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0. 6. 10. 선고 2019노3099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각 횡령죄에 대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이 피해 렌트회사들로부터 이 사건 각 승용차의 반환을 요구하는 연락을 받지 못한 이상 반환을 거부하였다거나 반환거부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횡령 범의의 존부에 관한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각 근로기준법위반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에 대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근로자 AT, AO, BG, AV, AX, AQ, AS, N은 형사조정절차에서 소액체당금 수령시고소를 취소하기로 함으로써 조건부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하였는데, 원심 판결 선고 전에 이들에 대한 소액체당금이 지급됨으로써 조건이 성취되었으므로, 위 각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는 기각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까지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각 횡령죄에 대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인은 원심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였다가 당심에 이르러 이 부분 항소이유과 같이 무죄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는바,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2017년 하반기 무렵부터 대여료를 연체하기 시작하여 2018. 1.경(F 주식회사, 이하 'F'이라 한다) 및 2018. 5.경(I 주식회사, 이하 'I'이라 한다) 피해 회사들의 고소로 수사가 개시된 후 2018. 7.경 경찰 조사를 받고도 상당한 기간이 지난 후인 2019. 1. 21.(F에 대하여) 및 2019. 4. 3.(I에 대하여)에 이르러서야 각 렌트 차량을 반납하는 등 약 1년 4~5개월에 걸쳐 대여료도 납부하지 않은 채 렌트 차량을 반환하지 않고 있었던 점, ② 피해 회사들과 체결한 장기렌트계약 약관에 의하면 고객이 대여료 등 지급의무를 1회라도 위반한 때에는 렌트회사가 계약을 해지하고 차량 반환을 청구할 수 있음이 명시되어 있었으므로, 피고인으로서도 대여료를 연체하면 렌트 차량을 반납하여야 한다는 사정을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해 회사들은 피고인의 대여료 연체 이후 상당한 기간에 걸쳐 여러 차례 휴대전화 문자 발송, 통화 시도, 주거지 및 직장 방문, 주변인 탐문, 내용증명 우편 발송 등의 방법으로 연체료 미납으로 인한 계약 해지 및 차량 반납 의무 등을 고지하였으나, 피고인은 전화를 받지 않거나 주거지 및 직장을 비우는 등으로 이에 일절 응하지 아니한 점, ④ 비록 피고인에게 발송된 우편물은 폐문부재로 반송되어 피고인에게 도달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피고인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사용 정지 혹은 번호 변경 없이 계속 사용한 것으로 보임에도 상당한 기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친 착신전화나 문자를 전혀 확인하지 못하였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점, 5⑤ 피고인이 경찰에서는 'I로부터 문자로 대여료 납부가 늦어지면 차량을 반납해야 한다는 통지를 받았다. 1차적으로 미납된 금액을 납부하려고 하였고, 2차적으로 차량을 반납하려 했지만, 계약 기간 중 차량을 반납하게 되면 위약금이 발생되고, 본인이 알고 있는 미납금액보다 담당자가 알려준 금액이 생각보다 너무 컸고, 거의 신차 출고가와 비슷한 금액을 부담시키길래 그 이유를 알고 싶어 담당자와 만나 대화를 해보려고 반납을 하지 않았다', 'F의 연락은 받지 못하였으나, 같은 곳에서 렌트차량을 신청해서 받았기 때문에 2대 모두 I회사인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캐피탈 담당자가 싼타페 차량만 언급하길래 K7 차량은 왜 이야기를 하지 않는지 의문이 있었다', '하루에 부재전화와 문자가 수십 통 오기 때문에 신경 쓰고 있는 문제가 너무 많아 정신이 없었다. 문자나 내용증명을 받고도 챙겨보질 못했던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각 렌트 차량에 대한 반환의무가 발생하였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반환을 거부함으로써 이를 횡령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의 횡령 범의와 불법영득의사 또한 인정된다.

나.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각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에 대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반의사불벌죄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하는바(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3도4934 판결 등 참조), 근로자들이 수사기관에서 '돈 받으면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한 것만 가지고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가 명백하게 표시되었다고 볼 수 없으며(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166 판결 등 참조), 조정결정 또는 조정조서에 '금원지급의무를 임의 이행하면 형사처벌을 원하지 아니한다'라는 조항이 기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처벌불원 의사표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도8989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기록에 의하면 피해 근로자 AT, AO, BG, AV, AX, AQ, AS, N이 형사조정절차에서 소액체당금 수령시 고소를 취소하기로 하였고, 그 후 위 근로자들에 대하여 체당금이 지급된 사실은 인정되나,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위 근로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다[다만 근로자 AT, AQ의 경우 당심에 이르러 명확하게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하였으나,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3항,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죄를 논할 수 없는 사건에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 또는 처벌불원 의사표시는 제1심판결 선고시까지 할 수 있는 것이므로, 근로자가 제1심판결 선고 이후에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하였더라도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에 따른 효력이 발생할 수 없다(대법원 2016. 7. 27. 선고 2016도7948 판결 등 참조)].

2)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4.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피고인이 40명에 이르는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합계액 1억 원 이상을 지급하지 아니함으로써 피해 근로자들이 받았을 경제적 고통을 감안하면, 피고인에게는 그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고인은 벌금형을 넘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약 3개월 보름 남짓의 구금기간을 통하여 그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젊은 나이에 사업에 뛰어들어 경험부족으로 운영난을 겪으면서 직원들에 대한 임금과 퇴직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것으로 범행 경위에 다소나마 참작할 만한 사정이 엿보이는 점, 피해 근로자들 중 상당수가 소액체당금을 지급받음으로써 근로자들의 피해가 상당 부분 회복된 점, 근로자 AT, AR, AQ, AF가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각 횡령죄의 객체인 승용차를 모두 반납하였고, 피해자 1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비롯하여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직업,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두루 감안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양형부당을 이유로 한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