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2 표 해당 원고별 ‘합계’란 기재 각 돈 및 각 이에 대하여 2022. 11.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방송사업 및 문화서비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사람들이다.
피고는 2004. 12.경 F노동조합 G지부(이하 ‘피고 노동조합’이라고 한다)와 임금피크제 시행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합의하였다.
피고는 2014. 12. 31. 피고 노동조합과 비상경영안(3차) 합의를 통하여 아래와 같이 임금피크제를 변경하고 정년 전까지 1년간의 안식년제도를 실시하기로 정하였다.
피고는 2016. 5. 1. 아래와 같이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고 한다)를 변경하고 보수규정을 개정하였다.
피고는 2020. 5. 1. 아래와 같이 안식년제 시행규정을 개정, 시행하였다.
당초 피고의 취업규칙은 제45조는 직원의 정년을 ‘만 58세가 되는 해의 생일 해당 월 말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 후 2013. 5. 22. 개정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할 것을 의무화하였고, 위 규정은 2017. 1. 1.부터 피고와 같이 상시 300인 미만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대하여 시행되었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17. 4.경 위 취업규칙 제45조를 개정하여, 직원의 정년을 ‘만 60세가 되는 해의 생일 해당 월 말일’로 변경하고, 2017. 5. 1.부터 시행하였다.
원고들의 생년월일 및 입사일, 임금피크제 진입일은 별지 1 표 각 해당란 기재와 같다.
관련 규정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5, 6, 8, 9, 13, 21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호봉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므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2항에 정해진 연령차별에 해당한다. 나아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고, 그 도입 목적의 정당성 및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으며,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임금 삭감의 정도가 과도하고,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도 전혀 없었으며, 감액된 재원이 도입 목적에 부합하게 사용된 것인지 여부도 확인할 수 없으므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이 금지하고 있는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삭감된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기준은 연령이 아닌 호봉이고, 이른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의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연령차별로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피고의 경영상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 완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것이어서 그 필요성이 인정되며,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임금 삭감폭 역시 매년 3~7%로 완만하고, 정년퇴직자 재고용이나 의무 안식휴직제 도입 등 대상조치를 취하였으므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에서 정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는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훈련(제3호), 배치·전보·승진(제4호), 퇴직·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구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취지 참조).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효력
앞에서 본 인정사실과 앞에서 든 각 증거 및 갑 제8, 9호증, 을 제2 내지 4, 7, 14, 2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임금에 관하여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연령차별로 보아야 할 뿐만 아니라 그러한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에 반하여 무효이다.
피고는 호봉제 임금체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연공급제(나이, 근속연수에 따라 급여가 상승) 체계에서 근로자가 정년까지 지급받는 임금은 매해 순차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그런데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으로 인하여 개별적인 업무 성과 등에 관계없이 일정한 호봉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된다.
피고는 최초 임금피크제 도입 당시 모회사인 주식회사 H(이하 ‘H’이라고 한다)의 임금피크제를 그대로 도입하였는데, H에서 작성한 2004. 5. 14.자 성과주의 인사제도안은 ’특정 연령의 임금 제한 또는 감소‘ 및 ’고호봉자의 인건비 억제‘ 등 인건비 절감의 측면에서 임금피크제의 도입의 필요성을 분석하고 있는바, 최초의 임금피크제의 도입취지는 연령차별을 금지하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 2항 등의 입법목적 및 규정 취지에 반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라 2017. 1. 1.부터 정년이 만 60세로 연장되는 상황을 대비하여 도입한 이른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서 정한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연령차별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른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란 기존의 정년을 연장하는 대신 연장된 정년만큼의 근로기간 혹은 정년에 도달하기 이전의 적절한 시점부터의 근로기간에 대해서 기존의 임금을 줄이는 제도를 말하는데, 피고의 최초 임금피크제는 2005. 1. 1.부터 정년 연장 없이 임금만을 삭감하는 형태로 도입·시행된 점, 고령자고용법이 2013. 5. 22. 개정되어 2017. 1. 1.부터 근로자의 정년이 60세 이상으로 연장되는 것이 예정되었음에도, 2016. 5. 1. 변경, 시행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에 관한 별다른 언급 없이 임금피크제의 적용호봉을 낮추고(29호봉 2년차→ 29호봉 1년차), 급여 삭감율을 높이는 등 근로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만 변경되었는바, 이는 정년 연장과 무관하게 시행된 최초의 임금피크제를 확대·강화하는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최초 임금피크제 시행일로부터 약 12년에 가까운 기간이 지나 효력이 발생한 고령자고용법에 따라 근로자들의 정년이 사후적으로 연장된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거나 ‘고령자고용법 또는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의 모회사인 H이 먼저 인건비 부담 가중을 이유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에 영향을 받아 최초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고, 이후 경영상 비용 절감을 위하여 임금피크제를 확대·강화해 온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피고의 2004년부터 2023년까지 손익계산서의 내용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 및 그 시행기간 동안 피고가 심각한 경영위기 상황에 놓여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피고의 경영위기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하여 시행된 조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일정 호봉 이상의 근로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임금 삭감 조치의 정당성 내지 타당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원고들은 평균 6.5년이라는 기간 동안 29호봉의 기본급에서 매년 3%, 3%, 4%, 5%, 7%가 누적적으로 삭감된다. 급여의 삭감 비율을 살펴보면,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퇴직 6년 전부터 97%로 삭감되는 것을 비롯하여 퇴직 1년 전에는 39.90%까지<1> 삭감되는바, 6년 동안의 피크 임금 기준으로 한 기본급 총액을 600%( = 100% × 6년)로 볼 경우,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지급받게 되는 기본급 총액은 약 486.93%로 피크 임금을 기준으로 113.07%가 삭감되고, 나아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기본급에 연동되는 상여금, 퇴직금까지 모두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피고의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가 적지 않다.
위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근로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근로조건 중 하나인 임금 삭감이라는 불이익이 초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들에게 별도 보직을 부여하거나 담당 업무량 또는 근무시간의 조정을 통하여 업무 부담을 완화하는 등 불이익에 대한 대상조치를 실질적으로 강구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별다른 사정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일정 직위를 맡은 임금피크제 대상자에 대하여 그 직위를 유지하는 기간 동안 임금피크제 적용을 중지하는 내용의 대상조치를 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는 해당 직위에 따라 증가된 업무에 대한 급여 지급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 데다, 그 급여도 직위 발령 직전 연차에 해당되는 삭감률을 적용하여 지급하는 내용인 점 등을 고려하면 이를 임금피크제의 불이익에 대한 대상조치로 볼 수 없다.
다음으로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대상조치로 정년퇴직자를 재고용하고 의무 안식휴직제를 도입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정년퇴직 후 재고용한 인원 및 지급된 급여의 수준에 비추어 보면, 이를 실질적 재고용을 통한 대상조치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의무안식년제는 그 시행규정에서 ’재충전과 자기계발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직무역량과 복리후생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는 하나(제1조), 해당 기간 대상자들에게 은퇴 후 진로 결정 등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 등이 실질적으로 제공되었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대상자들은 정상 근무 시 급여와 정기상여의 50%를 지급받게 되므로 그 삭감의 정도가 클 뿐 아니라, 1년간 중도복귀가 허용되지 않으므로 그 기간 동안 일률적이고 의무적으로 급여가 삭감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른 임금 삭감의 불이익을 보전하기에 충분한 대상조치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추가적인 인건비 절감의 수단으로 활용되었다고 보일 뿐이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원고들에게 학자금을 지원하거나 복지카드를 지급하는 등의 대상조치를 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는 피고의 기존 복리후생제도를 제공한 것에 불과하여 임금피크제 실시로 인한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조치로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후 피고는 2008년부터 2023년까지 합계 29명을 신규 채용하였음에 반해, 같은 기간 퇴직자(명예퇴직, 의원퇴직 포함)는 75명에 이르러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라 절감된 재원 중 기존 근로자들의 고용 안정 및 신규 근로자들의 채용에 사용한 금액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절감된 재원이 기존 근로자들의 고용 유지와 신규 근로자 채용에 사용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를 찾을 수 없다.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구하는 기간인 2020. 4.부터 원고들의 각 퇴직일까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았다면 지급받았을 급여 및 퇴직금과 실제 지급받은 임금 및 퇴직금의 차액을 지급하여야 하고, 이는 별지 2 표의 해당 원고별 ’합계‘란 기재 각 금액과 같다(원고들의 2020. 3.까지의 임금 및 퇴직금 차액 채권은 소멸시효기간이 도과하여 소멸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에 따라 원고들은 2025. 1. 14.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을 통해 2020. 4.부터의 임금 및 퇴직금 차액을 구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2 표 해당 원고별 ’합계‘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2022. 1.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