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04년 12월, 2005년 1, 3, 5 내지 9, 11, 12월, 2006년 1 내지 5월분 급여에 대한 각 일정일지급의무 위반, 연차유급휴가 부여의무 위반 및 생리휴가 부여의무 위반으로 인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각 무죄.
이유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변호인이 공판기일 중 양형부당을 제외한 나머지 항소이유를 모두 철회한 바 있으나, 이후에도 피고인이 종전과 같은 주장이 기재된 서면을 계속 제출하고 있으므로, 이에 관하여도 판단하기로 한다)
피고인은 B과 포괄임금계약을 체결하면서 연차유급휴일수당 및 생리수당을 모두 포함하여 지급하였으므로, 연차유급휴일수당지급의무가 없음은 물론, 유급휴일, 생리휴가를 부여할 의무도 없다. 또한 피고인의 회사의 임금 지급일은 매월 27일이고, 이 날 이전에 임금을 지급한 일은 있어도 이 날을 넘겨 임금을 지급한 바는 없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300,000원)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판 단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위 항소이유에 관하여 살피기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피고인은 2008. 1. 3. 이 법원에서 B에 대한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이에 대한 항소, 상고가 기각되어 그 판결이 2008. 10. 23. 확정되었다. 위 판결이 확정된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죄와 판결 확정 전에 범해진 이 사건 각 죄는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의 관계에 있으므로, 위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고 형의 감경·면제 여부까지 검토하여 그 형을 정하여야 한다. 그런데 원심은 그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지 아니한 채 형을 정하였는바, 원심판결은 이 점에서 이미 유지될 수 없다.
항소이유 중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금품청산의무위반(연차유급휴일수당 미지급)의 점
피고인은 B과는 따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바 없고, 달리 B에 대하여도 당연히 포괄임금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볼 만한 근거도 없을 뿐 아니라,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참작하여 계산의 편의와 직원의 근무의욕을 고취하는 뜻에서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그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 한하여 유효한 것이고, 이 때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어야 한다는 요건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구체적인 임금지급기준 등이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 그러한 규정상의 기준에 비추어 보아 불이익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피고인의 회사의 포괄임금계약이 위와 같은 요건을 갖추었다고 보이지도 아니한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 중 이 부분은 받아들일 수 없다(다만, 아래에서 보듯이 그 산정기간을 2004. 12. 25.부터 2005. 12. 24.까지로 한 것은 2004. 11. 25.부터 2005. 11. 24.까지의 오기로 보인다).
일정일지급의무 위반의 점
이 사건에 적용되는 구 근로기준법(2006. 12. 21. 법률 제80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후 ‘구 근로기준법’이라 한다) 제112조 제1항, 제42조 제2항은 사용자에게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기일을 정하여 임금을 지급할 의무를 지우고, 이에 위반한 경우를 벌하고 있다. 위 규정은 근로자의 생활의 안정과 예측 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정해진 날 임금이 지급되지 아니할 때마다 하나의 죄가 성립하고, 이 때 임금지급일은 반드시 근로계약에서 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취업규칙, 단체협약은 물론, 근로관행에 의하여 인정될 수도 있다.
이 사건에 돌이켜 보건대, 검사의 공소사실의 요지는 ‘임금은 월 1회 이상 일정한 기일을 정하여 지급하여야 함에도, 피고인이 위와 같은 기간 근로한 근로자 B에 대한 임금 1,550,000원을 각 일정한 기일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인바, 이 때 ‘위와 같은 기간’이 언제를 의미하는 것인지는 반드시 명확한 것은 아니나(제1항에는 B이 근무한 2004. 11. 25.부터 2006. 6. 8.까지와, 연차유급휴가근로수당 산정의 기초로 삼은 2004. 12. 25.부터 2005. 12. 24.까지의 두 기간이 있다), B이 근무한 기간 전부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할 것인데, 검사가 제출한 각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의 회사는 매월 17일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지급하는 것이 근로관행이었고(피고인은 위 임금지급일이 매월 27일이고, 그 전에는 임금 지급일 이전 지급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당초부터 매월 27일 임금이 지급되기로 되어 있었다거나 이후 위 임금 지급일이 적법하게 변경되었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다), 2005년 2월, 4월, 10월 임금이 각 달 20일이 지나서야 지급되었음은 인정되나, 나아가 2004년 12월, 2005년 1, 3, 5 내지 9, 11, 12월, 2006년 1 내지 5월분 임금이 위 임금 지급일을 도과하여 지급되었음은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에 대하여는 무죄가 선고되었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부분까지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연차유급휴가 부여의무 위반의 점
구 근로기준법 제113조 제1항, 제59조 제1항은 사용자에게 1년간 8할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 대하여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하고, 이에 위반한 경우 벌을 과하고 있다. 한편 같은 법 제59조 제5항, 제7항에 의하면, 위 유급휴가는 근로자가 이를 청구한 때에 주어야 하고, 예외적으로 청구한 때에 휴가를 주면 사업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하고 있을 뿐이며, 위 휴가를 1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것이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 아닌 한 소멸하도록 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유급휴가는 입사일로부터 계속근로기간이 1년이 경과하고, 그 기간 중 8할 이상 출근하면, 산정기간 종기로부터 1년 이내에 15일을 부여하여야 하고, 그 때에도 근로자가 이를 청구하는 때에 한하여 부여할 구체적 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며, 유급휴가를 청구하지 아니한 채 산정기간 종기로부터 1년이 경과하기 전 퇴직하였거나, 1년이 경과하도록 유급휴가를 청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유급휴가수당으로 전환될 뿐 사용자에게 유급휴가부여의무위반이 있었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에 돌이켜 보건대, 검사의 공소사실의 요지는 ‘사용자는 1년간 8할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 대하여는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함에도 피고인이 위와 같은 기간 동안 위 회사에서 근로한 근로자 B에게 2004. 12. 25.부터 2005. 12. 24.까지 1년간의 유급휴가 15일을 주지 아니하였다’는 것인바, 이 때 유급휴가를 주지 아니한 기간을 언제로 본 것인지 반드시 분명하지는 아니하나, B은 2004. 11. 25. 입사하여 2005. 11. 24.까지 1년간 근로하고, 그 중 8할 이상을 출근하였으므로(검사의 공소사실은 C 소속 노무사가 작성한 체불금품산정내역에 따라 2004. 12. 25.부터 2005. 12. 24.까지를 산정기간으로 하고 있으나, 기록상 그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 그로부터 1년간 즉, 2005. 11. 25.부터 2006. 11. 24.까지 사이에 사용자에게 15일간의 유급휴가를 청구할 수 있었고, 사용자에 이에 응하지 아니하면 이로써 유급휴가부여의무위반이 인정되는 것인데, B은 유급휴가를 청구한 바 없어 구체적 의무위반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 아니라, 위 기간이 경과하기 전인 2006. 6. 8. 퇴사하여 추상적 의무위반도 인정되지 아니한다. 그런데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생리휴가 부여의부 위반의 점
구 근로기준법 제115조 제1호, 제71조는 사용자는 여성인 근로자가 청구하는 때에는 월 1일의 생리휴가를 주어야 하고, 이에 위반하는 경우에는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특히 같은 법 제71조는 종전에 사용자는 여자인 근로자에 대하여 월 1일의 유급생리휴가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었다가 2003. 9. 15. 법률 제6974호로 개정되어 ‘청구하는 때’에 주어야 하는 것임을 분명히 하였다.
이 사건에 돌이켜 보건대, 검사의 공소사실의 요지는 ‘사용자는 여성인 근로자가 청구하는 때에는 월 1일의 생리휴가를 주어야 함에도 피고인이 위와 같은 기간 동안 위 회사에어 근로한 여성인 근로자 B에게 생리휴가를 주지 아니하였다’는 것인바, 공소사실 자체로 보아도 B이 언제 생리휴가를 청구하였는지 적시되어 있지 아니할 뿐 아니라, B, 피고인의 각 진술에 의하면 B은 휴가를 청구한 바 없어, 제115조 제1호, 제71조의 구성요건이 충족되었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결 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직권파기사유가 있고, 피고인의 항소이유 중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도 이유 있으므로, 항소이유 중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변론을 거쳐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