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5. 9. 30. 선고 2023가합37288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는 컴퓨터 시스템 개발, 판매 및 유지보수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2)

원고 A, B, C, D, G은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퇴사한 근로자이고, 나머지 원고들은 현재까지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

피고는 2016. 1. 1. 아래와 같이 임금피크직원 운영지침을 신설하여 피고의 기존 정년인 만 58세를 만 60세로 연장하면서 만 55세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시행하였고, 2021. 2. 8. 임금피크직원 운영지침을 일부 개정하였으나 주된 내용은 현재까지 동일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아래와 같은 사유로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인하여 감액된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고, 퇴직연금부담금을 납입할 의무가 있다.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일정한 연령에 달한 근로자들의 임금을 50% 삭감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작성 · 변경에 해당함에도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를 받지 않고 시행되었으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에 관계없이 근로자가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을 삭감하는 것이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에도 업무량이나 업무강도를 저감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므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4조의4 제1항에 반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에 해당한다.

3.

판단

가.

임금피크제 시행을 위한 취업규칙 변경이 절차적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취업규칙의 작성 · 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 · 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는 것이므로, 그 동의 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 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집단의 과반수를 뜻한다.

그리고 여러 근로자 집단이 하나의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어 비록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시점에는 일부 근로자 집단만이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더라도 그 나머지 다른 근로자 집단에게도 장차 직급의 승급 등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일부 근로자 집단은 물론 장래 변경된 취업규칙 규정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 집단이 동의주체가 되고, 그렇지 않고 근로조건이 이원화되어 있어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근로자 집단 이외에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불이익을 받는 근로자 집단만이 동의주체가 된다(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다49377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3, 7호증, 을 제2, 10, 13, 15,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서 정한 집단적 동의절차를 거쳐 신설된 것이므로, 기존의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유효하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하여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의 근로자들에게 2015. 12. 10., 2015. 12. 11., 2015. 12. 14., 2015. 12. 15.까지 4회에 나누어 직장내 성희롱 예방 및 개인정보보호 교육과 더불어 30분 동안 임금피크제 운영기준안(갑 제2호증)을 토대로 임금피크제의 내용에 관하여 상세히 설명하였고, 대상근로자 261명중 231명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취업규칙 개정에 동의하였다.

원고들은 피고 측의 강요에 의해 근로자들이 동의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도 주장하나 원고들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하여 근로자들에 대한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자료를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피고는 위 설명회 개최 전 임금피크제 설명 안내 공문(갑 제3호증)을 보내 '전환시기 및 정년 연장, 인사 및 보수/퇴직금 관련 제도 설명'이 예정되어 있다고 사전에 안내하였을 뿐만 아니라 임금피크제 설명 이후에는 질의응답을 진행하였는바, 근로자들 간에 자유로운 토론이나 의견교환의 기회를 충분히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

②

한편 피고 근로자 과반수로 이루어진 I지부(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고 한다)가 2019. 9. 5. 설립되었고, 2020. 5. 29.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이 최초 체결한 단체협약서 제44조<1>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동일한 내용의 임금피크제를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신설될 당시 근로자들의 위와 같은 동의 방법이 유효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이 사건 노동조합이 단체협약을 체결하였을 무렵에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대한 적법한 동의를 거침으로써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여 원고들을 비롯한 전체 근로자에게 효력이 있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피고가 시행한 임금피크제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서 무효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구 고령자고용법(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조의4,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구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임금

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2)

구체적인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에 따라 정년퇴직일로부터 일정 시점에 도달한 일정한 연령의 근로자들은 그러한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을 제5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도입 목적, 경위, 절차의 적법성 등의 측면에서 그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될 뿐만 아니라 그 내용에 고령에 이른 근로자들이 경제적 손실내지 불이익을 입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에서 정년 연장에 수반하여 고령에 이른 근로자들의 급여를 어느 정도 감액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예정해 두고 있어 그 정도가 과도하여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함으로써 만 55세에 도달한 근로자들의 임금이 일부 감액되어 연령에 따른 임금의 차이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고령자고용법이 정한 연령차별 금지 규정에 위반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고령자고용법은 근로능력이 있는 근로자의 일할 기회를 보장하기 위하여 사업주로 하여금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되(제19조), 그와 동시에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명하고 있으며(제19조의2 제1항), 위 조항의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에는 고령에 이른 근로자들의 급여를 감액하는 것이 포함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법적 근거를 가지고 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과정에 어떠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절차의 적법성도 인정된다. 이에 더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피고 소속 근로자의 정년 연령을 기존의 58세에서 60세로 연장함과 아울러 정년이 연장된 기간 동안 고령에 이른 근로자들의 급여를 감액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고령자인 근로자의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사용자인 피고는 근로능력이 있는 근로자에게 일할 기회를 추가적으로 부여하고 풍부한 경험과 숙련도를 갖춘 인력을 경제적인 인건비로 고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도입된 것으로, 그 목적의 타당성 또한 인정된다.

②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서 피고는 임금피크제 진입 근로자들에게 적합한 직무를 부여하기 위한 협의를 해왔고, 이 사건 노동조합 설립 이후인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여 2022. 10. 17. '근로환경 및 일하는 방식 개선 노사 TFT 결과에 관한 합의서'를 마련하여 '임금피크직원의 직무는 임금피크 진입 직전 대비 임금삭감에 비례하여 업무량과 범위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며, 임금피크 진입 시 직무의 범위, 역할, 시간은 해당본부/부서장과 논의하여 조정한다.'는 원칙하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 진입 근로자들로 하여금 현장대리인을 비롯한 각종 지원 업무와 같이 종전의 업무에 비하여 업무강도 및 난이도가 낮은 업무를 수행하도록 정하였다. 실제로 원고 E, D, J의 경우 이 사건 임금피크제 진입 전에는 용역 단가가 높은 개발업무 등을 담당하다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진입 직후 현장대리인 업무나 지원 업무에 배치되어 직무가 변경되었다(다만, 직무 변경이 없었던 원고 A, B, C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진입 전부터 현장대리인 업무등과 같이 난이도가 낮은 업무에 종사하고 있었고, 원고 G 역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진입 전에도 지원 업무를 수행하다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진입 후에도 난이도가 낮은 품질관리 업무, 업무 관련 매뉴얼 작성, 교육 업무 등을 수행하게 되었다).

원고들은 현장대리인 업무가 IT 개발 및 유지보수 업무에서 현장대리인은 고객사와의 업무 협의 및 업무 배정, 직원 근태 관리 등 상당한 IT 경험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므로 업무량 또는 업무 부담이 낮은 업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환경 및 일하는 방식 개선 노사 TFT 결과에 관한 합의서'에 의하더라도 현장대리인 업무를 업무량이 낮다는 전제 하에 임금피크제 진입 근로자들이 수행하게 될 업무의 예시로 들고 있는 점, 실제로 현장대리인은 고객사와의 관계에서 계약 단가가 임금피크제 적용 전의 근로자들이 수행하던 업무에 비하여 낮게 책정되는 점, 원고들 주장과 같이 단가 산정에 다양한 요소가 개입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난이도가 높은 업무는 시장에서도 더 높은 단가를 형성하게 된다고 봄이 상당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의 위와 같은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③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선임직원으로 전환되는 근로자들은 성과등급에 따라 적용 직전 연간 보수 총액 대비 59.9% 내지 65.9%<2>를 연 보수로 지급받게 되어 임금이 하락하는 불이익을 입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가 도입되었고, 그 적정성이 인정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운영기준에도 불구하고 임금피크제 운영지침 제3조 제2항은 '종합평가결과 상위 20% 이내이고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 일반직원 정년까지 1년 단위로 임금피크제 전환대상을 유예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고, 2021. 2. 8. 개정된 임금피크제 운영지침 제4조 제1항<3>은 임금피크제 적용 유예 대상자를 더욱 확대한 점,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동안에도 근로자에 대한 복리후생은 그대로 유지된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 G을 비롯하여 2016. 1. 1.부터 2018. 12. 31.까지 임금피크제에 진입한 피고 근로자들은 위 기간 동안 1인당 연간 1,080만 원 한도에서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의 2 제1항에 따라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받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는 경제적 손실 내지 불이익이 적정한 범위를 벗어나 과도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광현(재판장) 최지은 이승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