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의 반소에 관한 부분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7,810,512원 및 이에 대한 2014. 12. 10.부터 다 갚을 때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피고(반소원고)의 나머지 주위적 청구 및 나머지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통틀어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심판 대상
제1심에서 원고는 본소로 3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피고는 반소로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 중 3,000만 원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제1심판결은 원고의 본소와 피고의 반소를 모두 기각하였고, 그에 대해 피고만이 피고 패소 부분에 대해 항소하였으므로(청구가 기각된 반소와 본소, 반소의 소송비용 부담 부분에 대해 항소한다는 것이다) 이 법원의 심판대상은 반소 청구와 소송비용 부담 부분이다.
피고는 제1심에서 반소로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 중 3,000만 원을 청구하면서 지연손해금 청구만 달리 하여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를 하였다가, 이 법원에서는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의 내역과 액수를 일부 달리 구성하는 방식으로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를 하는 2018. 12. 28.자 준비서면을 제출하여 진술하고 이 법원의 제4회 변론기일에서 청구를 변경하는 취지임을 분명히 하였으므로, 피고가 이 법원에서 2018. 12. 28.자 준비서면대로 반소 청구를 변경하였고 항소취지도 그에 따라 변경된 것으로 본다.
기초 사실
원고는 무역보험법에 따라 무역보험 사업을 하기 위하여 설립된 특수법인이다. 피고는 원고의 B으로 재직하였다.
피고는 2014. 10. 16. 원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고 다음 날부터 출근하지 않았다. 원고는 2014. 11. 25. 피고의 사직서를 수리하였다.
원고는 2014. 11. 28.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권 2,000만 원을 청구채권으로 하고 피고를 채무자, 원고를 제3채무자로 하여 '피고가 원고로부터 수령하는 급료(본봉 및 제수당), 상여금 등 일체의 보수 중 제세공과금을 뺀 잔액의 1/2씩 청구금액에 이를 때까지의 금액과 청구금액에 달하지 않은 사이에 퇴직한 때에는 퇴직금 중 제세공과금을 뺀 잔액의 1/2씩 청구금액에 이를 때까지의 금액'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하였고, 그에 따라 2014. 12. 8. 피고의 임금 및 퇴직금 채권에 대한 '이 사건 가압류' 결정(서울중앙지방법원 2014카단812430호)이 내려졌다.
원고는 2014. 10. 21. 피고에게 임금 3,523,737원을 지급하였고, 피고의 퇴직금을 16,319,524원으로 산정한 가운데 퇴직금 16,319,524원에서 퇴직소득세 635,000원, 주민세 63,500원, 연말정산 정산액 696,359원을 공제하고 이 사건 가압류에 따라 퇴직금 16,319,524원에서 제세공과금(퇴직소득세, 주민세)을 공제한 잔액의 1/2인 7,810,512원을 뺀 나머지를 7,114,153원로 산정하여, 2014. 12. 16. 피고에게 퇴직금 중 7,114,153원을 지급하고 7,810,512원은 지급을 보류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가압류 결정 후 3년이 경과하기 직전인 2017. 12. 4. 이 사건 가압류를 신청한 것과 유사한 내용으로 피고에게 3억 원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이 사건 본소를 제기하였다가, 피고가 2017. 12. 18. 답변서를 제출하여 원고의 주장을 다투자 2018. 1. 9. 소취하서를 제출하였다.
한편, 피고는 2017. 12. 12.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통지(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한다)하고, 2018. 1. 12. 원고의 소취하에 대한 부동의서를 제출한 다음 2018. 1. 18.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반소를 제기하였다.
이 사건 가압류 결정은 2018. 1. 12. 피고의 이의신청에 따라 2018. 5. 1.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취소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8카단800677호).
그런데 원고는 다시 이 사건 가압류의 피보전권리와는 다른 내용의 손해배상청구권 2,000만 원을 청구채권으로 하여 피고의 임금 및 퇴직금 채권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하였고, 그에 따라 2018. 2. 1. 가압류 결정(서울중앙지방법원 2018카단801318호)이 내려졌다. 그러나 이 가압류 결정도 원고가 제소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18. 6. 11. 취소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8카단806056호).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7, 8, 13, 21, 23호증, 을 제2호증의 1 내지 5, 을 제4호증의 1, 2, 을 제8, 10,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과 쟁점의 정리
피고는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을 청구하면서 주위적으로 피고가 2014년 11월분 임금까지 받을 수 있는 경우 ① 이 사건 가압류에 따라 지급이 보류된 2014년 10월분 임금 4,571,483원, ② 이 사건 가압류에 따라 지급이 보류된 퇴직금 7,810,512원, ③ 2014년 11월분 임금 9,685,000원, ④ 미지급 연차수당 1,752,803원, ⑤ 이 사건 가압류와 무관하게 미지급된 퇴직금 9,727,456원(이는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한 것이고 피고는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한 8,995,066원도 주장하고 있다)의 합계 33,547,253원 중 3,000만 원의 지급을 청구하고, 예비적으로 피고가 2014년 10월분 임금까지 받을 수 있는 경우 ① 이 사건 가압류에 따라 지급이 보류된 2014년 10월분 임금 4,571,483원, ② 이 사건 가압류에 따라 지급이 보류된 퇴직금 7,810,512원, ③ 미지급 연차수당 1,745,771원, ④ 이 사건 가압류와 무관하게 미지급된 퇴직금 9,598,821원(이는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한 것이고 피고는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한 8,937,591원도 주장하고 있다)의 합계 23,726,588원의 지급을 청구한다. 주위적·예비적 청구 중 ①, ② 청구는 공통되므로, 주위적 청구의 ③, ④, ⑤ 청구와 예비적 청구의 ③, ④ 청구가 진정한 주위적·예비적 관계에 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지급받을 임금 및 퇴직금의 근거와 액수가 다투어지기도 하지만, 피고가 주장하는 임금 및 퇴직금 채권의 소멸시효가 경과하였는지도 문제되고 있다. 원고는 피고가 주장하는 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하고, 그에 대해 피고는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먼저 소멸시효 경과 여부에 대해 판단한다.
판단
피고가 반소로 구하는 임금 및 퇴직금 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은 3년이다(근로기준법 제49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 그 소멸시효는 적어도 피고가 퇴직한 2014. 11. 25.부터 진행하는데(피고는 피고의 사직서 제출 후 진행된 징계 절차의 문제도 지적하지만, 피고가 퇴직금을 청구하는 이상 퇴직 자체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퇴직금 일부가 지급된 2014. 12. 16.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반소는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인 2018. 1. 18. 제기되었다.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는 피고 주장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원고가 피고의 퇴직 후인 2014. 12. 16. 피고에게 7,114,153원을 지급하여 임금 및 퇴직금 채무를 승인하였고, 피고가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않은 2017. 12. 12. 이 사건 통지로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을 최고하고 최고일부터 6개월이 경과하지 않은 2018. 1. 18. 이 사건 반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소멸시효 중단 사유로서의 채무의 승인은 시효이익을 받을 당사자인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권리를 상실하게 될 자에 대하여 그 권리가 존재함을 인식하고 있다는 뜻을 표시함으로써 성립하며, 그 표시의 방법은 아무런 형식을 요구하지 아니하고, 또 그 표시가 반드시 명시적일 것을 요하지 않고 묵시적인 방법으로도 가능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 묵시적인 승인의 표시는 적어도 채무자가 그 채무의 존재 및 액수에 대하여 인식하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그 표시를 대하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채무자가 그 채무를 인식하고 있음을 그 표시를 통해 추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행해져야 한다(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5다64552 판결 등 참조). 또한, 시효완성 전에 채무의 일부를 변제한 경우에는 그 수액에 관하여 다툼이 없는 한 채무승인으로서의 효력이 있어 시효중단의 효과가 발생한다(대법원 1996. 1. 23. 선고 95다39854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의 퇴직 후 피고의 퇴직금을 16,319,524원으로 산정하여 이 사건 가압류에 따라 퇴직금 중 7,810,512원의 지급을 보류하고 제세공과금 등을 공제한 7,114,153원만을 피고에게 지급하였을 뿐이어서(피고는 갑 제6, 10호증 등을 들어 이 사건 가압류에 따라 2014년 10월분 임금 4,571,483원도 지급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4,571,483원을 제외한 나머지 임금 3,523,737원이 피고에게 지급된 2014년 10월분 임금의 지급일 2014. 10. 21.은 이 사건 가압류가 있기 전이고 4,571,483원의 공제는 원고 입장에서 사직서 제출 후 피고의 근무를 결근으로 처리한 사정이 반영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으므로, 이 사건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주장하는 2014년 10월분 임금이 이 사건 가압류에 따라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없다) 당시 원고가 퇴직금 16,319,524원 외에 피고에게 추가로 지급할 임금 및 퇴직금 채무의 존재와 액수를 인식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인식하였다면 이 사건 가압류 청구금액을 한도로 임금과 퇴직금의 지급을 추가로 보류했을 것이다), 퇴직금의 일부인 7,114,153원을 지급한 사실을 들어 뒤늦게 이 사건에서 피고가 지급을 구하여 결과적으로 존재와 액수에 대해 다툼이 있는 임금 및 퇴직금 채무(퇴직금 16,319,524원을 제외한다)의 존재와 액수를 인식하고 있다는 취지를 피고에게 표시하여 채무를 승인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
다만, 지급이 보류된 퇴직금 7,810,512원은 그와 동일한 채무인 퇴직금 7,114,153원의 지급으로 원고가 그 채무를 묵시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원고가 피고의 퇴직금을 16,319,524원으로 산정하여 그 채무를 명확히 인식한 가운데 이 사건 가압류에 따라 그중 7,810,512원의 지급을 보류하고 일부 변제로 7,114,153원만 피고에게 지급하였고, 7,810,512원의 지급 보류는 이 사건 가압류에 따른 것이기는 해도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할 채무임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이 부분에 대해 소멸시효를 주장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가압류 결정에 대해 피고가 이의신청이나 취소신청을 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가압류 자체를 피고의 권리 행사에 대한 법률상의 장애 사유로 보긴 어렵다. 하지만 원고가 이 사건 가압류 후 장기간 본안 소를 제기하지 않다가 그로 인한 가압류 취소 사유가 발생하기 직전 그에 대한 본안 소로 이 사건 본소를 제기하였다가 곧바로 취하한 점, 가압류 이의 절차에서 이 사건 가압류의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가압류가 취소된 점에 비추어, 이 사건 가압류는 피보전권리의 근거가 없는 부당 가압류로 볼 수밖에 없다. 근거 없는 부당 가압류로 퇴직금 중 7,810,512원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장기간 피고의 권리 행사를 현저히 곤란하게 한 원고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7. 2. 15. 선고 2014다230535 판결 등 참조).
결국 원고가 2014. 12. 16. 피고에게 퇴직금 7,114,153원을 지급한 것은 지급이 보류된 퇴직금 7,810,512원에 대해서는 채무를 승인한 것이지만, 피고가 주장하는 나머지 임금 및 퇴직금 채권까지 승인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최고한 이 사건 통지는 피고가 퇴직한 2014. 11. 25.부터는 3년이 경과하였지만 2014. 12. 16.부터는 3년이 경과하지 않은 2017. 12. 12. 원고에게 도달하였고, 피고는 그로부터 6개월 내인 2018. 1. 18. 이 사건 반소를 제기하였다. 퇴직금 7,810,512원의 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지만, 피고가 주장하는 나머지 임금 및 퇴직금 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 중 7,810,512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퇴직일부터 14일이 경과한 2014. 12. 10.부터 다 갚을 때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가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한 불복은 본안의 재판에 관한 상소의 전부 또는 일부가 이유 있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된다(민사소송법 제391조, 대법원 2019. 4. 3. 선고 2018다271657 판결 등 참조). 제1심판결은 원고의 본소 청구와 피고의 반소 청구를 모두 기각하면서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하도록 하였다. 이 법원은 피고의 반소 청구만 심판하였지만 반소 청구 부분에 대한 피고의 항소 일부가 이유 있고, 제1심판결에서 본소와 반소의 소송비용을 구분하지 않고 일체로 부담을 정하였으므로 민사소송법 제105조에 따라 본소와 반소의 소송 총비용 부담을 새로 정한다. 원고가 본소에서 패소한 점, 피고가 반소에서 일부 승소하였지만 피고의 거듭된 문서제출명령 신청에 대해 원고가 협조하지 않아 소송이 지연된 점 등의 사정을 반영하여, 민사소송법 제100조, 제101조에 따라 소송 총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통틀어 원고가 부담하는 것으로 정한다.
결론
피고의 반소 청구 중 주위적 청구는 일부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주위적 청구와 나머지 예비적 청구(주위적 청구에서 인용된 부분 제외)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피고의 항소는 일부 이유 있으나 피고가 이 법원에서 청구를 변경함에 따라 제1심판결의 반소에 관한 부분을 주문과 같이 변경하고, 소송 총비용의 부담도 주문과 같이 정한다.
판사 윤승은(재판장) 황승태 이예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