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3. 6. 20. 선고 2021나38377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09. 1. 30. 피고에 입사하여 국내에서 근무를 하다가 2009. 2. 6.부터 피고가 중국 현지에서 직접 생산, 판매 등을 할 목적으로 설립한 중국 법인의 법인장대행, 영업관리팀장, 영업본부장 등으로 근무하였다.

나.

이후 원고는 2012. 1. 1. 피고와 사이에 계약기간 2년, 보수 130,000,000원으로 각 정하고 원고를 상무로 위촉하는 내용의 임원위촉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2013. 1. 16. 피고로부터 이 사건 계약이 2013. 3. 25.자로 해지된다는 내용의 통보(이하 '이 사건 해고처분'이라 한다)를 받았다.

다.

원고는 2013. 4. 8.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처분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이송 이후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3. 6. 3.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며, 징계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인용하여 '피고가 2013. 3. 25. 행한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피고는 원고를 원직에 복직시키며 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구제명령을 하였다. 피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3. 8. 29. 같은 이유로 피고의 재심신청을 기각(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하였다.

라.

이에 피고는 서울행정법원에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의 소(2013구합23836)를 제기하였으나 2014. 6. 26.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고, 징계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어 해고처분이 무효라는 이유로 청구기각 판결(이하 '이 사건 관련판결'이라 한다)을 선고받았고, 이후 항소(서울고등법원 2014누58374) 및 상고(대법원 2016두41347)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어 2016. 9. 12. 이 사건 관련판결은 확정되었다.

마.

원고의 피고에서의 지위 관련 사항

1)

원고는 피고의 중국 법인 및 국내 법인등기부등본상 이사로 등재되지 않았다.

2)

이 사건 계약서 제3조 다항에는 '회사가 정하는 바에 따른 업무용 차량 제공(기사 불포함), 유류비, 유지비 및 보험료는 회사가 부담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실제 원고에게 차량 등이 제공되지 않았다.

3)

이 사건 계약서 제3조의 나항에는 '임원의 퇴직금은 별도로 정한 임원보수지급규정에 따라 결정된다'고 명시하고 있고, 임원퇴직금지급규정 제4조 및 별표1에는 '월평균 보수액의 150%를 지급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피고는 이 사건 해고처분 직후인 2013. 4. 4. 위 규정에 따라 산정한(다만, 당시 시행 중인 40% 삭감된 급여 기준) 퇴직금 40,495,650원을 원고에게 지급하였다.

4)

원고는 중국 법인의 일반직원들과 같이 통근 승합차량을 이용하여 출 · 퇴근을 하였다.

5)

피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원고의 급여에서 근로소득세,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을 원천 징수하였다.

6)

피고가 원고에게 법인카드, 업무추진비, 자녀 학자금 지원 등을 제공한 바는 없다.

사.

이 사건 관련판결의 내용 중 원고의 근로자성 판단 부분

이 부분에 대한 관련판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계약의 형식과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 복무규정 ·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 · 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 · 원자재 ·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 ·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회사의 이사 등 임원의 경우에도 그 형식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위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5두524 판결 참조).

2)

위 법리를 토대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비록 상무의 지위에서 중국 법인장 대행, 영업관리팀장, 영업본부장으로 근무하였고,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에 따라 산정된 퇴직금을 지급받았던 사정 등을 고려하더라도, 원고는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 · 명목적인 것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원고의 전 근무과정에서 업무의 큰 변화 없이 피고 내지 중국 법인장의 지휘 · 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매월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는 관계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가)

원고는 피고에 입사 당시 피고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 경력직 직원으로서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비록 입사 직후 중국 법인장 대행으로 약 5개월간 근무한 적이 있으나, 정식 인사발령이 없었고, 근무경력이나 중국 법인 업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점, 법인장이 새로 발령되면서 법인장, 영업본부장 아래에 위치하는 영업관리팀장으로 다시 발령받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법인장 대행으로 근무할 당시에도 원고가 독자적인 업무집행권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또한 원고가 영업관리팀장으로 근무하다가 영업본부장으로 지위가 상승하였지만 그 전 · 후로 업무내용이 크게 달라진 바 없다. 결국 원고의 입사 당시부터 이 사건 해고처분 당시까지 업무 내용 및 성격에 큰 차이가 없다고 보인다.

나)

원고는 출장에 관하여 중국 법인장의 승인을 받았고, 중국현지 일반직원들과 같이 통근 승합차량을 이용하여 출퇴근을 하는 등 출퇴근시간, 근무시간 및 근무장소 등에서도 중국 법인장 등의 통제를 받은 것으로 보이고, 달리 원고 자신의 판단에 따라 이를 정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다)

원고는 피고의 법인등기부에 이사로서 등재되어 있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사회의 구성원도 아니었다.

라)

중국 법인장이 중국 법인에 상주하면서 그 회사의 경영에 관한 사항 전반에 관하여 직접 관장하였고, 법인장 아래의 리더급에 해당하는 원고는 법인장 등으로부터 구체적으로 업무 지시를 받아 보고를 하는 등으로 업무를 처리한 것으로 보이며, 비록 원고가 거래처 결제대금 및 영업에 관한 비용지급 등 일부 업무에 관한 전결권을 행사하였다고 하여 독자적인 판단과 재량에 의하여 모든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마)

원고는 업무용 차량, 학자금 등 기타 복리후생 등 처우와 관련된 제반 사항에 관하여 임원 관리 규정에서 정한 임원에 대한 대우를 받지 못하였고, 피고의 일반 직원들과 비교하여도 특별한 대우를 받은 것으로 보기 어렵다.

바)

원고의 급여에서 근로소득세와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등이 원천징수되었다. 』 아. 이 사건 관련판결 확정 이후, 피고는 원고가 2014. 12. 31. 정년에 도달하였음을 이유로 원고를 퇴직 처리하였고, 2016. 11. 21. 원고가 임원이 아닌 근로자임을 전제로 '재임기간 매 1년에 대하여 월평균보수의 100%'의 비율로 계산한 퇴직금 상당액과 그 이자 등을 포함한 65,736,587원을 퇴직금 상당액으로 원고에게 지급하였으며, 원고가 청구한 학자금 중 2012년도 이전 부분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음을 이유로 제외하고 자료로써 확인되는 부분으로 피고가 계산한 5,000,000원과 그 이자상당액 131,505원을학자금 명목으로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7 내지 11, 13,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1)

이 사건 재심판정과 이 사건 관련판결에 따라 원고는 근로자성이 인정되나 이 사건 계약의 내용과 원고가 사용한 구체적인 직함 등을 모두 고려하면 임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퇴직금은 피고의 임원퇴직금규정에 따라 '재임기간 매 1년에 대하여 월평균보수의 150%'로 계산한 98,494,661원<1>임에도 피고는 '재임기간 매 1년에 대하여 월평균보수의 100%'로 계산한 65,736,587원만을 지급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그 차액에 해당하는 32,758,074원(= 98,494,661원 - 65,736,58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2)

한편, 자녀 학자금은 피고의 급여 규정에 따라 지급되는 연봉 외의 근로소득으로서 신청 여부와 무관하게 학자금 지원 요건에 해당하는 사유가 충족되면 당연히 학자금 상당의 임금채권이 발생하므로, 이 사건 관련판결로써 이 사건 해고처분이 무효임이 확정된 이상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의 입사일인 2009. 1. 30.부터 이 사건 해고처분이 없었더라면 근무하였을 정년인 2014. 12. 31.까지 사이에 발생한 학자금으로서 피고의 급여규정에 따라 산출된 17,546,800원에서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5,000,000원을 공제한 12,546,8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피고

1)

이 사건 관련판결에서 원고는 피고의 임원이 아닌 근로자임이 확정되어 원고에게 임원퇴직금지급규정을 적용할 수는 없으므로 원고에게 임원퇴직금지급규정을 적용하여 '재임기간 매 1년에 대하여 월평균보수의 150%'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원고는 2014. 12. 31. 정년도달을 이유로 피고로부터 퇴직처리 되었는데 퇴직금 및 임금채권의 소멸시효는 근로기준법 제49조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에 따라 3년이므로 2017. 12. 31.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할 것인바, 원고가 구하는 퇴직금 및 학자금 상당의 임금채권은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설령 이 사건 관련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원고의 신분관계가 확정되었음을 고려하여 이 사건 판결 확정일 다음날을 기산일로 하더라도 이 사건 소 제기 당시에는 이미 그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하였음이 분명하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3)

한편 원고는 선행 소송에서 자신이 임원이 아닌 근로자로서 근무하였다고 주장하였고 그 주장이 받아들여져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이 사건 관련판결이 선고되었음에도 갑자기 이 사건 소에서는 원고가 피고 회사의 임원으로 근무하였다고 입장을 바꾸어 주장하고 있는바, 원고의 주장은 자기모순의 행동을 금지하는 금반언의 원칙 내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된다.

3.

판단

가.

미지급 퇴직금 상당액 청구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지급된 급여의 성격 및 임원퇴직금지급규정의 적용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갑 제3,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면서 작성한 위촉계약서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 회사의 상무로 위촉되어 상무로서의 직무를 수행하고(제1조), 업무수행의 대가로 130,000,000원의 보수를 매달 25일 분할하여(연보수의 1/12) 받으며 별도로 규정된 회사의 임원보수지급규정에 따라 12개월 이상 회사에 근무한 경우 퇴직금을 지급받기로(제3조) 피고와 합의한 사실, 피고 회사의 임원퇴직금지급규정 제2조에는 '본 규정에서 임원이라 함은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등기이사, 감사 및 비등기임원을 포함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4조 제1항 및 별표 1에는 '상무이사, 이사, 감사'의 경우 '재임기간 매 1년에 대하여 월평균보수의 150%'를 지급하기로 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한편, 이 사건 관련판결에서 원고의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 · 명목적인 것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원고가 피고의 지휘 · 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매월 일정한 임금을 지급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계약은 근로계약으로서 이에 따라 지급된 급여 역시 근로기준법상의 임금으로 봄이 상당하다.

나)

그런데, 위 인정사실과 함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부당해고와 관련한 판단에 있어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퇴직금 산정에 있어서는 피고 회사의 임원퇴직금지급규정의 적용을 받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①

당사자 사이의 약정은 그 당사자들이 그 약정에 관한 서면을 작성한 경우 기본적으로 그 서면의 내용에 의하여 구체화되고 그 기재에 구속된다고 할 것이며 그 문언의 내용을 부인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원고와 피고가 최초 작성한 위촉계약서에는 원고가 받을 퇴직금 금액은 별도로 규정된 회사의 임원퇴직금지급규정에 따라 결정된다고 분명히 규정하고 있고(피고는 원고와 같은 지위에서 그 업무를 수행하는 계약상대방에 대하여 퇴직금을 '재임기간 매 1년에 대하여 월평균보수의 150%'를 지급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실제 피고는 이 사건 소 제기 이전인 2013. 4. 4.경 위 임원퇴직금지급규정에 따라 계산한 퇴직금을 원고에게 지급한 사실도 있다.

②

이 사건 관련판결에서 이 사건 해고처분과 관련하여 원고가 근로자로서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인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판단된 것이, 근로자인 원고가 사용자인 피고를 상대로 구체적인 근로계약의 내용에 따라 퇴직금 등 구체적인 금원 청구를 함에 있어 '임원위촉계약서'라는 명칭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근로계약서'에 해당하는 이 사건 계약서에 '퇴직금 금액은 임원보수지급규정에 따라 결정된다'고 명시한 조항에 따라 계산된 퇴직금을 청구하는 것이 양립불가능하다거나 신의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2)

소멸시효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소멸시효의 기산점

근로자가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로 인하여 해고를 당한 경우, 근로자로서는 민사소송으로 해고의 무효확인 및 임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으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신속한 권리구제를 위하여 마련된 구 근로기준법 제33조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2조 내지 제86조(제85조 제5항 제외)의 행정상 구제절차를 이용하여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한 후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또는 기각결정에 대하여 행정소송에서 다투는 방법으로 임금청구권 등 부당노동행위로 침해된 권리의 회복을 구할 수도 있으므로, 근로자가 위 관계 법령에 따른 구제신청을 한 후 이에 관한 행정소송에서 그 권리관계를 다투는 것 역시 권리자가 재판상 그 권리를 주장하여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표명한 것으로서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서의 재판상 청구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2013. 1. 16. 피고로부터 이 사건 해고처분을 받은 뒤 2013. 4. 8.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2013. 6. 3. 구제명령을 받은 사실, 피고가 이에 불복하여 재심신청을 하였다가 기각당하자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 원고는 위 행정소송에서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위하여 보조참가하는 방식으로 피고의 주장을 다툰 사실, 피고는 위 행정소송의 제1심에서 청구기각 판결을 선고받았으며, 그 판결이 항소심과 상고심을 거쳐 2016. 9. 12.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와 같이 피고가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원고가 보조참가하여 피고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다투면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한 것은 재판상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원고의 부당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및 퇴직금 상당액에 대한 지급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재판상의 청구로써 중단되었고, 그 소멸시효는 위 확정일 다음날부터 다시 진행된다고 할 것이다.

나)

소멸시효 기간 및 완성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자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 되고, 근로자가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라 할 것이니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으며, 여기에서 근로자가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임금은 근로기준법 제2조에서 정하는 임금을 의미한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참조). 이와 함께 민법 제538조 제1항에 기한 채무자의 채권은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급부가 불능이 된 때 자신의 급부의무를 면함과 동시에 마치 자신의 채무가 이행된 것과 마찬가지로 보아 채권자에 대하여 갖게 되는 반대급부청구권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부당해고 되었던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었던 퇴직금 상당액을 구하는 채권은 본래 채권인 퇴직금 채권으로서 그 소멸시효기간은 3년(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의 부당해고기간 동안의 퇴직금채권의 소멸시효는 이 사건 관련판결 확정일 다음날인 2016. 9. 13.부터 진행된다고 할 것인데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20. 2. 12. 이 사건 소가 제기되었음은 역수상 명백하므로 원고의 퇴직금채권은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이 근로기준법상 근로계약인 동시에 민법상고용계약으로서 원고의 이 사건 미지급 퇴직금 채권은 피고의 채무불이행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에 해당하므로 소멸시효기간 10년이 적용되거나 상사소멸시효가 적용되더라도 그 기간을 5년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계약은 그 형식에도 불구하고 근로기준법상의 근로계약으로 규율함이 상당한바 근로계약의 임금채권에 대한 소멸시효기간이 규정되어 있는 이상 보충적 또는 선택적으로 민법상 고용계약에 관한 규정 내지 상사소멸시효 규정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므로<2>,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국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한 피고의 항변은 이유 있고 원고의 미지급 퇴직금 상당액 주장은 구체적인 금액이나 그에 관한 주장 등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미지급 학자금 상당액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의 부당해고가 없었더라면 자녀들 학자금 상당액 역시 지급받을 수 있었다고 주장하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의 급여규정(갑 제20호증)은 '연봉외급여는 차량유지비, 연·월차수당, 학자금, 휴가비 등 복리후생 성격의 급여로 연봉산정에서 제외되며 급여 지급기준에 의거 지급(제8조)'하고, '중·고등학생 및 대학생 자녀를 둔 직원에 대하여 직원 1인에 2자녀 범위에서 학자금을 지원한다.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직원에 대하여 매 분기별로 입학금 및 수업료를 지원하며, 특수목적고등학교의 경우 일반 고등학교의 최고액으로 지원한다. 대학생 자녀를 둔 직원에 대하여 매 반기별로 1자녀당 1학기를 1백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한다(제12조)'고 규정하고 있으나, 다른 한편 이 사건 계약서에는 계약기간과 함께 연간 보수액 및 퇴직금 지급에 관한 규정(회사의 임원보수지급규정에 따라 결정된다)이 기재되어 있고, 기타 복리후생 항목으로 '차량, 휴가, 건강보험 및 국민연금'에 관한 규정이 기재되어 있을 뿐 자녀 학자금 지원에 관한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과 함께 당사자 사이의 약정은 그 당사자들이 그 약정에 관한 서면을 작성한 경우 기본적으로 그 서면의 내용과 기재에 구속된다고 할 것인 점, 원고는 재직 중 피고에게 학자금 신청을 하지 않았고 피고도 원고가 재직하고 있던 동안에는 학자금을 지원하지 않았던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처분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는 당사자 사이에 약정에 따라 자녀학자금 보조가 지급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설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상의 임금(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어떠한 명칭으로든지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의 일종인 자녀학자금은 소멸시효기간이 3년이므로(근로기준법 제49조)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미지급 학자금 주장 역시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기선(재판장) 이상윤 김형석

각주1) 369,933원(1년 보수총액 130,000,0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1일 평균임금) × 1.5 × 30일 × 71/12, 원 미만 버림

각주2) 부당해고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이유로 임금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그 자체로는 근로계약과 무관한 청구로서양자는 그 법적 근거와 성질을 달리하므로, 부당해고가 무효임을 이유로 민법 제538조 제1항에 따라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그 반대급부로 받을 수 있는 임금의 지급을 위와 같은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와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는 있으나, 이와 같은 경우와 원고의 위 주장은 구별된다. 설령 상행위로 인하여 생긴 채무의 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에 해당된다고가정더라도 상법 제64조는 '다른 법령에 이보다 단기의 시효의 규정이 있는 때에는 그 규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는 퇴직금채권의 소멸시효를 3년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결국 이유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