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등법원판결

대전고등법원 2024. 4. 17. 선고 2023나13372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아래와 같이 고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의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다만, 분리·확정된 제1심 공동피고 C에만 관련된 부분은 제외).

[수정하는 부분]

○

제2면 제16행의 "D"를 "망 D(이하 '망인'이라 한다)"로, 제2면 제19행 이하의 "D", "D를", "D가", "D는"을 각 "망인", "망인을", "망인이", "망인은"으로 각 고침

○

제2면 제16-17행의 "피고 B 주식회사(이하 '피고 B'이라 한다)"를 "피고"로, 제2면 제17행, 제3면 제3행, 제4면 제4행, 제4면 제6행의 "피고 B"을 "피고"로 각 고침

○

제3면 제3-4행의 "피고 C 주식회사(이하 '피고 C'이라 한다)"를 "제1심 공동피고 C"으로, 제3면 마지막 행의 "피고 C"을 "제1심 공동피고 C"으로 각 고침

○

제4면 제1행의 "피고들"을 "피고와 제1심 공동피고 C(이하, '피고 등'이라 한다)"으로, 제3행의 "피고들"을 "피고 등"으로 각 고침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의 주장 요지<1>

망인은 피고 소속 근로자로서 해외에 파견되어 업무상 사망하였으므로, 사용자인 피고는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제82조에 따른 유족연금으로 평균임금의 1,300일 분인 303,854,400원(= 253,212원 × 1,300일) 및 제83조에 따른 장례비로 평균임금의 120일 분인 30,385,440원(= 253,212원 × 120일)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원고가 제1심 공동피고 C으로부터 46,684,920원을 보험금으로 수령하였으므로, 피고는 이를 공제한 나머지 287,555,220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이하, 원고가 근로기준법 제82조 및 제83조에 근거하여 청구하는 금원을 '이 사건 재해보상금'이라 한다).

나.

피고의 주장 요지

1)

망인은 근무시간이 종료된 이후에 급성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하였다. 그런데 망인이 당시 근무하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업무상 재해가 아닌 질병으로 사망한 이상, 망인의 업무와 이 사건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으므로, 망인의 사망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업무상 사망'에 해당하지 않는다.

2)

원고와 망인의 모친인 E(이하 '원고 등'이라 한다)은 이미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0가단234629, 이하 '이 사건 선행소송'이라 한다)을 제기하였으나 그에 대한 패소판결이 확정되었다. 이 사건 재해보상금 청구는 이 사건 선행소송 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된다.

3)

근로기준법상 재해보상금 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기간은 3년인데, 원고가 이 사건 재해보상금을 청구한 시점은 망인이 사망한 때로부터 이미 3년이 도과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하므로, 이 사건 재해보상금 청구권은 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하였다.

4)

설령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83조에 따른 장례비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미 망인의 장례비로 지출한 10,196,479원은 위 장례비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1)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82조 및 제83조의 '근로자가 업무상 사망한 경우'란 업무수행 중 이로 인하여 사망한 경우를 뜻하므로,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 되는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증명이 있는 경우에 포함되는 것이고, 이때 업무와 질병 또는 사망과의 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11, 12호증, 을가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되어 결국 이 사건 사고로 사망에 이르게 된 것임을 넉넉히 추인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망인의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 되는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이 사건 사고 당시 망인은 신장 163cm, 체중 62kg의 만 55세의 남성으로 이 사건 사고 발생 이전에 별다른 건강상의 이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한다. 다만, 2014년 건강검진(1차)에서 혈압(130/70), 콜레스테롤 353g/dl의 수치가 확인되어 고혈압 및 고지혈증의 기초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기존질병으로 인하여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에 곤란함을 겪었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는 제출된 바 없다.

②

망인은 2014. 6. 18.경부터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할 때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 위치한 피고의 사업장에서 현장승인 테스트(각종 장비 테스트 준비 및 검사 업무, 문제상황 추적 및 해결), 전기설비유지(설비 체크 및 문제사항 점검, 해결, 지원요청 업무처리), 품질 부적합 대응, 해외 엔지니어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③

망인은 주간 고정근무자로 휴무일인 금요일을 제외하고 주 6일, 하루 10시간 근무하여 주당 60시간, 근무시간은 동절기(10월~4월) 6:30부터 18:00까지, 하절기(5월~9월) 6:00부터 18:00까지 근무해왔으며, 이 사건 사고일은 3월로 동절기 근무시간에 해당하였다. 근로복지공단이 작성한 재해조사서에 의하면 망인은 발병 전 1주일간은 근무일 6일, 휴무일 1일, 총 업무시간 60시간 근무한 것으로 확인되었다(이는 평균 업무시간 52시간을 초과하는 수치이다). 한편, 망인은 비상상황이 발생하거나 업무가 있을 때에는 휴일에도 현장에 출근하여 대기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단, 이 사건 사고일 전 12주 간 객관적인 증거로 발견되는 특이사항은 없다).

④

망인이 2014. 6. 18.경부터 이 사건 사고일까지 약 4년 가량을 근무한 사우디아라비아 SHUQAIQ 현장은 평균 최고기온이 1월 29도, 2월 29도, 3월 31도, 4월 35도, 5월 37도, 6월 38도, 7월 39도, 8월 30도, 9월 37도, 10월 36도, 11월 33도, 12월 31도의 무더운 환경에 위치하고 있다.

⑤

한편, 부산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위원장은 2019. 11. 29. 원고의 유족급여 및 장의비 청구와 관련하여 '발병 직전 급격한 환경변화나 돌발상황은 확인되지 않지만, 휴가일을 제외하면 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60시간 정도인 점, 유족 주장을 고려하면 주당 평균업무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하고 고온의 환경에서 근무한 점을 감안하면, ... 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의견(갑 제5호증)을 밝혔고, F주식회사 또한 2020. 9. 17.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질병으로 근로복지공단이 인정한 이상 업무상 질병에 해당된다고 판단됨'이라는 의견(을나 제3호증)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망인의 유족인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제82조에서 정한 유족보상<2>으로 평균임금의 1,000일 분인 253,212,000원(= 253,212원 × 1,000일), 제83조에서 정한 장례비로 평균임금의 90일 분인 22,789,080원(= 253,212원 × 90일)에서 원고가 보험금으로 수령하였음을 자인하고 있는 46,684,920원을 공제한 나머지 229,316,160원(= 253,212,000원 + 22,789,080원 - 46,684,92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항변에 대한 판단

1)

선행 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된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살피건대, 확정판결은 주문에 포함된 것에 한하여 기판력을 가지는데(민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이때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그 소송물로 주장된 법률 관계의 존부에 관한 판단 그 자체에만 미치는 것이고 전소와 후소가 그 소송물이 동일한 경우에 작용하는 것이다(대법원 1995. 6. 13. 선고 93다43491 판결 등 참조). 이때 두 개의 소송물이 동일한 사실관계를 토대로 하는 경우에도 청구원인이 서로 다르다면 별개의 소송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5다9760, 9777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 등이 2020. 11. 11.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선행소송을 제기하면서, 피고가 망인의 근로환경과 건강상태 등을 파악하여 충분한 휴게시간 등을 보장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보호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한 과실이 있다며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였으나,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2021. 9. 14. 피고에게 망인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 등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2021. 10. 8.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한편, 이 사건 선행 소송의 판결문 중 관련 부분은 아래와 같다).

다)

하지만 이 사건 선행소송은 피고가 망인의 근로환경과 건강상태 등을 파악하여 과로와 스트레스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게을리하였음을 청구원인으로 하여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인 반면, 이 사건 소송은 근로기준법 제82조 및 제83조에 근거한 재해보상금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비록 이 사건 선행 소송과 이 사건 소송은 망인의 사망이라는 동일한 사실관계를 토대로 하고 있긴 하나, 원고가 이 사건 선행소송과 이 사건 소송에서 청구원인으로 주장하는 각 실체법상의 권리가 서로 다르고, 이 사건 소송에서 원고의 재해보상금 청구를 인용한다고 하여 피고의 불법행위를 인정하지 아니한 선행 판결과 서로 모순관계에 있게 되는 것도 아니므로, 이 사건 선행소송과 이 사건 소송은 서로 소송물을 달리 한다고 보아야 한다. 결국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확정된 원고 패소판결의 기판력이 이 사건에 미친다고는 볼 수 없다.

라)

또한, 피고의 기판력 저촉 주장을 이 사건 선행 소송에서 '망인이 수행하였던 업무의 강도가 만 55세의 남성에게 일반적으로 급성 심혈관질환을 가져올 정도로 과중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에 대해서 쟁점효가 인정되어야 한다는 취지라고 본다고 하더라도, 과실책임주의에 따라 위법한 행위로 인한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민법상 손해배상과 근로자가 업무상 사망에 이른 경우에 사용자의 고의나 과실 여부를 불문하고 일정한 보상을 하도록 한 근로기준법상의 재해보상은 법적 요건 및 사회적 기능을 달리하므로, 이 사건 소송에서의 판단이 반드시 이 사건 선행 소송에서의 판단과 일치하여야 한다고 볼 것은 아니고, 이 사건 사고가 업무상 사망에 해당한다는 앞서의 판단이 이 사건 선행 소송에서의 쟁점에 대한 판단에 저촉된다고 보기도 어렵다(다만, 근로기준법 제87조에 따라 보상을 받게 될 사람이 동일한 사유에 대하여 민법이나 그 밖의 법령에 따라 이 법의 재해보상에 상당한 금품을 받으면 그 가액의 한도에서 사용자는 보상의 책임을 면할 수 있는 정도의 관련성을 갖고 있을 뿐이다).

마)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소멸시효 항변에 대한 판단

가)

소멸시효 완성 여부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92조에 의하면, 근로기준법에 따른 재해보상 청구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하는 바, 이 사건 재해보상금의 소멸시효는 망인이 사망한 날(한국시간 기준)인 2018. 3. 8.부터 기산되고,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한 2022. 6. 8.경이나 원고가 근로기준법에 따라 이 사건 재해보상금을 청구한다는 뜻을 처음으로 밝힌 준비서면을 제출한 2023. 4. 26.경에는 모두 소멸시효 기산일로부터 3년이 도과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하므로, 이 사건 재해보상금 청구권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하였다.

나)

소멸시효 기산일을 달리 보아야 한다는 원고의 재항변에 대한 판단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재해보상금 지급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사고가 산업재해라는 판단이 선행되어야 하기에,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업무상 질병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한 2019. 11. 29.을 소멸시효 기산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동안에는 진행하지 아니한다. 여기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라고 함은 그 권리행사에 법률상의 장애사유, 예컨대 기간의 미도래나 조건불성취 등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사실상 그 권리의 존부나 권리행사의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거나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의 장애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는바(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다15865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을 종합하더라도 부산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2019. 11. 29.자 판정 전까지 원고가 산업재해보상법에 따른 유족급여 및 장의비와는 별개로 근로기준법에 의한 이 사건 재해보상금을 청구하는 데 법률상의 장애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원고에게 근로기준법에 따른 권리행사에 대한 법률상 장애사유가 있었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이 권리남용이라는 원고의 재항변에 대한 판단

(1)

살피건대,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의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의 지배를 받으므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채권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를 보호할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그 채권자들 중 일부가 이미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8. 9. 18. 선고 2007두2173 전원합의체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①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가 시효완성 전에 망인의 사망에 따른 재해보상금 청구권 행사를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

②

한편, 원고는, 피고가 망인에 대해 산재보험법 제121조 및 제122조에 따른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등 보호의무를 소홀히 한 사업자로서 시효 소멸을 주장할 수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3>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산재보험법 제122조에 따른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을 두고 망인에 대한 보호의무를 소홀히 한 것이라거나, 나아가 산재보험법 제122조에 따른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아니한 피고가 소멸시효 항변을 원용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는 볼 수 없다.

라)

소결

따라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재해보상금 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전부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모성준(재판장) 송석봉 이흥주

각주1) 한편 원고는, 피고가 산재보험법 제122조에 따라 해외파견자인 망인에 대한 산재보험 가입신청을 하여 승인을 받았다면 망인 또한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산재보험 가입신청을 하지 않은 것이 위법하다거나, 피고가 제1심 공동피고 C과의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악의적으로 허위의 임금 총액을 고지하여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이후 원고가 제1심 법원의 석명에 따라 피고들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청구가 아니라는 뜻을 분명히 하였으므로(2022. 12. 16.자 준비서면 제1면), 원고의 위 주장에 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각주2) 근로기준법 제82조 제1항에 따른 유족보상과 관련하여 유족의 범위, 유족보상의 순위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근로기준법 제82조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48조 제1항 제1호에 따르면 배우자가 유족보상을 받는 최선순위가 되므로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를 유족보상의 수급권자로 봄이 상당하다.

각주3) 한편, 산재보험법 제6조는 "이 법은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이하 '사업'이라 한다)에 적용한다. 다만, 위험률·규모 및 장소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업에 대하여는 이 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국외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을 포함하는지에 관하여 별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나, 산재보험은 노동부장관이 관장하고 법에서 정한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면 사업주가 당연히 보험에 가입되고 보험료가 일률적으로 정하여지며 강제적인 방법으로 보험료를 징수할 수 있는 공공보험이라는 점과, 산재보험법 제121조에서 국외의 사업에 대하여 이른바 해외근재보험의 특례를 정하고 있고 산재보험법 제122조에서 해외파견자에 대하여는 근로복지공단에 보험가입신청을 하여 승인을 얻은 경우에 비로소 위 법을 적용하도록 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산재보험법 제6조에서 말하는 사업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내에서 행하여지는 것만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하는데(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두22829 판결 등 참조), 피고가 망인을 비롯한 해외파견자들에 대하여 산재보헙법 제122조에 따른 보험가입의 신청을 별도로 하지 아니하였다는 점에 다툼이 없는 이 사건의 경우에 있어서 산재보험법이 적용될 여지는 없다(갑 제6호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