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H 부분에 관한 공소를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B 부분에 관한 공소를 기각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검사와 피고인은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해서만 항소하였고, 위 공소기각 부분에 대하여는 항소를 제기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위 공소기각 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었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법리오해
쌍방
H가 2024. 7. 23. 원심법원에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제출하였음에도 원심은 위 근로자의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 부분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지 아니하고 유죄 판결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피고인
① 주식회사 F(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는 라임사태로 인해 자금시장에서 투자받을 수 없는 환경이 되었고, 코로나19로 150억 원의 독일 수출계약이 무산되어 재정상태가 극도로 악화된 점, ② 이 사건 회사는 임금체불이 시작된 2021년부터 현재까지 유입된 현금을 모두 인건비로 사용하였고, 피고인이 2017년부터 현재까지 보유한 모든 자산을 현금화하여 이 사건 회사에 출자 및 대여한 점, ③ 이 사건 근로자를 제외한 이 사건 회사 근로자 43명의 임금 및 퇴직금을 개인 재산으로 지급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 및 퇴직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므로 책임조각사유가 존재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G(이하 '이 사건 근로자'라 한다)의 경우 체불임금은 세전 35,324,834원이 아니라 소득세 등을 공제한 세후 31,439,102원이고, 체불퇴직금은 세전 25,524,619원이 아니라 소득세 등을 공제한 세후 25,116,226원이 되어야 하며, 여기에 근로복지공단에서 체당금(대지급금)으로 수령한 10,000,000원을 공제하면 이 사건 근로자의 피해 금액은 46,555,329원<1>이다.<2>
양형부당(쌍방)
피고인: 원심의 형(징역 6월)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검사: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H 부분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H 부분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에 해당하는 죄로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단서에 따라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의 변호인이 원심판결 선고 전인 2024. 7. 23. 원심법원에 '피고인과 합의하였기에 더 이상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습니다'라고 기재된 H 작성의 '합의서 및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사실(공판기록66, 67쪽)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의하여 이 부분 공소는 기각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를 간과한 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H 부분에 관하여 유죄로 인정하고, 이 부분과 나머지 공소사실이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아 하나의 형을 정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피고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미지급 임금, 퇴직금 산정시 체당금, 소득세 등 공제 주장에 대해
원천징수하는 소득세에 대한 징수의무자의 납부의무는 원칙적으로 소득금액을 지급하는 때 성립하고 이에 대응하는 수급자의 수인의무의 성립시기도 같다고 할 것이므로, 지급자가 위 소득금액의 지급시기 전에 미리 원천세액을 징수·공제할 수는 없고, 원천징수의 대상이 되는 소득이라고 하여 소득의 범위 그 자체가 당연히 원천세액만큼 감축되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법리는 국민연금법 제88조의2 제1항, 국민건강보험법 제79조 제1항,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16조의2 제1항에 의한 국민연금보험료, 국민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의 징수·공제에 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2다85472, 85489, 85496,8550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회사와 이 사건 근로자가 소득세, 4대 보험료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제하여 급여를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자가 부담하여야 할 위 소득세 등 상당의 금원 역시 근로의 대가로서 성질상 근로자에게 귀속되어야 할 임금 범위에 포함되고, 다만 관계법령에서 정한 바에 따라 사용자가 원천징수의무자로서 해당 금원을 공제하고 근로자를 대신하여 이를 납부하거나, 법령 내지 계약당사자의 합의 등을 근거로 근로자를 대신하여 납부할 수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근로자의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의 액수 자체가 위 소득세 등을 공제한 금액으로 감축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근로자가 대지급금으로 10,000,000원을 받은 사실은 인정된다(피고인의 2025. 5. 22. 자 제출 참조서류 2쪽). 그러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죄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 당사자 사이에 기일연장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이 경과하면 곧바로 기수에 이르게 되는바, 이 사건 근로자가 그 이후에 대지급금을 지급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미 성립한 죄의 성립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책임조각사유 주장에 대해
관련 법리
기업이 불황이라는 사유만으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체불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지만,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이나 퇴직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거나 불가피한 사정이었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는 근로기준법이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로 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2753 판결 등 참조). 임금이나 퇴직금을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하여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처지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4도969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거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도 이유 없다.
피고인은 책임조각사유를 주장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자료로 원심과 당심 법원에 거래처원장, 대체 전표를 제출하였으나, 위 자료들을 살펴보아도 이 사건 회사의 재정상태가 이 사건 근로자의 임금을 체불하기 시작한 무렵인 2021. 6.경 임금을 지급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었는지, 악화되었다면 그 원인은 무엇인지 명확히 파악할 수 없다. 설령 그러한 재정상태 악화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회사의 경영부진이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전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수출 무산 등 외부적인 요인 탓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나아가 비록 코로나19 등 외부적인 요인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대표자로서 자발적 경영판단에 따라 사업을 지속하여 온 이상 피고인의 책임이 없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에 2017년경부터 2024. 3.경까지 상당금원을 대여하였다가 그 중 일부만 상환받고, 피고인의 단기차입금이 출자전환되었으며, 피고인이 개인 재산을 유상증자로 출자하기도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위 돈들의 사용처를 확인할 수 없고, 그 외에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재정상태 개선을 위하여 구체적인 조치를 취한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다.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과 퇴직금을 개인 재산으로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회사는 2021. 6.경부터 2023. 8.경까지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한 임금을 일부 체불하다가 급기야 퇴직금까지 지급하지 않아 이 사건 근로자가 고용노동청에 피고인을 진정하기에 이르렀다.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가 2023. 8. 16. 퇴사하였고,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한 이후에도 그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이후로서 당심 제1회 공판기일 직전인 2025. 5. 19. 이 사건 근로자 명의의 계좌에45,634,826원을 일방적으로 송금하였을 뿐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에 대한 향후 구체적인 변제계획 등을 제시한 바 없었고, 이에 관하여 이 사건 근로자와 성실하게 협의하거나 그러한 협의를 이끌어 내기 위하여 노력하였다고 볼만한 자료도 찾아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H 부분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이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과 유죄로 인정되는 나머지 공소사실을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아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은 그 전부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전부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