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4. 19. 선고 2020노1387 판결

근로기준법위반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E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하여 근로계약 체결 과정에서 수습 사용 근로자인지 여부가 명시되지 않았고, 그 외 수습 사용 근로자에 관한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도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E은 정식 사원으로 채용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설령 피고인이 E을 1개월의 수습기간을 정하여 채용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2019. 1. 10. 수습기간이 종료되었고 E은 같은 달 11.에도 같은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이 날부터 정식사원으로 전환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은 E을 해고할 당시 구 근로기준법(2019. 1. 15. 법률 제162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근로기준법'이라 한다) 제26조에 따라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이 구 근로기준법 제35조 제5호의 수습 사용 근로자에 해당하여 해고예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200,000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E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1개월의 수습 사용 기간을 정하였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E이 해고 당시 구 근로기준법 26조 본문의 적용 대상인 '정식 사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1)

피고인이 운영하는 'D'는 시스템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체로, 소프트웨어 개발을 영업으로 하는 회사는 업종의 특성상 프로그램개발자의 업무역량(프로그램 개발 능력, 업무에 임하는 자세, 다른 개발자와의 협업 능력 등)이 회사의 실적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고, 소규모 회사의 경우 개발 직원 개개인의 업무역량에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용자로서는 정규직 채용을 희망하는 프로그램개발자에 대하여 그의 실제 업무역량이 어느 정도인지 직접 확인한 후 정규직 채용 여부를 결정할 필요성이 높다.

2)

피고인은 서울지방노동청 관악지청에서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E에 대하여 1개월간의 수습기간을 거친 이후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고, E에게도 이러한 점을 알렸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3)

반면에 E은 원심 법정에서 "D에서 면접을 본 당일 D로부터 '수습기간 없이 곧바로 정식 직원으로서 근무하게 하고, 급여도 삭감 없이 100% 지급하겠다'라는 내용의 전화 연락을 받았다."라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E은 2019. 1. 21.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진정신고서에 "2018. 12.초경 D에서 면접을 본 뒤에 전화로 합격통보를 받고, 그 즉시 전화로 1개월 수습기간 및 10% 수습기간 동안의 연봉삭감 등에 합의하였다."라고 기재하였고(증거기록 3쪽). 2019. 2. 8. 및 2019. 3. 22. 서울지방노동청 관악지청 조사에서도 "D와 연봉을 30,000,000원(월 2,500,000원)으로 합의하되, 수습기간 1개월간은 10% 제외(월 2,250,000원)하기로 합의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수사기록 6, 13쪽), 이에 비추어 E의 위 진술은 믿기 어렵다.

나.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수습 사용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그 기간 만료 시 본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을 행사하는 것으로(대법원 2005. 7. 15. 선고 2003다50580 판결 참조), 사용자의 평가조치 없이 수습 사용 기간이 만료된 경우 유보된 해약권이 소멸하여 통상의 근로계약으로 이행된다고 보아야 한다.

2)

구체적 판단

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심에서 판시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E과 1개월의 수습 사용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2019. 1. 10. 수습 사용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그 다음 날부터 통상의 근로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피고인이 E을 해고할 당시 E은 정식 사원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은 E에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1)

피고인은 E과 구두로 근로계약에 관하여 합의하면서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기간은 1개월, 그 기간의 급여는 본 급여에서 10%를 감축한 2,250,000원으로 정하여 수습 사용 근로에 관하여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E은 2018. 12. 11.부터 D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였으므로 위 합의에 따라 수습 사용 기간은 2019. 1. 10. 종료하였다[피고인도 2019. 1. 10. 수습 사용 기간이 종료한 사실을 명시적으로 인정하였다(증거기록 49쪽)].

(2)

E은 수습 사용 기간 종료 다음 날인 2019. 1. 11. D에 출근하여 정상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 피고인은 2019. 1. 11. 근무시간(19:00까지)이 종료된 후 E에게 처음으로 해고의사를 표시하였을 뿐, 그 이전에 E에게 해고에 관한 의사를 표시하였다거나 정식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전혀 없다.

(3)

구 근로기준법 시행령(2019. 7. 9. 대통령령 제299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는 "법 제35조 제5호에서 '수습 사용 중인 근로자'란 수습 사용한 날부터 3개월 이내인 자를 말한다."라고 규정하였다. 위 규정은 해고예고의 적용이 제외되는 수습 사용 중인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제정된 것으로, 수습 사용 기간을 명시적으로 정하지 않았거나 장기간으로 정한 경우 수습 사용 근로기간이 3개월을 초과하면 통상의 근로자와 같이 해고예고 대상이 된다는 의미이고, 이 사건과 같이 수습 사용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에도 위 규정에 따라 3개월로 의제된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는 없다.

(4)

더욱이 수습 사용 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경우 근로자에게 거부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하는데(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참조),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E에게 구두로 해고(또는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를 통지하였을 뿐이어서, 그와 같은 통지가 근로기준법에 따라 적법하다고 볼 수도 없다.

(5)

E이 2019. 1. 18. 피고인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해고예고수당을 요구하였음에도(증거기록 11, 27쪽), 피고인은 그 지급을 거부하였으므로, 피고인은 해고예고수당 미지급행위에 관한 인식도 있었다고 판단된다.

나)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 해의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범죄사실 및

피고인은 서울 금천구 B건물 C호에 있는 'D'의 대표자로서 상시 4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시스템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1.

근로계약서 미작성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 근로시간, 제55조에 따른 휴일,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해야 한다. 이 경우 사용자는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소정 근로시간, 제55조에 따른 휴일,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에 관한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8. 12. 11.부터 2019. 1. 11.까지 근무하고 퇴직한 E에게 임금, 소정 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 등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지 아니하였다.

2.

해고예고수당 미지급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8. 12. 11.부터 2019. 1. 11.까지 근무하고 퇴직한 E에게 2019. 1. 11. 업무종료 후 고소인이 회사와 안 맞는 것 같으니 그만두라고 구두 통지하면서 30일 전에 해고예고를 하지 않았고, 해고예고수당 명목으로 통상임금의 30일분에 해당하는 2,500,000원을 해고일에 즉시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