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9,449,231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2. 16.부터 2022. 12. 21.까지는 연 6%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5은 원고가, 4/5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6 내지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2004. 3. 2.부터 2020. 11. 26.까지 C 주식회사에서 직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하였고, C 주식회사는 2020. 12. 15. 피고로 상호를 변경하였다(이하 상호변경 전후를 통틀어 ‘피고 회사’라고 한다).
원고는 2013. 12. 5. 피고 회사에 ‘2010. 12.까지 발생한 퇴직금을 피고 회사로부터 수급하였고, 추후 위 기간의 퇴직금에 대하여 민형사상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각서(이하 ‘이 사건 1 각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피고 회사는 2013년경 확정급여형 퇴직연금 규약(2013. 11. 27. 시행)을 제정하여 2013. 12. 4.자로 확정급여형 퇴직연금 제도를 시행하면서 2011. 1. 1.로 소급하여 그날부터 발생하는 퇴직금에 대하여 확정급여형 퇴직연금 제도를 적용하였다가, 2020. 12. 16. 서울고용지방노동청에 확정급여형 퇴직연금 제도 폐지를 신고하였다.
한편 원고는 2020. 12. 16. 피고 회사로부터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의 운용을 위탁받은 주식회사 D(이하 ‘소외 은행’이라고 한다)으로부터 퇴직연금으로 34,090,117원을 지급 받았다(이하 ‘이 사건 퇴직연금’이라고 한다).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의 전체 재직기간(2004. 3. 2.부터 2020. 11. 26.까지) 중 2011. 1. 1.부터 퇴직 시까지의 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은 이 사건 퇴직연금 형태로 원고에게 지급되었지만, 나머지 재직기간, 즉 위 확정급여형 퇴직연금 제도 적용 전의 재직기간(2004. 3. 2.부터 2010. 12. 31.까지, 이하 ‘이 사건 산정기간’이라고 한다)에 대한 퇴직금은 원고에게 지급되지 않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산정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회사의 주장에 대한 판단
퇴직금 중간정산 여부
피고 회사의 주장
피고 회사는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을 도입할 무렵인 2013. 12. 5. 이 사건 1각서를 작성하는 방법으로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산정기간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에 합의하고, 그 중간정산 합의에 따른 퇴직금 중간정산을 완료하였다.
관련 법령 및 관련 법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는, 퇴직금 제도를 설정하려는 사용자는 계속 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하고(제1항), 제1항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는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해당 근로자의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미리 정산하여 지급한 후의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기간은 정산시점부터 새로 계산한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고,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2013. 12. 24. 대통령령 제250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이라고 한다)은 제3조 제1항 각 호<1>에서 근로자가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구할 수 있는 경우를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에 의한 퇴직금의 중간정산은 근로자가 기왕의 계속근로기간 전부 또는 그 일부에 대하여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요구하고 사용자가 그 요구기간에 대한 중간정산을 승낙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고(대법원 2008. 2. 1. 선고 2006다20542 판결 등 참조),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2013. 12. 5.자로 이 사건 1 각서가 작성된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고, 을 제2, 4,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 회사 사이에 2004. 2.경부터 2009. 2.경까지 사이에 단속적으로 연봉계약을 체결하고, 그 당시 작성된 연봉서약서 또는 연봉계약서에 ‘갑(피고 회사)과 을(원고)은 통상임금을 연봉으로 정하고(제4조) 확정연봉은 12월로 해서 매월 말 지급하기로 하며(제5조) 연봉 중에는 상여금 및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제7조)’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원고는 2006. 2. 28.자, 2007. 2. 28.자 및 2008. 2. 29.자로 ‘원고는 연봉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받을 것을 원합니다. 추후 퇴직금 문제로 민형사상의 이의를 제기치 않을 것을 각서로 서명합니다’라는 내용의 각서(이하 각각 ‘이 사건 2 내지 4 각서’라고 한다)도 각 작성하여 피고 회사에 제출한 사실, 그러던 중 원고는 2010. 2. 1. 피고 회사와 사이에 기존의 연봉계약서 제7조의 내용을 ‘연봉 중에는 상여금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으로 변경한 연봉계약을 체결한 사실, 또한 같은 날짜(2010. 2. 1.자)로 ‘원고가 2003. 12. 30.부터 2009. 1. 31.까지의 퇴직금을 정산 받았다’는 퇴직금 정산서(수기로 ‘금액 6,572,499원’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및 ‘원고가 2009. 2. 1.부터 2010. 1. 31.까지의 퇴직금(1,649,000원)을 수급하였다’는 영수증이 각각 작성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1)항의 일부 인정사실만으로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2013. 12. 5.경 퇴직금을 중간정산하는 내용의 의사합치가 있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1 각서와 위 퇴직금 정산서, 위 영수증에는 원고가 피고 회사로부터 일정한 재직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정산 받았다거나 영수하였다고 기재되어 있고 그에 부제소합의 문구가 부가되어 있을 뿐 그 퇴직금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정한 중간정산 퇴직금이라는 취지의 기재는 찾아볼 수 없다.
이 사건 1 각서가 작성된 2013. 12. 5.경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각 호에서 정한 퇴직금의 중간정산 사유가 존재한다고 볼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퇴직금 중간정산 제도는 본래 근로자가 경제적 필요로 인하여 실제 퇴직시 받게 되는 퇴직금보다 적은 금액의 퇴직금이라도 먼저 수령하는 대신 실제 퇴직 시에는 중간정산 이후 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만 받는 불이익을 감수하는 것임을 고려하면, 원고가 법령상 퇴직금 중간정산 사유가 없음에도 피고 회사에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구할만한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다는 사실이 인정되어야 하나, 그렇게 볼만한 증거를 찾아볼 수 없다.
피고 회사는 2013. 12. 5. 원고로부터 이 사건 1 각서를 작성 받았으면서도 그 무렵 원고에게 실제로 퇴직금 중간정산을 명목으로 금원을 지급하였다고 볼만한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였다.
한편으로는 위 ① 내지 ④와 같은 사정은 피고 회사에 자발적으로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구한 사실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피고 회사에 2013. 12. 4.자로 확정급여형 퇴직연금 제도에 가입하면서 그 전의 원고 재직기간, 즉 이 사건 산정기간에 발생한 퇴직금을 위와 같이 작성된 연봉서약서 또는 연봉계약서에 터 잡은 퇴직금 중간정산 형식을 빌어 정리하려는 유인이 있었다고 못 볼 바 아니다.
피고 회사의 이 사건 1 각서 작성에 따른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 및 그에 따른 정산 주장을, 피고 회사가 원고와 사이에 체결한 연봉계약에 포함된 이른바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매월 퇴직금을 포함한 급여를 지급하고 그 후 2010. 2. 1. 위 퇴직금 정산서, 위 영수증을 작성함으로써 이미 (입사 시부터) 2010. 1. 31.까지의 재직기간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의 합의를 하였으며 나아가 이 사건 1 각서 작성을 통하여 2010. 12.까지의 재직기간에 대한 중간정산 퇴직금의 정산까지 모두 마쳤다는 취지로 선해하여 보더라도,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 회사와 원고는 연봉계약에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형식만 취하였을 뿐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하고, 피고 회사가 임금과 퇴직금을 구별하지 않은 채 원고에게 지급한 금원은 퇴직금이 포함되지 않은 ‘임금’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 회사의 위와 같이 선해한 주장도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004. 2.경부터 2009. 2.경까지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체결된 연봉계약에는 ‘연봉에는 상여금 및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는 취지의 추상적인 문구가 기재되어 있을 뿐, 매월 지급되는 연봉 분할액과 퇴직금 분할액이 구별되어 있지 않다.
2010. 2. 1.자로 작성된 퇴직금 정산서(을 제5호증)에도 2003. 12. 30.부터 2009. 1. 31.까지 원고에게 지급한 퇴직금 액수가 기재되어 있지 않고, 사후적으로 수기로 6,572,499원이라는 금액이 기재된 것으로 보이나, 위 기간 중 확정연봉액이 순차적으로 16,000,000원, 18,000,000원, 19,440,000원, 20,412,000원, 21,432,600원으로 증액되었음에도, 연도별 퇴직금 액수조차 구별되어 있지 않으며, 그 산정근거를 확인할 수 있는 어떠한 자료도 이 법원에 증거로 제출되지 않아 이 법원이 원고에게 매월 지급된 급여 중 피고 회사가 주장하는 퇴직금 분할금 액수를 확인할 수 없다.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작성된 연봉서약서나 연봉계약서, 이 사건 1 내지 4 각서(을 제2, 4호증)나 퇴직금 정산서나 영수증(을 제5호증) 등의 기재내용을 중시하면, 2010. 1. 31.까지 기존 연봉계약에 따라 상여금과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하였다는 확정연봉이 최대 21,432,600원(2009년도)에 불과함에도, 피고 회사는 2010. 2. 1. 원고와 사이에 연봉에 퇴직금을 제외한 상여금만 포함하는 내용의 새로운 연봉계약을 체결하면서도 확정연봉액을 24,000,000원으로 증액한 것이 된다.
그런데 피고 회사가 실제로 연봉에 원고의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하여 왔다면 2010. 2.부터는 원고에게 위와 같이 인상된 연봉 외에 별도로 퇴직금까지 지급하기로 원고와 약정하였다는 것이 되는데, 피고 회사가 실제로 그와 같이 불리한 내용으로 원고와 사이에 연봉계약을 체결하게 된 경위를 확인할만한 어떠한 자료나 정황도 찾아보기 어렵고, 오히려 이는 피고 회사가 원고의 연봉을 2,567,400원(= 24,000,000원 - 21,432,600원) 정도 단순 인상하였다고 보는 데 부합하는 사정으로 보인다.
피고 회사가 2010. 2. 1. 무렵 원고에게 위 퇴직금 정산서와 위 영수증에 기재된 금원을 실제로 지급하였다고 볼만한 증거를 제출하지 못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위 각 서류에 기재된 금액은 피고 회사가 사후적으로 산정하였을 뿐 실제로 원고에게 지급하지 않은 금액으로 보인다.
그런데 위 ① 내지 ④의 사정에다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에 2013. 12. 4.자로 확정급여형 퇴직연금 제도에 가입하면서 그 전의 원고 재직기간에 발생한 퇴직금을 위와 같이 작성된 연봉서약서 또는 연봉계약서에 터 잡은 퇴직금 중간 정산 형식을 빌어 정리하려는 유인이 있었던 사정까지 보태어 보면, 위 퇴직금 정산서, 위 영수증은 그 각 해당 작성일자인 2010. 2. 1.경에 실제로 작성된 것이 아니라, 원고가 확정급여형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된 직후인 2013. 12. 5.경 피고 회사의 요구에 따라 이 사건 1 각서를 작성해주면서 날짜를 소급하여 위 퇴직금 정산서, 위 영수증까지 일괄하여 작성해준 것에 불과하다고 볼 여지가 크다.
위와 같이 본다면, 피고 회사는 원고와 사이에 연봉계약을 체결하면서 매월 지급하는 급여에 퇴직금 분할금을 포함하는 형식만 취하였을 뿐 실제로는 원고에게 퇴직금이 포함되지 않은 임금 또는 상여금만 지급해오다가 2013. 12. 4. 확정급여형 퇴직연금 제도를 시행하면서 사후적으로 위 제도 시행 전까지 발생한 퇴직금을 이른바 퇴직금 분할 약정 형식으로 지급한 듯한 외관을 형성할 목적으로 원고로부터 이 사건 1 각서와 위 위 퇴직금 정산서, 위 영수증을 작성 받은 것에 불과하므로, 원고가 피고 회사 사이에 위와 같이 선해한 피고 회사의 주장과 같은 내용으로 이 사건 산정기간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에 합의하거나 그 중간정산이 완료되는 데 동의하거나 이를 승낙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설령 이와 달리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퇴직금 중간정산에 관한 합의가 이 체결되었다고 보더라도, 위 (1)의 ②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각 호에서 정한 퇴직금의 중간정산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밖에 없으므로, 그와 같은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나 그에 부수한 부제소합의는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 회사의 퇴직금 중간정산에 관한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소멸시효 완성 여부
피고 회사의 주장
피고 회사가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산정기간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를 하였으나 원고에게 그에 따른 중간정산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더라도,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산정기간에 대한 중간정산 퇴직금의 지급의무는 퇴직금 중간정산 목적으로 작성된 이 사건 1 각서 작성일로부터 3년의 단기소멸시효기간이 지나 시효로 소멸하였다.
구체적인 판단
퇴직금채권은 퇴직한 다음날부터 이를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는데(대법원 2001. 10. 30. 선고 2001다24051 판결 등 참조),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와 원고 사이에 이 사건 산정기간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어 원고가 입사일인 2004. 3. 2.부터 실제 퇴직일인 2020. 11. 26.까지 계속하여 근로한 것으로 보게 되므로, 원고가 청구하는 이 사건 미지급 퇴직금채권은 위 퇴직일 다음 날인 2020. 11. 27.부터 행사할 수 있다.
그런데 원고가 위 퇴직일로부터 3년이 지나기 전인 2021. 2. 8. 피고 회사를 상대로 미지급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은 기록상 분명하므로, 원고의 퇴직금채권에 대하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한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 회사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 또한 이유 없다.
상계 여부
피고 회사의 주장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무효이고 피고 회사의 이 사건 산정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지급의무가 시효로 소멸하지 않았다면, 원고는 피고 회사와 사이에 매월 지급 받는 급여에 퇴직금 분할금을 포함하여 지급 받는 내용으로 연봉제계약을 체결하고, 실제로 이 사건 산정기간 동안 피고 회사로부터 합계 8,221,149원 상당의 퇴직금 분할금을 매월 급여에 포함하여 지급 받음으로써 법률상 원인 없이 위 금원 상당의 이익을 얻고 피고 회사에 같은 금원 상당의 손해를 입게 한 것이 된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 대한 위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 및 이에 대하여 연 6%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이 사건 산정기간에 대한 퇴직금채권을 대등액에서 상계한다.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참조).
구체적인 판단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이 사건 산정기간 동안 매월 지급되는 급여에 퇴직금 분할금을 포함하는 내용(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고 한다)을 포함하는 연봉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하고, 원고가 피고회사에 퇴직금 분할 지급을 원하는 취지의 이 사건 2 내지 4 각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다.
그러나 한편 제2의 나. 1) 다) (3)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위 각 연봉계약이나 위 퇴직금 정산서, 위 영수증에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지 않고, 원고의 연도별 연봉 증가와 연봉계약내용의 변경(연봉에 퇴직금과 상여금이 포함된 것으로 규정한 기존 연봉계약 제7조의 내용이 2010. 2. 1. 체결된 연봉계약에 따라 연봉에 상여금만 포함된 것으로 변경된 것을 말한다) 사이의 상관관계가 합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사정에다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 즉 원고는 피고 회사와 사이에 연봉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하면서 피고 회사의 요구에 따라 퇴직금 분할 약정이 포함된 연봉서약서나 연봉계약서뿐만 아니라 이 사건 2 내지 4 각서도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사정까지 보태어 보면, 원고와 피고 회사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피고 회사와 원고는 연봉계약에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형식만 취하였을 뿐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하며, 피고 회사가 임금과 퇴직금을 구별하지 않은 채 원고에게 지급한 금원은 퇴직금이 포함되지 않은 임금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가 피고 회사 사이에 형식적으로 작성된 연봉서약서, 연봉계약서, 이 사건 2 내지 4 각서의 기재와 달리 피고 회사로부터 실제로 어떠한 형태로도 이 사건 산정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받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 회사의 상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퇴직금의 산정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이란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하고(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조 제4호,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 퇴직금청구권은 계속 근로가 끝나는 퇴직이라는 사실을 요건으로 하여 발생하는 것이므로,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계속근로기간, 평균임금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모두 퇴직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5. 14. 선고 95다19256 판결 등 참조).
원고는 2004. 3. 2.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2020. 11. 26. 퇴직하였고, 피고 회사는 2013. 12. 4.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하면서 그 적용시기를 2011. 1. 1.부터로 정하였고 원고도 이에 가입하였으며 피고 회사는 그때부터 매년 원고 관련 퇴직 연금계좌에 부담금을 납입한 것으로 보이며, 원고는 이미 2011. 1. 1.부터 퇴직일까지 발생한 퇴직금을 수령하였음을 전제로 이 사건 산정기간, 즉 2004. 3. 2.부터 2010. 12. 31.까지의 기간에 해당하는 미지급 퇴직금을 구하고 있으므로, 원고의 퇴직금액 산정을 위한 평균임금 산정은 퇴직금 산정의 일반 법리에 따라 원고의 실제 퇴직 당시를 기준으로 하되, 퇴직금의 산정기간만 이 사건 산정기간으로 함이 상당하다.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제34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가 정하는 바에 따라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하여야 하고,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원고의 퇴직일 이전 3개월간 원고의 월 급여액이 3,300,000원이라는 사실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이 사건 산정기간에 대한 원고의 퇴직금을 계산하면 아래 표 기재와 같이 22,075,854원이 된다.
<2>
<3>
결국 원고의 이 사건 산정기간에 대한 미지급 퇴직금은 22,075,854원이 되는데, 원고는 2022. 4. 18.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를 통하여 청구취지를 19,449,231원 및 그 지연손해금으로 감축하였으므로 그에 따르기로 한다.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중 원고가 구하는 19,449,231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위 퇴직금의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이 지났음이 계산상 분명한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1. 2. 16.부터 피고 회사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4>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12. 21.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관련 법령이 정한 연 20%의 한도 내에서 원고가 구하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이순형
각주1)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3조(퇴직금의 중간정산 사유)
법 제8조제2항 전단에서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각주2) 1. 무주택자인 근로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각주3) 2. 무주택자인 근로자가 주거를 목적으로「민법」제303조에 따른 전세금 또는「주택임대차보호법」제3조의2에 따른 보증금을 부담하는 경우. 이 경우 근로자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이하 "사업"이라 한다)에 근로하는 동안 1회로 한정한다.
각주4) 3. 근로자, 근로자의 배우자 또는「소득세법」제50조제1항에 따른 근로자 또는 근로자의 배우자와 생계를 같이하는 부양가족이 질병 또는 부상으로 6개월 이상 요양을 하는 경우
각주5) 4. 퇴직금 중간정산을 신청하는 날부터 역산하여 5년 이내에 근로자가「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파산 선고를 받은 경우
각주6) 5. 퇴직금 중간정산을 신청하는 날부터 역산하여 5년 이내에 근로자가「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개인회생절차개시 결정을 받은 경우
각주7) 6.「고용보험법 시행령」제28조제1항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규정에 따른 임금피크제를 실시하여 임금이 줄어드는 경우
각주8) 7. 그 밖에 천재지변 등으로 피해를 입는 등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사유와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각주9) 9,900,000원(= 3,300,000원 × 3개월)
각주10) 92일 = 31일(2010. 8. 27.부터 2010. 9. 26.일) + 30일(2010. 9. 27.부터 2010. 10. 26.일) + 31일(2010. 10. 27.부터 2010. 11. 26일)
각주11) 원고는 당초 원고의 1일 평균임금이 114,982.84원임을 전제로 30,487,778원 및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다가 2022. 4. 18.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를 통하여 1일 평균임금이 106.456.61임을 전제로 청구취지를 19,449,231원으로 감축하였다(한편 원고가 그 후 2022. 9. 26.자 준비서면의 진술로써 미지급 퇴직금이 21,857,084원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청구취지를 다시 증액하지는 않았으므로, 원고의 청구 범위 내에서 피고 회사에 대하여 미지급 퇴직금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