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2. 12. 8. 선고 2021나52807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 판결의 인용

원고의 항소이유는 제1심에서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고, 제1심에 제출된 증거에다가 이 법원에 제출된 증거를 보태어 보더라도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된다. 이에 이 법원의 판결이유는, 아래와 같이 고쳐 쓰거나 원고가 이 법원에서 강조하는 주장에 관하여 제2항의 판단을 추가하는 것 외에는 제1심 판결 이유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인용한다.

○

제1심 판결 제2면 제18행의 “시행하던 중” 다음에 “(정년: 기능직 사원 57세, 일반직, 별정직, C/S Engineer 사원 56세)”를 추가한다.

○

제1심 판결 제4면 제2행부터 제10행까지를 아래와 같이 고쳐 쓴다.

『피고 회사는 원고에 대하여 임금피크제를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일반직 취업규칙이 적용됨을 전제로 원고에게 2016년 4월부터 2020년 9월까지의 임금 및 연차보상금을 과소지급 하였고, 피고 회사가 2020. 9. 10. 원고에게 2020. 9. 30. 자 정년퇴직 통지를 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하며 피고가 2020년 10월부터 종래의 취업규칙에 따른 정년퇴직일에 해당하는 2020년 12월까지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과소지급한 임금 및 연차보상금, 지급하지 않은 나머지 임금에 해당하는 청구취지 기재 각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추가 판단

가.

취업규칙에 우선하는 개별적인 근로조건의 합의 인정여부에 관한 판단

1)

원고의 주장 요지

별정직으로 근무한 원고에 대하여 원고 개인에게 적용되는 별개의 연봉계약에 따른 급여가 지급되었고, 단체협약, 취업규칙, 개별 근로계약 사이에는 유리한 근로조건이 우선한다는 ‘유리의 원칙’에 의해 그 개별적 급여 합의가 이 사건 일반직 취업규칙보다 우선하므로, 원고에게는 이 사건 일반직 취업규칙에 따른 임금삭감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2)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참조).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4조, 제94조 및 제97조의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근로자와 사용자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을 상회하는 근로조건을 개별 근로계약에서 따로 정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될 수 있는 것이고, 개별 근로계약에서 근로조건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이 근로자에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2. 1. 13. 선고 2020다232136 판결 참조).

3)

구체적인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갑 제8, 43, 47, 50호증, 을 제16, 1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이 사건 일반직 취업규칙 및 피고 회사의 급여 규정과는 독립된 급여지급에 관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원고의 이 부분에 관한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원고는 직종전환 품의서(을 제6호증)를 개별 근로계약이 존재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관한 주된 근거로 제시하고 있으나, 이는 피고 회사 내부 결재문서에 불과하여 이를 두고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급여 조건에 관한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직종전환시에 새로운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사정도 찾아보기 어렵다.

②

직종전환 후의 급여에 관하여 직종간의 임금체계의 상이로 인해 기존에 원고가 지급받던 임금을 보전하기 위하여 유사한 일반직 직급(부장초임)의 임금에서 보전액을 추가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피고 회사 내부의 품의 및 보고․승인절차를 거쳐 원고의 직종전환 후의 급여가 산정된 것으로 보이는바, 이는 직종전환에 따른 임금차액 발생분 보전을 위한 피고 회사 내부의 일방적 조치로 보일뿐 이를 두고 임금에 관한 개별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③

한편, 위 품의서를 근로계약서의 성격을 지닌 문서로 보더라도, “5. 임금보전 (안)” 부분의 “부장초임 적용” 및 “‘03년 사무직 인상시 조정”이라고 기재된 것으로 비추어 피고 급여체계에 준하여 임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으로 보일 뿐이므로 이를 두고 독립적인 연봉계약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④

원고가 입사 당시 임금에 관하여 피고 회사의 급여규정에 따라 정하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의 보수에 관한 규정에 따라 임금을 지급받아 온 것으로 보이는바, 이는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개별 근로계약이 존재하지 않음을 뒷받침한다.

⑤

기능직에서 별정직으로 전환된 근로자들 중 기능직 급여체계를 따른다고 피고와 합의한 근로자들의 경우에도 피고의 기능직 급여규정에 의한다는 것일 뿐 이를 두고 해당 근로자들이 피고 회사와 개별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나.

임금피크제 무효 여부에 관한 판단

1)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 회사가 이 사건 일반직 취업규칙의 제정으로 도입한 임금피크제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에 의한 정년 연장 규정(제19조)의 시행일인 2016. 1. 1. 이후에 도입된 것으로 같은 법 제19조의2에 규정된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조치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고,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근로자들의 부여 업무에 차이가 없으며,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가 강구되지 아니한바 위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2)

관련 법리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 촉진에 관한 법률(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위 대법원 2017다292343 판결의 법리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한 법리이나, 이 사건과 같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하여도 하나의 참고기준이 될 수 있다<1>.

3)

구체적인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을 제18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 회사가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게 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이고 그 내용도 현저하게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강행법규인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연장 및 임금체계 개편 조치 의무

(1)

고령자고용법은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었다. 그 주요골자는 근로능력이 있는 근로자의 일할 기회를 보장하기 위하여 사업주로 하여금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되(제19조),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하도록 한 것이다(제19조의2). 정년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은 당연히 예상되는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신규 채용의 감축 등의 반작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사업주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의무로도 규정한 것이다. 또한, 임금체계 개편 등에 관한 제19조의2는 정년연장에 따른 사업주의 부담을 경감하려는 취지에서 신설된 조항으로 임금의 조정 즉 삭감까지도 예정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정년연장에 따른 편익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도 노사 간에 분담하여야 한다는 것이 정년연장의 당연한 전제가 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2)

고용보험법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 삭감 등을 예정하고 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 조치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다(고용보험법 제23조, 같은 법 시행령 제28조 참조). 나아가 2015. 12. 4. 대통령령 제26690호로 개정된 「고용보험법 시행령」에서는 제28조의2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하였다.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정년 60세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에 도달한 근로자들의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을 이미 예정하고 있었다.

나)

피고 회사의 임금피크제 도입 취지

피고 회사 직원들의 고령자고용법 개정 이전의 정년은 기능직 사원이 57세, 일반직, 별정직, C/S Engineer 사원이 56세인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피고 회사는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으로 인해 정년기준이 60세로 연장됨에 따라 피고 회사에게 발생한 추가적인 재원부담을 일부 해소하고자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 회사의 급여규정의 임금피크제 부분을 살펴보면 “고령자고용촉진법 개정에 따라 정년연장과 병행하여 임금피크제를 시행한다”고 기재하여 이 점에서도 피고 회사는 정년연장에 수반된 조치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다)

피고 회사의 임금피크제 도입 절차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는 2016. 3.경 이 사건 일반직 취업규칙의 제정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게 되었는데, 이와 같은 조치는 비록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 예정하고 있는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통한 도입은 아니지만 일반직(별정직, 특수직 근로자 포함) 직원들에게 위 제정에 관한 설명회 개최를 홍보하고, 총 6차례의 설명회를 거쳐 이 사건 일반직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게 될 근로자 합계 1,514명 중 1,241명의 동의를 받아 제정하게 된 것으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의 불이익한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요건도 충족하는 등 그 도입 절차가 정당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라)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이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피고 회사가 도입한 임금피크제는 원고와 같은 별정직 직원의 정년을 만 56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면서 임금피크 기간 5년 동안(만 55~59세) 연 임금액의 150%(= 만 55세 10% + 만 56세 20% + 만 57세 30% + 만 58세 40% + 만 59세 50%) 가량을 삭감하는 것이다.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 시행을 전후로 별정직 근로자가 지급받을 수 있는 임금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은바, 결국 피고 회사의 별정직 직원은 임금피크제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임금 총액’의 측면에서는 더 많은 액수를 지급받게 되었다. 결국 원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불이익을 입게 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연도별 임금삭감률을 보더라도, 연 10~50%의 삭감률은 별정직 직원의 정년이 연장된 기간, 추가적으로 지급받게 된 임금 총액을 고려하여 볼 때, 그것이 임금피크 대상 직원들에게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의 일방적 불이익을 강요하는 것으로서 사회통념상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마)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및 업무강도 경감 조치 등

원고는 임금 삭감에도 불구하고 임금피크 기간 동안 업무량이나 업무강도 등이 저감되지 않았고 근로자의 불이익을 보전할 대상 조치가 도입되지 않은 점을 들어 피고 회사의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관련 규정을 종합하여 봐도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게 반드시 업무강도를 경감하여 줄 법적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과 같이 정년연장에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된 사안에 있어서는 정년연장 그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 동안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업무량이나 업무강도 등에 관한 명시적인 저감조치가 없었다는 사정 및 별도의 대상 조치가 도입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 회사의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다.

별정직 직원의 근로조건에 관한 묵시적 합의 여부에 관한 판단

1)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 회사와 별정직 직원 사이에 별정직 직원은 정년 규정 및 임금 규정에 있어서 기능직 근로자와 같은 규정을 적용받기로 한다는 묵시적 합의가 존재한다. 위 묵시적 합의에 따라 원고의 퇴직일은 정년 도달일의 반기말인 2020. 12. 31.이고, 일반직 직원에게 적용되는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한편, 이러한 묵시적 합의에도 불구하고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만 이 사건 일반직 취업규칙을 적용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6조 및 헌법상 평등 원칙 등에 위배되는 것이다.

2)

구체적인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갑 제36호증, 제44호증의 3, 을 제12, 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2008년 하반기에 정년퇴직한 별정직 직원들에게 그 당시의 기능직 직원의 정년이 적용된 것으로 보이나, 이는 이 사건 일반직 취업규칙의 제정 이전이자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약 10년 전의 정년자에 관한 내용으로 이로써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묵시적 합의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는 점, 2020년 상반기에 정년퇴직한 별정직 직원 4명의 퇴사일이 2020. 6. 30.인 점은 인정되지만 이들 중 일부는 피고 회사가 타이어 방위산업체로 지정된 경위로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임용되어 ‘비상대비 업무 담당자’의 직책을 수행하는 자로 원고와 같은 별정직 전환자와 직접 비교하기 어렵고, D과 E은 별정직 전환 당시 기능직 정년을 적용받기로 하는 피고 회사의 후속조치 대상자인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회사와 별정직 직원 사이에 위와 같은 묵시적 합의가 존재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차별적 대우를 하였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상호(재판장) 송인경 김진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