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2019. 2. 28.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주식회사 B 부당 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 총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 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아래와 같이 고치거나 추가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 중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고치거나 추가하는 부분]
제1심판결 7면 밑에서 9행부터 8행까지를 아래 글상자 내용으로 고친다.
제1심판결 13면 첫 번째 글상자 다음에 "또한 M 이사는 2018. 5. 24. 원고에게 '시발 뭐, 앉아서 빨리 그 시간에 내가 다른 일 안 시킬게요. 그런 일 시킬 거야. 알아보는 거. A 차장을 위해서도 그게 나아.'라고도 말하였다(갑 제18호증)."를 추가한다.
제1심판결 16면 1행의 "16호증,"을 "16, 18호증,"으로 고친다.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은 일방적인 의사에 따라 사직의 의사가 없는 원고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게 함으로써 원고를 해고하였다. 나아가 참가인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없는 상태에서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은 채 원고를 해고하였으므로, 이는 경영상이유에 의한 해고의 정당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부당해고이다. 그런데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하였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 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참조).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더라도, 사직의 의사가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 · 제출하게 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1992. 7. 10. 선고 92다3809 판결,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95974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와 갑 제8호증의 2, 제10호증의 2, 을나 제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 사실과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2018. 5. 28. 자신의 일방적인 의사에 따라 원고를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D 전무는 원고에게 2018. 2. 1. '다른 회사를 알아봐라'는 취지로 말하였고, 2018. 5. 4.에는 같은 달 20.까지 업무 인수인계를 마무리할 것을 지시하며 퇴사 일자를 특정하기까지 하였다. 이후 I 부장은 2018. 5. 10. 원고와 50분가량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 과정에서 원고가 "그 당시에는 필요해서 뽑아 놓고는 이제 와서 필요 없다고 내보내면 어떻게 하느냐"면서 서운함을 토로하자, 원고의 업무 성과가 저조하다는 취지로 넌지시 언급하며 2018. 5. 20.까지 퇴사 준비를 마칠 것을 여러 차례 독촉하기도하였다. 이렇듯 참가인이 3개월에 걸쳐 원고의 퇴사를 종용하여 온데다가 퇴사에 따른 처리 방침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자, 원고는 위로금 명목으로 돈을 받을 생각이 있는지 확실히 대답하라는 I 부장의 질문에 "그러니까 어떤 답을 원하시는데?"라면서 마지 못해 이를 수락하였다. 이처럼 참가인은 2018. 5. 10.경까지 원고가 퇴사해야 한다는 확고한 방침을 원고에게 여러 차례 전달하였던 반면, 원고는 그 무렵까지 퇴사할 의사가 없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원고가 2018. 5. 중순경 퇴사를 전제로 코막힘 수술을 받고자 하였다거나 참가인의 지시에 따라 업무 인수인계 준비를 마친 것이 자신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른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이는 원고를 퇴사시키려는 참가인의 의사가 분명함을 확인함에 따라 부득이하게 한 행동으로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참가인의 확고한 의사를 확인하고, 자신을 퇴사시킬 것이라면 3개월의 급여에 상당하는 퇴직위로금이라도 지급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D 전무는 2018. 5. 23. 1개월 급여에 상당하는 퇴직위로금을 제시하면서, 위 돈이 근로기준법 제26조에서 정한 해고 예고수당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말하는 원고에게 위 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 "회사에서는 별도로 다른 행위를 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하였다. 결국 합의가 결렬되자, 참가인은 같은 날 자동화사업부와 기술부에서 근무하였던 원고를 생산부로 발령하는 한편, 이틀 후인 2018. 5. 25.까지 복리후생으로 제공된 기숙사로부터 퇴거할 것을 지시하였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원고의 퇴사를 압박하는 동시에 자신이 제시한 퇴사 조건을 관철시키려는 수단으로 원고를 생산부로 발령하고 기숙사로부터 퇴거할 것을 지시하였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원고는 위 인사발령에 관하여 I 부장에게 "인수인계서도 다 써두고 퇴사 정리를 마쳤는데 갑자기 생산부로 왜 발령하느냐"고 말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D 전무의 발언과 원고가 근무하였던 부서 등을 고려하면, 이는 퇴사에 관한 합의를 이행하지 않는 데 대한 항의라기보다는 참가인이 제시한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은 직후 자신을 급작스럽게 처음 근무하는 부서로 배치한 저의를 묻는 취지로 보인다. 더군다나 원고는 서울 금천구에 거주지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개인회생절차의 회생계획을 이행 중이어서 금전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상황이었을 것으로 보임에도, 기숙사에서 퇴거한 직후인 2018. 5. 26. 임대차보증금 50만 원, 월차임 30만 원을 지급하고 참가인의 본점 인근에숙소를 마련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정황들은 원고가 그 당시까지 참가인에 계속 근무할 의사가 있었음을 뒷받침한다.
참가인의 생산부를 총괄하는 M 이사는 2018. 5. 24. 생산부에 처음 배치된 원고에게 "생산부에서 원고가 할 일이 없다."면서 욕설과 함께 "다른 일은 시키지 않고 알아보는 일만 시키겠다."라고 말하였고, 2018. 5. 28.에는 일자를 특정하며 "6월 15일까지 시간을 주겠다."라고 말하였는데, 그 전체적인 의미는 '참가인의 업무를 부여하지 않을 것이고, 시간을 줄 것이니 다른 직장을 알아보라'는 취지로 충분히 해석할 수 있다. 이렇듯 참가인은 원고의 인사발령 이후에도 과업을 부여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퇴사를 계속하여 강요하였고, 그 결과 원고는 2018. 5. 28. I 부장과 사직서의 작성 제출 시점에 관하여 논의한 것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출근하지 않았다.
원고는 2018. 6. 5. 무단결근 중이니 사직서를 제출하라는 I 부장의 문자메시지에 "5월 28일까지 출근하기로 하고 인사하고 나왔고, 사직서 받아서 나왔는데 이제 와서 무슨 소리세요? 5월 29일 아침에 전화를 주시던가요. 이제 와서 딴소리 하세요?"라고 답장한 다음 사직서를 제출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3개월에 걸쳐 원고의 퇴사를 압박하였고, 원고를 처음 근무하는 부서로 배치한 다음 아무런 업무를 부여하지 않는 등의 방법을 통하여 최대한 원고가 자발적으로 퇴사한 듯한 모양새를 만들고자 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원고로서는 당시 참가인이 무단결근을 이유로 징계해고 등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퇴사처리 과정에서 불이익을 가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가 지방노동위원회 심의 과정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한 '퇴직금 등에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어 위 문자메시지를 보낸 후 부득이하게 사직서를 제출하였다'는 주장은 수긍할 수 있다. 또한 설령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빨리 많은 퇴직금을 받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였더라도, 이는 원고를 그 의사와 무관히 퇴사시키려는 참가인의 뜻에 따라 원고의 퇴사가 이미 확정된 상태에서 내린 판단일 뿐이므로,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인정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는다.
근로기준법 제24조에 따른 정리해고의 정당성 유무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 내지 제3항에 의하면,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에게 해고를 하려는 날의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
여기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라 함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삭감이 필요한 경우도 포함되지만, 그러한 인원삭감은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은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및 전근 등 사용자가 해고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 방법과 정도는 확정적 ·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당해 사용자의 경영위기의 정도,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8두44647 판결 참조).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의 경우에는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정리해고에서도 사용자가 정리해고의 정당성을 비롯한 정리해고의 요건을 모두 증명해야 한다(위 2018두44647 판결 참조).
판단
갑 제2호증, 을나 제11의 각 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은 2017년도 수주액을 704억 원으로 계획하였던 반면 2018년도 목표 수주액은 450억 원으로 계획하였던 사실, 이에 참가인의 임원들이 2018. 2. 1. 경영 악화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 끝에 원고가 배치된 '자동화 사업부'를 폐지하기로 결정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와 갑 제7, 1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 사실과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 사실만으로 이 사건 해고가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참가인의 2017년, 2018년 실제 매출액과 영업수입, 이에 따른 자산 및 부채의 규모와 변동 추이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다. 이 사건 해고 무렵 원고 외에 퇴사한 근로자는 없는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참가인은 2017. 11.경 내부자료에서 '콘베어 사업부'에 4명의 임직원을 추가 채용할 것을 계획하였으며, 실제로 원고를 해고하기 직전인 2018. 3.경 위 사업부에 신규 사원을 모집하였으므로, 참가인에게 영업이익의 감소 내지 손실 때문에 인원삭감을 하여야 할 정도의 경영상 긴박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참가인의 주장에 따르면 참가인의 사업부문 중 원고가 근무하는 '자동화 사업부'의 수익성이 급격하게 악화되자 이를 폐지하였다는 것인데(2019. 12. 15.자 준비서면 3면, 2020. 10. 22.자 준비서면 2면), 정리해고의 요건으로 요구되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란 기업의 일부 영업부문 내지 영업소의 수지만을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기업 전체의 경영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9. 4. 27. 선고 99두202 판결 참조), 설령 참가인이 주장하는 사실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정리해고의 요건으로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을 갖추었다고 볼 수는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 직전에 신규 사원을 채용하였다. 그런데 원고와 신규 사원이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상호관계 등을 알 수 있을 만한 별다른 자료가 없는 이상, 원고를 해고하고 신규 사원을 채용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참가인이 신규 채용에 앞서 직무교육 등을 통해 원고의 고용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였다거나, 근무시간 단축 등을 통해 이 사건 해고를 피하려는 조치를 취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정황도 없다.
소결론
이 사건 해고는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참가인의 일방적인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태환(재판장) 강문경 진상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