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 10. 15. 선고 2018노1138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피고인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양형부당)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1)

주식회사 B에 관하여

D이 주식회사 B(이하 'B'이라고만 한다)에서 근무한 것과 관련하여, 피고인과 D 사이에 퇴직금을 월급에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가 이루어졌고 이에 따라 D에게 퇴직금이 포함된 월급을 지급하였다.

그럼에도, 원심 판시 제1항 기재와 같이 D의 B 근무 관련 퇴직금 미지급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주식회사 E에 관하여

D과 H가 주식회사 E(이하 'E'이라고만 한다)에서 근무한 것과 관련하여, D과 H가 국민건강보험료 및 국민연금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으려고 월 근무일수를 줄여 신고 했다가 퇴직하게 되자 퇴직금을 더 받기 위해 월 근무일수를 25일로 하여 신고함에 따라, E은 D과 H에 대해 부과된 국민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보험료를 전부 납입하였다.

H의 경우, 원래 지급할 퇴직금 8,010,299원에서 E이 납입한 H에 대한 보험료 중 H의 부담분 4,865,280원[=(국민건강보험료 4,161,420원+국민연금보험료 5,569,140원)×1/2]이 상계 내지 공제되어야 한다.

그리고 D의 경우, 원래 지급할 퇴직금 10,395,290원에서 E이 납입한 D에 대한 보험료 중 D의 부담분 6,449,230원[=(국민건강보험료 5,761,460원+국민연금보험료 7,137,000원)×1/2] 및 D이 E의 법인 카드를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여 E에게 입힌 손해 상당액 4,415,350원과 D이 E의 공구류 5개를 보관·사용하고 반납하지 않아 E에게 입힌 손해 상당액 1,114,000원을 상계 내지 공제하면, D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금은 없다.

그럼에도, 원심 판시 제2항 기재와 같이 D 및 H의 E 근무 관련 퇴직금 미지급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전항과 같은 사정에, 관련 민사소송 사건들의 결과에 따라 H, D에 대해 퇴직금을 지급하였거나 지급할 예정인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원심의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B 관련 주장에 대하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그러한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설령 피고인과 D 사이에 피고인 주장과 같은 퇴직금을 월급에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이하 '피고인 주장 합의'라 한다)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이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에 해 당한다고 볼 수 없어 무효이고, 그에 따른 월급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은 없다.

그리고 피고인 주장 합의에 기해 D에 대한 퇴직금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두고, 이를 퇴직금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도 없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참조).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2)

E 관련 주장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경제적·사회적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바,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역시 마찬가지이다(대법원 1990. 5. 8. 선고 88다카26413 판결 등 참조). 다만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 후 그 재직 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근로자가 비록 재직 중에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위 초과 지급한시기와 상계권 행사의 시기가 임금의 정산, 조정의 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근접하여 있고 나아가 사용자가 상계의 금액과 방법을 미리 예고하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때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3. 12. 28. 선고 93다38529 판결, 대법원 1995. 12. 21. 선고 94다2672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이미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그것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어 사용자가 같은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갖게 된 경우에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하는 때에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기록을 살펴보면, 피고인이 D과 H에 대해 주장하는 바와 같은 국민건강보험료 및 국민연금보험료 관련 채권들과 손해배상 채권들은 D과 H의 퇴직금 채권과 상계할 수 있는 채권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에게 동종 벌금 전과가 1회 있는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이 퇴직금 산정액과 그 미지급 사실 자체는 다투지 않고 인정하고 있는 점, 피고인 측에서 원심 재판 중 H에게 관련 민사소송 사건(의정부지방법원 2017가소314674 등 사건)에서 확정된 판결에 따른 금액을 전부 지급한 점,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 측과 D 사이의 관련 민사소송 사건(서울남부지방법원 2018나2016 사건)에서 확정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에 따른 금액이 압류·추심명령을 거쳐 전부 지급된 점 등의 유리한 정상이 있다.

여기에 동종사건 양형례를 기초로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너무 무겁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양형부당을 다투는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