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폐암에 걸린 사람이 명예퇴직을 신청, 명예퇴직 예정일로 승인을 받은 날보다 2일 먼저 사망한 경우에도 회사는 명예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나, 피고 공사에서 운용되는 명예퇴직제도에 따른 명예퇴직금은 그 직위에서 퇴직하는 근로자의 재직 중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되는 후불적 임금으로서의 성질을 갖고 있고, 이는 구 근로기준법 제18조 소정의 임금에 포함된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명예퇴직금 채권은 같은 법 제41조 소정의 3년간의 단기소멸시효에 관한 규정이 당연히 적용되는 임금채권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사망 후 약 8년이 지나 청구한 명예퇴직금채권은 위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이미 전부 소멸되었다 할 것이다.
* 사 건 / 2002.04.12, 서울고법 제1민사부 2001나 57961 명예퇴직위로금
* 원 고 / 항소인 송○○ 外 2人
* 피 고 / 피항소인 한국전력공사
* 제1심 판결 / 서울지방법원 2001.9.5. 선고 2001가단 91820 판결
주문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 내지 5호증, 갑 제6호증의 1, 2, 갑 제7호증의 1 내지 3, 을 제1호증의 1 내지 10, 을 제2호증의 1 내지 6, 을 제3호증의 1, 을 제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에 반하는 갑 제8호증의 기재는 믿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망 박◇◇(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은 1943.2.2.생으로 1966.12.1. 피고 공사에 입사하여 1992.4. 당시 피고 공사 전남지사 무안지점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망인은 1992.4.27. 피고 공사에 희망하는 명예퇴직일자를 1992.7.2.로 지정하여 명예퇴직신청을 하였다.
위 명예퇴직신청 당시 시행중인 피고 공사의 취업규칙에 의하면, 명예퇴직은 정년연령에 달하기 전에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 일정한 절차를 거쳐 조기퇴직하는 것을 말하고(제4조 제6호), 근무연수가 20년 이상인 자로서 정년까지의 잔여기간이 10년 이내인 직원은 명예퇴직할 수 있고, 명예퇴직시의 퇴직금지급에 관한 사항은 보수규정으로 정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며(제60조의3 제1,2항), 피고 공사 직원의 정년은 만 58세로 규정되어 있다(제60조 제1항).
위 취업규칙에 터잡아 제정되어 위 명예퇴직신청 당시 시행중인 피고 공사의 보수규정에 의하면, 제7장 퇴직금항목 아래 퇴직금규정(제22조)과 명예퇴직금규정(제22조의2)을 두어, 우선 명예퇴직이 아닌 일반퇴직자의 퇴직금에 관하여는 만 1년 이상 근속한 직원이 퇴직 또는 사망하였을 때에는 위 규정에서 정한 평균임금산정방식에 따른 퇴직 또는 사망 당시의 평균임금에 같은 규정에서 정한 지급률의 계산방식인 별표 6, 7, 8, 9의 퇴직금지급률을 곱한 금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제22조 제1항, 제23조, 제26조), 이어서 명예퇴직자의 퇴직금에 관하여는 위와 같이 산정한 퇴직금에 명예퇴직금을 가산하여 지급하되, 망인의 경우와 같이 정년까지의 잔여기간이 5년 초과 10년 이내에 해당하는 명예퇴직자의 명예퇴직금은 퇴직 당시의 평균임금의 100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에 위 규정 별표 10에서 정한 산식(5년 초과 10년 이내 명예퇴직자 잔여개월수 계산산식)에 의하여 산출된 잔여개월수를 곱한 금액으로 하며(제22조의2), 위 별표 10에서는 ‘잔여개월수 = 60 + (정년잔여월수 - 60)/2’으로 규정하고 있다.
피고 공사는 1987년경 위 명예퇴직제도를 시행한 이래 수시로 명예퇴직을 희망하는 직원으로부터 명예퇴직신청을 받으면서 그 직원으로 하여금 희망명예퇴직일자를 지정하도록 하였고, 그에 따라 직원이 지정한 희망명예퇴직일자를 명예퇴직예정일로 승인하여 왔다.
망인의 명예퇴직신청에 따라 피고 공사에서는 1992.6.17. 상임인사위원회를 개최한 뒤 그 결의를 거쳐 같은 달 24. 망인을 명예퇴직예정자로 확정하면서 그 명예퇴직예정일을 망인이 지정한 1992.7.2.로 정하였다.
그런데, 망인은 위 명예퇴직예정일이 도래하기 전인 1992.6.30. 폐암으로 사망하였고, 이에 피고 공사는 직원이 사망한 때에는 당연 퇴직한다고 규정한 취업규칙 제58조 제2호의 규정을 적용하여 망인을 명예퇴직이 아닌 일반퇴직으로 처리하고 그 유족들로서 상속인들인 원고들에게 통상의 퇴직금만을 지급하였다.
당사자의 주장 및 이에 대한 판단
피고 공사의 명예퇴직금지급채무의 존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명예퇴직의 효력은 피고 공사가 명예퇴직 대상자로 확정된 날에 발생하는 것이어서 망인의 명예퇴직의 효력은 피고 공사가 위 망인을 명예퇴직 대상자로 확정한 1992.6.24.에 발생하였고 명예퇴직위로금의 지급시기만 1992.7.2.로 정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따라서 그가 명예퇴직 예정일이 도래하기 전에 사망하였다 하더라도 당초의 명예퇴직의 효력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으므로 피고 공사는 보수규정이 정하는 명예퇴직금을 망인의 상속인들인 원고들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피고 공사의 주장
이에 대하여, 피고 공사는 망인이 명예퇴직신청을 함에 있어 희망명예퇴직일자를 1992.7.2.로 지정하였고, 그에 따라 피고 공사에서는 그 날을 명예퇴직예정일로 승인하였으므로, 망인의 명예퇴직의 효력은 1992.7.2.에 발생한다 할 것인데, 망인이 그 이전인 1992.6.30. 사망하였으므로 피고 공사는 망인에게 명예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다투고 있다.
판 단
명예퇴직이란 근로자가 명예퇴직의 신청(청약)을 하면 사용자는 요건을 심사한 후 이를 승인(승낙)함으로써 합의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 명예퇴직 대상자로 확정되었다고 하여 그 때에 명예퇴직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예정된 명예퇴직일자에 비로소 퇴직의 효력이 발생하여 명예퇴직예정일이 도래하면 근로자는 당연히 퇴직되고 사용자는 명예퇴직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것인데, 명예퇴직 합의후 명예퇴직예정일 이전에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명예퇴직 합의 당시의 당사자의 의사가 명예퇴직금의 지급이 근로자에게 책임 없는 사유인 사망으로 퇴직되는 경우까지도 상정하여 어떠한 경우에도 반드시 명예퇴직예정일까지 근로관계의 존속을 조건으로 한 취지였는지의 여부에 따라 그 지급의무의 존부가 결정되므로(대법원 2000.7.7. 선고 98다42172 판결) 살피건대, 이 사건과 관련하여 제출된 전 증거를 살펴보아도 피고 공사의 명예퇴직금 지급이 근로자에게 책임 없는 사유인 사망으로 퇴직되는 경우까지 상정하여 반드시 명예퇴직예정일까지 근로관계의 존속을 조건으로 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오히려 피고 공사가 그 동안 명예퇴직을 희망하는 직원이 지정한 희망명예퇴직일자를 명예퇴직예정일로 승인하여 왔고, 망인에 대하여도 그가 지정한 희망명예퇴직일자를 명예퇴직예정일로 승인하면서 망인을 명예퇴직대상자로 확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 공사는 명예퇴직 승인 당시 망인이 폐암으로 명예퇴직예정일까지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보여지는 점등 피고 공사의 그 동안의 명예퇴직제도 운영실태, 이 사건에서 명예퇴직의 합의에 이르게 된 경위, 명예퇴직승인일과 명예퇴직예정일 사이의 기간, 이 사건 명예퇴직신청 당시의 망인의 건강상태 등에 비추어 이 사건 명예퇴직합의 당시의 망인과 피고 공사의 의사는 사망의 경우까지도 상정하여 어떠한 경우에도 반드시 명예퇴직예정일까지 근로관계의 존속을 조건으로 한 취지는 아니었다고 판단되므로 결국 피고 공사는 망인의 상속인들인 원고들에게 피고 공사의 보수규정상 인정되는 명예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명예퇴직금지급청구권의 시효소멸 여부
당사자들의 주장
피고 공사는, 피고 공사가 망인이나 그 상속인들인 원고들에게 명예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지라도 그 명예퇴직금은 위 명예퇴직예정일 당시 시행중인 구 근로기준법(1997.3.13. 법률 제5305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근로기준법이라고 한다) 제18조 소정의 임금에 해당하므로 위 명예퇴직금채권에 대하여도 같은 법 제41조 소정의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된다 할 것인데, 원고들은 위 명예퇴직효력발생일인 1992.7.2.부터 이미 3년의 기간이 도과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한 2001.4.13.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위 명예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음이 이 사건 기록상 분명하므로 위 명예퇴직금채권은 위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이미 전부 소멸되었다고 항변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명예퇴직의 합의안에는 일정한 근속요건을 충족하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년 이전에 퇴직하는 것을 부담으로 하여 금전 보상을 약속하는 민법상의 부담부 증여 혹은 증여유사의 무명계약이 포함되어 있고 따라서 이 사건 명예퇴직금 지급청구권은 위 계약에 따른 급부이행청구권으로 민법상의 소멸시효기간을 적용받아 10년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판 단
구 근로기준법상 임금 및 임금채권의 단기소멸시효 관련규정
구 근로기준법 제18조는 임금에 관하여 ‘사용자가 근로의 대상으로 근로자에게 임금, 봉급 기타 여하한 명칭으로든지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같은 법 제41조(현행 근로기준법 제48조와 같다)는 ‘임금채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한 때에는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고 규정하여 임금채권에 대하여 3년간의 단기소멸시효 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명예퇴직금채권의 법적 성격
명예퇴직이라 함은 사용자가 정한 근속연수, 연령 등 일정 자격요건을 갖춘 근로자가 조기퇴직의 신청을 하면 사용자가 해당 요건을 심사한 후 이를 승인함으로써 이루어지는 합의에 의한 근로관계의 종료를 가리키며, 이러한 합의가 있은 후에는 당사자 일방이 임의로 그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없고, 이 합의에 따라 명예퇴직예정일이 도래하면 근로자는 당연히 퇴직되는 것이며 사용자는 명예퇴직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인데, 그 효력은 명예퇴직자로 확정된 때가 아니라 확정된 명예퇴직예정일에 비로소 발생한다.
일반 사기업체나 국·공영기업체에서 위와 같은 내용의 명예퇴직제도를 두는 취지는, 근로자수 감축에 의한 감량경영이나 노령화로 인하여 점차 업무추진능력이 쇠퇴되어 가는 근로자의 명예로운 조기퇴직을 유도하여 젊고 우수한 인력의 인사적체를 해소함으로써 근로자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그 기업조직의 활성화 및 업무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다는 차원에서, 사용자가 정한 근속연수, 연령 등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춘 자들로서 아직 정년에 도달하지 아니한 해당 근로자들이 정년에 이르기 전에 자진하여 조기퇴직 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퇴직금 이외에 취업규칙이나 보수규정 등에서 정하고 있는 계산방식에 따라 산정된 금원(이는 통상 ‘명예퇴직금’ 또는 ‘조기퇴직금’이라는 명목하의 금원으로 지급된다. 이하 ‘명예퇴직금’이라고 한다)을 추가하여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므로 보건대, 위와 같은 명예퇴직금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명예퇴직금이 근로자의 사기를 앙양하고 퇴직 후의 생계보장에 기여하는 측면이 강하여 사회보장적 성격이 짙고 공로보상적 성질도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으나 한편으로 그 대상자가 사용자가 정한 일정한 근속연수를 충족하고 정년까지 얼마 남지 않는 성실한 장기근속 근로자로 한정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명예퇴직금 안에는 해당 직위에서 퇴임하는 자에 대하여 그 재직 중의 직무집행의 대가로서 지급되는 후불적 임금으로서의 성질도 함께 갖고 있다 할 것이고 그 법적 성질은 퇴직금과 유사하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0.6.8.자 2000마1439 결정).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면,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 공사에서 운용되는 이 사건 명예퇴직제도는 일정한 근속요건(근무연수가 20년 이상인 자로서 정년까지의 잔여기간이 10년 이내)에 해당하는 근로자에게 모두 보장되어 있는 제도이고 명예퇴직자에게 지급되는 명예퇴직금도 그 지급범위가 취업규칙과 보수규정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는 근로계약상의 채무임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 공사가 지급하는 이 사건 명예퇴직금은 조기퇴직에 대한 보상의 성격을 가지는 한편 장기간 근속한 근로자에 대하여 재직 중의 근로제공에 대한 대가로서 미지급한 임금을 조기퇴직의 점을 감안하여 퇴직금에 추가하여 지급되는 후불적 임금의 성격도 아울러 가지고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명예퇴직금은 퇴직금 유사의 성격을 가진 후불임금이라고 할 것이다.
소결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 공사에서 운용되는 명예퇴직제도에 따른 명예퇴직금은 그 직위에서 퇴직하는 근로자의 재직 중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되는 후불적 임금으로서의 성질을 갖고 있고 이는 구 근로기준법 제18조 소정의 임금에 포함된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명예퇴직금 채권은 같은 법 제41조 소정의 3년간의 단기소멸시효에 관한 규정이 당연히 적용되는 임금채권이라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에 있어 망인의 명예퇴직예정일은 1992. 7. 2.로 확정되었으므로 그의 명예퇴직의 효력 및 이에 따른 망인이나 그 유족들로서 망인의 재산을 상속한 원고들의 피고 공사에 대한 이 사건 명예퇴직금채권도 그때부터 발생하였다 할 것인데, 원고들은 그때로부터 이미 3년의 기간이 도과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한 2001.4.13.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위 명예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음이 이 사건 기록상 분명하므로 위 명예퇴직금채권은 위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이미 전부 소멸되었다 할 것임에도 위 명예퇴직금채권이 여전히 유효하게 존속함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나머지 점에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고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재판장 판사 전효숙, 한정규, 윤성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