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등법원판결

대구고등법원 2023. 10. 18. 선고 2023나13559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대구 북구 B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을 관리하기 위하여 그 입주자들에 의해 구성된 자치관리기구로서,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의 사용자이다.

나.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

원고는 2008. 10. 6.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날부터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하였는데, 최근에 작성된 근로계약의 주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원고에 대한 종전해고와 복직조치

1)

피고는 2021. 5. 8. 주민들과의 갈등, 재산상 손해, 직무태만 등의 사유를 들어 원고를 해고(이하 ‘종전해고’라 한다)하였다.

2)

원고는 피고의 위 해고조치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7. 7. 피고의 종전해고 조치는 취업규칙 제36조 제7호에 따른 징계해고에 해당함에도 관계 규정에 따른 인사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은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고 판단하여 이를 부당해고로 인정하는 결정을 하였다. 이에 대해 피고가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10. 15. 피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3)

피고는 2021. 10. 13. 원고에게 2021. 10. 18.자로 복직을 통보하였고, 위 복직명령에 따라 원고는 2021. 10. 18.부터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으로 복직하여 근무하였다.

라.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

1)

피고는 2021. 12. 6.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관리소장 거취 문제’ 안건에 관하여 ‘관리소장이 2명 근무하고 있고 관리비가 추가 부담되는 부분에 대해 입주민들이 불만이 많다는 여론에 따라 A(원고) 관리소장을 해고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해고일자는 대표회의에서 정한다(날짜는 12월 9일로 한다).’는 내용에 대해 전원 찬성으로 의결하였다.

2)

피고는 2021. 12. 9. 원고에 대하여 ‘해고일자 : 2022. 1. 10.’, ‘사유 : 관리비 낭비 방지 등의 사유로 입주자대표회의 결정’이라는 내용으로 해고 예고 통지를 하고, 2022. 1. 10.자로 원고를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5, 6, 9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근로계약 기간 종료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의 항변 요지

원고는 2014. 10. 6. 피고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근로계약기간 : 2014. 10. 6.~)을 체결하였으나 위 근로계약은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체결된 것으로서 효력이 없으므로,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은 2013. 10. 6.자 근로계약의 계약기간(2013. 10. 6.부터 2014. 10. 5.까지)이 만료된 후부터 1년마다 갱신되었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해고로서 원고와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것임을 표시하였고, 2022. 10. 6. 이후 위 근로계약이 갱신되거나 새로운 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원고의 근로계약은 2022. 10. 5. 기간만료로 종료되었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 청구는 과거 법률관계의 확인을 구하는 것으로 피고와의 근로계약에 따른 원래의 지위나 신분을 회복하기 위한 유효하고도 적절한 수단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2)

구체적 판단

2014년 근로계약 당시 시행되었던 구 주택법 시행령(2014. 11. 4. 대통령령 제2570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1조 제1항 제4호에 의하면 ‘자치관리를 하는 경우 자치관리기구 직원의 임면에 관한 사항’은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사항에 해당하는데, 피고 입주자대표회의가 위 근로계약 체결 이전에 이에 대한 의결을 거쳤다고 볼 증거가 없다.

그러나 을 제7호증의11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의하면, 피고는 2014년 근로계약 체결 후 2014. 11. 8. 입주자대표회의를 개최하고, ‘2015년도 관리직원 임금 건’을 의결하면서 원고의 임금은 동결하되 원고에게 지급하던 소방안전관리자 수당 20만 원을 자격수당 명목으로 바꾸어 지급하기로 정한 사실, 원고는 그 후 2021. 5. 8. 해고를 당하기 전까지 피고와 새로 근로계약을 체결함이 없이 관리소장으로 근무한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의 위 2014. 11. 8.자 의결은 2014년 근로계약에 따라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이 유효하게 갱신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피고는 위 결의를 통하여 2014년 근로계약을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위 2014. 10. 6.자 근로계약서는 원고의 근로계약기간을 “2014. 10. 6~”로 명시하고 있는바, 이는 임금인상 대신에 근로기간을 1년한도 계약직에서 무기계약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와 피고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근로계약이 2021. 10. 5.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이 부분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나.

2023. 8. 30.자 새로운 정리해고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 항변의 요지

피고는 2023. 3. 13.경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방식을 위탁관리 방식으로 변경함에 따라 원고를 더 이상 직접 고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원고가 위탁사와의 고용계약 체결까지 거부하므로 부득이 2023. 8. 29. 원고를 정리해고 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위 정리해고 통지를 수령한 2023. 8. 30. 적법하게 해고되었으므로,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 청구는 과거 법률관계의 확인을 구하는 것으로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2)

관련법리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근로자를 해고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미리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는 등 근로기준법 제24조에 정해진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3다69393 판결 등 취지 참조).

민법 제660조(기간의 약정이 없는 고용의 해지통고) 제1항은 당사자의 의사에 의하여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 임의규정이므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용자가 근로자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해고의 사유를 열거하고 그 사유에 의해서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해고제한의 특약을 하였다면,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민법 제660조 제1항이 아닌 위 해고제한의 특약에 따라야 하고 이러한 제한을 위반한 해고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다1418 판결 참조).

3)

구체적 판단

위 인용증거와 을 제22 내지 2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방식을 직접관리에서 위탁관리로 변경하면서 2023. 7. 19. 원고에게 위탁업체와 고용계약을 체결하도록 요청한 사실, 이에 대하여 원고가 원거리 출퇴근, 업무내용, 급여수준 등 위탁업체가 제시하는 근로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변하자 피고는 2023. 8. 29. 원고에게 ‘원고가 위탁업체와의 고용계약 체결을 거절하였으므로, 정리해고를 한다’는 취지의 서면을 보내 원고를 정리해고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갑 제26, 27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반대사정, 즉 원고는 피고로부터 위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직후 2023. 9. 11. 피고를 상대로 위 해고조치의 효력을 다투는 소송(대구지방법원 2023가합204877)을 제기하여 현재 그 소송이 계속 중인 점, 2013년 근로계약과 2014년 근로계약은 원고에게 ‘자격취소 및 자격정지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때’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원고를 해고할 수 있도록 해고사유를 제한하고 있는 점, 원고에 대한 정리해고가 근로기준법이 정한 정리해고의 적법요건을 모두 구비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도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이 사건 아파트에 2명의 관리소장이 근무하게 된 데에 있어 피고의 책임이 전혀 없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가 위 정리해고에 의하여 근로자 지위를 확정적으로 상실하였다거나 장차 이를 회복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3.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요지

1)

원고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해고의 통보는,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3조 및 해고사유를 ‘자격취소 및 자격정지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때’로 제한하기로 한 2014년 근로계약(또는 2013년 근로계약) 제9조를 위반한 것이고,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른 해고사유와 해고시기에 대한 서면 통지도 누락하였으므로, 효력이 없다. 더욱이 이 사건 해고를 의결한 피고의 2021. 12. 6.자 입주자대표회의 역시 아파트 공동주택관리규약 제25조가 정한 소집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위법하다.

2)

피고

원고와 피고 사이의 2013년 근로계약은 2014년 근로계약과 마찬가지로 입주자 대표회의의 의결을 거치지 않아 효력이 없어 원고는 2011년 근로계약의 내용을 적용받고, 해고제한 특약이 없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해고는 민법 제660조 제1항에 따른 것으로 적법하다.

2013년 근로계약이 유효하더라도, 원고는 피고의 재물을 손괴하거나 업무상 공금을 횡령하는 등 신뢰관계를 해하는 행위를 하였고, 원고가 2021. 10. 18. 복직한 이후 이 사건 아파트에는 2명의 관리사무소장이 근무하게 되어 관리비가 이중지출됨에 따라 관리사무소의 운영상 인원감소의 필요가 있었으므로 이는 이 사건 해고제한 특약의 해고사유 또는 이 사건 아파트 취업규칙 제36조 제6호의 해고사유에 해당한다.

원고는 2014년 근로계약의 효력이 없음을 잘 알고 있음에도 이를 숨기고 위 계약이 적법한 근로계약인 것처럼 피고를 기망하여 이 사건 해고 전까지 부당하게 이득을 편취하였으므로, 이는 정당한 해고사유에 해당한다.

2023. 3. 13.경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방식이 자치관리에서 위탁관리로 변경되어 피고의 아파트관리사업은 사실상 폐업에 해당하고, 이에 따라 원고는 복직을 할 수 없으므로, 이는 정당한 해고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있어 유효하다.

나.

판단

1)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제27조 적용 여부에 대한 판단

가)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 제2항에 의하면, 위 법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하고,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이 법의 일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 [별표1]은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과 제27조를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원고가 소속된 이 사건 아파트가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여기에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또는 제27조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해고가 위 법률 규정에 위반된다 하더라도 그로 인해 이 사건 해고가 위법하거나 무효로 되지는 않는다.

나)

원고는 근로계약 제9조, 아파트 공동주택관리규약 제42조를 들어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하여도 위 근로기준법 조항이 적용된다고 주장한다.

2014년 근로계약 제9조는 “이 계약에 정함이 없는 사항은 근로기준법 및 민법에 의함.”이라고 정하고 있고, 을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아파트의 공동주택관리규약 제42조는 “이 규약에 정하지 아니한 자치관리기구 직원의 담당업무와 인사·보수 및 책임 등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취업규칙 및 인사규정 등으로 정한다.”라고 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① 위 각 규정의 문언이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이 법의 일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고 정한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을 배제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추상적인 내용의 위 각 규정만으로 피고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 [별표 1]에서 정한 상시 4명 이하 사업장에 적용되는 근로기준법 규정을 초과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등의 제반 규정을 전면적으로 적용하기로 약정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계약 규정이 원고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나 제27조까지 모두 적용하기로 하는 의미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2)

해고제한 특약 위반 여부

가)

2014년 근로계약(제9조)은 “해고제한 특약 : 관리규약 제40조 제2항 관리사무소장이 법 제57조 제1항 각 호에 따른 자격취소 및 자격정지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때”라고 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 계약 체결 당시 시행되었던 구 주택법(2013. 12. 24. 법률 제121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주택법‘이라 한다) 제57조 제1항 각 호(구체적인 내용은 별지 참조)는 주택관리사 등의 자격취소 또는 자격정지 사유를 열거하고 있으므로, 이는 해고의 사유를 열거하고 그 사유에 의해서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해고제한의 특약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앞서 본 법리(대법원 2003다69393 판결 참조)에 따라 원고에 대한 해고는 위 해고제한특약에 따라야 한다.

나)

앞서 든 증거와 갑 제11, 16호증, 을 제2, 4,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는 근로계약에서 정한 위 해고제한 특약에 반하는 것이므로, 효력이 없다.

①

피고는 원고에 대한 해고 예고 통지서(갑 제9호증)에서 해고 사유를 ‘관리비 낭비 방지 등의 사유로 입주자대표회의 결정’이라고 기재하였고, 원고에 대한 해고를 의결한 2021. 12. 6.자 입주자대표회의 회의록(을 제1호증의 4)에 의하면 당시 ‘관리소장 거취문제’ 안건에 대해 ‘관리소장이 2명 근무하고 있고 관리비가 추가 부담되는 부분에 대해 입주민들이 불만이 많다는 여론에 따라 A(원고) 관리소장을 해고하는 게좋을 것 같다.’는 발언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또한 이 사건 아파트의 동대표들이 입주민들에게 공고한 공고문(을 제2호증)에는 ‘현 동대표들은 관리소장이 2명이 근무하는 관계에 따라 아파트 입주민들의 관리비 증액에 따른 민원이 증가함에 따라 부득이 법적인 절차를 거쳐 관리소장 1명에 대하여 2021. 1. 10.자로 해고하는 해고 예고 통지서를 보낸 사실이 있습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의 복직으로 관리사무소장 2명이 근무하게 됨에 따른 관리비 부담을 이유로 원고를 해고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위와 같은 피고 관리사무소 운영상 인원감소의 필요성이 이 사건 해고특약에서 정한 해고사유 또는 이에 준하는 사유라고 주장하나 해고제한 특약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해고의 사유를 열거하고 그 사유에 의해서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므로 해고제한 특약의 해고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특약의 문언 및 그 취지에 따라 엄격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 해고제한특약의 해고사유인 구 주택법 제57조 제1항 각호는 피고가 주장하는 위 사유를 포함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내용 또한 주택관리사 등이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자격을 취득한 경우(제1호),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주택을 잘못 관리하여 입주자 및 사용자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힌 경우(제2호), 공동주택 관리업무와 관련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제6호) 등 주로 개인의 비위행위에 관한 것이다. 피고가 주장하는 관리사무소의 인원감소 필요성은 피고가 2021. 5. 8. 원고를 해고한 후 새로운 관리소장을 임명하였으나 위 해고가 부당해고로 인정됨에 따라 원고가 복직하여 발생한 문제로 원고가 아닌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바, 위 근로계약 기재 해고제한 특약에서 허용하는 해고사유에 해당하거나 이에 준하는 사유로 볼 수 없다.

②

피고는 원고가 업무상 공금을 횡령하였고, 피고 소유의 CCTV를 훼손하였으며, 피고의 업무용 재산인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업무용 관리 파일 등을 손괴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피고의 고소로 인한 업무상횡령 혐의에 대하여 불송치(혐의없음) 결정(갑 11호증)을 받았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③

원고가 2020. 6. 22. 이 사건 아파트에 걸려 있던 현수막을 손괴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22. 8. 31. 벌금 700,000원에 대한 선고유예 판결(대구지방법원 2021노

2387)을 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그러한 사정은 근로계약의 해고제한 특약에서 하용하는 해고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는 원고의 행위가 구 주택법 제57조 제1항 제2호의 ‘고의 또는 중과실로 주택을 잘못 관리하여 입주자 및 사용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입힌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위 판결에서도 위 현수막이 관리규약이나 관련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설치된 것은 아니라고 인정되었던 점, 아파트 주민이 게시한 현수막을 손괴한 행위가 주택을 잘못 관리한 행위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행위가 ’고의 또는 중과실로 주택을 잘못 관리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구 주택법 규정이 삭제되었으므로 근로계약상의 해고제한 특약에 구속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구 주택법 제57조 제1항은 2015. 8. 11. 공동주택관리법(법률 제13474호)의 제정에 따라 삭제된 것으로서 새로 제정된 공동주택관리법 제69조 제1항이 사실상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고, 위 규정이 삭제되었다고 하여 당사자가 이에 기초하여 약정한 해고제한 특약까지 그 효력을 잃는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기타 해고사유의 존부

가)

취업규칙 제36조 제6호의 해당여부

이 사건 아파트 취업규칙 제36조 제6호는 당 관리사무소의 운영상 인원 감소의 필요가 있을 때(직장폐쇄, 기구개편 등 사유발생 시) 관리직원을 해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피고가 2명의 관리소장을 고용하게 된 것이 직장폐쇄나 기구개편 등과 유사한 상황으로 평가되기 어렵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러한 사정은 앞서 피고가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하였기 때문에 발생한 것인데, 이를 이유로 피고가 원고를 재차 해고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아파트의 관리방식 변경

을 제19호증의 7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방식을 위탁관리로 변경하기로 의결한 것은 2022. 11. 28.로 이 사건 해고 이후에 발생한 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를 이 사건 해고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음은 명백하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원고의 기망행위

앞서 본 바와 같이 2014년 근로계약은 피고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에 의하여 추인된 것으로 보아야 하는바, 원고가 위 근로계약의 효력에 관하여 피고를 기망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해고는 해고제한 특약을 위반하였고, 그 밖에 정당한 해고 사유도 없으므로 무효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을 인정하는 이상 피고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에 절차적 하자 있다는 원고의 주장은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4.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 지위는 계속되고,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20. 7. 23. 선고 2020다221396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여전히 유효하게 존속하고, 원고가 이 사건 해고로 피고에게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으로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피고로부터 받을 수 있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가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이 사건 변론종결일 다음 날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발생할 예정인 임금 부분을 미리 청구할 필요도 인정된다.

갑 제24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해고 전 피고로부터 월 2,743,000원의 임금을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 다음 날인 2022. 1. 1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2,743,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손병원(재판장) 김형호 박경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