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들(이하 피고들의 명칭에서 ‘주식회사’를 생략한다)은 대구에서 택시여객자동차 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최저임금법 적용 사업장이다.
원고들은 [별지2] 근무기간표의 ‘피고’란에 각 기재된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택시를 운전하는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퇴사한 사람들이다. 원고들의 각 입사일 및 퇴사일은 위 표의 ‘근무기간’란에 기재된 것과 같다.
피고들의 임금 체계
피고들과 피고들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 사이의 근로관계는, 각 소속 교섭단체인 ‘X조합’(이하 ‘이 사건 X조합’이라 한다)과 ‘Y노동조합 대구지역본부’(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가 체결한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의 적용을 받는다.
원고들은 ‘1인 1차제’ 방식으로 근무하면서, 총 운송수입금에서 ‘운송수입금 기준액’(이하 ‘사납금’이라 한다)을 피고들에게 지급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의 전부 또는 일정 비율을 자신들이 보유하며, 피고들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최저임금법의 개정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 한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이하 ‘비교대상임금’이라 한다)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었다. 또한 위 법률 부칙 및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이 사건 특례조항이 2009. 7. 1.부터 피고들이 소재한 대구 지역에 시행되었다.
2009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 체결
이 사건 X조합과 노동조합은 2009. 9. 3.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하 ’2009년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011년 이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 체결 경과
이 사건 X조합과 노동조합은 2011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하 ‘2011년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011년 단체협약에는 「1인 1차제의 경우 초과운송수입금을 전액 근로자의 수입으로 한다」는 규정이 추가되었으나, 소정근로시간이나 매월 지급되는 임금 등은 변경되지 않았고, 다른 내용도 2009년 단체협약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1>
이 사건 X조합과 노동조합은 2013년, 2015년, 2017년, 2018년, 2019년 각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하 통틀어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이라 하고, 개별적으로 지칭할 때는 연도로 특정한다)을 체결하여 근로시간과 사납금 액수를 다음과 같이 변경하였다.
한편 2011년 단체협약과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의 ‘[운전기사 임금 기준표]’ 하단에는 ‘최저임금 산출근거’라는 제목 하에 시간급 비교대상 임금 산출근거<2>와 그 액수가 기재되어 있는데, 그 구체적인 액수는 다음과 같다.
최저임금법상 법정 최저임금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3에서 38, 41, 54, 55, 56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요지
이 사건 X조합과 노동조합은 2013년부터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을 통하여 정액사납금제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을 종전의 1일 6시간 40분에서 순차적으로 1일 4시간 30분까지 단축하기로 합의(이하 통틀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라 하고, 개별적으로 지칭할 때는 연도로 특정한다)하였다. 그런데 이와 같은 단축 합의는 정액 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한 것으로,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는 내용에 해당하여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2013년 단체협약 이전의 종전 소정근로시간인 월 200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효력)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각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2007. 12. 27. 신설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에서 ‘소정근로시간’은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이라고 규정하여(제2조 제1항 제8호) 노사 간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정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합의의 효력을 부정할 수 있을 뿐으로(위 대법원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노사 간의 합의에 의해 정해진 소정근로시간의 효력을 그와 같은 사유로 부정하기 위해서는 그 사유의 예외적인 성격에 비추어 최저임금제도의 실질적 잠탈 여부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2018. 12. 31. 이전의 기간에 관하여 지급된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거나, 그 기간 동안 최저임금에 미달한 임금액을 산정할 때는 물론 해당 기간 동안 소정근로시간의 단축 합의가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를 판단할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휴시간은 제외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6. 19. 선고 2014다44673 판결,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다237460 판결 등 참조).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이루어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는, 합의를 체결한 근로관계 당사자들의 주된 목적이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려는 것이었는지와 아울러 단축된 소정근로시간과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을 비교하여 양자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는지를 중심으로 규범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주된 목적이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려는 것이었는지는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구체적인 경위와 시기, 단축 전후의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할 경우 산정되는 시간급 비교대상 임금과 법정 최저임금의 객관적 차이 및 변동 추이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은 택시에 승객을 태우고 이동하는 영업시간(실차시간)뿐만 아니라 택시의 입․출고 및 정리 등에 소요되는 준비시간, 승객을 찾거나 기다리는 데 소요되는 대기시간(공차시간, 다만 식사․휴게 시간은 제외)과 같이 택시운전근로자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무환경과 근무형태를 고려하여 추산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이 일부 감소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경우 그와 같이 감소된 실제 근로시간과 단축된 소정근로시간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는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비율, 빈도, 급격성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9. 13. 선고 2024다22918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 앞서 든 증거, 을 제48에서 53, 63에서 6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근로기준법 제50조는 「1주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고(제1항), 1일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으며(제2항),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근로시간을 산정하는 경우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ㆍ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제3항)」는 취지로 규정되어 있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한다(대법원 1992. 10. 9. 선고 91다14406 판결 등 참조). 또한 같은 법 제58조 제1항 본문은 「근로자가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조 제1항 제8호는 「‘소정근로시간’이란 법정근로시간의 범위에서 당사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근로기준법상 소정근로시간과 실근로시간은 개념상 구분되는 것으로 양자가 양적으로 반드시 일치해야만 하는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택시운전근로자의 경우 시업과 종업 사이에 고객을 기다리는 대기시간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므로 이를 모두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으로서 실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나아가 원고들과 같은 택시운전근로자의 시업시간과 종업시간은 명확히 특정되기 어려우므로, 시업과 종업 사이의 총 운행시간과 실근로시간 및 소정근로시간이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들과 그 소속 근로자들은 이와 같은 택시운수업의 특성을 고려하여 노사합의를 통해 소정근로시간을 정해놓을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으므로(위 대법원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각 단체협약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앞서 본 법리에 따르면, 피고들과 같은 택시회사가 택시운전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하고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소정근로시간만을 형식적으로 단축하기로 합의하는 등의 특별한 경우, 그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 효력을 인정할 수 없고, 이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무효라는 사정은 원고들이 증명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단지 소정근로시간이 단축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위 법리에 따른 “특별한 경우”를 인정할 수 없다.
대구 지역 택시요금은, 2013. 1. 1. 기본운임이 중형택시의 경우 기존 2,200원에서 2,800원으로 600원(27.2%), 소형택시의 경우 기존 1,800원에서 2,200원으로 400원(22.2%)이 각 인상되었고, 거리운임은 중형택시의 경우 150m당 100원에서 144m당 100원으로 거리가 단축되었다. 또한 2018. 11. 1.부터 기본운임은 중형택시의 경우 기존 2,800원에서 3,300원으로 500원(17.8%), 소형택시의 경우 2,200원에서 2,400원으로 200원(9.0%)이 각 인상되었고, 거리운임은 중형택시의 경우 144m당 100원에서 134m당 100원으로, 소형택시의 경우 170m당 100원에서 136m당 100원으로 각 거리가 단축되었다. 그러나 위 각 택시요금 인상 이후에 이루어진 단체협약에 따른 사납금 인상률은 2013년도에는 5.8% 또는 6.1%, 2019년도에는 4.1% 또는 2.2%에 그쳤으므로, 사납금 납부를 위해 소요되는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은 종전보다 단축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2007년 12월 이후 대구지역에 콜서비스가 도입되었고, 2015년 이후에는 전국적으로 AC 등 호출서비스가 활성화됨에 따라 택시기사들의 운행 대기시간이 단축되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택시운전근로자들은 종전과 동일한 시간을 근무하더라도 더 많은 운임을 취득할 수 있었다. 또한 주식회사 AD는 2011. 10.경 및 2017. 4.경 X조합 등에 「AE」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제출하였는데, 위 연구에서 이루어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구광역시에서 활동하는 택시의 1일 평균 주행거리는 2011년경 253.9km에서 2017년경 226.4km로, 승객을 태우고 운행한 1일 평균 실차거리는 2011년 112.3km에서 2017년경 104.7km로 각 감소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각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각 단체협약 체결 당시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 등에 관하여 아무런 변경이 없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대구 지역 영업용 택시의 면허 대수는 2009년도 6,970대에서 점차 줄어들어 2019년도에는 6,179대가 되었고, 운전자 수는 2009년도 7,023명에서 2019년도 평균 5,317명까지 줄어들었다. 또한 운전자 부족으로 인해 운행하지 못하는 휴지차량은 2009년도 537대에서 2015년도 1,445대까지 늘어났다가 감차를 통한 면허대수의 감소로 인해 2019년도에는 717대가 되었다. 그에 따라 차량 1대당 운전자 비율은 휴지차량을 포함하면 2009년도에 1.008명이었으나 2019년도에는 0.861명이 되었고, 휴지차량을 제외하더라도 2009년도 1.092명에서 2019년도 0.973명까지 줄어들어 운전자 1명이 1대의 차량을 운전하기에도 부족할 정도로 전체 면허대수 대비 운전자 수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와 같은 사정으로 인하여 대구 지역의 영업용 택시 중에는 1일 2교대 차량은 거의 없었고 1인 1차제 형태의 운행이 절대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대구 지역 택시회사의 전체 수입과 순수익은 매우 열악한 사정에 놓여 있었다(2019년 기준 차량 1대당 월 평균 수입은 352만 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Y노동조합 대구지역본부 의장 AF은 2013년 5월경 피고들 노동조합원들에게 「2013년 당시 택시운송업 자체가 도산위기에 있었고, 당시 현장 근로자들의 정서상 근로시간을 단축하더라도 1일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낮게 책정하자는 분위기가 있어 부산, 대전 등 타 지역의 경우 소정근로시간을 대폭 단축했어도 임금을 동결했으나, 대구는 근로시간을 타 지역 대비 소폭 단축하여 1일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는 동시에 최저임금 수준으로 임금을 인상하였으며, 단체협약을 통해 통상임금을 대폭 상승시켜 연차휴가나 단체협약상 약정휴일 등을 사용할 경우 사실상 임금 인상요인이 발생하였다」는 취지로 설명하였다. 이와 같은 설명의 내용을 고려하면, 2013년 단체협약에 포함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단지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들 노동조합은 2009년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으로 정한 후 2013년 단체협약 체결 전까지 이를 변경하지 않았다. 이와 같이 피고들 노동조합이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대구광역시에는 2009. 7. 1.부터 적용되었다)으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후 2013년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으로 변경한 점을 고려하면, 피고들이 오로지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목적에서 2013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려면, 피고들이 당초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지급하기로 예정한 특정 연도의 비교대상임금에 대하여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의 체결을 통하여 단축하기 이전의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시간당 최저임금을 산정할 경우 그 특정 연도의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에 미달하게 되지만, 그 비교대상임금에 대하여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의 체결 이후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시간당 최저임금을 산정하게 되면 그 특정 연도의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을 상회하게 됨으로써, 시간당 최저임금이 최저임금법상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하는 경우가 전제되어야 한다. 따라서 만일 소정근로시간의 단축이 이루어진 특정 연도의 지급 예정 비교대상임금에 대하여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의 체결을 통해 단축하기 이전의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시간당 최저임금을 산정하더라도 그 특정 연도의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을 상회하는 경우에는 피고들에게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려는 의도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을 살피건대,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들에게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를 통하여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2013년 단체협약은 직전 2011년 단체협약에 비하여 일 소정근로시간을 40분 단축한 것에 불과하다(6시간 40분에서 6시간으로 단축). 또한 당해 연도 ‘운전기사 임금 기준표’에 기재된 월 고정급여 합계액 949,110원을 직전 단체협약에 따른 월 소정근로시간(주휴시간 제외) 165.4시간<3>으로 나눈 시간당 임금은 5,738원(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으로 당해 연도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 4,860원보다 높은 수준이었으므로, 피고들이 2013년 단체협약 체결 당시 최저임금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2015년 단체협약은 소정근로시간을 전혀 단축하지 않은 상태에서 1일 사납금만 다소 증액하는 내용에 불과하므로, 이를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당해 연도 ‘운전기사 임금 기준표’에 기재된 월 고정급여 합계액 1,004,400원을 직전 단체협약에 따른 월 소정근로시간(주휴시간 제외) 165.4시간으로 나눈 시간당 임금은 6,072원으로 당해 연도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 5,580원보다 높은 수준이었으므로, 피고들이 2015년 단체협약 체결 당시에도 최저임금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할 필요가 없었다.
2017년 및 2018년 단체협약은 직전 단체협약에 비하여 일 소정근로시간을 각 40분, 30분씩 단축하였는데(6시간에서 5시간 20분, 5시간 20분에서 4시간 50분), 2017년도 ‘운전기사 임금 기준표’에 기재된 월 고정급여 합계액 1,065,220원을 직전 단체협약에 따른 월 소정근로시간(주휴시간 제외) 149시간<4>으로 나눈 시간당 임금은 7,149원으로 당해 연도 법정 최저임금 6,470원보다 높은 수준이었고, 2018년도 ‘운전기사 임금 기준표’에 기재된 월 고정급여 합계액 1,091,850원을 직전 단체협약에 따른 월 소정근로시간(주휴시간 제외) 132.4시간<5>으로 나눈 시간당 임금은 8,246원으로 당해 연도 법정 최저임금 7,530원보다 높은 수준이었으므로, 피고들은 2017년 및 2018년 단체협약 체결 당시에도 최저임금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할 필요는 없었다.
2019년 단체협약은 종전 단체협약에 비하여 일 소정근로시간을 20분 단축하였고(4시간 50분에서 4시간 30분), 당해 연도 ‘운전기사 임금 기준표’에 기재된 월 고정급여 합계액 1,127,250원을 직전 단체협약에 따른 월 소정근로시간(주휴시간 포함)<6> 140.9시간<7>으로 나눈 시간당 임금은 8,000원으로, 당해 연도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 8,350원보다 약간 낮기는 하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이 그대로 유지되는 상황에서 해당 연도의 최저임금이 증가할 경우 최저임금법 준수를 위하여 시간당 고정급이 높아져야 하므로, 이는 필연적으로 사납금 증액으로 이어지게 된다. 나아가 2019년 단체협약은 대구지역 택시요금 인상(2018. 11. 1.) 이후인 2019. 2. 1. 체결된 것으로, 택시요금 인상에 따른 사납금 상승요인도 함께 존재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 무렵 앞서 본 바와 같이 택시운전근로를 둘러싼 여러 환경이 변화하여 원고들을 비롯한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무여건은 개선되고 있었다. 이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들은 사납금이 상승하는 것보다는 사납금 인상 폭을 줄여 사납금 납부의 부담을 덜고 앞서 본 근무형태나 운행시간 변경 등을 통해 늘어난 운송수입금으로 사납금을 납부하고 남은 초과운송수입금을 더 획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여, 사납금 인상폭을 최소화하는 대신 소정근로시간을 20분 단축하는 내용에 합의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2020년 단체협약은 일 소정근로시간을 기존 4시간에서 5시간 40분으로 오히려 연장하였으므로, 이를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결론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들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달(재판장) 임현수 현재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