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4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이 퇴직한 근로자 E에게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위 E에 대한 월 급여는 100만 원이고 그 외에 지급한 50만 원은 추후 영수증을 첨부하여 정산한 경비로서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바, 퇴직금은 위 경비를 제외한 100만 원을 평균임금으로 하여 산정하여야 한다. 또한 피고인은 위 E에게 3차례에 걸쳐 2,000만 원을 가불하여 주었고 2011년과 2012년 합계 700만 원을 임금으로 지급한 바 있으므로, 위 금액 상당의 임금은 지급되었다고 보아 미지급 임금액 산정 시에 이를 공제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이 사실을 오인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임금 3,250만 원과 평균임금을 150만 원으로 하여 산정한 퇴직금 22,010,880원의 미지급)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양형부당
설령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가 유죄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건강이 좋지 않은 점, 재범 가능성이 없고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벌금 4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2. 7. 20.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사기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같은 해 9. 26. 위 판결이 확정되었고, 2014. 6. 12. 같은 법원에서 사기죄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아 2015. 2. 12.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와 같이 각 판결이 확정된 죄와 이 사건 범행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형의 감경 또는 면제 여부까지 검토한 후에 형을 정하여야 하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에 대하여 살펴본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미지급 퇴직금에 관하여(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항)
근로기준법 제2조는 임금에 관하여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임금, 봉급, 기타 어떠한 명칭으로든지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으로 정의하고 있어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금품의 명칭에 따라 임금인지 아닌지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지급조건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자에게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것이라면 근로의 대가로서 임금의 성질을 가진다.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근로자 E은 2008. 6.부터 급여를 받을 때 100만 원과 경비 50만 원으로 구분하여 송금받았는데, 당심 증인 I은 근로자가 자동차를 가지고 있는 경우 유류비 등으로 하여 50만 원(자동차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 30만 원)이 매월 급여 외에 일률적으로 지급되었다고 진술하여, 위 경비 50만 원은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지급된 것으로서 임금의 성질을 가진다고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은 영수증을 첨부하여 정산이 필요한 돈이라고 주장하나, 실제 근로자와 정산하여 사용하지 않은 금원을 추후 반환받았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고 실제로 사용한 돈이 50만 원이 되지 않아 이에 미달하는 영수증이 첨부되더라도 피고인이 50만 원을 지급한 사실에 비추어, 위 돈이 실비 변상적인 성격을 띤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2008. 6.부터 100만 원과 경비 50만 원으로 구분하여 급여가 지급되었으나, E은 2008. 5.까지는 월 급여로 140만 원을 송금받았는바, 2008. 6.부터 월 급여가 100만 원으로 줄어들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전혀 없고, 오히려 그 무렵 150만 원으로 급여가 오르면서 그 지급 시에 항목만 구분하여 지급된 것으로 보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하는 점, ④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E에 대한 월 급여가 150만 원인 사실은 인정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경비로 지급한 50만 원의 성질은 임금이고, 따라서 피고인은 E에 대하여 월 급여로 150만 원이 지급되었음을 전제로 퇴직금을 산정하여 이를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미지급 임금에 대하여(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항)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서울 구로구 C에 있는 D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70명 이상을 고용하여 건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인데, 위 사업장에서 1996. 9. 24.부터 2011. 9. 20.까지 근무하고 퇴직한 E의 2009. 12.부터 2011. 8.까지의 임금 3,150만 원(임금 150만 원 × 21개월) 및 2011. 9. 임금 100만 원 합계 3,250만 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를 종합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E은 2009년경 자동차를 구입할 때 피고인으로부터 600만 원을 차용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면서 위 금액 상당액은 미지급 임금에서 공제되어야 한다고 진술한 점, ② 피고인은 E에 대하여 임금을 체불하기 시작한 2009. 12. 이후인 2011. 3.부터 같은 해 5.까지 3개월 동안 매월 말일에 100만 원씩을 E에게 지급하였는바, 그 지급일자와 금액에 비추어 피고인의 자금 사정상 경비 50만 원을 제한 100만 원씩만 급여로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E은 현장 운영관리인들의 식대 겸 현장 관리비로 위 300만 원을 받았다고 진술하였으나, E에게 위 금원이 지급된 날 D 계좌에서 여러 건의 다른 계좌로 급여로 추정되는 금액이 이체되었다는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금액이 급여와 무관한 실비로 지급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2009. 12.부터 2011. 9.까지 임금 합계 3,250만 원 중 900만 원(= 600만 원 + 300만 원)에 대하여는 임금 지급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서 피고인이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인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은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피고인은 위 금원 외에도 E에게 가불금 1,400만 원과 임금 400만 원을 지급하였으므로, 이에 관하여도 피고인이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금액 상당액에 관하여 지급의무를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 전체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는 일부 이유 있고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도 있으므로 원심판결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