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7. 15. 선고 2021노213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을 징역 6월로 정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E은 2016. 6. 9.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피고인은 이를 수리하였으므로, E은 2016. 6. 9.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서 유효하게 퇴사처리되었다. E이 이 사건 회사에서 퇴사한 이후 사무실에 와서 가끔 일을 도와준 것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일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이 미안하여 무보수로 도와준 것일 뿐이어서, 이를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은 E에게 위 퇴직일 이후의 임금 부분과, 위 퇴직일 이후의 기간까지 근로기간으로 보아 산정한 퇴직금 부분은 지급할 의무가 없다.

나.

법리오해

1)

E에 대한 부분

E이 2016. 11. 16. 작성한 진정(고소장)취하서에는 체불된 임금 및 퇴직금 일체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지 않고 체불 임금의 상환시기와 방법 등은 회사 방침에 따르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바, 유효한 처벌불원의사를 밝힌 것으로 볼 수 있고, E이 위 문서 작성 당시 피고인을 진정(고소)하지 아니하였고, 위 문서가 그 무렵 수사기관에 제출된 바 없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2)

D에 대한 부분

일반적으로 수사기관에서 조사 당시 상대방에 대한 처벌불원의사를 진술할 경우 별도로 처벌불원서를 작성하지 않더라도 진술조서에서 확인되는바, D이 처벌불원서나 진정(고소)취하서 등의 문서를 별도로 작성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2019. 8. 30.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에서 대질조사 당시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으므로 유효한 처벌불원의사를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피고인과 변호인은 원심에서의 주장과 동일한 주장을 하고 있다. 원심은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E은 2016. 6. 9. 피고인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나, 그 이후에도 이 사건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다가 2017. 3. 31. 퇴직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①

D은 2017. 3. 8.부터 이 사건 회사에 재직하였는데 E이 이 사건 회사에 있는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증언하였다.

②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E이 2016. 6. 9. 사직서 제출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다가 2017. 3. 31. 퇴직하였음을 인정하였다.

③

E의 GPS 자료도 이에 부합한다.

④

E이 2016. 6. 9.자 사직서에 기하여 그 무렵 퇴직하였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E이 피고인이 마련해 준 기숙사를 계속 사용하거나 2016. 11. 16. 다른 직원들과 함께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2016. 11. 16.자 진정(고소)취하서를 작성하였을 리 없다.

2)

당심의 판단

원심이 판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더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이 수사기관에 제출한 문서인 ‘중도퇴사자 E 미지급 현황’에 의하면, E에게 2016년 6월, 2016년 9월, 2017년 1월 급여가 미지급되었다고 기재되어 있고, E의 퇴사일이 2017. 3. 31.로 기재되어 있으며, 이 사건 회사의 명판과 인장이 날인되어 있다.

②

E이 이 사건 회사에서 발급받은 2019. 1. 18.자 ‘경력증명서’에 의하면, E은 2012. 7. 11.부터 2017. 3. 31.까지 총 4년 8개월 20일 동안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였고, 그 중 2016. 5. 1.부터 2016. 12. 31.까지는 기술연구소에서, 2017. 1. 1.부터 2017. 3. 31.까지는 인프라 개발팀(기술연구소)에서 각 근무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다.

③

E은 2017. 1. 31.경 질병(우울장애)을 사유로 ‘휴직신청서’를 제출하였는데, 그 결재란에는 담당, 팀장, 부서장 F, 대표이사인 피고인의 날인 또는 서명이 되어 있고, F은 원심 법정에서 결재란의 도장이 본인의 도장이 맞고 위 휴직신청서가 이 사건 회사 내부에서 정식으로 결재되었다고 진술하였다.

④

이 사건 회사의 경영지원실 과장 L은 2017. 2. 10. E에게 “구두로 요청한 퇴직원 양식 보내드립니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는 E이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2017. 2.경 휴직 상태였던 E에게 직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으면 세금, 4대보험료 등이 문제되므로 퇴직을 권유하기에 퇴직계를 제출하게 되었다고 진술한 것과 부합한다.

⑤

E은 2016. 6. 9.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L과 주간업무보고서 작성 및 제출, 주간회의에 관한 이메일을 주고받았고, 인프라팀 사원 김성겸과는 담당 업무에 관한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⑥

이 사건 회사의 계좌에서 E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로 2016. 7. 25. 거래내용을 ‘(주)C’로 하여 1,969,840원, 2016. 9. 9. 거래내용을 ‘16.08급여’로 하여 1,969,840원, 2017. 1. 26. 거래내용을 ‘상여’로 하여 200,000원이 각 이체되었다. 그리고 L은 E에게 2016. 10. 24. 10월 급여 지급이, 2016. 11. 30. 11월 급여 지급이 각 지연될 것이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E이 퇴직한 이후 무보수로 일을 도와주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위 계좌 거래내역, 이메일 내용과 배치되어 믿기 어렵다.

⑦

E이 제출한 GPS기록 데이터에 의하면, E이 2016. 6. 9. 이후에도 2017. 1.까지 지속적으로 이 사건 회사에 출퇴근하기 위하여 이동한 기록, 진정(고소장)취하서를 작성한 2016. 11. 16. 09:31경부터 19:48경까지 이 사건 회사에 머무른 기록, 2017. 3.경에는 이 사건 회사의 기숙사 근처에만 머문 기록을 각 확인할 수 있다. 이는 2016. 6. 9. 이후에도 계속 근무하다가 2017. 2.경부터 휴직하였다는 E의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과도 일치한다.

한편 피고인은 E이 제출한 위 GPS기록 데이터는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E이 2016. 6.경 이후에도 이 사건 회사에서 계속 근무한 사실을 뒷받침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E이 제출한 방대한 양의 자료 중 조작의 흔적이 보이거나 조작이 의심되는 부분을 찾기 어렵고, 설령 위 데이터가 조작되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인정한 사정들만으로 E이 2017. 3. 31.까지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판단된다.

나.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반의사불벌죄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한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166판결, 2004. 6. 25. 선고 2003도4934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E에 대한 부분

원심은, E은 이 사건 회사에 근무하던 도중에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2011. 11. 16.자 ‘진정(고소장)취하서’라는 문서를 작성하였지만, 위 문서를 작성할 당시에는 E이 피고인을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진정(고소)하지 아니하였던 시점이므로 진정(고소장) 취하서는 그 문언내용과 달리 진정(고소) 취하의 의미는 없고, 위 문서가 그 무렵 수사 기관에 제출된 바도 없으니, 이로써 E이 임금체불사건에 관하여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판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곧 E은 원심 법정에서 회사 측에서 재직 직원전부를 모아 놓고 회사가 어려운데 이 서류를 작성해 주면 투자를 받거나 회사 경영을 정상화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니 써달라고 하고 자신보다 직급이 높은 분들도 쓰고 있어서 쓸 수밖에 없었고, 자신의 의지로 작성한 것은 아니라고 진술하였던 점, F도 원심 법정에서 회사의 협조 요청으로 그때 당시에 회사에 잔류하고 있던 직원들이 일괄적으로 진정취하서를 제출한 적이 있다고 진술하였던 점을 더하여 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그렇다면 원심의 판단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D에 대한 부분

원심은, D은 2019. 8. 30.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에서 피고인과 대질조사를 받았는데, 그 진술조서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D이 원심 법정에서 근로감독관이 미지급 입금 등을 지급하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라고 하여 서명하였던 것으로, 당시 돈을 전혀 받지 못하였는데 조건 없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할 이유가 없다고 증언하였던 점, D이 처벌불원서나 진정(고소)취하서 등의 문서를 별도로 작성하지는 않았던 점에 비추어 볼 때, D이 2019. 8. 30.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위 대질조사 당시 근로감독관이 피고인에게 “청산 계획에 대해 진술하세요”라고 말하자, 피고인이 “2019. 9. 10.까지는 청산하겠습니다”라고 답하였고, 바로 이어서 근로감독관이 D에게 “피진정인의 처벌을 원하나요”라고 묻자 D이 “처벌을 원하지 않습니다”라고 답변하였던 사실, 담당 근로감독관은 피고인의 D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등 혐의 사실을 수사한 후 최종적으로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수사결과 보고를 한 사실이 확인되는바(추가증거기록 40~42면), 이를 포함하여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E에 대한 미지급 임금 등의 액수가 3,150만 원에 이르고, 무려 5년이 지나도록 이를 청산하지 않다가, 당심 선고일 전날 피해자의 계좌에 위 금액을 입금하였다.<1> 피고인은 동종범죄로 여러 차례 벌금형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

다만 D은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과 원만히 합의하여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들을 종합해보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