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14. 10. 29. 선고 2014노99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는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존재하므로, 이를 도급관계로 보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에 관하여 피해자는 2010. 3. 20. 'G'이라는 상호로 자기 명의의 사업자등록을 마친 뒤 이 사건 사고 당시까지 건설업을 영위해 온 점, 피해자는 타인이 시공하는 공사 가운데 일부 작업을 하도급 받아 이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면서, 통상적으로 자신의 책임 하에 해당 작업을 수행하기 위한 인원을 직접 고용하고, 작업에 필요한 장비를 스스로 준비하며, 작업에 소요되는 각종 경비를 부담해 왔는데, 이 사건 작업 역시 그와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진 점,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자재를 제공하고 작업 대가로 평당 일정 금액을 지급하기로 하였을 뿐 피해자와 그 작업 인원들이 이 사건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에는 관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경찰 및 검찰 조사 당시 피해자가 피고인이 운영하는 D에 소속된 근로자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여 근로복지공단이 피해자의 유족들에게 이 사건 사고를 원인으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하기는 하였지만, 이는 피해자의 유족들로 하여금 보험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는 피고인의 변소 내용도 설득력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성립하였던 것으로 보기 어려워 피고인이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상의 조치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고, ②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에 관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기재된 주의의무 위반의 내용은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4항의 위임에 따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2조 제1항 제1호, 제42조 제1항, 제2항에 의한 것인데, 이는 소속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조치의무를 규정한 것이지 제3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 아니므로, 제3자인 피해자와의 관계에 있어 피고인이 안전모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작업 발판 또는 안전방망을 설치하지 않은 것을 위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한 업무상과실로 보기는 어렵고, 그 밖에 피고인이 이 사건 작업에 관하여 피해자를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는 등의 사정도 발견할 수 없으므로 결국 피고인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주의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선고하였다.

나.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거시한 사정들에다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1)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

산업안전보건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1조는 '이 법은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고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증진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법 제2조 제2호 제3호에서는 근로자와 사업주의 정의에 대하여 근로자는 근로기준법 제14조의 규정에 의한 근로자를 말하고, 사업주는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행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며, 법 제23조 제1항 내지 제3항에서는 안전조치의무의 주체를 사업주로 한정하고 있는데, 위 각 규정 및 법의 입법목적을 종합하여 보면, 법 제23조에서 규정한 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는 '그 소속 근로자'가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입을 수 있는 산업재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라 할 것이므로(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도1264 판결 참조), 그 소속 근로자가 아닌 제3자가 입게 될 재해까지 예상하여 이를 방지함에 필요한 조치까지 취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따라서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는 피해자와 실질적 고용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성립하는 것인데, 원심이 거시한 바와 같이 피해자는 피고인과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성립하지 않는 제3자에 불과하므로 피고인을 산업안전보건법위반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

2)

업무상과실치사 부분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는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안전모를 지급하지 않고 작업 발판 또는 안전방망을 설치하지 않은 것을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한 업무상 과실로 볼 수 없다.

도급계약의 경우 원칙적으로 도급인에게는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없으나, 법령에 의하여 도급인에게 수급인의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 등이 부여되어 있거나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도급인에게도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등 참조), 원심이 거시한 위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인은 냉동설비업자로서 건축물에 냉동시설을 설치하는 일을 할 뿐 이 사건 저온창고 신축공사 중 피해자가 실시한 지붕 판넬 시공작업에 대하여는 전문적인 기술이 부족하여 피해자에게 하도급을 주게 된 것으로 피고인이 잘 알지 못하는 이 사건 작업의 진행방법 등에 대하여 구체적인 지시·감독을 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실제로 피고인은 이 사건 작업현장에 상주하지는 않았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작업에 관하여 피해자를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고 볼 수 없어 피고인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용기(재판장) 나상아 류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