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6. 5. 21. 선고 2024가단285255 판결

손해배상(기)

주문

1.

원고(반소피고)의 본소 청구와 피고(반소원고)의 반소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 중 본소로 인하여 생긴 부분은 원고(반소피고)가, 반소로 인하여 생긴 부분은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

1)

① 피고는 원고를 성희롱하였고, 직장 내 성희롱 및 강제추행 피해를 호소하는 원고를 방임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에게 성상납을 강요하였으며, 그 결과 원고는 같은 회사의 부장 C으로부터 여러 차례 강제추행을 당하게 되었다. ② 또한 피고는 원고가 직장 상사들로부터 성희롱 및 강제추행 피해를 당하였음을 인지하였음에도 어떠한 보호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오히려 원고에게 "한 번 주라"는 말을 하거나 "가해자들에게 맞춰서 일하라"는 발언을 함으로써 원고의 인격권 및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 ③ 피고는 원고가 입은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확인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오히려 CCTV를 교체함으로써 증거를 인멸하였다. ④ 이처럼 피고는 원고가 직장 상사들로부터 성희롱 및 강제추행 피해를 당한 사실을 인지하였음에도 어떠한 보호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원고는 추가적인 강제추행 및 명예훼손 피해를 입게 되었는바, 이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에서 정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조사및 보호조치 의무를 위반한 것에 해당한다. ⑤ 한편, 원고가 D 및 E의 횡령사실을 F 이사에게 내부 고발하였으나 피고가 D에게 원고의 고발 사실을 누설하였고, 나아가 피고는 E이 원고를 죽일지도 모른다는 취지의 발언을 함으로써 원고를 협박하였다. ⑥ 원고가 C을 고소하였는데, 피고는 원고가 다시 피고의 사업장에서 일하고 싶어 허위 사실로 고소를 하였다거나 원고가 C에게 욕설을 하였다고 하는 등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⑦ C은 원고의 정당한 휴무 요구에 대해 퇴사를 강요하였고, 그 후 원고는 징계절차나 해고 사유 사전 통보, 소명 기회 없이 근로관계에서 배제되었는바, 이는 근로기준법 제23조 및 제27조를 위반한 행위에 해당한다. 피고는 C의 위와 같은 행위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시정하지 아니하였고, 오히려 이후 허위 사실을 유포함으로써 해고를 정당화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⑧ 나아가 피고는 원고를 명예훼손 및 무고로 고소하였고, 원고에 대한 허위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하였다. ⑨ 피고는 원고로 하여금 주당 90시간 이상 유급 휴무 없이 근로하도록 하였고, 추가근무수당, 휴무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등 근로기준법 제17조, 제54조, 제55조를 위반하였다(이하 위 ① 내지 ⑨를 통틀어 '이 사건 불법행위'라 한다).

2)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가 직장 상사들로부터 성희롱 및 강제추행 피해를 당한 사실을 인지하였음에도 어떠한 보호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에서 정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사용자의 조사 및 보호조치 의무를 위반한 것 것에 해당하는데, 이에 대하여 피고는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

3)

원고는 위와 같은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해 우울증, 대인기피증, 불안장애에 시달리는 등으로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고, 한편 원고가 해외에서 창업을 하기 위해 1억 원 이상을 투자하였으나 창업을 보류하게 되면서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되었고, 지금까지 상당한 금액을 변호사보수로 지출하였는바, 위와 같은 사정도 위자료 산정에 반영되어야 한다.

4)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불법행위 및 위 2)항의 사용자책임에 따른 위 자료로 20,0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불법행위를 저지른 바 없고, 원고의 주장과 같이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수도 없다. 오히려 원고는 ① 2018. 11. 26.경 동료 직원이었던 D에게 '피고가 C 부장과 잘 지내보라고 했는데, 그게 C 부장에게 성상납을 하라는 의미가 아니냐'고 말하고, 2018. 12.초경 D에게 '피고가 C 부장에게 성상납을 하라고 강요하였고, 성희롱 피해를 방임하였다'고 말하고, 2019. 1.경부터 3.경까지 동료 직원이었던 E, D, G에게 수회 전화하여 '피고가 C 부장을 위해 CCTV 녹화본을 삭제하고, C 부장을 위해 증거를 감추고 있다'고 말하고, 2019. 7. 중순경 피고의 배우자 H에게 전화하여 '네 남편이 밖에서 무슨 짓 하고 다니는지 알아? 나보고 대주라고 그랬어. 알고 있어?'라고 말함으로써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피고의 명예를 훼손하였고, ②'피고가 증거 인멸을 하고,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호소하는 원고에게 성상납을 강요하고, 성희롱 피해를 방임하였다'는 등의 내용으로 피고를 고소함으로써 피고를 무고하였다.

2)

이처럼 원고가 피고의 명예를 훼손하고 수사기관에 허위 사실을 신고하여 피고를 무고함으로써 피고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는바, 피고는 불법행위에 따른 위 자료로 30,0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우선 이 사건 불법행위 성립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을 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가 2019.3. 21. 원고가 일을 다시 하고 싶어서 부장을 고소한다고 허위 사실을 적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피고가 2019. 2.경 I 삼청점에 설치된 CCTV를 화질 등을 문제 삼아 교체하여 증거인멸 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를 명예훼손과 증거인멸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2021. 12. 20. 피고에 대하여 혐의없음의 불송치결정이 내려졌음이 인정될 뿐이다. 다만, 갑 제12호증의 음성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맞춰서 일해주면 좋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설령 위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만으로 피고에게 불법행위 책임이 성립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다음으로 사용자책임 성립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C이 원고에 대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 모욕의 범죄사실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고(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고정343, 항소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노270), 위 판결의 사실인정 부분에 대하여는 대법원에서 확정되었으나 다만 벌금형의 분리 선고에 관한 법리오해로 파기환송된 사실, 이후 파기환송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5노305)에서 C이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 모욕의 범죄사실에 대해 각 벌금 200만 원, 100만 원을 선고받고 확정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고, 한편 갑 제19호증의 음성에 의하면 J이 원고에게 일부 성희롱에 해당하는 발언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이나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위와 같은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조사 및 원고에 대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을 위반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한편, 원고의 주장이 분명하지 않으나 원고의 주장을 C의 불법행위 등에 대해 피고에게 사용자책임이 성립한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선해하더라도,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주식회사 K의 대표이사이고, C이나 J은 위 회사의 직원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따라서 피고가 C이나 J의 사용자임을 전제로 한 민법 제756조 제1항의 사용자책임이 성립한다고 볼 수 없고, 나아가 원고가 민법 제756조 제2항의 사용자책임 성립을 주장하는 것으로 선해하더라도, 회사의 대표이사가 그 회사의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피용자를 지휘, 감독한다 하더라도 이는 대표이사라는 회사기관의 자격으로 하는 것이며 위 회사와 별개의 독립된 인격에서 위 회사에 갈음하여 그 사무를 감독한 자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위 대표이사에게는 민법 제756조 제2항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대법원1973. 2. 13. 선고 72다2488 판결 참조),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다.

따라서 이 사건 불법행위 및 사용자책임 성립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손해액의 범위 등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반소 청구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을 제3, 4, 6, 7,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E이 '원고가 본인에게 "피고가 C 부장을 위해 CCTV 녹화본을 삭제한 것 같다."고 이야기 하였고, "피고가 C 부장을 위해 증거를 감추고 있다."고 말하였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D이 '원고가 2018. 11. 26. 퇴사하며 본인에게 "피고가 예전에 C부장과 잘 지내보라고 했는데, 그 의미가 C 부장에게 성상납을 하라는 의미가 아니겠느냐."고 말하였고, 얼마 후 다시 본인에게 "피고가 성희롱 피해를 호소하는 자신에게C 부장에게 성상납을 하라고 강요하였고, 성희롱 피해를 방임하였다."고 수차례 말하였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H이 '원고가 본인에게 전화하여 "네 남편이 밖에서 무슨짓 하고 다니는지 알아? 나보고 대주라고 그랬어! 알고 있어?"라며 큰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각 작성하여 제출한 사실, 피고가 원고를 명예훼손과 무고 혐의로 각 고소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에 대한 명예훼손 및 무고 혐의에 대해 모두 혐의없음의 불송치결정이 내려진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피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거나 피고를 무고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불법행위 성립을 전제로 한 피고의 청구는 손해액의 범위 등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 청구와 피고의 반소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희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