히 단체교섭권의 경우 근로자 개개인이 개별적으로 교섭하는 대신 다수의 근로자가 단결하여 교섭대표를 통하여 집단적으로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함으로써 근로자의 교섭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을 도모하게 된다.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권은 노동조합에게 있으나(제29조), 이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등을 위하여는 집단적으로 교섭하는 것이 유리한 점을 고려하여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단체교섭을 하도록 하는 것으로서 일종의 수단적인 측면에서 그 실현을 위한 권한을 부여한 것으로 보이고, 권리의 원천은 위 헌법 규정에서 정한 바와 같이 근로자에게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해태함으로써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등을 위한 단체교섭 내지 단체협약 체결이 지연되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피해는 그와 같은 근로조건의 적용 대상이 되는 근로자에게 실질적・종국적으로 귀속되게 된다.
노동조합법에서 사용자가 근로자의 노동조합 조직이나 운영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것을 부당노동행위로서 금지한 것은 노동조합의 자주성 및 조직력을 보호함으로써 근로자의 단결권을 실효적으로 보장하고 이를 통해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근로자의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여 근로자의 단결권이 침해되고, 그에 따라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등을 위한 노동조합의 기능이 약화된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역시 근로자에게 실질적・종국적으로 귀속되게 된다.
따라서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노동조합을 통하여 단체교섭을 하려는 근로자들로서는 사용자가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해태하거나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입게 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교통사고의 경우 피해자 본인과는 별도로 그의 부모들도 그 사고로 말미암아 그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하여 고유의 위자료청구권을 가지는 것처럼(대법원 1999. 6. 22. 선고 99다7046 판결 참조), 침해되는 권리의 주체가 아닌 자라고 하더라도 그 권리의 침해로 인하여 사회통념상 정신적 고통을 받게 되는 것으로 인정된다면 그에 관한 고유의 위자료청구권을 인정할 수도 있을 것인바, 단체교섭권이 위와 같이 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의 권리로 규정되어 있고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의 직접적인 상대방이 노동조합이라고 하더라도 단체교섭의 부당한 거부・해태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로 인한 실질적・종국적 피해자로서 그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되는 근로자들에도 고유의 위자료청구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비록 단체교섭의 부당한 거부・해태나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관하여 노동조합이 사용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종국적 피해자인 근로자들도 마찬가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여 손해를 배상받을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고, 특히 노동조합은 근로자들과 구별되는 독립된 법인격과 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진 법인이어서 노동조합이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은 것을 조합원들이 지급받은 것과 동일시 할 수 없는 점, 노동조합이 구성원들 사이의 의견 차이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는 경우에도 근로자들의 손해를 구제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헌법 및 노동조합법이 단체교섭 및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규정을 통하여 근로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취지에 부합한다고 할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아도 근로자들의 고유한 손해배상 청구권을 인정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은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를 계속 거부하는 경우 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노동조합과 소속 조합원들에게 현저한 손해를 발생시킨다고 추인함이 상당하다는 취지의 판단을 한 바 있고{대법원 2013. 12. 13.자 2011마1193 결정 및 위 대법원 결정에서 인용한 원심 결정인 광주고등법원 2011. 12. 29.자 (전주)2011라37 결정 참조},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거부하고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는 부당노동행위를 한 것과 관련하여 노동조합원들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인용한 원심 판결에 대한 상고를 기각한 바 있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다13794 판결 및 원심 판결인 창원지방법원 2009. 5. 19. 선고 2008가단51925 판결 참조).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피고들이 원고 조합에 대하여 배상하여야 할 배상액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을 제21, 22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피고들의 부당노동행위 내용이나 정도, 그 전후의 경과, 원고들이 입은 피해 정도, 원고 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피고 회사와의 단체교섭 과정에서 피고 S에 대하여 매우 모욕적인 언행을 하고 피고 회사를 심하게 비난하는 연설을 하였으며, 또 그러한 내용을 기재한 띠를 피고 회사 주변에 게시하여 원고들과 피고들 사이의 갈등을 심화시켰고 이는 피고들의 원고들에 대한 부당노동행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피고들이 배상해야 할 위자료의 액수는 원고 조합에 대하여 5,000,000원, 원고 조합원들에 대하여 각 500,000원으로 정하는 것이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위자료로 원고 조합에게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이 송달된 다음날로서 피고 회사는 2014. 12. 16.부터, 피고 S는 2015. 1. 6.부터 각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와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제1심 판결 선고일인 2015. 10. 2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원고 조합원들에게 각 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 회사는 2014. 12. 16.부터, 피고 S는 2015. 1. 6.부터 각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와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16. 6. 16.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며, 이를 초과하는 위자료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들의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 중 원고 조합원들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위 인용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조합원들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피고들에 대하여 원고 조합원들에게 위 인용부분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 조합원들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고, 제1심 판결 중 원고 조합에 대한 부분은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 조합과 피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함상훈(재판장) 김용민 유상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