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12. 19. 선고 2024가단250624 판결

임금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1997년경 설립되어 방송사업 및 정보문화 서비스업, 광고사업 등을 목적사업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1997. 1. 28. 방송엔지니어로 피고에 입사하여 기술국 팀장, 디지털기술센터장, 자회사 대표 등의 업무를 거쳐 2020. 5.경부터 주조정실 업무를 수행하다가 2023. 12. 31. 정년퇴직한 피고의 근로자이다.

나.

임금피크제의 도입 및 변경

1)

피고는 2016. 6. 20.경 정부의 정년연장 정책에 따라 C노동조합 D지부(이하 '노동조합'이라 한다)와 단체협상을 통하여 기존 만 58세이던 근로자의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하면서 만 59세와 만 60세의 임금을 각 30%씩 감액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다(이하 '1차 임금피크제'라 한다). 위 임금피크제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생략>

2)

피고는 영업 적자가 계속되자 2019. 12. 6. 노동조합과 단체협상을 통하여 만 60세로 정년을 그대로 두고 정년 4년 남은 해부터 임금을 30% 감액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등 임금피크제의 구체적인 조건을 아래와 같이 수정하기로 하고, 이를 2020. 1. 1.부터 시행하였다(이하 수정된 임금피크제를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생략>

다.

원고에 대한 임금피크제의 적용

원고는 2020. 12.경부터 정년퇴직일인 2023. 12. 31.경까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에 따라 피크임금에서 30%를 감액한 수준으로 조정된 임금을 수령하였다.

라.

임금피크제 적용 이후 원고의 근무형태

1)

원고는 임금피크제 적용 이후부터 퇴직시까지 피고의 미디어기술국 미디어인프라팀의 TD(Technical Director)로 근무하였는데, 주된 업무는 TV주조정실(이하 '주조정실'이라 한다)에서 방송프로그램의 전환 및 송출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2)

주조정실 근무는 일근(09:00~18:00), 야근(18:00~24:00), 조근(24:00~09:00), 비번 (휴무)으로 이루어지는데, 원고를 포함하여 총 8명이 2인 1조를 이루어 4조 3교대 방식으로 '일근 → 야근 → 조근 → 비번'의 순서로 근무하였다.

마.

피고의 보수규정 및 시간외 근무수당 협약 등

1)

피고의 보수규정 및 피고와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시간외 근무수당 협약 중 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이하 피고의 보수규정을 '이 사건 보수규정', 시간외 근무수당 협약을 '이 사건 협약'이라 한다).

<생략>

2)

피고는 이 사건 협약에 따라 원고를 비롯한 근로자들에게 사전에 정해진 시간당 단가를 토대로 산정한 금액을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이하 '초과근로수당'이라 한다) 명목으로 지급하여 왔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11, 23호증, 을 제1, 3, 11,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미지급 임금, 연차수당, 퇴직금 등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1)

원고

피고가 시행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데 그 도입목적이 타당하지 않고 대상 조치가 적절하게 시행되지도 않았으며 그 시행으로 인한 원고의 불이익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삭감된 임금, 연차수당, 법정퇴직금, 근속장려금, 특별성과금 및 퇴직위로금의 미 지급분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전례 없는 경영상 위기 상황에서 피고와 노동조합 간의 합의를 통하여 도출한 대응책이었으므로 그 도입 목적이 타당하고, 피고는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절감된 재원을 고용안정이라는 본래 목적을 위하여 충실하게 사용하였으며, 안식년 제도를 시행하거나 임금 삭감액에 하한을 두는 등 대상 조치를 시행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에 반하는 것이 아니어서 유효하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부당하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유형

원고는 정년을 만 58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면서 도입된 1차 임금피크제와 달리 이미 연장된 정년을 유지한 채로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시기만을 앞당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고령자고용법은 사업주로 하여금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되(제19조),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하고 있는바(제19조의2), 이는 정년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이 당연히 예상되므로, 정년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의 반작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사업주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의무로도 규정한 것인 점, ②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던 점(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 ③ 1차 임금피크제는 기존에 만 58세였던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하며 도입된 것으로 이른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임이 명백한데, 2015년 단체협약 당시 임금피크제를 원점에서 재합의하기로 한 2023년 이전인 2019년 단체협약에서 노사합의를 통하여 시행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1차 임금피크제에 따라 연장된 정년은 그대로 두되 그 적용 시기, 지급률, 하한액 등을 변경 및 조정하는 등 일부 조건만을 수정한 것에 불과하므로 1차 임금피크제와 그 골자를 달리한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고, 이와 같이 임금피크제의 도입 및 시행과 정년연장의 유기적 관련성이 인정되는 이상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1차 임금피크제와 목적상 일체를 이루는 것으로서 정년연장을 전제로 일정연령부터 임금을 삭감하기로 한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무효 여부

1)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 · 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 · 훈련(제3호), 배치 · 전보 · 승진(제4호), 퇴직 · 해고(제5호)의 각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 · 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한 법리이나, 이 사건과 같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하여도 참고기준이 될 수 있다.

2)

구체적 판단

갑 제1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시정위원회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대하여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앞서 든 증거에 갑 제7호증, 을 제3, 13, 15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연령차별'에 해당하여 유효하다.

가)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앞서 본 것과 같이 2013. 5. 22. 개정된 고령자고용법 제19조는 근로자의 정년을 만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고, 제19조의2는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피고는 위 법률의 개정에 따라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을 통하여 정년연장을 전제로 한 1차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2015년부터 이어진 피고의 적자 경영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는 노사의 공통된 인식하에서 1차 임금피크제를 골자로 그 적용 시기 등에 관한 조건을 변경한 것으로서 그 도입 목적 자체는 정당하다.

나)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의 불이익 여부 및 그 정도

①

원고는 고령자고용법이 개정되기 이전부터 피고에 고용되어 있었고, 고령자고용법이 개정되기 이전에는 만 58세에 정년퇴직할 것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라 만 60세로 연장된 정년을 보장받게 되면서 정년연장 조치와의 유기적 연관 하에 그 합리적인 시행을 위해 도입된 1차 임금피크제 및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게 되었다. 비록 원고의 정년연장이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유리한 정년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②

피고는 2016. 1. 1.경 1차 임금피크제를 최초로 도입하면서 만 58세 당시의 임금을 피크임금으로 하여 만 59세부터 정년 퇴직시까지 피크임금의 30%가 감액된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이후 피고는 2020. 1. 1.부터 임금피크제의 적용 시기를 만 57세로 앞당겨 그때부터 정년 퇴직시까지 4년간 피크임금의 30%가 감액된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다. 아래 표와 같이, 피고의 임금피크제 시행 전, 원고는 만 57세부터 만 58세까지 기본급과 상여의 200% 상당액을 지급받을 수 있었는데,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에 따라 1차 임금피크제의 적용시에는 340%,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시에는 기본급과 상여의 280% 수준의 기본급 및 상여 상당액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될 때가 1차임금피크제를 적용할 때보다는 불이익하다고 볼 수 있더라도, 임금피크제의 시행 전과 비교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으로 인하여 원고의 정년이 만 60세까지 연장됨과 함께 기본급과 상여의 80% 상당액을 추가로 지급받게 되어 결국 지급받는 임금 총액의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었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과 비교하여 실질적인 경제적 손실을 보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생략>

③

나아가 피고는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게 임금 이외의 복리 후생이나 제 수당 등 기타 근로조건은 그 시행 전과 동일하게 유지하였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당시에는 그 적용으로 인한 하한액을 7,000만 원(기본급 및 상여)으로 정하고, 매년 그 하한액을 1.5%씩 인상하였다. 특히 위와 같이 하한액을 정한 것은 1차 임금피크제의 변경으로 인한 추가적인 불이익을 최대한 방지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다)

임금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①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적정한 대상 조치를 도입하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하나, 정년연장과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시행되는 경우, 정년 연장 자체가 임금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볼 수 있다.

②

피고는 1차 임금피크제 도입 당시 적용대상 근로자 중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을 가입한 자가 있으면 퇴직급여가 감소하는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 임금피크 적용 시점부터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으로 전환하도록 하였는데, 이를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된 이후에도 그대로 적용하여 왔다.

③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시점부터 주조정실 업무를 배정하였다. 위 업무가 야근, 조근을 수반하는 교대근무 체제로 이루어져 있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조근시 방송프로그램 송출이 종료되어 다시 시작하기 전까지 실질적인 휴식이 보장되는 점, 재난방송의 송출 등에 관한 업무적 부담이 존재하더라도 이러한 부담은 예외적인 상황으로 보이고 평소에는 방송프로그램의 전환이 필요한 때에 순간적으로 집중하여 업무를 수행하면 되고 방송프로그램이 송출중인 때에는 비교적 자유롭게 시간 활용이 가능해 업무의 강도가 높거나 오랜 경력에 따른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로는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업무 강도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이후 가중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는 그 전보다 업무 부담이 적고 유연한 시간 활용이 가능한 업무에 배정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설령 이에 따른 현실적인 업무 감소 효과가 크지 않았다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정년연장 자체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가장 중요한 보상인 점을 고려할 때 피고에게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게 반드시 별도 직군을 부여하거나 업무 강도를 경감하여 줄 법적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업무량이나 업무 강도 등을 명시적으로 감소시키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라)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의 사용처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감액된 재원과 그 사용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증거가 존재하지 아니하나,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후 신규채용 또는 신분전환채용을 통하여 실질적인 고용 확대 효과를 창출하였다. 구체적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는 2020년 3명, 2022년 3명, 2024년 6명으로 총 15명이지만, 같은 기간 피고에 정규직으로 신규채용(6명)되거나 무기계약직 또는 정규직으로 신분전환채용 된 자(12명)는 총 18명이고, 신분전환채용은 기존에 무기계약직이나 프리랜서로서 업무를 수행하던 자들을 상대로 하는 것이기는 하나 4대 보험, 퇴직금, 복리후생 등 혜택을 수반하는 측면에서 고용안정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므로 실질적인 고용 확대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후 인건비절감분을 활용하여 고용 확대 및 고용안정이라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표를 일부 달성하였다고 볼 수 있다.

라.

소결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연령차별'에 해당하여 유효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서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으로 인하여 발생한 미지급 임금 및 연차수당, 법정퇴직금, 근속장려금, 특별성과금 및 퇴직위로금의 과소지급분을 구하는 원고의 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3.

초과근로수당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1)

원고

이 사건 보수규정 및 협약에서 정액제 형태의 시간외 근무수당을 지급하도록 정한 것은 포괄임금제의 일종인데, 포괄임금제 약정은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이거나 당사자 간 합의가 있고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어야 유효하다. 그러나 원고의 경우 근로시간 산정이 가능하고, 근로기준법에 따라 계산된 법정 수당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수당을 받게 되어 불이익이 크다. 근로기준법 제15조는 근로기준법을 강행규정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협약은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기준법에 따라 초과근로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초과근로수당의 과소지급분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피고는 실제 근로시간에 따라 기본급 외에 초과근로수당을 각 항목별로 구별하여 지급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협약은 실제 근로시간과 무관하게 일정액을 일률적으로 지급하도록 하는 포괄임금제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협약은 피고와 노동조합 사이의 합의에 따라 최소 25년 이상 적용되어 온 것으로서 근로기준법에 반하는 위법한 협약이 아니다. 설령 이 사건 협약이 포괄임금제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는 곧바로 무효라고 할 수도 없다.

나.

포괄임금약정의 성립 여부

1)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제 수당을 가산하여 합산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8. 3.24. 선고 96다24699 판결 참조). 다만,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정하고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 또는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으면 유효하다고 할 것이나, 그러한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 여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제반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비록 개별 사안에서 근로형태나 업무의 성격상 연장·야간·휴일근로가 당연히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기본급과는 별도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을 세부항목으로 명백히 나누어 지급하도록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급여규정 등에 정하고 있는 경우는 포괄임금제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고, 단체협약 등에 소정 근로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시간에 대한 합의가 있다거나 기본급에 수당을 포함한 금액을 기준으로 임금인상률을 정하였다는 사정 등을 들어 바로 위와 같은 포괄임금제에 관한 합의가 있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8다45101 판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16호증의 2, 20호증의 1, 을 제6, 30 내지 3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가)

피고와 노동조합은 이 사건 협약에서 일일 8시간, 주당 40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정한 뒤, 근로자가 일과 시간 후 2시간을 초과하여 근로를 하는 경우에 20만 원의 기본지급액에 더하여 위 협약에서 미리 정하여 놓은 시간당 단가와 초과 근로시간을 곱하여 산정된 초과근로수당을 지급하여 왔다. 비록 피고가 매월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초과근로수당이 근로자의 초과근로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어서 고정되어 있지는 아니하나, 포괄임금이 반드시 고정액으로 정해질 필요는 없고 일정 기준에 따라 차등을 둔 금액을 지급하도록 하는 방식도 근로자들에게 불리하지 않다면 허용될 수 있고, 앞서 본 것처럼 당초 실제 근로시간과는 무관한 일부 정액수당이 근로자들에게 지급되어 왔다.

나)

피고는 2000년경 자체적으로 시간외수당 및 휴일근무수당 관리지침을 만들어 근로자들에게 수당을 지급하였다. 2001년경 노동조합이 설립된 후, 최초로 체결된 '2001년 임금협약서'에 초과근로수당에 대한 협의 내용이 명시되어 있고, '2005년 임금협약서'에는 이 사건 협약과 동일한 양식이 최초로 도입되어 현재까지 적용되고 있다. 이 사건 협약 제13조는 피고와 노동조합이 방송업의 특수성에 기초하여 협약을 체결하였다고 그 취지를 밝히며, 피고는 이 사건 협약을 성실히 이행함으로써 근로기준법 제55조에 의한 초과근로수당 지급의무를 면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는 2005년 이 사건 협약이 최초로 도입될 당시부터 존재하였던 규정이다.

다)

방송사의 업무 특성상 피고의 근로자들은 초과근로를 하더라도 업무를 시작하여 마치는 시간을 명확하게 지정하기 어렵고, 방송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하게 대기하게 되는 등 실제로 근무에 임한 시간을 측정하기 곤란한 사정도 자주 발생할 것임을 쉽게 예상하여 볼 수 있다. 피고와 노동조합은 위와 같은 업무 특성을 고려하여 초과근로수당 산정을 위한 시간당 단가와 초과근로시간의 지정 방식 등을 미리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라)

결국 위와 같은 이 사건 협약의 도입 과정과 취지, 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고와 근로자들은 방송사 업무의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공통된 인식 아래 이 사건 협약에서 정한 월정액 또는 합의된 시간당 단가에 따른 초과근로수당을 지급함으로써 피고의 근로기준법에 따른 초과근로수당의 지급의무를 갈음하기로 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포괄임금약정의 효력 유무

1)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연장근로 · 야간근로 · 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연장 · 야간 · 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다.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 지급방법은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그러나 그러한 경우가 아니라면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 지급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준 근로시간을 초과한 근로 등에 대하여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의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이 체결된 경우, 근로자가 포괄임금으로 지급받은 연장근로수당 또는 이에 갈음한 시간외수당, 야간수당, 휴일수당 등에는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시간외 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볼 것이어서, 근로자의 구체적인 시간외 근로시간 등을 인정하고 포괄임금으로 지급된 제 수당과 시간외 근로 등에 대한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수당과의 차액의 지급을 명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2다16958 판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방송사 업무의 특성상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할 필요성이 인정되고, 포괄임금약정이 원고를 포함한 피고의 근로자들에게도 불이익하지 아니하므로 정당하다. 따라서 피고가 근로자들과 체결한 포괄임금약정은 유효하다.

가)

앞서 인정한 것과 같이 방송프로그램을 기획, 제작, 송출하는 등의 업무를 하는 근로자들은 그 업무 특성상 실제 근로한 시간을 측정하는 것이 어렵다. 주조정실에서 근무하는 원고의 경우에는 교대근무의 특성상 일근, 야근, 조근을 시작하고 마치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는 하다. 그러나 주조정실 근무는 방송프로그램의 송출 및 전환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주된 업무이고, 상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주된 업무가 아니므로 프로그램이 송출 중인 때에는 단순히 대기하며 모니터링하는 업무만을 수행하면 되고, 2인 1조로 근무하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잠시 자리를 비울 수도 있으므로 실질적인 근로시간을 산출해내기가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이 사건 협약과 같은 포괄임금약정의 필요성은 충분히 인정된다.

나)

피고는 소속 근로자들과 방송사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기본지급액에 더하여 기본시간당 단가로 추가적인 초과근로수당을 책정하는 방식을 2001년부터 현재까지 약 25년간 유지해왔다. 그 과정에서 노사의 협의를 거쳐 기본지급액과 시간당 단가는 꾸준히 인상되었다. 위와 같은 자율적 합의에 의한 초과근로수당 산정방식이 그 자체로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 소속 근로자들도 이 사건 협약에 별다른 불만을 제기한 사실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

이 사건 협약은 피고와 노동조합의 단체협약으로서 시간당 단가에 의한 초과근로수당 지급방식은 정액제 방식을 취할 때보다 직원들 사이의 업무 편차에 따른 불합리를 보완할 수 있어 직원들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을 가능하게 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마)

정규방송이 종료되고 다시 송출되는 시간까지도 주조정실 교대 근무자들의 근무시간에 포함되나 위 시간에 주조정실 근무자들은 재난 등 긴급한 필요에 의하여 방송을 송출하여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실질적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사건 협약은 주조정실 근무자들의 경우 휴게시간을 제공하더라도 이를 초과근로수당 산정시 공제하지 아니하기로 정하고 실질적으로 근로와 휴식이 이루어진 시간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원고에게 이 사건 협약이 반드시 불이익하다고 볼 수 없다.

라)

나아가 원고는 피고의 개국 당시 입사하여 기술국, 디지털기술센터장 등을 거쳐 주조정실에서의 근무를 마지막으로 퇴직하였는데, 그렇다면 이 사건 협약을 적용하여 산정된 초과근로수당을 지급받는 등 포괄임금협약에 의한 이익을 누렸던 기간도 분명히 존재하였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데, 주조정실에서의 근무를 배정받고 이를 기회로 삼아 25년간 노사의 공통된 인식과 합의에 따라 유지된 이 사건 협약이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이어서 이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라.

소결론

원고와 피고는 초과근로수당에 관한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하였고 이는 유효하므로, 피고는 그 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초과근로수당을 지급함으로써 근로기준법에 규정한 각종 수당의 지급의무를 면하고, 원고는 이와 별도로 구체적인 초과근로시간에 대해 근로기준법에 따라 계산한 수당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유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