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들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CQ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제1 원심판결 중 횡령 및 사기 범행에 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 BX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위 피해자 소유의 주식회사 BY 주식 10%(이하 '이 사건 주식'이라 한다)에 해당하는 주식평가금액인 3억 6,000만 원을 위 회사 대표인 BZ으로부터 지급받아 보관하던 중 그 중 1억 9,000만 원을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의 경비 등에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BZ으로부터 지급받은 주식평가금액 3억 6,000만 원 중 절반인 1억 8,000만 원의 경우 수임 등의 대가로 피고인이 가지기로 한 위 피해자와 사이의 약정(합의)에 따라 사용한 것이므로 횡령죄 성립의 전제가 되는 위탁관계나 그와 관련된 횡령의 범의를 인정할 수 없다.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 CG에게 경북 의성군 CH 외 2필지(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 위 피해자가 운영하는 주식회사 CR 명의로 설정되어 있는 가압류(청구채권: 공사대금채권, 청구금액 : 104,677,000원, 이하 '이 사건 가압류'라 한다)의 해제를 요청하거나 위 가압류가 해제되었을 당시 실제 위 부동산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실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믿고 있었으므로 그 대출금으로 위 피해자에게 위 공사대금채무를 변제할 의사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위 피해자는 피고인의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신청이 거절되자 곧바로 이 사건 부동산에 재차 가압류를 설정하였고 그 당시 같은 청구채권을 근거로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 소유의 다른 재산에 대하여도 이미 다른 보전조치를 취하고 있었으므로 위와 같은 일시적인 가압류해제가 위 피해자에게 어떠한 재산상 손해를 야기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1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제1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원심판결들에 대하여)
원심들이 선고한 각 형(각 징역 1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제1 원심판결에 대하여)
제1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병합심리
피고인이 원심판결들에 대하여 각 항소를 제기함에 따라 각 그 항소사건을 당심에서 병합하여 심리하게 되었는바, 원심판결들이 판시한 각 범죄사실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이상 이를 동시에 판결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 점에서 원심판결들은 모두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공소기각
제2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항의 별지 범죄일람표 (1) 연번 80번 기재 근로자 CQ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근로기준법위반죄는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같은 법 제109조 제2항에 의하여 피해자의 명시적인의사와 다르게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인바, 근로자 CQ가 작성한 합의서의 기재에 의하면 근로자 CQ는 이 사건 공소제기 후인 2014. 12. 31.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따라 이 부분 공소를 기각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한 채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2 원심판결은 위법하므로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피고인의 제1 원심판결 중 횡령 및 사기범행에 대한 사실오인 주장은 위와 같은 각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는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횡령 범행에 대한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 및 증인 BZ의 당심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이 인정된다.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 BX의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의 각 진술은 피고인, 피해자 및 BZ 사이의 관계, 이 사건 주식(3,000주)에 대한 BZ과 사이의 종전 분쟁내용 및 그 경과, 주식평가금액에 대한 피고인에 대한 위임경위 · 범위 및 내용, BZ의 주식평가금액 지급내역, 피고인의 개인적 사용 이후의 경과 등과 관련하여 상당히 구체적일 뿐만 아니라 일관되어 신빙성이 높으며, 특히 피고인이 다투고 있는 주식평가금액에 대한 위임범위 및 내용에 대한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BZ으로부터 주식평가금액으로 3억 6,000만 원 이하를 받을 경우 피해자가 우선적으로 받고, 이를 초과할 경우에는 피해자와 피고인이 그 초과금액을 절반씩 나누어서 가지기로 함)은 피고인이 주식회사 BW 명의로 피해자와 사이에 작성한 '(주)BW과 BX의 협약 약정서'(수사기록 114 내지 116면)에 기재되어 있는 '2. 또한 BZ이 10% 주식을 매수할 시 그 금액 중 우선으로 3억 6천만 원을 BX(피해자)에게 우선지급하고 나머지 차액금은 각 50%씩 분배를 하여야 한다'는 명시적인 문구와 그 내용이 정확히 일치하는 바 그에 의하여 뒷받침된다.
피해자(원고)가 주식회사 BY 대표인 BZ(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이 사건 주식의 인도 등을 구하는 민사소송에서 항소심 법원(대구고등법원 2010나6643)은 2011. 1. 21. 양 당사자에게 이 사건 주식의 평가금액으로 3억 6,000만 원을 제시하면서 BZ(피고)이 위 금액을 피해자(원고)에게 일정기간에 나누어 지급할 것을 명하는 내용의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을 한 점, 그러나 양 당사자는 위 결정에 모두 이의하였고 결국 위 민사소송 중 이 사건 주식의 인도를 구하는 부분은 대법원(2011다30215)에서 피해자(원고)의 전부승소로 확정된 점, 그 이후 BZ은 피해자의 이 사건 주식의 인도 또는 이 사건 주식에 갈음하는 주식평가금액의 지급요구와 관련하여 피해자와 그 평가금액에 대하여 협상하던 중 위와 같이 항소심 법원으로부터 제시받은 주식평가금액인 3억 6,000만 원을 상한으로 그 금액을 지급할 의향이 있다는 것을 피해자에게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밝힌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당시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협상과정에 있어서 BZ으로부터 지급받을 이 사건 주식에 갈음하는 그 평가금액으로 종전 민사소송의 항소심 법원으로부터 제시받은 3억 6,000만 원 상당은 사실상 확보된 상황이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그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인에게 이 사건 주식평가금액의 수금 등에 관한 권한을 위임할 경우에는 '이미 확보된 위 3억 6,000만 원을 기준으로 수임인인 피고인의 능력과 노력으로 이를 초과하여 BZ으로부터 주식평가금액을 수령할 경우 초과수령한 금원의 전부 또는 일부를 피고인에게 그 위임의 대가로 지급하는 것'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상당히 합리적인 바 그러한 취지에 부합하는 피해자의 앞서 본 각 진술은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반하여 이 사건 주식 또는 그 주식의 평가금액에 대하여 아무런 권리가 없는 피고인이 단지 피해자로부터 그 평가금액의 확정 및 수금 등에 관한 권리를 위임받으면서 그 평가금액으로 확정된 3억 6,000만 원의 절반(1/2)에 해당하는 1억 8,000만 원을 그 위임의 대가 등으로 본인이 가지기로 하였다는 피고인의 변소주장은 앞서 본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의 위임계약 전 · 후의 사정, 위임된 평가금액 수금 등 업무의 양 및 난이도, 주장된 위임의 대가와의 등가성 등에 비추어 볼 때 일반적인 거래관행상 이를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은 경찰 1회 조사 및 원심법정에서는 '피해자의 권한위임에 의하여 BZ으로부터 수령한 이 사건 주식에 대한 평가금액 3억 6,000만 원 중 절반(1억 8,000만 원)은 피해자로부터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BW에 대한 투자금 명목(사후 회수가능성이 전제됨)으로 받았다'는 취지로 각 진술하였으나, 경찰 2회 조사, 검찰 조사 및 당심 법정에서는 '위 3억 6,000만 원 중 절반(1억 8,000만 원)은 피해자가 위임 등의 대가 명목(사후 회수가능성이 전제되지 않음)으로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BW에게 주었다'는 취지로 각 진술하여 그 지급명목 등과 관련하여 그 진술이 일관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 1억 8,000만 원에 대한 피고인 본인의 소유권 내지 사용권한에 대한 위와 같은 주장은 그 금액이 상당한 다액임에도 앞서 본 피고인의 각 진술 외에는 이를 인정할 아무런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그리고 피고인은 실제 피해자로부터 투자금 또는 위 임의 대가 등으로 지급받아 본인의 소유라 주장하는 위 1억 8,000만 원 마저도 초과한 금액인 1억 9,000만 원을 개인채무의 변제, 피고인의 운영하는 회사의 운영자금 명목 등으로 임의 사용하였는바 따라서 위와 같은 피고인의 변소주장은 더더욱 그 신빙성이 떨어진다.
이 사건 범행 이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주식회사 BW 명의로 작성해 준 2012. 5. 3.자 차입금지불각서(수사기록 17면, 차입금액 190,000,000원) 및 이에 기한 공증인가 법무법인 가야종합법률사무소 작성 증서 2012년 제321호의 채무변제계약 공정증서(수사기록 18 내지 24면), 피고인이 주식회사 BW 명의로 피해자, 다른 연대보증인과 함께 작성한 2013. 7. 1.자 합의서[수사기록 289 내지 291면, 합의금액 300,000,000원(이자, 소송비용 등 포함] 및 이에 기한 공증인가 영남 법무법인 작성 증서 2013년 제233호의 채무변제계약 공정증서(소송기록 22 내지 29면)와 관련하여 그 작성경위 및 이유, 차입금액 또는 합의금액의 특정, 각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 시행 등에 대하여 피고인의 일반상식상 납득할 만한 아무런 설명이 없으며, 오히려 위와 같은 각 서면 및 각 공정증서의 현존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횡령금액(원금 190,000,000원)에 상응하는 채무 등을 변제할 의무가 있음을 자인하는 것으로 앞서 본 위임범위 및 내용 등과 관련된 피해자의 각 진술을 강력히 뒷받침한다.
위와 같이 인정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위임에 의하여 BZ으로부터 지급받은 주식평가금액 3억 6,000만 원 중 임의로 사용한 1억 9,000만 원 역시 피해자의 소유인바 위임계약에 따라 피해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서 원심 판시와 같이 그에 기한 위탁관계가 인정될 뿐만 아니라 이를 알면서 개인채무 변제 등에 이를 임의 사용한 피고인의 횡령범의 역시 넉넉히 인정된다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취지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사기 범행에 대한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법리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그로 인한 하자 있는 의사에 기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득을 취득함으로써 성립되는 범죄로서 그 본질은 기망행위에 의한 재산이나 재산상 이익의 취득에 있는 것이고 상대방에게 현실적으로 재산상 손해가 발생함을 요건으로 하지 아니하므로, 피해자의 전체 재산상에 손해가 없다고 하더라고 사기죄의 성립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대법원 2004. 4. 9. 선고 2003도7828 판결 등 참조)
부동산가압류결정을 받아 부동산에 관한 가압류집행까지 마친 자가 그 가압류를 해제하면 부동산소유자는 그 자체로 가압류의 부담이 없는 부동산을 소유하게 되는 이익을 얻게 되는 것이므로, 가압류를 해제하는 것 역시 사기죄에서 말하는 재산적 처분행위에 해당하는바, 가압류청구금액 상당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사기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7도3160 판결 등 참조). 또한 채권자가 동일한 청구채권(피보전채권)에 대하여 채무자의 다른 재산에 대한 가압류 등의 보전처분을 설정하여 놓았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가압류가 해제됨으로써 해당 부동산소유자가 가압류의 부담이 없는 부동산을 소유하게 되는 이익을 얻는 것은 동일한 이상 채권자의 현실적인 재산상 손해가 없다고 하더라고 사기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자 CG가 피고인의 요청에 의하여 이 사건 가압류를 해제할 무렵에는 피고인과 금융기관(경주농협 동부지점) 사이에 구체적인 대출가능액 및 금리에 대한 이야기는 진행되지 않았고, 피고인의 대출요청금액에 대한 가능성을 단순히 검토하는 수준에 불과하였던 점, ② 피고인의 위 대출요청은 의료법인 D의료재단이 대출을 실행할 수 있는 재무등급이 아니어서 최종적으로 대출불가 통지를 받은 점, ③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확실히 받을 수 있으며 그 대출금으로 피해자에게 미지급한 공사대금을 지급할 것처럼 말하여 2013. 9. 9. 피해자로 하여금 가압류를 해제하도록 하였으나, 2013. 10. 16. 주식회사 뉴인베스트로부터 10억 원을 차용하며 이 사건 부동산에 채권최고액 13억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한 점, ④ 피해자는 그 이후인 2013. 11. 15. 이 사건 부동산에 재차 가압류설정등기를 마쳤으나, 앞서 설정된 주식회사 뉴인베스트의 근저당권설정등기보다 후순위로 그 순위가 밀리게 된 점, ⑤ 그럼에도 피고인이 위와 같이 주식회사 뉴인베스트로부터 차용한 10억 원으로 피해자의 공사대금을 전혀 변제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 판시와 같이 피고인의 이 사건 가압류 해제와 관련된 기망행위 및 그 편취의 범위를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또한 위와 같이 인정된 사실을 관련법리에 비추어 보면, 사기죄의 성립에 있어서 피해자(채권자)의 현실적인 재산상 손해발생이 그 요건이 아닌 이상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해자가 2013. 11. 15. 이 사건 부동산에 재차 가압류설정등기를 마쳤고 그 당시 같은 청구채권(공사대금채권)을 근거로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 소유의 다른 재산에 대하여도 이미 다른 보전조치를 취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기망행위에 의하여 피해자의 이 사건 가압류가 해제됨으로써 의료법인 D의료재단의 실질적인 운영자로서 피고인은 가압류의 부담이 없는 이 사건 부동산을 소유하게 되는 이익을 얻는 것은 동일하므로 위와 같은 사정들이 사기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피고인의 주장에 의한다고 하더라도 피해자는 이 사건 가압류 해제 및 재차 설정과정에서 그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설정된 주식회사 뉴인베스트의 채권최고액 13억 원의 근저당권보다 후순위로 밀렸는바, 피해자에게 실질적인 재산상 피해마저도 발생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와 같은 취지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들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검사의 제1 원심판결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 피고인의 원심판결들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각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들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