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40,922,430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10. 20.부터 2016. 9. 19.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들은 서울 도봉구 D 소재 'E병원'의 운영자들이고, 의사인 원고는 2013. 3. 4.부터 2014. 10. 19.까지 E병원에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3. 4. 16.경 피고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기간을 2013. 3. 4.부터 2014. 3. 3.까지로, 연봉금액을 3억 3,360만 원으로 하되, 위 금액에는 기본급여, 시간 외 휴일 근로 수당, 야간 근로 수당, 퇴직금, 연차 수당을 포함하는 것으로 하는 약정(이하 '이 사건 연봉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의 퇴직 이후 피고들이 퇴직금 명목으로 별도의 금원을 지급한 적은 없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퇴직금지급의무의 발생
평균임금
근로기준법 제34조는 '사용자가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퇴직급여 제도에 관하여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정하는 대로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은 '퇴직금제도를 설정하고자 하는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평균임금'이라 함은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한다(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조 제4호,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
그리고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 총액에는 사용자가 근로의 대상으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 정기적으로 지급되고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그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으며, 또한 일정요건에 해당하는 근로자에게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것이라면 그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모두 포함된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53950 판결, 2002. 10. 17. 선고 2002다8025 전원합의체판결 등 참조).
평균임금의 계산
원고의 평균임금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퇴직일 3개월 전인 2014. 7. 20.부터 2014. 7. 31.까지 급여로 9,933,498원, 2014. 8. 1.부터 2014. 8. 31.까지 급여로 25,661,538원, 2014. 9. 1.부터 2014. 9. 30.까지 급여로 25,661,538원, 2014. 10. 1.부터 2014. 10. 19.까지 급여로 15,728,039원 등 합계 76,984,613원을 지급받은 사실은 갑 제3, 4호증, 을 제3,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거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원고의 일평균 임금은 836,789.27원(76,984,613원/92일)이 된다.
퇴직금 계산액
원고의 평균임금을 기초로 원고가 근무한 2013. 3. 4.부터 2014. 10. 19.의 재직기간을 반영한 퇴직금은 40,922,430원(= 836,789.27원 × 30일 × 595/365)이 된다.
소결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퇴직금 40,922,430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 다음날인 2014. 10. 20.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변경 신청서 부본 송달일인 2016. 9. 19.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들의 주장
피고들은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연봉계약을 통해 명시적으로 퇴직금 분할 지급을 약정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들은 원고에게 매달 급여에 분할된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
만일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한 이 사건 연봉계약이 강행규정에 위반하여 무효라면, 원고는 수령한 퇴직금 상당액을 부당이득한 것이 되므로 이를 피고들에게 반환하여야 하는바, 대법원 판례에 따라 부당이득액의 1/2 범위에서 상계한다.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의 효력
퇴직금지급청구권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한 퇴직금지급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으므로 매월 지급받은 월급이나 매일 지급받는 일당 속에 퇴직금이란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지급하였다고 하여도 그것은 근로기준법 제34조에서 정하는 퇴직금의 지급으로서의 효력은 없을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이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받기로 하는 약정은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제34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2도2211 판결, 2002. 7. 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설령 피고들과 원고가 이 사건 연봉계약을 통해 퇴직금 분할지급약정을 체결한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강행법규에 위반되는 것으로 무효이고, 피고들이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하였더라도 이는 퇴직금의 지급으로서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부당이득반환청구권과의 상계주장에 관한 판단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실질적으로 퇴직금을 미리 지급하기로 한 경우 이는 어디까지나 위 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것인바, 그것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사용자는 본래 퇴직금 명목에 해당하는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던 것이 아니므로,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기준법 제18조 소정의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이처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같은 법 제18조 소정의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위 금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지만(위 대법원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인바,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본 증거들 및 을 제6-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퇴직금을 분할하여 급여에 포함하여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연봉계약서가 작성된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나, 실제로 피고들이 원고에게 매달 지급한 금여액은 1,900만 원의 정액으로 지급되었는데, 위 급여의 내역을 보면, 피고들이 주장하는 분할 퇴직금이 일정기간 '특별수당'이라는 명목으로 포함되었으나, 2013. 10.분 이후의 급여명세서에는 위 '특별수당' 항목이 사라졌다. 위 시기 이후에는 지급항목에 '급여' 항목 이외에 '초과근무수당(월정)'이나 '차량유지비' 항목만 명시되었는데, '특별수당'이 없어지는 대신 다른 수당의 지급액을 증액함으로써 여전히 원고에게 월 1,900만 원의 급여를 지급하였고, 이는 원고가 받는 월 보수 총액에 중점을 두었을 뿐 그 구체적인 지급 항목은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추단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피고들의 주장에 따르면 2013. 10.이후에는 분할 퇴직금이 위 '초과근무수당(월정)'이나 '차량유지비' 항목에 포함되었다는 결론인데, 그렇다면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의 액수가 특정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를 두고 정상적인 퇴직금의 분할 지급이라고 할 수도 없다. 또한 피고들도 처음부터 원고의 급여 명세표의 지급 항목란에 '퇴직금' 항목을 두지 않았는데, 이는 퇴직금의 분할 지급이 강행규정에 반한다는 것을 피고들도 이미 인식하고 있었다는 방증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은 이 사건 연봉계약을 통하여 원고에게 매달 지급할 급여를 정한 후 고정된 급여의 지급에 중점을 두면서, 급여의 세부항목은 그 합계액에 맞도록 사후에 조정해 놓은 것이고, 다만 연봉계약서에 퇴직금 분할 지급 규정을 둠으로써 원고가 퇴직하는 경우에도 퇴직금의 지급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라는 판단이 가능한바,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이 사건 연봉계약 체결 당시 퇴직금을 연봉에 포함하여 지급한다는 내용의 연봉계약서가 작성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급여와 별도로 퇴직금을 매달 실질적으로 분할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실질적으로 퇴직금을 분할지급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 오히려 이 사건 연봉계약은 실질은 임금이면서 퇴직금 지급을 회피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지급의 형식만을 취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따라서 피고들이 원고에게 지급한 분할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이를 퇴직금으로 볼 수 없어 원고가 부당이득하였다고 볼 수 없고, 실질적인 퇴직금을 지급하였음을 전제로 한 피고들의 상계 주장은 이유 없어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재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