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금품미청산으로 인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각 기각한다.
사건정보
서울동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1고단3361
판결선고
2022. 8. 25.
범죄사실
피고인은 서울 송파구 B에 있는 C 대표로서 상시 근로자 3명을 사용하여 미용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근로기준법 제55조에 따른 휴일, 근로기준법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하고,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소정근로시간· 근로기준법 제55조에 따른 휴일 및 근로기준법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에 관한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21. 5. 10. 위 사업장에서 근로자 D과, 2021. 5. 1. 위 사업장에서 근로자 E와 각각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소정 근로시간·근로기준법 제55조에 따른 휴일 및 근로기준법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에 관한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D, E에게 각 교부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D, E의 각 법정진술
사업자등록증, 증거내역(구인광고), 증거내역(카카오톡 대화내역), 확인서(증거순번 제12번), 증거자료(카카오톡 대화내역), 자료제출의 각 기재 및 영상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 요지
D, E(이하 합쳐서 지칭할 때는 ‘D 등’이라고 한다)는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인이 판시 서면을 D 등에게 교부할 의무가 없고, 피고인은 D 등과 근로계약을 체결한다는 인식도 없었다.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피고인과 D 등의 관계는 그 실질에 있어 D 등이 판시 C(이하 ‘이 사건 미용실’이라 한다)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인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인정되고,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D 등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인식하였다고 보는 것이 옳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D 등은 통상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정해진 시각에 근무하였고, 휴무일은 헤어디자이너들이 협의하여 정하는데, 헤어디자이너들은 분산하여 휴무일을 정하여야 하였다. 피고인이 게시한 구인광고(증거기록 제54면)도 정해진 시간(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 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에 근무함을 전제로 한 내용으로 이해된다.
피고인은 처음에 D 등에게 적어도 3개월 동안은 고정적 액수로 정착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보이고, D 등은 이 사건 미용실에 일한지 한 달이 안 되어 이 사건 미용실을 이용하려는 고객들에게 인지도가 거의 없는 상태이므로, 이 사건 미용실을 이용하는 고객 중에서 D 등을 지명하는 손님도 적었을 것으로 보여서, 위 업무시간 내에서 지명 고객의 유무에 따라 자유로이 출퇴근이 가능하였다는 취지의 피고인 주장대로라면, 지명 고객이 거의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D 등은 아주 단시간 또는 손님이 많아 업무강도가 높을 수 있는 주말 등을 피하여 이 사건 미용실에 나와도 고정적 액수의 정착지원금을 수령할 수 있다는 것인데, 계약의 실질이나 D 등의 근무현황을 고려할 때, 믿기 어려운 주장이다.
피고인과 D 등 사이에, 출근시간, 이른 퇴근 등에 대한 보고에 관한 내용으로 오고간 카카오톡 메시지도 확인된다(증거기록 제90, 91면).
D 등은 헤어 디자이너를 지명하는 손님 외에는 정해진 순번에 따라 고객을 배정받았고, 매출액과 미용 내용을 고려하여 임의로 고객을 가려 받을 수 없었으며 일정한 순번에 따라 배정된 고객에 대하여 이 사건 미용실에서 지정하는 업무를 수행하여야 했다.
피고인이 헤어 디자이너들을 상대로 시간을 정하여 시술 등 교육에 관한 회의를 개최한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제97면).
피고인은 D에게 이 사건 미용실 내의 복장에 관한 내용(일정 매출 전까지는 가위집착용이구요 복장은 캐주얼은 안되시구요 이왕이면 오피스룩 쪽으로 부탁드릴게요)을 지시하였다(증거기록 제58, 60, 94면).
미용 요금은 피고인이 정한 요금에 따라 결정되었고, D 등은 미용 요금을 결정한 권한이 없었다.
시술 과정의 선호도 등 업무 특성상 개인적으로 소유하는 기본 가위, 빗, 고데기, 드라이기 등의 비품 외에 염색약, 파마약 등 약품과 매장에 설치된 기구, 기계는 모두 피고인이 제공하였다. D 등은 미용 업무에 있어서 비품·원자재에 해당하는 염색약과 파마약을 따로 소유하지 못하였고 그 선택에 관한 재량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미용실 영업 수입에 관한 관리 및 배분이 피고인에 의하여 결정되었고, 사업장소, 기구 및 기계의 제공, 염색약, 파마약 등 주요 비품의 제공 및 관리 등 자본적 지출과 경영상 의사결정도 피고인이나 피고인의 관리 아래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며, 위와 같은 피고인의 사업경영 외에 D 등이 이 사건 미용실에서 독립적 사업을 영위하거나 그 손실위험을 부담하였다고 볼 자료는 없다.
D 등이 이 사건 미용실에서 근무하는 동안 이 사건 미용실에서만 일하였고, 업무시간 등을 고려하면 다른 사업자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였다고 보인다. 따라서 D 등의 소득활동은 전적으로 피고인의 사업장에 의존하였고, D 등이 수행하는 업무가 피고인의 사업 수행에 필수적이었다.
피고인은 D 등에게 일정기간 고정된 금액의 정착지원금을 지급하다가, 향후 매출액의 일정 비율 금액 중 사업소득세를 제외한 금액을 지급하려고 예정하였던 것으로 보이나, 이는 정액의 고정급이 아니라 매출이나 성과에 연동되는 일종의 성과급으로 평가할 수 있다. 더욱이 피고인이 게시한 구인광고(증거기록 제54면)에는 기본급의 보완적 관점에서 지급되는 부가적 성격의 임금으로 정의할 수 있는 ‘수당’이라는 표현도 확인된다.
양형의 이유
근로기준법 제17조가 규정한 근로조건 명시 및 서면 교부의무는 근로자가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아니할 기본적 근거를 보존해 주기 위한 것으로서 엄히 준수되어야 하는 점, D 등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지 않으나,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미지급 임금 등을 지급한 것은 유리한 정상이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포함하여 피고인 나이, 성행, 환경, 범행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공소기각 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금품미청산으로 인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 요지
피고인은 2021. 5. 10.부터 2021. 5. 26.까지 판시 사업장에서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D의 2021년 5월 임금 557,066원 및 2021. 5. 1.부터 2021. 5. 27.까지 판시 사업장에서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E의 2021년 5월 임금 773,837원을 각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살피건대, 이 부분 공소사실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에 의하여 피해 근로자의 명시적인 의사와 다르게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범죄이다.
그런데 이 법원에 제출된 합의서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된 후 근로자 D, E가 2021. 11. 8.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를 각 철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반의사불벌죄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를 표시한 후에는 그 의사표시를 철회하고 다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를 표시하더라도 행위자를 벌할 수 없다),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의하여 이 부분에 대한 공소를 각 기각한다.
판사 전경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