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3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않으면,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하여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대전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고정1080,2019
판결선고
2020. 8. 20.
대전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2019고정1080]
피고인은 대전 중구 B에 있는 ㈜C 대표로서 상시 54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택시운송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연차 유급휴가를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어야 하고, 그 기간에 대하여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주는 경우에는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6. 9. 8.부터 현재까지 택시 운전원으로 근로하고 있는 D의 2016년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이하 이 사건에서 ‘연차수당’이라고 한다) 207,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12명의 연차수당 8,372,000원을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019고정1207]
피고인은 대전 중구 B에 있는 ㈜C 대표로서 상시 54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택시운송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그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5. 7. 15.부터 2019. 9. 30.까지 택시 운전원으로 근무한 E, F의 2017년 5월 ‘임금’(‘근로자의 날 휴일근로수당’을 말한다, 이하 이 사건에서 같다) 23,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이 E, F의 임금 합계 149,50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거나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다.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7. 2. 18.부터 현재까지 택시 운전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G, H, I, J, K의 2017년 5월 임금 34,5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이 위 5명의 임금 합계 395,500원을 그 정기 지급일인 매년 5월 10일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2019고정1080]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I, J의 각 법정진술
I, J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미지급 연차수당 총괄내역, 개인별 미지급 연차수당 내역
[2019고정1207]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I에 대한 각 경찰 진정인 진술조서
근로자별 체불내역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60조 제5항(연차수당 미지급의 점),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E, F에 대한 근로자의 날 휴일근로수당 미지급의 점),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제1항(G, H, I, J, K에 대한 근로자의 날 휴일근로수당 미지급의 점),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운영하는 택시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고 한다)에 대하여 1일 운송수입금(1인 1차 기준) 127,000원, 월 급여 598,000원(매월 26일 근무 기준, 일급으로는 23,000원)으로 정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이 1일 운송수입금 중 104,000원{= 1일 운송수입금 127,000원 – 일급 23,000원(598,000원 ÷ 26일)}을 이 사건 회사에 입금하면 나머지 수입금은 이 사건 근로자들이 갖도록 되어 있다. 이처럼 이 사건 근로자들은 일급 23,000원을 선수령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근로자들의 결근은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는 것과 같고, 또한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 매월 26일을 만근하면 26일째에는 위 104,000원까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귀속시키고 있는데, 이는 연차수당을 지급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이 사건 회사는 사실상 연차수당을 모두 지급한 셈이어서 그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으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는 인정되지 않는다.
이 사건 회사는 근로자의 날에 근무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1일 운송수입금 중 일급 23,000원을 뺀 104,000원에서 59,000원을 감액하여 주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회사는 사실상 근로자의 날 휴일근로수당을 모두 지급한 셈이어서 그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으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는 인정되지 않는다.
판단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회사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연차유급휴가에 대한 보상을 하였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회사가 만근한 근로자들에게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이익을 제공하였더라도 이는 이 사건 회사가 만근을 유도하기 위해 이 사건 근로자들과 합의한 약정수당에 해당할 수 있을 뿐이어서 피고인이 이를 들어 연차수당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
이 사건 회사가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근로계약서 등을 통해 이 사건 근로자들과 이 사건 회사가 주장하는 위 1.의 가.항 기재와 같은 사정을 들어 연차수당을 별도로 지급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하였다거나 최소한 이를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고지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이 사건 회사의 정규직 근로자들과 달리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없다고 알고 있었으므로 연차수당에 관한 개념 자체도 갖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증인 I은 “만근 수당이 있으니까 만근을 하라고만 들었다”, “연차수당은 청구할 수 있는지 자체를 몰랐다”라는 취지로 증언하였고, 이 사건 회사가 사용하는 장부에도 ‘연차·결근신청서’라는 표제 하에 정규직 근로자는 ‘연차’, 비정규직 근로자는 ‘결근’으로 구분되어 있다).
이 사건 근로자들이 월 26일을 만근하는 경우 그 중 1일은 위 104,000원을 회사에 입금할 의무가 없으므로 1일 운송수입금 127,000원의 납입의무를 면제받고 일급 23,000원도 지급받는 효과가 있는 반면, 이 사건 근로자들이 월 25일을 근무하고 1일 결근하는 경우에는 위와 같이 일급 23,000원을 지급받는 효과도 누리지 못하는 결과가 된다. 이 사건 회사가 이 사건 근로자들의 결근을 정규직 근로자들의 연차유급휴가와 같이 취급한 것으로 볼 수 있으려면 후자의 경우에도 일급 23,000원이 지급되었어야 할 것이다.
피고인의 주장대로라면, 이 사건 근로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기간에 자유롭게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없는 결과가 된다. 예컨대, 15일의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근로자가 연차유급휴가를 매월 하루씩 1년간 12회에 걸쳐 나누어 사용하고 3일을 남기는 경우와 1월에 12일을 사용하고 나머지 11개월을 만근하여 3일을 남기는 경우를 상정하면, 위 각 경우에 근로자가 사용 및 미사용한 연차유급휴가일수가 같음에도 불구하고 전자의 경우는 피고인이 주장하는 1일 운송수입금 납입 면제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하게 되는 반면, 후자의 경우는 1년 중 11개월간 1일 운송수입금 납입 면제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L, M이 작성한 확인서(피고인 제출 증 제7호)에는 ‘만근시 운송수입금을 연차수당으로 간주하기로 회사와 합의하였으므로 연차수당에 대하여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라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런데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회사가 만근시 1일 운송수입금의 납입을 면제하는 것을 곧 연차수당이라고 보기는 어려운바, 위 확인서의 내용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회사가 근로자의 날에 근무한 근로자들에게 근로자의 날 휴일근로에 대한 보상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회사가 근로자의 날에 근무한 근로자들에게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이익을 제공하였더라도 이는 이 사건 회사가 근로자의 날에도 근무를 유도하기 위해 이 사건 근로자들과 합의한 약정수당에 해당할 수 있을 뿐이어서 피고인이 이를 들어 근로자의 날 휴일근로수당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회사가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근로계약서 등을 통해 근로자들과 이 사건 회사가 주장하는 위 1.의 나.항 기재와 같은 사정을 들어 근로자의 날 휴일근로수당을 별도로 지급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하였다거나 최소한 이를 근로자들에게 고지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은 ‘5월 1일을 근로자의 날로 하고, 이 날은 근로기준법에 따른 유급휴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근로자의 날에는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를 하지 않더라도 근무를 한 것으로 간주하여 임금(근로자의 날 휴일근로수당)이 지급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회사의 경우 근로자의 날에 근무한 근로자들에게는 운송수입금을 감액하는 혜택을 주고 있지만 근무하지 않는 근로자들에게는 임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이 사건 회사가 근로자의 날에 근무한 근로자들에게 그들이 입금할 1일 운송수 입금을 감액하여 준 반면, 근로자의 날에 결근한 근로자들에게는 임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은 것은 근로자들로 하여금 근로자의 날이 유급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근무 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결과가 된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미지급한 연차수당 및 근로자의 날 휴일근로수당의 액수가 비교적 크지 않은 점, 피고인이 위와 같은 수당을 미지급함에 있어 나름대로의 계산에 비추어 그것이 부당하지 않다고 생각했을 여지가 전혀 없지는 않은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및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박준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