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0. 12. 17. 선고 2020가합20355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당사자의 주장 요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1999. 5.경부터 피고의 공증실장으로 근무하다 2015. 1. 13. 해고되었다. 그런데 위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에 따른 정당한 이유나 같은 법 제24조에 따른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해고회피 노력, 사전조치 등을 결여한 것이었다. 또한 피고는 같은 법 제26조에 따라 원고에게 30일 전에 해고를 예고하거나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지도, 같은 법 제27조에 따라 원고에게 해고사유·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위 해고는 부당해고로서 무효이고, 피고는 부당해고로 원고가 입은 해고기간(2015. 1.부터 취업규칙상 정년이 되는 2017. 2. 28.까지) 동안의 임금 77,116,000원 및 퇴직금 5,932,000원 상당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한편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 당시의 미지급 퇴직금 30,52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해고를 전제로 한 무효확인청구 및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 원고는 2015. 1. 13. 당시 해고된 것이 아니라 피고의 권고에 따라 사직을 한 것이다. 설령 그렇지 않다 해도 원고가 해고 당시 전혀 이의가 없었고 해고 전후에 다른 업무를 수행한 점 등을 고려하면 해고 5년이 지난 뒤에 이루어진 이 부분 청구는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실효의 원칙에 위배되고, 해고가 곧바로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손해배상청구권은 발생하지 않는다. 설령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하였다 해도 이는 시효로 소멸하였다.

2)

미지급 퇴직금 청구에 대하여: 원고는 2002년경에 공증설 배당금의 수령을 대가로 피고에 대하여 퇴직금 청구권을 포기하였고, 다른 한편 이 사건 퇴직 이후 퇴직금 1,400만 원만을 받기로 피고와 합의한 뒤 이를 모두 지급받아 미지급 퇴직금이 없다. 설령 그렇지 않다 해도 퇴직금 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2.

판단

가.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 이때 의원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사직서의 기재 내용과 회사의 관행, 사용자 측의 퇴직권유 또는 종용의 방법, 강도 및 횟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직서 제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제공 여부, 사직서 제출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먼저 원고의 2015. 1. 13.자 퇴직(이하 '이 사건 퇴직'이라 한다)이 해고인지 권고사직(의원면직)인지에 관하여 본다. 갑 제2호증, 을 제1호증의 1~3, 을 제2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 즉 ① 원고는 이 사건 퇴직을 전후하여 피고의 업무와 무관한 경매 관련 컨설팅 업무를 주로 수행하였고 그 연장에서 2014. 11.경 경매 관련 회사를 설립하는 등(원고는 이 점에 관하여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았다), 퇴직 당시에 이미 피고의 근로자로서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웠거나 실질적으로 중단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는 이 사건 퇴직 후 2015. 3.경 최초의 고용보험 피보험자 자격상실 신고 당시 퇴직사유를 '근로자의 귀책사유에 의한 권고사직'으로 신고하였다가, '위 퇴직사유에 따르면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다'는 원고의 정정요청에 따라 2015. 7.경 퇴직사유를 '경영상 필요 및 근로자의 귀책사유에 의한 권고사직'으로 정정하여 신고한 점, ③ 원고가 이 사건 퇴직 당시부터 2019. 2.경(갑 제2호증 내용증명의 작성시점)에 이르기까지 4년여 동안 어떤 식으로든 이 사건 퇴직이 해고였다고 주장하거나 해고를 전제로 권리를 행사하였다고 볼 객관적 자료가 없고(원고는 자신이 2015년 6월경 및 10월경에 피고에게 소송의사를 밝히면서 배상을 요구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을뿐더러 그런 의사표시나 요구의 구체적 사유도 알 수 없다) 이런 부작위의 합리적 이유를 뒷받침할 자료도 없는 점,

④

그밖에 이 사건 퇴직의 강제성 내지 일방성을 뒷받침할 사정에 관한 주장·입증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관계는 피고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서가 아니라 쌍방의 합의해지에 따라서 종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퇴직은 해고가 아니라 권고사직에 해당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무효확인청구 및 손해배상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다.

다음으로 미지급 퇴직금 청구에 관하여 본다. 갑 제3, 4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의 근무기간(1999. 5.부터 2015. 1.까지) 및 통상임금(월 2,966,000원; 1,000원 미만 버림)에 따른 퇴직금은 47,457,000원으로 산정되므로, 피고는 원칙적으로 원고에게 위 퇴직금에서 원고가 지급받았다고 자인하는 16,936,000원을 공제한 나머지 미지급 퇴직금 30,52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을 제3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퇴직 이후인 2015. 2. 27. 퇴직금으로 1,400만 원만을 받기로 피고와 합의한 것으로 보일 뿐 아니라, 설령 이와 달리 보더라도 원고의 미지급 퇴직금 청구권은 그 지급기일(이 사건 퇴직일로부터 14일)인 2015. 1. 27. 로부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에 따른 3년의 소멸시효기간 경과로 이 사건 소가 제기된 2020. 4. 23. 전에 이미 소멸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미지급 퇴직금 청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욱도(재판장) 김미란 노재승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