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1999. 5.경부터 피고의 공증실장으로 근무하다 2015. 1. 13. 해고되었다. 그런데 위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에 따른 정당한 이유나 같은 법 제24조에 따른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해고회피 노력, 사전조치 등을 결여한 것이었다. 또한 피고는 같은 법 제26조에 따라 원고에게 30일 전에 해고를 예고하거나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지도, 같은 법 제27조에 따라 원고에게 해고사유·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위 해고는 부당해고로서 무효이고, 피고는 부당해고로 원고가 입은 해고기간(2015. 1.부터 취업규칙상 정년이 되는 2017. 2. 28.까지) 동안의 임금 77,116,000원 및 퇴직금 5,932,000원 상당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한편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 당시의 미지급 퇴직금 30,52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해고를 전제로 한 무효확인청구 및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 원고는 2015. 1. 13. 당시 해고된 것이 아니라 피고의 권고에 따라 사직을 한 것이다. 설령 그렇지 않다 해도 원고가 해고 당시 전혀 이의가 없었고 해고 전후에 다른 업무를 수행한 점 등을 고려하면 해고 5년이 지난 뒤에 이루어진 이 부분 청구는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실효의 원칙에 위배되고, 해고가 곧바로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손해배상청구권은 발생하지 않는다. 설령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하였다 해도 이는 시효로 소멸하였다.
미지급 퇴직금 청구에 대하여: 원고는 2002년경에 공증설 배당금의 수령을 대가로 피고에 대하여 퇴직금 청구권을 포기하였고, 다른 한편 이 사건 퇴직 이후 퇴직금 1,400만 원만을 받기로 피고와 합의한 뒤 이를 모두 지급받아 미지급 퇴직금이 없다. 설령 그렇지 않다 해도 퇴직금 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판단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 이때 의원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사직서의 기재 내용과 회사의 관행, 사용자 측의 퇴직권유 또는 종용의 방법, 강도 및 횟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직서 제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제공 여부, 사직서 제출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먼저 원고의 2015. 1. 13.자 퇴직(이하 '이 사건 퇴직'이라 한다)이 해고인지 권고사직(의원면직)인지에 관하여 본다. 갑 제2호증, 을 제1호증의 1~3, 을 제2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 즉 ① 원고는 이 사건 퇴직을 전후하여 피고의 업무와 무관한 경매 관련 컨설팅 업무를 주로 수행하였고 그 연장에서 2014. 11.경 경매 관련 회사를 설립하는 등(원고는 이 점에 관하여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았다), 퇴직 당시에 이미 피고의 근로자로서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웠거나 실질적으로 중단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는 이 사건 퇴직 후 2015. 3.경 최초의 고용보험 피보험자 자격상실 신고 당시 퇴직사유를 '근로자의 귀책사유에 의한 권고사직'으로 신고하였다가, '위 퇴직사유에 따르면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다'는 원고의 정정요청에 따라 2015. 7.경 퇴직사유를 '경영상 필요 및 근로자의 귀책사유에 의한 권고사직'으로 정정하여 신고한 점, ③ 원고가 이 사건 퇴직 당시부터 2019. 2.경(갑 제2호증 내용증명의 작성시점)에 이르기까지 4년여 동안 어떤 식으로든 이 사건 퇴직이 해고였다고 주장하거나 해고를 전제로 권리를 행사하였다고 볼 객관적 자료가 없고(원고는 자신이 2015년 6월경 및 10월경에 피고에게 소송의사를 밝히면서 배상을 요구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을뿐더러 그런 의사표시나 요구의 구체적 사유도 알 수 없다) 이런 부작위의 합리적 이유를 뒷받침할 자료도 없는 점,
그밖에 이 사건 퇴직의 강제성 내지 일방성을 뒷받침할 사정에 관한 주장·입증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관계는 피고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서가 아니라 쌍방의 합의해지에 따라서 종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퇴직은 해고가 아니라 권고사직에 해당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무효확인청구 및 손해배상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다음으로 미지급 퇴직금 청구에 관하여 본다. 갑 제3, 4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의 근무기간(1999. 5.부터 2015. 1.까지) 및 통상임금(월 2,966,000원; 1,000원 미만 버림)에 따른 퇴직금은 47,457,000원으로 산정되므로, 피고는 원칙적으로 원고에게 위 퇴직금에서 원고가 지급받았다고 자인하는 16,936,000원을 공제한 나머지 미지급 퇴직금 30,52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을 제3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퇴직 이후인 2015. 2. 27. 퇴직금으로 1,400만 원만을 받기로 피고와 합의한 것으로 보일 뿐 아니라, 설령 이와 달리 보더라도 원고의 미지급 퇴직금 청구권은 그 지급기일(이 사건 퇴직일로부터 14일)인 2015. 1. 27. 로부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에 따른 3년의 소멸시효기간 경과로 이 사건 소가 제기된 2020. 4. 23. 전에 이미 소멸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미지급 퇴직금 청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욱도(재판장) 김미란 노재승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