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이 운영하는 C편의점(이하 '이 사건 편의점'이라 한다)은, K식품 또는 L식당과 독립된 별개의 사업장으로서,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하는 '동거하는 친족만을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또한 피고인은 근로자 D와의 관계에서 실질적 사업주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D에 대한 임금지급의무 및 휴게시간부여의무가 없다.
원심판결에는 이와 같이 동거하는 친족만을 사용하는 사업장에 관한 사실을 오인하고 근로기준법 제외 적용범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근로자 D는 피고인의 배우자인 M의 조카로, 피고인과 4촌 이내의 인척관계이다.
D는 2017. 3. 15.부터 2022. 3. 15.까지 이 사건 편의점에서 근무하였는데, 별도의 근로계약서는 작성하지 않았고, 휴게시간의 정함 없이 격일로 1일 12시간 가량 근무하였다.
D는 2023. 4.경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피고인으로부터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정서를 제출하였고, 2023. 6.경 피고인을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 휴게시간 미부여 관련 근로기준법위반으로 고소하였다.
근로기준법 적용범위
근로기준법의 적용범위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법령조항에 따르면 이 사건에 적용되는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및 제110조 제1호, 제54조 제1항은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도 적용됨이 원칙이다.
그 예외를 두고 있는 위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 단서가 이 사건 편의점의 경우에 적용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아래에서는 근로자 D가 피고인과 동거하는 친족인지 여부를 우선 살핀다.
근로자 D가 동거하는 친족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피고인과 D, N(D의 모)가 4촌 이내의 인척관계에 있는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고, 증거에 따르면, 피고인과 D, N는 D가 이 사건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기간 동안 이 사건 편의점과 같은 건물 2층에서 거주하였는데, 피고인이 위 건물 2층은 현관문이 구분되어 있었으나, 호실이 구분되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진술하는 점, D가 위 기간 동안 피고인에게 월세나 관리비 등을 지급하지 않고 식사 등을 같이하며 일상생활을 같이 한 것으로 보이는 점, D가 5년 가량을 피고인과 함께 위 건물 2층에서 생활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D는 피고인과 사실상 같은 주거에 일시 거주할 목적이 아닌 장기간의 거주를 예정하고 거주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과 D, N는 동거하는 친족 관계에 있었음이 인정된다.
동거 친족만 사용하는 사업장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쟁점의 소재
다만, 이 사건 편의점과 같은 주소에는 피고인이 사업자인 K식품, L식당이 운영되고 있다. 이 사건 편의점과 위 K식품, L식당이 하나의 사업장에 해당하는지 또는 독립된 별개의 사업장인지에 따라 동거하는 친족만을 사용하는 사업장인지 여부와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지 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하여 살펴본다.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의 적용범위를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11조에서 말하는 사업장인지 여부는 하나의 활동주체가 유기적 관련 아래 사회적 활동으로서 계속적으로 행하는 모든 작업이 이루어지는 단위 장소 또는 장소적으로 구획된 사업체의 일부분에 해당되는지에 달려있다(대법원 2007. 10. 26. 선고 2005도9218 판결 참조).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장소와 독립성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사업주가 여러 개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을 때, 각각의 사업에 법이 개별적으로 적용되는지, 이들 중 일부 또는 전부를 하나의 사업으로 보아 법이 일괄하여 적용되는지에 관하여 판단하기 위해서는 개개 사업의 독립성, 사업주가 하나의 활동주체로서 활동한 것인지 여부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 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근로기준법의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근로기준법의 적용 기준이 되는 하나의 사업장인지 여부는 근로장소의 동일성과 더불어 사업의 목적과 수행방법, 조직체계, 인사교류를 비롯하여 각 사업이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어 유기적으로 운영되었는지 여부, 업무 수행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지휘·감독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함이 타당하다(서울고등법원 2023. 11. 24. 2022나2052276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앞서 든 증거로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D가 근무하였던 기간 동안 이 사건 편의점, K식품, L식당은 독립된 별개의 사업장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경영상 일체를 이루는 단일한 사업장이었고 피고인이 이를 실제 운영하였던 사업주임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은 충남 태안군 B에 이 사건 편의점, 'L식당'이라는 상호의 음식점 및 'K식품'이라는 상호의 식품제조업의 사업자등록 명의자로서(L식당과 K식품은 사업자등록증상 1개의 사업장으로 되어있다) 자신이 D가 근무하는 기간 이었던 2022. 3.경까지 이를 모두 운영하였다고 진술하였다(이후 2022. 3.경부터 L식당의 사업자등록 명의는 피고인의 배우자로 변경되었으며, K식품의 상호는 2022. 6. 9. O으로 변경되었다).
D의 임금은 이 사건 편의점의 계좌에서 출금되었으며, D의 퇴직금은 K식품 명의 계좌에서 출금되었다. D와 함께 이 사건 편의점에서 근무하였던 D의 모 N의 월급은 K 식품 계좌에서 출금되었으며, 위 각 계좌의 예금주는 모두 피고인이다. 이처럼 이 사건 편의점과 L식당의 회계 및 자금 관리가 혼재되어 있었다.
이 사건 편의점 내부를 촬영한 사진 등에 따르면 이 사건 편의점과 L식당은 2018.경부터 2022. 4.경 칸막이가 설치되기 전까지 연결된 공간으로 명확한 경계가 구분되지 않았다.
이 사건 편의점과 L식당, K식품의 근로자들이 위 편의점과 L식당 중 어느 한 곳에 특정되어 채용되었다 하더라도, 편의점의 매대정리를 다른 직원들이 함께 하고, D및 N도 L식당, K식품의 일을 도와주기도 하였으며, K식품의 직원이 L식당에서 사용하는 반찬(김치)을 만드는 등 근로자들은 각 업무를 구별하지 않고 일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도 'D가 이 사건 편의점에서 근무하지 않을 때에는 L식당의 근로자들이 수시로 이 사건 편의점에서 근무하였다', '이 사건 편의점과 L식당은 칸막이도 없고 하나의 공간인데, 니일 내일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이 사건 편의점, K식품 및 L식당은 같은 장소에 존재하면서, 노무관계나 회계관리가 독립되어 있지 않아 하나의 사업장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K식품 및 L식당에는 2020. 4. 15.부터 2021. 11. 3.까지 외국인근로자가 2명 이상 근무하기도 하였고, L식당에서 일이 바쁜 시기에는, 외국인 근로자 및 일용직 근로자를 추가로 고용하여 운영한 사실이 확인된다. 그렇다면 이 사건 편의점을 포함한 피고인의 사업장은 동거하는 친족만을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
결국 이를 토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하여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타당하고,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으며, 피고인이 실질적 사업주가 아니라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홍은아.(재판장) 이현정 박은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