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적용 여부 관련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근로기준법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하나(제11조 제1항),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법의 일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제11조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 [별표 1]은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중 해고에 정당한 이유를 요구하는 제23조 제1항,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규정한 제27조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으므로,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체결된 고용계약의 해지에 관하여는 근로기준법의 위 조항이 아니라 민법의 고용 조항이 적용된다고 보면서, 판시 사실 등에 비추어 원고가 근무하는 이 사건 2 병원은 이 사건 1 병원과 별개의 사업장으로서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의 2009. 2. 9.자 이 사건 해지통보의 유효성은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아니라 민법의 고용 조항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관련 법령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여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누락하며,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민법 제661조에 의한 고용계약 해지 관련 주장에 대하여
민법 제661조 소정의 '부득이한 사유'라 함은 고용계약을 계속하여 존속시켜 그 이행을 강제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불가능한 경우를 말하고, 고용은 계속적 계약으로 당사자 사이의 특별한 신뢰관계를 전제로 하므로 고용관계를 계속하여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신뢰관계를 파괴하거나 해치는 사실도 부득이한 사유에 포함되며, 따라서 고용계약상 의무의 중대한 위반이 있는 경우에도 부득이한 사유에 포함된다(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다51675 판결 참조).
원심은, 원고와 피고 사이 고용계약관계 종료에 관한 피고의 주장에 민법 제661조에 의한 고용계약 해지 주장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면서, 판시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에게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고용기간의 약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용계약관계를 종료시킬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는 민법 제661조에 따라 원고와 체결한 고용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고용계약은 이 사건 해지통보에 따라 2009. 2. 9.경 유효하게 종료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판시 사정에 비추어 그 부득이한 사유가 원고와 피고 중 어느 일방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없어 민법 제661조 단서에 의한 손해배상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위에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여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민법 제661조가 정한 부득이한 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변론주의를 위반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기판력 저촉 관련 주장에 대하여
전에 제기된 소(이하 '전소'라 한다)와 후에 제기된 소(이하 '후소'라 한다)의 소송물이 동일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전소의 소송물에 관한 판단이 후소의 선결문제가 되거나 후소의 소송물이 전소에서 확정된 법률관계와 모순관계에 있다면 전소 판결의 기판력이 후소에 미치게 되어 후소에서 전소 판결의 판단과 다른 주장을 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지만,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소송물로 주장된 법률관계의 존부에 관한 판단의 결론에만 미치고 그 전제가 되는 법률관계의 존부에까지 미치는 것이 아니므로, 전소에서 확정된 법률관계란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는 법률관계를 의미하는 것이지 그 전제가 되는 법률관계까지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5. 12. 23. 선고 2004다55698 판결,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다36022 판결 등 참조).
한편, 부당해고 구제사건에서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은 사용자에 대하여 구제명령에 복종하여야 할 공법상 의무를 부담시킬 뿐 직접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사법상 법률관계를 발생 또는 변경시키는 것은 아니므로, 설령 사용자가 근로자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용한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가 패소판결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재심판정이 적법하여 사용자가 구제명령에 따른 공법상 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을 확정하는 것일 뿐 해고가 무효라거나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사법상 법률관계에 변동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고(대법원 1992. 5. 22. 선고 91다22100 판결,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재심판정 취소소송의 소송물은 재심판정 자체의 위법성이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두902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2009. 2. 11.경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의 2009. 2. 9.자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면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한 사실, 이에 충남지방노동위원회가 2009. 4. 21.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부당해고를 인정하고 구제명령을 내린 사실, 피고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가 2009. 7. 7. 같은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한 사실, 피고가 다시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7조에 의해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지 않은 결과 위 재심 판정과 같은 이유로 피고 패소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된 사실을 알 수 있으나,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해지통보에는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적용되지 않고 민법의 고용계약에 관한 조항이 적용됨을 전제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고용계약이 2009. 2. 9.경 종료되었다고 판단한 것이 부당해고 구제사건에서의 위와 같은 피고 패소 확정판결의 기판력과 배치된다거나 기판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해고예고수당 등 관련 주장에 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는 원심이 근로기준법 제26조의 해고예고수당이나 근로기준법 제37조의 미지급 임금에 대한 지연이자에 관하여 아무런 심리나 판단을 하지 않고 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는 것이나, 기록상 원고가 위 해고예고수당 등에 관한 칭구나 주장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만큼 그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의료기관 중복개설행위 해당 여부에 관한 원심판단 관련 주장에 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는 이 사건 2 병원 개설행위가 의료기관 중복개설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원심판단이 변론주의에 위반된다는 것이나, 이 부분 원심판단이 원심의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그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김소영(주심) 신영철 김용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