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위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산재사고의 발생
원고는 2007. 7. 19. 안성시 A 건설공사인 'B 증설공사'에 관하여 한국전력공사 수원전력관리처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C이 운영하는 D은 같은 날 원고와 위 공사에 기술 및 인력을 지원하기로 하는 용역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D은 위 용역도급계약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그 직원인 E을 원고 측 시공관리책임자로 파견하였고, D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F은 원고의 인력지원요청에 따라 위 E의 지시로 2008. 2. 2. 15:00경 위 A 건설공사현장에서 송전철탑 위에 올라가 철탑을 조립하는 작업을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송전철탑에서 내려오던 중 철탑 상부 8m 지점에서 발이 미끄러지면서 아래로 추락하여 제1흉추체 골절, 좌측대퇴부 근막손상 등의 상해를 입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F에 대한 산재처리 및 산업재해보상 보험급여의 지급
이 사건 사고 후 F은 원고가 가입한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기하여 피고에게 산재보험급여신청을 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F에게 이 사건 사고일로부터 요양기간 종료일인 2008. 8. 22.까지의 휴업급여로 12,807,010원을, 요양급여로 8,798,870원을 각 지급하였고, 장해급여 청구에 관하여는 장해급여를 지급하는 장해등급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급하지 않았다.
F과 원고 사이의 민사소송 등
F은 2009. 8. 14. 원고를 상대로 서울서부지방법원 2009가단49479호로 F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입은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소송(이하 위 소송과 아래에서 보는 위 소송의 항소심을 합하여 '관련 소송'이라고 한다)을 제기하였는데, 관련 소송에서 F의 후유장애는 제1흉추부 골절이 영구장해 12%, 좌측 대퇴부 근막 손상이 2년 한시장해 10%로 인정되었고, 위 소송의 항소심인 서울서부지방법원 2011나8755 사건에서 위 법원은 2012. 2. 23. F의 일실수입 78,803,492원, 기왕개호비 1,755,863원, 향후치료비 2,491,567원의 합계 83,050,922원에 F의 과실 30%를 상계한 58,135,645원과 위자료 10,000,000원을 인정하고, 여기에서 산업재해보상금으로 지급받은 휴업급여 12,807,010원을 공제한 55,328,63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이 그 무렵 확정되자 원고는 2012. 4. 10. F에게 66,459,909원(=원금 55,328,635원+지연손해금 11,131,274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가 관련 소송 판결에 따라 F에게 지급한 66,459,909원은 피고가 F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로 지급하였어야 할 돈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판단
보험가입자의 수급권자의 보험급여청구권 대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의한 보험급여 그 자체는 사용자가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부담하게 될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에 대한 책임보험의 성질을 갖는 것은 아니나, 근로기준법에 따른 사용자의 재해보상에 대하여 책임보험의 성질을 가지고 그 책임보험적 기능도 수행하고 있고, 손실전보라는 면에서 민사상의 손해배상과 상호 중복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어서, 위와 같이 중복되는 범위 내에서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으로 인한 손해까지 전보하는 기능을 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한편 산재보험법 제89조(관련 법령의 상세내역은 별지와 같다)는 "보험가입자가 소속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에 대하여 이 법에 의한 보험급여의 지급사유와 동일한 사유로 '민법' 그 밖의 법령에 의하여 보험급여에 상당하는 금품을 수급권자에게 미리 지급한 경우로서 당해 금품이 보험급여에 대체하여 지급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보험가입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당해 수급권자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를 대위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수급권자가 보험가입자로부터 재해보상금을 먼저 지급받은 경우 그 금액범위 안에서 수급권자에게 보험급여의 지급의무가 없게 되는 피고(근로복지공단)에 대하여 보험가입자는 산재보험법 제89조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수급권자에게 지급한 금원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산업재해보상보험 급여의 범위 내에서 구상을 할 수 있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다68562 판결, 같은 취지 대법원 1994. 5. 24. 선고 93다38826 판결 참조).
수급권자의 대위의 조건
위 법리에 따라 보험가입자인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수급권자인 F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를 대위하여 구상금청구를 하기 위하여는 지급한 금품이 수급권자가 피고로부터 보험급여로 받을 수 있는 것으로서 보험급여 지급의 범위 내에 있어야 하며, 그에 대한 입증책임은 원고에게 있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F에게 지급한 금원을 항목별로 살펴보기로 한다.
일실수입 : 보험가입자는 휴업급여의 범위 한도 내에서 휴업기간에 대응하는 피해근로자의 소극적 손해에 해당하는 일실수입 손해액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데, 휴업급여는 '요양으로 인하여 취업하지 못하는 기간'동안 1일 평균임금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하는 것인바(산재보험법 제52조), 이 사건에서 F에 대한 산재처리가 종결되었고 그 요양기간 종료일인 2008. 8. 22.까지의 휴업급여를 피고가 F에게 지급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휴업급여 지급의 범위를 넘는 일실수입을 피고에게 청구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또한, 휴업기간 이후의 기간에 대응하는 피해근로자의 소극적 손해에 해당하는 일실수입 손해액은 장해보상일시금의 한도 내에서 청구할 수 있다. 산재보험법 제57조 제1, 2항에 따르면 장해급여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려 치유된 후 신체 등에 장해가 있는 경우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하고, 장해급여는 장해등급에 따라 정해지며, 장해등급의 기준은 산재보험법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되어 있다.
이 사건에서 보건대, F의 후유장해는 제1흉추부 골절 12%의 영구장해, 좌측 대퇴부 근막 손상 2년 10%의 한시장해로 인정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제1심 법원의 서울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 촉탁결과에 의하면 위와 같은 장해는 산재보험법 시행령 별표 6의 장해등급 기준 제14급에 해당되므로 원고는 F의 피고에 대한 장해등급 제14급에 해당하는 장해급여를 받을 권리를 대위하여 청구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지급하여야 한다.
향후치료비 및 기왕개호비: 향후치료비는 요양급여에, 기왕개호비는 요양급여 또는 간병급여에 각 해당한다. F에 대하여 이미 산재처리가 종결되었고 요양기간종료일까지의 요양급여를 피고가 이미 지급하였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가 향후치료비 및 기왕개호비로 각 지급한 금품이 F이 피고로부터 받을 수 있는 요양급여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F이 간병급여를 지급받을 요건인 '치유 후 의학적으로 상시 또는 수시로 간병이 필요하여 실제로 간병을 받는 자'에 해당하여 원고가 기왕개호비를 지급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위자료 : 산재보험법상의 보험급여는 위자료를 포함하고 있지 않으므로(대법원 1990. 2. 23. 선고 89다타22487 판결) 원고가 F에게 지급한 금원 중 위자료는 피고에게 청구할 수 없다.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F의 피고에 대한 산재보험급여청구권은 3년의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산재보험법 제89조에 의한 대위의 목적물은 수급권자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로 보아야 할 것이고, 수급권자의 산재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는 산재보험법 제112조에 따라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원고가 대위하는 권리 중 일부 인정되는 부분인 장해급여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려 치유된 후 신체 등에 장해가 있는 경우에 지급하는 것인바, 위 급여를 청구할 수 있었다고 보이는 이 사건 요양기간 종료일 다음날인 2008. 8. 23.로부터 3년이 경과된 이후인 2013. 9. 4. 이 사건 소송이 제기되었음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위 권리는 시효로 소멸하였다. 따라서 피고의 항변은 이유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관련 소송에서 원고가 피고에게 소송고지를 하였으므로 피고는 소멸시효를 주장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F의 원고를 상대로 한 이 법원 2009가단49479 소송에서 원고가 2010. 10. 26. 피고에 대하여 소송고지 신청을 하였고 위 소송고지가 2010. 10. 29. 피고에게 도달된 사실은 당원에 현저하나, 가사 그러한 소송고지에 대하여 소멸시효중단 사유인 최고로서의 효력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그로부터 6개월 이내에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재판상의 청구, 압류 또는 가압류 등을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인바,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한 제1심 판결은 부당하므로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위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승호(재판장) 설충민 송인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