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3. 19. 선고 2024노3962 판결

근로기준법위반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는, 피고인이 임금 정기지급일에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근로자 D(1993년생 남자)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고의(故意)를 인정할 수 있고, 피해근로자와 사이에 임금정기지급일의 유예에 관한 합의(合意)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의 파기를 구한다.

2.

판 단

가.

법 리

근로기준법 제43조 제2항은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근로기준법 제112조, 제43조 제2항에서 정하는 임금지급지정일임금지급의무위반죄는 사용자가 그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임금지급지정일에 임금을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면책되는 것이고, 단순히 사용자가 경영부진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이를 지급지정일에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으며, 근로기준법 제112조, 제43조 위반죄는 임금을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기로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임금지급지정일에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때에 성립하는 범죄이다.

나.

이 사건의 경우

(1)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 무죄이유의 요지

검사는, 피고인이 전자상거래 소매업체인 주식회사 C(이하 '피고인 운영 회사'라고 한다)를 운영하면서, 피해근로자 D과 사이에 지급기일을 익월 8일로 정하였음에도, 피고인 운영 회사 소속 피해근로자에 대한 2022년 12월분, 2023년 7월분 및 9월분 각 임금을 임금지급지정일로부터 하루 또는 이틀 후에 각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면서[그런데 정확히는, 피고인 운영 회사와 피해근로자 사이의 표준근로계약서(검사증거 순번17) 제6항을 보면, "휴일의 경우에는 전일(前日) 지급"으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2022년 12월분은 사흘,2023년 9월분은 나흘 후에 지급하였다], 피고인을 근로기준법위반죄로 기소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2022년 12월분, 2023년 7월분 및 9월분 각 임금지급지정일에 해당하는 2023. 1. 6.(금요일)과 2023. 8. 8.(화요일) 및 2023. 10. 6.(금요일) 세 차례에 걸쳐] '다른 업무 때문에 바빠서' 부득이 실시간연구비관리시스템(Real-Time Cash Management System, RCMS)과 관련하여 18:00 전에 증빙서류를 업로드하지 못하여 임금지급을 하지 못한 것이므로, 근로기준법 제112조, 제43조 제2항에서 정하는 임금지급지정일 임금지급의무위반의 고의가 없었고, 설령 임금지급지정일에 임금지급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에 고의가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피해근로자가 피고인 또는 피고인 운영 회사와 사이에 2022년 12월분, 2023년 7월분 및 9월분 각 임금에 관한 지급지정일을 하루 또는 이틀(실제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2022년 12월분 및 2023년 9월분 각 임금은 그 지급지정일로부터 사흘과 나흘이 각 늦어졌다) 미루는 데 대하여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합의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근로기준법 제112조, 제43조 제2항에서 정하는 임금지급지정일 임금지급의무위반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구성요건해당성이 없거나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취지로 판단하면서,<1>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판결을 하였다.

(2)

당심의 판단

근로기준법 제112조, 제43조 제2항에서 정하는 임금지급지정일 임금지급의무위반죄에서 요구되는 고의는, 사용자가 매월 정해진 날짜에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의무를 인식하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 인정할 수 있다.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2023. 1. 6.과 2023. 8. 8. 및 2023. 10. 6. 당시 피해근로자에 대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의무를 인식하고도 피해근로자로부터의 명확한 양해나 동의도 받지 않은 채로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이행하지 않았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과 I, J, K의 각 <사실확인서>(피고인증 제2호증) 기재만으로는 아무런 합리적 의심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①

원심판결에서는 '정부가 업로드 된 서류를 검토한 뒤' 피고인 운영 회사로 근로자들의 임금을 입금한다고 판단하였지만,<2> 실제로는 피고인 운영 회사가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임금은 피고인 또는 피고인 운영 회사가 지출 증빙자료를 실시간연구비관리시스템을 통해 등록한 후 신청하면 별도의 승인이나 확인절차 없이 '실시간으로'(real-time) 피고인 운영 회사의 법인계좌에 입금되거나, 법인계좌를 경유하여 근로자들의 계좌로 선(先)지급되고, 추후 정부당국이 집행한 내역을 정산하여 과다지급이 발견될 경우 국고로 환수하는 체계이다.<3> 따라서 피고인 또는 피고인 운영 회사는 2023. 1. 6.과 2023. 8. 8. 및 2023. 10. 6. 당시 그 날짜18:00 전에 증빙서류에 해당하는 서류들을 업로드하기만 하면 실시간으로 실시간연구비관리시스템을 통하여 피해근로자의 임금이 입금될 수 있었다. 결국 이 사건 당시 전적으로 피고인 또는 피고인 운영 회사가 그 날짜에 맞춰 증빙서류에 해당하는 서류를 업로드하지 않은 것뿐이므로, 그러한 피고인 또는 피고인 운영회사의 증빙서류가 위 각 해당일자 18:00까지 실시간연구비관리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을 경우 피해근로자의 임금이 지급되지 않는다는 사정은 누구보다도 피고인이 잘 알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단지 '업무로 바쁘다'는 이유로 회사의 근로자에 대한 임금지급 일자 또는 그 임금지급을 위한 자료 업로드를 회사를 경영하는 피고인이나 회사 당국이 하루 종일 망각한다는 것은 논리와 경험칙상 상정할 수 없는 가정이다.

②

2023. 8. 8. 및 2023. 10. 6. 당시 피고인 운영 회사의 동료근로자이던 K는 당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영업업무를 하였으니까 (2023. 10. 6.) 당시에 바빴다."는 취지로 증언하였으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2023. 1. 6.과 2023. 8. 8. 및 2023. 10. 6. 피고인 또는 피고인 운영 회사의 업무가 다른 임금지급 일자의 업무에 비하여 특히 바빴을지도 모른다는 합리적 의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달리 아무런 자료도 제출된 바 없다.

③

원심이 무죄판결의 근거로 삼은 피고인 측 증 제2호증 각 <사실확인서>의 경우 피고인 운영 회사와 피해근로자 사이에 2023. 1. 6.과 2023. 8. 8. 및 2023. 10.6. 각 개별적인 임금 지급유예 약정이 성립하였다는 기재가 아니라, 피고인이 근로자 전체를 모아놓고 임금지급기일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음에 관하여 양해를 구하였다는 취지의 기재다. 또한 2023. 8. 8. 및 2023. 10. 6. 당시 피고인 운영 회사의 동료근로자이던 K는 당심 법정에서 "한번 보았다(다음날이 주말인 것으로 보아 2023. 10. 6.임이 분명하다). (본인 K는 피고인과 차 안에 동승하고 있었는데) 피해근로자한테 피고인이 차 안에서 전화하여 '오늘 월급을 주지 못하게 되었다. 월요일(2023. 10. 9.)에는 꼭 넣어주겠다. 미안하다'는 취지로 말하는 것을 들었고, 피해근로자는 '네, 네' 정도로 답변한 것 같다."라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그러나 이미 구체적으로 그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은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이기 때문에(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1다41384 판결 참조), 2023. 1. 6.과 2023. 8. 8. 및 2023. 10. 6. 위와 같은 사과와 양해를 구하는 의사표시를 각 하였다는 것만으로, 혹은 동료근로자 I, J, K가 피고인 또는 피고인 운영 회사의 임금지급기일 임금 미지급에 대하여 지급유예 합의를 하였다는 것만으로, 혹은 전화로 2023. 10. 6. 피고인이 임금지급기일에 피해근로자의 임금이 지급되지 못하게 되었다는 사정을 피해근로자에게 통보하였다는 것만으로 피고인 운영 회사와 피해근로자 사이에 개별적인 임금 지급유예 약정이 성립하였다고 할 수 없음은 명백하다(심지어 피고인이 전화로 피해근로자의 양해를 구했다는 2023. 10. 6. 통화를 '피해근로자와의 2023. 10. 9.까지의 지급유예 합의'로 선해하더라도 실제 지급이 2023. 10. 10. 이루어졌으므로, 임금지급지정일 임금미지급의 근로기준법위반이 성립한다는 사실에 변함이 없기까지 하다). 달리 피해근로자가 2023. 1. 6.과 2023. 8. 8. 및 2023. 10. 6.이 각 경과하기 전까지 피고인 또는 피고인 운영 회사와 사이에 임금지급기일 유예의 합의를 명시적으로든 묵시적으로든 한 바 있음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다.

④

나아가 2023. 1. 6.과 2023. 8. 8. 및 2023. 10. 6. 당시 피고인 운영 회사가 '피해근로자와 사이에' 임금지급기일 연장을 위한 각 '합의'를 위하여 성의 있는 노력을 다했다거나, 피고인 운영 회사가 최선의 노력을 다하더라도, 피해근로자의2022년 12월분, 2023년 7월분 및 9월분 각 임금을 각 임금지급기일에 지급할 자력 및 수입이 없었다거나, 자금조달의 가능성이 없었다고 볼 수도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4>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B, 5층에서 '주식회사 C'라는 상호로 상시 근로자 2명을 사용하여 전자상거래 소매업을 경영한 사용자이다.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임시로 지급하는 임금, 수당,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것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2. 12. 9.부터 2023. 11. 18.까지 근무한 피해근로자 D에 대한 임금 정기지급일이 익월 8일(휴일의 경우 그 전일)임에도,2022년 12월분 임금 4,018,818원을 2023. 1. 9.(월요일)에, 2023. 7.분 임금 5,416,660원을 2023. 8. 9.(수요일)에, 2023. 9.분 임금 5,416,660원을 2023. 10. 10.(화요일)에 각각 지급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