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대구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5고정97
판결선고
2025. 6. 10.
범죄사실
피고인은 경북 칠곡군 B에 있는 ㈜C(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5명을 사용하여 가구제작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에서 2016. 6. 22.부터 2024. 3. 30.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D의 주휴수당 14,437,536원, 연차미사용수당 2,470,000원 등 임금 합계 16,907,536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에서 2016. 6. 22.부터 2024. 3. 30.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 3,946,921원(퇴직금 발생기간 2020. 6. 15. ~2021. 10. 30.)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판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자백 진술)
증인 D, E의 각 법정진술(E는 일부 진술)
연차계산, 근무달력, 임금이체내역, 고용보험가입이력
수사결과보고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금품청산의무 위반의 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퇴직금 미지급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죄질이 더 무거운 근로기준법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형의 선택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
D은 이 사건 회사에서 일할 당시 포괄임금제 약정에 따라 이미 주휴수당, 연차미사용수당이 모두 포함된 일당으로 계산된 월 급여를 지급받았으므로, D에 대한 각종 수당 미지급사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판단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는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각종 수당을 가산하여 합산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참조). 만약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각종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정하고 매월 일정액을 각종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이 체결되었다면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포함하는 등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어야만 유효하다고 할 것이다. 한편,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8다57852 판결 참조). 이 때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않았음에도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등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근로시간 및 정하여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그 정액의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106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이 사건 회사와 D 사이의 포괄임금제 약정은 그 존재가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그 유효성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하는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회사와 D과 사이에 명시적으로 포괄임금약정이 있었다는 취지의 증인 E의 법정진술은 E의 이 사건 회사 내 직위, 피고인과의 관계, 그 법정진술에 구체성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달리 위와 같은 포괄임금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찾을 수 없다.
또한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회사와 D과 사이에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이 사건 회사와 D과 사이에 근로계약서도 작성된 적 없고, 이 사건 회사에는 D과 같이 정액의 일당으로 계산된 월 급여를 지급받는 근로자에 대한 포괄임금의 취지가 기재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도 존재하지 아니한다.
D은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6일 동안 매일 오전 8시 30분경 출근하여 오후 6시경까지 8시간 30분을 근무(휴게시간 1시간 제외)하면서 공장장인 E의 지시에 의하여 가구 제작 또는 배송과 관련된 각종 작업을 수행하였고, E 등에 의하여 근태관리를 받았다. 이와 같이 D의 업무가 포괄임금제에 적합한 이른바 감시·단속적 업무라고 보기도 어렵고(경비나 직장 내 대기 등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일은 하지 않았다) 그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다고 볼 수도 없다. 오히려 D은 정액인 일당을 기초로 실제 근무일수에 따른 월급을 지급받았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D에 대하여 통상임금을 기초로 한 주휴수당 등을 쉽게 산정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D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10조에 따른 단속적 근로종사자에 대한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 제외승인 신청을 한 적도 없다.
한편 D이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던 도중에 피고인이 D과 같은 명목상 일용직 근로자들을 모아 놓고 그들이 받는 일당에는 근로기준법상 각종 수당과 퇴직금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는 취지로 설명한 적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근로자의 임금채권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강력한 보호를 받으므로, 임금채권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의사표시는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24. 2. 8. 선고 2018다206899, 206905, 206912 판결 등 참조), 애초 이 사건 회사가 상용직 근로자에게 일당으로 계산된 월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고용관계를 형성한 이유가 각종 법정수당을 지급하지 않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일당제에 근거한 월급을 받던 D이 이 사건 회사로부터 각종 법정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를 시작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D이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를 시작할 당시, 즉 근로관계 형성 당시에는 포괄임금제에 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하여야 하고 이를 당사자 일방이 임의로 변경할 수는 없는 것인 점(근로기준법 제4조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위 설명은 D과 같은 명목상 일용직 근로자에게 수당이나 퇴직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취지의 통보를 한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설령 이와 달리 이 사건 회사와 D 사이에 포괄임금제 계약이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을 배제하고 그 포괄임금제 계약이 유효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D은 이 사건 회사에서의 근무초기에는 일당 11만 원을 기초로 한 월 급여를 받다가 이후 불상의 시점에서 그 일당이 13만 원으로 인상되었다. 그런데 위와 같이 일당은 어떻게 산정되었는지, 즉 그 중 기본급과 수당을 개략적으로라도 준별할 수 있을 만한 자료는 전혀 없다(D은 이 사건 회사로부터 급여명세서도 받아본 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과 비슷한 근로여건에서 유사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가 어떤 수준의 급여를 받는지를 확인할 자료도 없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이 사건 회사와 E 사이의 2024. 1. 1.자 근로계약서(증 제2호증)에 의하면 정규직 근로자로서 E가 지급받는 통상시급이 11,707원으로 계산되어 D이 지급받은 일당에 따른 통상시급 12,520원(D의 일당을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더 많다'고 주장하며 포괄임금제에 따른 임금약정이 유효하다고 주장(변호인의 2025.4. 28.자 변론요지서 참조)하나, ① 위 근로계약서(증 제2호증)는 D에 대한 주휴수당등 미지급이 문제된 이후 작성된 것으로서(증인 E의 법정진술 참조) D의 주장에 대응하기 위하여 피고인 측에서 임의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위 통상시급은 E가 지급받고 있던 급여를 기준으로 기본급과 주휴수당 등 각종 법정수당이 차지하여야 하는 비율에 따라 역산하여 구한 수치인데, E 역시 종래 포괄임금제에 따른 임금을 지급받고 있었으므로, E와 D의 급여수령액을 단순비교 하는 것이 그 급여수준을 비교하는 정확한 방법일 것인바, 월 360만 원의 고정급을 받는 E의 임금수준이 D 보다 높은 것이 분명한 점(수사기록 제22쪽 임금이체내역, 제34쪽 고용보험가입이력 등 참조), ③ 비교대상이 된 D의 통상시급도 잘못된 전제(총 근로시간이 51시간이나 48시간임을 전제로 연장근로수당이 계산되어 통상시급이 잘못 계산되었고<1>, 주휴수당 등 계산도 잘못 산정된 통상시급에 근거하였다)에서 계산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위 근로계약서의 기재와 D의 위 통상시급의 비교 등 피고인이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 D과 이 사건 회사 사이의 포괄임금제 약정이 유효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늦게나마 2024. 10. 4. D에 대하여 퇴직금은 모두 지급한 점, 피고인이 운영하는 이 사건 회사는 영세한 업체이고 근로기준법 등 법 위반의 고의가 아주 강했던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피고인에게 동종 처벌전력이 없고 벌금형을 넘어서는 형사처벌 전력도 없는 점 등 고려하여 형을 정한다.
판사 박용근
각주1) 통상시급을 산정할 경우, 주급 금액으로 정한 임금은 그 금액을 1주의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1주의 소정근로시간과 소정근로시간 외에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을 합산한 시간)로 나눈 금액으로 하므로(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2항 제3호 참조), 기준시간 수는 51시간이 되어야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