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3,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고정2747
판결선고
2020. 10. 8.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 A와 B은, 본점 소재지는 ‘강원 양양군 C, 2층’에, 실제 근무지는 ‘서울 송파구 D'에 있는 ㈜E의 공동대표이사로서, 상시 2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항공기 비행교육사업 등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는 B과 공모하여 위 사업장에서 2013. 12. 23.부터 2018. 4. 30.까지 근로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F의 2018. 1. 임금 차액 1,300,230원, 2018. 2월부터 4월까지 각 2,710,140원씩 3회, 2018. 1월~3월 출장비 406,450원 등 임금 합계 9,837,100원, 퇴직금 12,848,234원을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F, B, G의 각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 기재
F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평균임금 및 퇴직금 산정
업무보고 대화 내역, 체불금품 지급약속 대화 내역
카카오톡 대화내용(2018. 4. 18. 업무 관련), 이메일 내역(2018. 4. 16. 업무지시)
자료제출(업무지시 이메일 및 카톡)
법인등기부조회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항, 제36조, 형법 제30조(임금 등 미청산의 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형법 제30조(퇴직금 미지급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 근로자 F의 퇴직일 전인 2018. 3. 29.경 ㈜E(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공동대표이사직을 사임하였으므로, 피해 근로자 F의 사용자가 아니다.
가사 사용자라 하더라도, 피해 근로자 F은 자신의 퇴직 무렵 피고인이 이미 이 사건 회사의 공동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한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고, 피고인은 위와 같이 사임하기 전 발생한 피해 근로자 F의 임금 등을 모두 지급한 상태였으므로, 피고인에게는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어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가 없다.
판단
사용자성 부존재 주장에 대한 판단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근로기준법 제2조 제2항 제2호). 한편 형식상으로는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사주로서 회사를 사실상 경영하여 온 자는 임금 지불에 관한 실질적 권한과 책임을 가지는 자로서 근로기준법 소정의 사용자에 해당한다(대법원 1997. 11. 11. 선고 97도813 판결, 대법원 2002. 11. 22. 선고 2001도3889 판결 참조).
앞서 거시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의 실질적인 사주로서 회사를 사실상 경영하여 온 사업주이거나 적어도 사업 경영 담당자 내지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사람으로서 ’사용자‘에 해당함이 충분히 인정된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애초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이자 1인 주주는 B이었다. 피고인은 H과 함께 이 사건 회사를 인수하여 2017. 9. 20.경 B과 함께 공동대표이사로 취임하였고, H은 같은 날 감사로 취임하였다(증거기록 제118쪽). 피고인은 추후 H이 마련해 올 자금을 주된 재원으로 하여 B의 주식을 인수할 계획이어서 인수 즉시 B에게 인수대금을 모두 지급하지는 못하였다. 그와 같이 이 사건 회사에 관한 인수대금이 완납되지 못하였고, 이로 인해 피고인은 B의 요구에 따라 단독대표이사가 아니라 매도인 B과 함께 공동대표이사에 취임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증인 B의 법정진술).
피고인은 위와 같이 2017. 9. 20.경 이 사건 회사를 인수하여 대표이사로 취임할 무렵 서울 강서구 I에 있던 이 사건 회사 사무실을 서울 송파구 J으로 이전하였고, B로부터 법인 인감도장과 법인 카드 등을 교부받은 후 실질적으로 이 사건 회사를 단독으로 운영해 왔다(증인 B, F의 각 법정진술, 증거기록 제31쪽).
위 서울 송파구 J에 있는 사무실은 피고인의 처 K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L에서 임차한 사무실이고(증거기록 제29쪽), 이 사건 회사 사무실이 2017. 9.경 위와 같이 서울 송파구 J으로 이전된 이후 피해 근로자 F의 퇴직일인 2018. 4. 30.경까지 B은 이 사건 회사에 거의 출근하지 않았다(증인 F, G의 각 법정진술, 증거기록 제30, 78쪽).
피해 근로자 F은 수사기관 이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위 기간 동안 피고인과 정비본부장 M에게 업무보고를 하였고, 업무지시도 피고인으로부터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증인 F의 법정진술, 증거기록 제7, 78쪽).
피고인은 사임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하는 날 이후인 2018. 4. 16. 피해 근로자 F에게 이 사건 회사 소속 항공기의 부품 수입과 관련하여 ‘수입할 부품의 내역과 도면을 첨부하여 물류회사(N)에 알려주라’는 내용의 업무지시를 한 사실이 있다(증거기록 제79, 85, 86쪽). 또한 항공기 운항을 위해서는 관계당국으로부터 감항증명을 받아야 하고, 감항증명을 받기 위해서는 항공기 내에 응급키트를 구비하여야 하는데, 피해 근로자 F은 2018. 4. 18. 피고인에게 그와 같은 상황을 보고하면서 이 사건 회사 소속 항공기에 비치할 응급키트를 구매할 것을 건의한 적도 있다(증거기록 제79, 84쪽).
피해 근로자 F은 피고인이 대표이사직을 사임하였다는 날 이후인 2018. 4. 30. 피고인에게 ‘급여를 입금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피고인은 다음날 ‘입금처리 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보낸 사실이 있다(증거기록 제18쪽).
피고인이 2018. 3. 29.경 공동대표이사 B에게 피해 근로자 F을 통하여 이 사건 회사의 법인 인감도장과 법인 카드, 법인 통장 등을 교부해 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는 이 사건 회사 인수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던 H의 자금 유치가 실패하자 이 사건 회사에 관한 B과 사이의 인수 약정을 일방적으로 해지 또는 해제하기 위한 의도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 F과 함께 2018. 3. 30.경 법률사무소를 방문하여 피고인의 공동대표이사 사임 및 피해 근로자 F의 퇴직에 따른 법률적 조언을 구한 사실도 인정된다. 그러나 당시 실질적으로 법률적 상담을 하려던 사람은 대표이사 사임에 따른 법률적 제반사정을 확인하고자 했던 피고인이었고 피해 근로자 F은 단순히 피고인을 수행하면서 부수적으로 체불 임금과 관련된 질문을 했던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고의 부존재 주장에 대한 판단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및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제44조 제1호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7도4343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고의를 부정하는 피고인의 주된 논거는 피해 근로자 F의 퇴직 이전에 이미 공동대표이사직을 사임하였다는 것이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공동대표이사직을 사임한 날이라고 주장하는 2018. 3. 29.경 이후로도 피해 근로자 F에게 업무지시를 하면서 그로부터 업무와 관련된 보고를 받았고, 당연히 피고인도 그러한 사정을 인식하고 있었던 점,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는,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의 사용자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할 것이지, ‘피고인이 이미 B에게 공동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음’을 피해 근로자 F이 인식하고 있었는지 여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점, 2018. 3. 29.경 이전에 발생한 피해 근로자 F의 임금 등이 모두 지급되었다는 사정 역시, 그 주장의 진위 여부를 떠나, 사용자 여부에 대한 피고인의 고의와 별다른 상관이 없는 점, 피고인의 주장 취지는 결국 공동대표이사에서 사임하여 더 이상 사용자가 아닌 것으로 알았다는 것에 불과하고, 이는 이른바 법률의 착오 주장에 불과하며, 가사 피고인이 그 주장과 같이 형식상 공동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였다 하더라도, 기록상 그와 같은 착오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만한 자료도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는 초범이라는 유리한 정상이 있다. 그러나 체불 임금 등 합계액이 약 2,260만 원에 이르러 적은 금액이라고 보기 어렵다. 피해가 전혀 회복되지 아니하였고, 피해 근로자로부터 끝내 용서받지 못하였다. 기존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공소사실(체불액 약 1,280만 원)과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근로기준법위반의 공소사실(체불액 약 980만 원)이 공소장 변경절차를 통해 추가되었다. 이에 기존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공소사실을 전제로 발령한 약식명령상의 벌금액(200만 원)을 다소 증액하되,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전후의 정황, 기타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형법 제51조 소정의 여러 가지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안재천
각주1) B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은 공소취소 되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