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4. 2. 선고 2025가단71283 판결

손해배상(기)

주문

1.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 A, B는 G(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부모이고, 원고 C은 망인의 오빠이다.

2)

망인은 2022. 3. 1.부터 2022. 8. 31.까지 피고 학교법인 D이 설치·운영하는 H초등학교에서 기간제 담임교사(담당 학급: I반, 학생 수 31명)로 근무하였던 사람으로, 우울증 등을 앓다가 2023. 1. 15.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다(이하 피고 학교법인 D을 '피고 법인'이라고만 하고, H초등학교를 '이 사건 학교'라 하며, 이 사건 학교 I반을 '이 사건 학급'이라 한다).

3)

피고 E, F(이하 위 피고들을 합하여 '피고 학부모'라 한다)은 망인이 이 사건 학교에 재직할 당시 이 사건 학급 학생이었던 J[아래에서 보는 서울특별시교육청의 감사결과(이하 '이 사건 감사결과'라 한다)에서 '△△'으로 표기됨]의 부모이다.

나.

이 사건 학급에서 발생한 다툼과 이후 경과

1)

2022. 6. 2.(목요일) 이 사건 학급 교실 내에서 J, K(아래에서 이 사건 감사결과에서 '○○'으로 표기됨)를 비롯한 몇몇 학생들 사이에 물리적 충돌을 동반한 다툼이 발생하였다.<1> 2) 망인은 이에 대해 관련 학부모들의 문의에 대응하고자, 2022. 6. 3.(금요일) 관련 학생들로 하여금 당시의 상황을 재연하도록 한 다음 그 모습을 동영상(이하 '이 사건 동영상'이라 한다)으로 촬영하여 관련 학부모들에게 전송하였다.

3)

그런데 망인이 전송한 이 사건 동영상을 시청한 후 관련 학부모들 사이에 다툼에 관한 책임 소재에 대하여 분란과 갈등이 생겼고, 일부 학부모들은 망인의 대처 방법에 불만을 가졌으며, 망인도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4)

망인은 2022. 6. 8.(수요일) 무렵까지 관련 학부모들과 몇 차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거나 통화를 하며 갈등과 불만을 해결하려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의 고모(원고 A의 여동생)에게 울면서 전화하여 '힘들어 죽겠다'라고 말하거나, 동료 교사 L에게 '피고 E에게 연락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하였다.

5)

L는 2022. 6. 8. 망인을 대신하여 피고 E와 통화하였고, 망인은 같은 날 L에게 일이 잘 마무리되었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이하 위 나항에서 본 2022. 6. 2.부터 2022. 6. 8.까지의 망인을 둘러싼 일련의 상황을 통틀어 '이 사건 갈등상황'이라 한다).

다.

이 사건 갈등상황 이후 망인이 사망하기까지의 경위

1)

망인은 2022. 6. 13.(월요일)부터 같은 달 17.(금요일)까지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고, 2022. 6. 20.(월요일)부터 2022. 7. 22.까지 근무 후 방학이 되었고, 2022. 8월말 개학으로 2022. 8. 31.까지 약 5일 동안 근무 후 계약기간 만료로 이 사건 학교에서 퇴사하였다.

2)

한편 망인은 이 사건 갈등상황 직후인 2022. 6. 9. M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서 '경도 우울 에피소드'로 외래 진료를 받았고, 2022. 9. 13.과 같은 달 14.의 두 차례 N의원에서 '상세불명의 우울 에피소드'로 외래 진료를 받았으며, 그 무렵부터 2023. 1. 12.까지 O병원, P병원(이하 'P병원'이라고만 한다) 등 병원에서 '상세불명의 비기질성 정신병'이나 '상세불명의 조현병', '조현병의 증상이 없는 급성 다형성 정신병 장애' 등의 상병으로 여러 차례 외래진료를 받았다.

3)

망인은 이 사건 학교의 2023년도 교원 공개채용과 2023년도 공립 초등학교 교사임용시험(제1차 시험: 2022. 11. 12. 시행, 제2차 시험: 2023. 1. 4. ~ 2023. 1. 5. 시행)에 각 지원하였다. 망인은 위 공립 초등학교 교사 임용시험 제1차 시험을 치르다가 중도에 포기하였다.

4)

망인은 2023. 1. 15. 15:40경 서울 강동구에 소재한 건물에서 투신<2>하여 사망하였다.

라.

관련 조사 등

1)

원고 A이 2023. 7. 24. 'R초 교사 사망사건 교직 3단체와 공동기자회견' 현장에서 망인의 사망에 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였고, 서울특별시교육청은 2023. 8.1.부터 같은 달 24.까지 사전조사를 진행한 후 2023. 9. 11.부터 같은 달 12.까지,2023. 10. 5.부터 같은 달 6.까지 학교감사(이하 위와 같이 서울특별시교육청이 망인의 사망에 관하여 수행한 민원감사를 '이 사건 감사'라 한다)를 실시하였다.

2)

서울북부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이하 '이 사건 판정위원회'라 한다)는 2024. 6. 17. 망인의 사망을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에 따른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였고, 이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은 원고 A, B에게 유족일시금으로 각 63,923,720원을 지급하였 다. [인정근거]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사실, 갑 제5, 6, 9, 14 내지 16, 18, 19호증, 을 가 제3, 5, 9, 10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 갑 제25호증의 영상, 증인 Q의 일부 증언, 이 법원의 서울특별시교육감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피고들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피고들의 아래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망인은 사망에 이르렀고 그 유족인 원고들은 정신적 손해를 입었는바,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손해배상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가)

피고 법인은 망인의 사용자로서, 아래와 같이 근로기준법 등 관계 법령이나 근로계약에 따른 신의칙상의 보호의무를 위반하여 불법행위를 하였다.

(1)

피고 법인은 근로시간에 관한 근로기준법 제50조 제1, 2항<3>과 휴게시간에 관한 같은 법 제54조 제1항<4>을 위반하여, 망인을 휴게시간 없이 하루 9시간 이상 근무하게 하였다. 망인을 비롯한 이 사건 학교 담임교사들은 가장 이른 등교버스가 학교에 도착하는 오전 07:50 이전에 출근하고 가장 늦은 하교버스가 학교에서 출발하는 오후16:45 이후에 퇴근하여야 했으며, 퇴근 이후에도 개인 휴대전화로 학부모의 민원 또는 문의에 응대하여야 했다(이하 '연장근로 지시 주장'이라 한다).

(2)

피고 법인은 유급휴일(일요일)에 관한 근로기준법 제55조<5>,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제2조 제1호<6>와 휴무일(토요일)에 관한 사립학교법 제55조 제1항<7>, 국가공무원법 제67조<8> 및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9조 제1항<9>을 위반하여, 망인이 주말에도 근로를 제공하도록 하였다. 특히 이 사건 학교는 망인을 비롯한 담임교사들이 주말 중학생들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라고만 한다) 감염이나 증상 발현 여부를 일일이 확인한 다음 등교가 불가한 학생의 학부모에게 온라인 수업 참여방법을 안내하고 학부모들의 지속적인 민원과 문의에 응대하도록 하였으므로, 망인은 주말에도 계속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여야 했다(이하 '휴일근로 지시 주장'이라 한다).

(3)

이 사건 학교는 사립학교여서 학부모들의 민원이나 문의가 잦았는데, 이 사건 학교는 이에 대한 응대를 망인을 비롯한 담임교사들이 전적으로 담당하게 하였고, 그와 같은 학부모들의 연락은 퇴근 후나 주말 중에도 계속되었다. 그런데 피고 법인은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 같은 법 시행규칙 제41조에 따라 교사들을 위한 보호조치 등을 강구하거나 근로계약에 따른 신의칙상 부수의무로서의 보호의무를 다하였어야 함에 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이하 '보호의무 위반 주장'이라 한다).

나)

피고 학부모는 망인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불법행위를 하였다.

(1)

피고 E는 이 사건 갈등상황에 관하여 망인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으로 불만을 표시하면서 크게 화를 내거나 사건 진행 상황의 보고를 반복적으로 요구하여 악성 민원을 제기하였다.

(2)

피고 F은 이 사건 갈등상황 무렵 망인에게 전화를 걸어 '교사를 못 하게 하겠다. 가만두지 않겠다. 경찰에 고발하러 가고 있다'라고 폭언하며 망인을 협박하였다.

다)

망인은 피고 F의 폭언을 들은 이후 정상적인 출근이 불가능하여 병가를 낼 정도로 건강이 악화되었고, 망인은 이 사건 학교와의 근로계약 기간 만료 후 본격적으로 치료를 시작하였으나, 피고들의 불법행위로 인한 우울증 등이 매우 심각하여 결국 사망에 이르고 말았다. 이 사건 판정위원회도 망인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였는바, 피고들의 불법행위와 망인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

2)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망인의 재산상 및 정신적 손해액의 합계는 647,067,064원(= 일실수익 410,213,244원+ 퇴직금 59,006,400원 - 유족일시금 총 127,847,420원 + 위자료 5천만 원)이고, 원고 A, B의 위자료는 각 2천만 원, 원고 C의 위자료는 1천만 원으로 전체 손해액의 합계는697,067,064원이다.

나.

피고들의 주장

1)

피고 법인의 주장

가)

피고 법인은 망인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

(1)

피고 법인 또는 이 사건 학교는 망인에게 하루 9시간 근무를 강제한 사실이 없고, 망인이 초과근무에 대한 수당을 신청하였다면 피고 법인으로서는 이를 지급하였을 것이므로 피고 법인의 불법행위가 있다고 할 수 없으며(망인이 초과근무수당을 신청할 수 있었음에도 신청하지 않았고, 다만 망인은 이 사건 학교 방침에 따라 근로기간 중 매달 월 10시간 분에 해당하는 초과근무수당을 정액으로 지급받았다), 망인이 근무일에 약 1시간 초과 근무한 것이 망인의 사망의 원인이 되었다고 할 수 없다.

(2)

망인이 주말에도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일시적이고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피고 법인 또는 이 사건 학교는 망인이 기간제 교사로서 업무에 익숙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여 행정업무는 맡기지 않는 등 망인의 업무가 과중해지지 않도록 충분히 배려하기도 하였다.

(3)

망인이 퇴근 후나 주말 중 학부모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학부모들의 민원이나 문의에 응대하였던 것 역시 코로나19 확산으로 불가피하였던 측면이 있고, 망 인도 그와 같은 사정을 충분히 알면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던 것이며, 망인뿐만 아니라 모든 교사들이 그러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더욱이 망인으로서는 만약 학부모들이 망인의 교육활동을 침해하였다면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하 '교원지위법'이라고만 한다) 제20조에서 정한 보호조치 등을 학교 측에 요청할 수 있었음에도 아무런 요청을 하지 않았고, 이 사건 학교의 교감이나 동료 교사가 여러 차례 망인에게 고충이 없는지 묻기도 하였으나 망인은 그때마다 오히려 별다른 어려움이 없고 괜찮다고 대답하였다.

(4)

그렇다면 피고 법인이 관련 법령이나 망인에 대한 신의칙상의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다.

나)

망인은 이 사건 갈등상황이 벌어진 시점으로부터 약 7개월 후에 사망하였으므로 피고 법인의 행위와 망인의 사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아니하고, 오히려 망인 자신의 기왕증과 가족력 또는 망인이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은 사실이 망인의 사망에 관한 더 큰 원인이라고 보아야 한다.

다)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었다고 하여 곧바로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의 성립요건으로서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었다고 할 수 없다.

2)

피고 학부모의 주장

가)

피고 E는 망인에게 크게 화를 내거나 악성 민원을 제기한 사실이 없다. 피고 E 는 2022. 6. 6. 망인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 사건 갈등상황이 잘 마무리되었는지 한 차례 확인하려 했을 뿐 망인에게 항의하거나 망인을 비난한 적이 없고, 2022. 6. 8. 망인과의 통화 중에도 '선생님 너무 감사합니다. 잘 마무리되어 다행이에요'라고 하거나'점심 잘 챙겨 드셔야 해요. 건강이 제일 중요해요, 선생님'이라는 등으로 말하였다.

나)

피고 F은 원고들 주장의 폭언이나 협박을 한 사실이 없다. 피고 F은 자신이 이 사건 갈등상황에 관여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하였고, 망인과 일절 연락한 적이 없다.

다)

더욱이 아래의 각 사정을 감안하면 피고 학부모의 행위와 망인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

(1)

피고 E의 망인에 대한 요청은 학부모의 통상적인 요청의 범위에 속하여 망인에게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줄만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2)

망인은 이미 2016.경부터 우울 증세가 있었던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갈등상황 이전부터 교사 업무 자체에 관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던 것으로 보인다.

(3)

망인의 사망은 이 사건 갈등상황으로부터 약 7개월이 지난 시점의 일이어서 피고 학부모의 행위와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상당하고, 망인은 이 사건 갈등상황 이후 오히려 우울증이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으므로 피고 학부모의 행위로 인해 망인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3.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추가 인정사실

1)

이 사건 감사결과 보고서

가)

감사 착수 경위

(1)

민원인(원고 A, 갑 제25호증의 영상 참조)이 2023. 7. 24. 'R초 교사 사망사건 교직 3단체와 공동기자회견' 현장에서 망인에 대한 사망원인 진상규명 요구 (2) 2023. 7. 26. 서울특별시교육청(이하 '교육청'이라고만 한다) 공익제보센터로 민원 이첩 (3) 2023. 8. 1. ~ 2023. 8. 24. 공익제보센터가 유가족과 함께 망인의 진료기록 취합, 학부모 면담 등 사전조사 진행 (4) 2023. 9. 11. ~ 2023. 9. 12., 2023. 10. 5. ~ 2023. 10. 6. 이 사건 감사 실시 나) 민원 요지 및 내용 학부모 폭언, 기피업무 배정 및 업무량 과다, 교감의 폭언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증 발병 후 2023. 1. 15. 치료 중 자해 사망, 망인의 사망원인과 복무 중 발생한 우울증의 인과관계를 밝혀 망인의 명예회복 요구 다) 해당 민원조사의 특이점 및 사전고려사항 망인이 '재직 중 근로와 과업수행으로 인해 발병한(또는 악화한) 우울증 등 정신적 장애로 인한 자해사망' 여부가 근로복지공단의 산재인정 기준이 될 것이므로, 산재신청에 필요한 사실관계와 증빙자료를 모으는 것을 사전조사 목표로 삼음 라) 감사결과 요약 (1) 망인의 정신과 진료기록과 고모가 망인과 주고받은 카톡 메시지, 사건 외 학부모 진술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갈등상황의 학부모 중에서 한 아이의 부친이 망인에게 "경찰에 고소하겠다(고소하러 가는 중이다). 교육청에 신고해서 교직에 못서게 하겠다(옷을 벗게 하겠다)."는 등 망인이 정신적인 압박을 받을만한 폭언이 있었다고 보이나, 어떤 학생의 아버지가 망인에게 폭언을 했는지, 망인이 몇 차례나 폭언에 노출되었는지 당사자로부터 확인하여 특정할 수 없었음. 다만, 망인에게 이 사건 갈등상황 이후 동영상 촬영분이 편파적이라며 중재에 대한 불만과 항의를 표시한 사람은 △△(피고 학부모의 자녀인 J), □□ 어머니였다고 보이고, 이중 망인에게 거친 언사를 한 아버지는 △△의 부친일 개연성이 상당함 (2) 망인이 다른 교사들보다 일찍 출근해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망인만이 아니라 이 사건 학교에서 담임을 맡은 교사들은 학생통학버스가 도착하는 오전 07:50 이전에 맞춰 출근하고 있었고, 이는 근로기준법과 교육청이 권고하는 교직원 복무규정에 저촉사유가 되므로 개선이 필요함. 교감이 망인에게 적시에 휴가 사용을 못하게 해서 망인이 고통을 겪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 여부를 판단할 수 없었음 (3) 학급 반 배정에서 망인이 맡은 학급에 문제 학생이 편중 배정되었다는 것은 사실로 보기 어려움 (4) 망인은 재직 중 직무스트레스와 특히 이 사건 갈등상황으로 인해 단기간에 집중된 정신적 스트레스 하에서 두려움, 무기력, 죄책감, 좌절감, 억울함 등의 부정적 심리상태가 지속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갈등상황은 망인의 우울증 에피소드가 시작되거나 악화된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됨 마) 감사자 종합의견 학부모의 과도한 항의와 협박성 발언으로 망인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것은 사실로 인정되고, 그로 인해 두려움, 무력감, 죄책감, 좌절감 등의 부정적인 정신감정 상태에서 우울증의 진단과 치료에 이른 것으로 판단됨 2) 망인에 대한 업무상질병판정서 가) 주문 재해자 망인의 사망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에 따른 업무상 사망으로 인정된다.

나)

이유 망인이 기간제 교사로서 첫 발령지인 소속사업장에 부임한 이후, 주말이나 퇴근 이후에도 학부모의 요구와 민원을 망인의 휴대전화로 직접 받아 일일이 응대하여 빈번한 초과근무,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는 등 학부모의 민원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상황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러한 상황에서 발생한 학생의 다툼 문제를 파악하고 중재하는 과정에서 학부모로부터 '교사를 못하게 하겠다. 경찰에 고발하겠다' 등과 같은 심한 항의와 협박성 발언, 폭언을 듣고 이로 인한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 으로 보이는 점, 망인이 학생의 다툼 문제 해결 이후 스트레스로 우울감, 불안감 등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지속적으로 받아왔던 점을 고려하면, 업무상 요인이 상당부분 작용하여 정상적인 판단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사망에 이른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것이 참석한위원들의 다수 의견이다.

3)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가)

이 법원의 S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

의학적으로 우울증, 조현병은 다수의 생물학적 요인과 심리사회적 요인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의 결과로 발생한다고 여겨지며, 극심한 정신적 충격이나 스트레스가 우울증의 일부 원인이 될 수 있다. 극심한 정신적 충격 또는 스트레스가 조현병 발병이나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전적인 원인이 될 가능성은 낮다.

○

단적으로 우울증이 진행 또는 악화되어 새로운 조현병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울증으로 진단받은 이후 조현병 진단을 받게 되는 망인과 같은 경우 다음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우울증이 악화되어 조현병과 같은 정신병적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인데 이럴 경우 조현병 진단이 별도로 내려지지 않고 정신병적 증상을 동반하는 주요우울장애의 진단을 내리게 됨, 둘째, 조현병의 전구 증상으로서 우울증상이나 적응문제가 시작되어 처음에는 우울증으로 진단되지만 지속적인 증상 경과를 볼 때는 조현병 진단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있음, 셋째, 우울증상과 조현병이 공존하기도 하는데 주로 조현병이 지속되거나 회복기에 우울증상이 두드러질 수 있음, 이럴 경우 조현병 진단에 우울증 진단을 추가하게 된다.

○

조현병의 초기 증상은 우울증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 거의 모든 조현병 환자들은 난생 처음 겪게 되는 정신병적 증상으로 인해 혼돈에 빠진 느낌이 들면서 우울과 불안을 경험하게 된다.

○

망인의 경우 정신병적 장애와 우울증의 관계가 어떠하든 간에 두 가지 질병상태가 공존하고 있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망인의 경우 조현병 진단은 2022. 9. 15. O병원에서 처음 받았지만 증상의 시 작은 2022. 6월 중순경부터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망인의 정신병적 증상의 시작은 극도의 스트레스 경험 후 1 ~ 2주 이내 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조현병 증상의 시작을늦게 잡아 2022. 9월 중순의 진단 시점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해당 스트레스가 지속적으로 환자에게 영향을 주고 있었다면 시간차를 두고서도 조현병의 발병에 유발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

망인의 최종 질병상태는 조현병과 같은 정신병적 상태 보다는 우울증 상태일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

망인의 초진 기록부터 사망 전까지의 진료기록을 통해 경과를 살펴보면, 정신병적 증상을 동반한 주요우울장애와 조현병이 유력한 진단 후보가 되며, 이들 중 보다가능성이 좀 더 높은 진단은 정신병적 증상을 동반한 주요우울장애로 판단된다. 망인의 경우 약물을 통한 치료기간이 경과되면서 망상이 사라지고, 망상에 대한 병식<10>이 생겼던 것으로 보이며 이 무렵부터 우울감이 본격적으로 심화되면서 자살사고가 두드러지게 증가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망인의 경우처럼 치료를 지속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질병의 완화와 악화가 반복되는 경우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나)

이 법원의 P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이하 '이 사건 감정결과'라 한다) ○ 망인이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를 진료기록의 감정만으로 파악할 수는 없다. 다시 말해 망인이 사망에 이르기 전 수개월 동안 정신질환으로 치료받고 있었지만 어떻게 사망에 이르게 되었는지 경위를 알 수 없는 가운데 정신질환이 사망에 이르게 된 원인이라고 추정할 수 없다.

○

2022. 11. 9. 시행한 심리검사 결과에서 나타나고 있는 전반적인 인지 기능의 저하, 형식적 사고장애, 혼란, 증상에 대한 부인 가능성 등과 환자가 가지게 된 망상의 근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조현병으로 진단될 가능성이 높지만 진단기준 A<11> 충족을 위한 환각 혹은 와해된 언어를 확인하지 못하였다. 진단기준 B(장애가 발생한 이후로 상당 기간 동안 일, 대인관계 등 같은 영역 가운데 하나 또는 그 이상에서의 기능 수준이 발병 이전에 성취한 수준보다 현저히 낮음), C(질병의 계속적인 징후가 최소한 6개월 이상)는 만족한다고 볼 수 있다.

○

조현병을 포함하는 조현병 스펙트럼 장애의 환자들은 피해망상이나 갑작스런 환각을 경험할 때 불안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불안은 대체적으로 급성기환자에서 자주 나타나며 많은 경우 우울증상도 함께 나타난다. 정신병적 증상이 어느 정도 완화된 다음 우울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조현병 후 우울 또는 정신병 후 우울이라고 한다. 망인은 조현병 후 우울 또는 정신병 후 우울을 경험하였던 것 같다.

○

조사에 따르면 조현병 스펙트럼 환자의 20 ~ 50%가 자살을 시도하고, 5 ~10%가 자살에 성공하였다고 한다. 발병 시, 초기 치료 시에 자살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

우울증과 조현병은 모두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병하는 정신질환이다. 정신질환의 원인은 생물정신사회적 모델에 따라 크게 생물학적, 정신적, 사회적 원인으로 나눌 수 있다.

○

정신과적 가족력이 망인에게 기질적 취약성으로 작용하였을 수 있다. 그러나 정신질환이 한 가지 원인만으로 생기는 경우는 드물고 대개 다른 요인이 연관되어 나타나거나 합쳐지거나 누적되어 발병한다.

○

조현병은 매우 서서히 나타나며 수개월 내지 수년에 걸쳐 서서히 발병하면서병전 증후를 보인다. 즉 조용하고 내성적이고 집단행동을 피하는 등의 병전 증후에 이어 전구 증상이 나타난다. 망인의 경우 2019. 세 차례의 일회성 성격의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기록의 감정으로 조현병의 전구 증상이 있었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

○

2022. 이전에 망인에게 어떤 정신과적 증상이 얼마나 심각하게 존재하였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망인은 2022. 9. 15.부터 O병원을, 2022. 9. 26.부터 사망 전까지는 P병원을 지속적으로 내원하였다. 2022. 12. 19.자 '그 당시 일하는 학교에서 스트레스를많이 받고 있었는데 다시 보니 망상이더라' 등의 보고 내용으로 보아 망인은 주치의의 지시대로 처방약물을 잘 복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망인이 2023. 1. 9.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지', 2023. 1. 12. '앞이 막막하다'라고 보고하는 등 현실 인식 후 우울과 불안이 증가한 것이 망인의 정신건강 상태의 악화에 영향을 주었을 수 있다.

○

2023. 1. 9.자 외래진료기록에 의하면, '자살생각-방법 고민-인터넷-음독 투신... 준비는 못해봤다---일주일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입원하시라. 24시간 붙어있을 수 있다-감시하는 것이다'라고 기록된 바, 망인의 자해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입원을 권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입원 치료의 경우, 진료기록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24시간 환자의 상태를 관찰하면서 약물 치료의 변경/추가를 진행할 수 있다. 또한 자살 생각과 관련된 환자의 심리적 상태에 대해서도 위기 개입상담을 외래에서보다 자주, 적극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

망인이 2022. 9. 15. O병원 내원 시 '(학부모가 망인을) 경찰에 고소하겠다고 난리 나고'와 '학부모 여러 명이 자르라고 하고', '학교에서 나는 안 지켜준다고 한다' 부분은 망상이었는지 실제 일어난 일이었는지 여부를 감정기록으로 판단할 수 없다.

나.

기간제 근로자 관련 규정

1)

망인은 이 사건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였는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고만 한다) 제2조 제1호]에 해당한다.

2)

기간제법은 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하는바(기간제법 제3조 제1항),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 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고(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본문), 휴직·파견 등으로 결원이 발생하여 해당 근로자가 복귀할 때까지 그 업무를 대신할 필요가 있는 경우 등에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같은 항 단서 제2호 등).

3)

사용자는 기간제 근로자임을 이유로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되고(기간제법 제8조 제1항), 위 규정과 관련한 분쟁에서 입증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기간제법 제9조 제4항).

다.

피고 법인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1)

연장근로 지시 주장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12> <생략> <12>

나)

판단

(1)

이 사건 감사 및 그에 따른 시정요구의 근거 법령은 아래와 같다. <생략> (2) 갑 제18호증의 기재, 증인 Q의 일부 증언에 의하면 망인을 비롯한 이 사건 학교의 담임교사들이 피고 법인 또는 이 사건 학교장 등의 지시로 매 근무일에 약 50분에서 1시간의 비자발적인 초과근무를 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3)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고, 앞선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증인 Q의 일부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각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보면, 위 (2)항의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 법인이 망인에게 연장근로를 지시함으로써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근로기준법은 제53조 제1항에서 '당사자 간에 합의하면 1주간에 12시간의 한도로 제50조의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라고 정하여, 일반적인 근로관계에서는 연장근로를 당사자의 개별적 합의를 조건으로 하여 허용하고 있다. 반면 사립학교 교원에 대하여 적용되는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은 제11조 제1항에서 '행정기관의 장은 민원 편의 등 공무 수행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시간외근무나 토요일 또는 공휴일 근무를 명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는바, 사립학교 등 교원에 대해서는 시간외근무 등에 있어 교원의 동의를 요하지 아니하고 기관장의 명만으로 시간외근무를 허용하고 있다.

(나)

이 사건 학교의 학교장은 이 사건 감사 이후 서울특별시교육청으로부터 시정요구를 받았는데, 서울특별시교육청 감사 규정 제5조 제1항 제3호는 감사결과 처리 종류 중 '시정'에 관하여 '감사결과 위법 또는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사실이 있어 회수·추가지급·추가징수·환급·보전·감액 또는 원상복구 등이 필요한 경우' 발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감사기관은 위법한 정도에는 이르지 않는 부당한 사실에 관하여도 시정요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인바, 이 사건 학교가 시정요구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학교의 연장근로 지시가 위법하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다)

피고 법인은 이 사건 학교 교원들에 대하여 법령에 따른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였거나 적어도 초과근무수당을 신청하여 이를 지급받을 기회를 충분히 보장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2)

휴일근로 지시 주장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 · 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휴식시간이나 대기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 · 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대기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1다220062 판결 참조).

나)

판단

(1)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사실이나 갑 제4 내지 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망인이 이 사건 학교에 재직하였을 당시 이 사건 학교의 담임교사들은 학생들의 코로나19 감염 또는 증상 발현 여부를 확인하고 감염이나 증상 발현 사실이 확인되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그 학부모에게 온라인 수업 참여방법을 안내하는 등의 업무를 부여받았던 사실, 망인은 주말에 그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였고, 이에 더하여 주말 동안 학부모의 민원 또는 문의에 지속적으로 응대하였던 사실은 인정된다.

(2)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고, 앞선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18호증, 을가 제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각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망인이 피고 법인으로부터 부당하게 휴일근로를 지시받았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또한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원고들은 망인이 주말 동안 응대하였어야 하는 학부모들의 민원이나 문의 양이 과다하였고, 망인이 이에 즉시 응대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망인이 많은 양의 연락에 즉시 응대하였던 것이 피고 법인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에 의한 업무수행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더구나 기록상 망인이 학부모들로부터 받은 연락의 내용은 코로나19 상황에 관한 것을 제외하면 주로 준비물 같은 학급 내 생활 등에 관한 문의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는 그 성질상으로도 피고 법인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필요로 하는 민원이나 문의

부당하게 휴일근로를 지시받았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또한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원고들은 망인이 주말 동안 응대하였어야 하는 학부모들의 민원이나 문의 양이 과다하였고, 망인이 이에 즉시 응대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망인이 많은 양의 연락에 즉시 응대하였던 것이 피고 법인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에 의한 업무수행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더구나 기록상 망인이 학부모들로부터 받은 연락의 내용은 코로나19 상황에 관한 것을 제외하면 주로 준비물 같은 학급 내 생활 등에 관한 문의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는 그 성질상으로도 피고 법인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필요로 하는 민원이나 문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바, 원고들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망인이 그러한 업무를 하였던 것이 사용자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하에 이루어지는 근로기준법상 '근로'라고 평가하기에 다소 부족하다고 보인다.

(나)

그러나 만약 망인이 주말 중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더라도, 서울특별시교육청은 2022. 3. 14.자로 '코로나19 관련 학교 방역 기본 대책(제6-1판)'을 적용하였는바, 망인이 주말 동안 학생들의 코로나19 감염 여부 등을 확인하거나 그와 관련하여 학부모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던 것은, 전파력이 강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면서 확진환자들을 신속히 선별하여 추가 감염을 사전 예방하고 확산을 방지하려 하였던 서울특별시교육청의 대책에 따른 불가피한 초과근로로 보인다.

(다)

더욱이 망인이 주말 중 구체적으로 얼마의 시간 동안 원고들 주장의 업무를 수행하였는지 파악할 수 없는 이 사건에서, 피고 법인은 망인에게 매달 월 10시간 분의 초과근로수당을 정액으로 지급하였다고 주장하고 있고, 망인이 실제로 월 10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 또는 휴일근로를 하였다면 망인은 적어도 초과근로수당을 신청하여 이를 지급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망인이 주말 중 실제로 제공한 근로가 관련 법령에서 정한 기준을 벗어난 것으로서 과다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라)

특히 갑 제1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원고들로부터 망인의 사망에 대한 진상규명의 요구를 받은 후 망인의 근무 환경 등에 관한 원고들 주장의 제반 사정을 전부 고려하여 이 사건 감사를 시행한 것으로 보이는데, 서울특별시교육청은 그러한 감사 결과에 따라 이 사건 학교에 대하여 '학교 교직원 근무시간 운영부적정'이라는 제목으로 시정요구를 하면서, '이 사건 학교에서는 학급담임을 맡은 교원을 포함한 전 교직원에게 학교방침으로 최초 학교통학버스가 학교에 도착하는 시각 인 오전 7시 50분 이전에 출근하도록 하고 있고, 이에 따라 담임교사를 포함한 모든교직원들은 오전 7시 50분 이전 출근, 마지막 하교버스 운행시각인 오후 4시 45분 이후에 퇴근하여 근무일에 약 50분에서 1시간의 비자발적인 초과근무를 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중략) 학생안전의 필요성을 감안하더라도 모든 교직원에게 동일하게 법정근로시각을 초과하여 근로하도록 하는 현행 학교의 방침은 부적절하다'라고 하면서 '이 사건 학교장은 앞으로 통학버스 운영시각에 맞춘 교직원의 출퇴근 시간을 법정근로시간에 맞게 운영하시고 시정한 결과를 회신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하였을 뿐, 망인 등 교사들이 주말에도 학부모들의 지속적인 연락에 응대하였어야 했던 점에 관하여는 이 사건 학교 학교장에 대하여 특별히 지적하거나 시정요구를 하지 않았다.

(마)

증인 Q은 이 사건 학교 교원들이 개인 휴대전화를 통해 학부모들의 민원을 응대하였던 점에 관하여, '사립학교 교사들의 개인 휴대전화를 학부모들에게 노출하여, 사실 시도 때도 없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휴일도 상관없이, 전면적으로 민원이라든가 학부모들이 선생님에게 기대하는 바를 호소할 수 있도록 한 것, 이것은 좀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제도개선권고가 이루어져서 그 시점부터 사립학교에도 교사들의 개인 휴대전화번호를 학부모에게 공개하는 것을 중단하도록 했고 시정이 되었습니다'라고 증언하였다. 그렇다면 망인이 개인 휴대전화로 학부모들의 민원을 응대하여야 했던 것은 관련 제도가 미비하였던 실정에 기인한 것이지, 거기에 특별히 피고 법인의 불법행위가 작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3)

보호의무 위반 주장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1)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따른 신의칙상 부수적 의무로서 근로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하는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가 손해를 입었다면 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대법원 2023. 4. 27. 선고 2020다278286 판결 참조).

(2)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인 의무로서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게 근로자가 입은 신체상의 재해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 소정의 불법행위책임을 지우기 위하여는 사용자에게 당해 근로로 인하여 근로자의 신체상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고, 위와 같은 과실의 존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근로자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3. 4. 26. 선고 2013다5480 판결 참조).<13> 나) 판단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고, 앞선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18, 19 내지 22,2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각 사정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보면, 원고들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법인이 근로계약에 따른 부수적 의무로서 보호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의 신체상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또한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1)

구 교원지위법(2023. 9. 27. 법률 제1973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제1항은 소속 학교의 학생 또는 그 보호자 등이 교육활동 중인 교원에 대하여 '형법 제2편 제25장(상해와 폭행의 죄), 제30장(협박의 죄), 제33장(명예에 관한 죄) 또는 제42장(손괴의 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1항에 따른 성폭력범죄 행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7 제1항에 따른 불법정보 유통 행위, 그 밖에 교육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행위로서 교육활동을 부당하게 간섭하거나 제한하는 행위'를 교육활동 침해행위로 규정하고 있었고, 2023. 9. 27. 법률 제19735호로 일부 개정되면서 교육활동 침해행위에 '그 밖에 다른 법률에서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한 범죄행위로서 교원의 교육활동을 침해하는 행위, 교원의 교육활동을 부당하게 간섭하거나 제한하는 행위로서 다음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목적이 정당하지 아니한 민원을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행위, 교원의 법적 의무가 아닌 일을 지속적으로 강요하는 행위, 그 밖에 교육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행위)'가 추가되었다.

(2)

증인 Q은 '이 사건 감사 과정에서, 이 사건 학교 학교장과 교감이 2022. 6. 3. 학부모 항의 전화를 받고 망인의 교실에서 발생한 이른바 "6. 2. 사건"의 개요를 알게 된 것으로 판단하였다'라는 취지로 증언하였고, 나아가 '학부모 쪽에서는 학교에 연락했다고 그러고, 교장, 교감 선생님은 연락받은 적 없다고 그러잖아요. 두 분의 진술이 상반되는데, 그러면 증인이 교장, 교감이 J 군 모친(피고 E)의 항의전화를 받고 "6. 2. 사건"의 개요를 알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왜 이렇게 단정적으로 판단한 것인가요?'라는 피고 법인 소송대리인의 질문에 대하여 '교무부장이 교감과 교장의 이야기를 탄핵하는 진술을 했으니까요. 교장과 교감으로부터 교무부장은 그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고, 그러면 교장과 교감이 미리 알지 않으면 교무부장에게 어떻게 이야기를 하나요?'라고 답하였다.

(3)

이에 기초하여 이 사건 학교의 학교장, 교감, 교무부장(이하 '학교장 등'이라 한다)이 2022. 6. 3.경 관련 학부모로부터 항의전화를 실제로 받았거나 그 내용을 전해들어 이 사건 갈등상황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고 보더라도, 기록상 그 학부모가 학교장등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였다는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일부 학부모가 추진하려고 했던 학교장 방문도 무산되었다).

(4)

이를 비롯하여, 피고 법인으로서는 망인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점이나 우울 증상이 있었다는 점을 알게 될 만한 계기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록상 망인이 관련 학부모들에게 '죽고 싶다'라는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듯한 말을 하면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사실이 인정되는데, 정작 이 사건 학교 교사들에게는 '별일이 없으며 괜찮다'라는 태도를 고수하면서 자신의 정신적 고통을 전혀 드러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은 망인이 자신의 정신적 고통 등을 학교장 등이나 다른 교사들에게 알릴 수 없었던 것이 기간제 교사로서의 평정을 고려하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실제로 그러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보이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기록상 나타나는 망인의 태도에 비추어 보건대 결국 망인에게 근로로 인한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피고 법인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5)

이 사건 감사 결과, 망인은 이 사건 학교 재직 중 총 14회, 합산 7일 5시간 5분의 휴가 또는 병가, 조퇴를 사용하였는데, 망인의 병가, 조퇴 사용일수는 다른 교직원에 비해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이 사건 학교 교직원들은 이 사건 감사과정에서 평소 조퇴나 병가 사용을 위해 교감에게 메신저로 사전에 보고하고, 때로 교감이 조퇴사유를 묻기도 하나 조퇴나 병가 사용에 특별한 제약이 없었다고 진술하였는바, 망인이 휴가 사용에 관하여 교감으로부터 제약을 받거나 의견충돌이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실제로 망인은 이 사건 갈등상황이 종료된 후 5일 동안 병가를 사용하여 휴식을 취하기도 하였다.

4)

산업안전보건법 및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 위반 주장에 관하여

가)

산업안전보건법과 같은 법 시행령, 시행규칙 중 이 사건 청구와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생략> 나) 교원은 공무원으로서 법률로써 그 예우와 신분 등이 보장되는 자이고(교원지위 법 제2 내지 6조 참조), 사립학교 교원의 경우에도 공무원에 준하는 지위를 가지며(사립학교법 제55조 참조), 교원이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당할 수 있는 침해행위 기타 피해에 관해서는 교원지위법에서 그 사전적·사후적 보호조치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교원지위법 제14 내지 16, 18 내지 20조 참조). 그렇다면 교원의 업무가 일정 부분 이른바 '교육서비스'로서 학부모를 고객과 같이 상대하는 업무를 포함하고 있더라도, 만연히 교원과의 관계에서 학부모가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 제1항의 '고객'에 해당한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다)

다만 만약 학부모가 교원과의 관계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 제2항이 정한'고객 등 제3자'에는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 '근로자에게 건강장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현저한 우려가 있는 경우' 피고 법인이 그에 관한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를 인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나, 피고 법인이 망인의 구체적인 상황을 알았다고 볼 수 없는 이 사건에서는 피고 법인이 산업안전기본법 제41조 제2항을 위반하여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또한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5)

인과관계 주장에 관하여(피고들 공통에 해당하는 부분임)

가)

관련 법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려면 위법한 행위와 원고가 입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결과 발생의 개연성, 위법행위의 태양 및 피침해이익의 성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4. 27. 선고 2021다262905 판결 참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할 때에는 불법행위와 손해 사이에 조건적 또는 자연적(사실적) 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념적 또는 법률적 인과관계, 즉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데(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다81315 판결 참조), 이는 당사자가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아 이후의 손해가 예견 가능한 관계에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가해행위가 있더라도 피해자가 이를 이유로 스스로 자신의삶을 마감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극히 이례적인 경우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다74416 판결 참조). 가해자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정신적·육체적 상처를 입고 그 충격으로 자살한 경우라고 할지라도 원칙적으로 그 자살행위는 가해자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생기는 통상의 결과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가해자의 불법행위로 인한 망인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심한 것이어서 이로 인하여 망인이 자살할지도 모른다는 사정을 예견하였거나 예견할 수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법행위와 자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나)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들이 앞서 본 행위로 인하여 망인이 자살할지도 모른다고 예견하였거나 예견할 수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들의 각 행위와 망인의 자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각 손해배상청구는 이 점에서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1)

통상 자살은 자신의 앞으로의 삶이 무의미해졌거나 불행이나 고통만이 기다리고 있다는 절망에 빠졌을 때 최후로 취하는 선택으로 이해되는데, 망인은 조현병 증상이 완화되는 무렵 우울감이 본격적으로 심해지면서 극단적 선택 6일 전인 2023. 1. 9.P병원 진료에서 자살에 관해 언급하고, 의사로부터 입원 권유를 받은바 있으나, 위 진료 당시 자살 충동의 구체적 원인에 대해서 언급한 바는 없고, 유서를 남기지도 아니하였다.

(2)

망인은 이 사건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기 이전인 2016.경 '경도우울에피소드'로 진단받은 바 있고, 기질적 취약성으로 작용할 수 있는 가족력<14>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었으나, 이러한 결정은 업무상 사유에 의한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이 발생한 경우에 그 발생 경위를 불문하고 법이 정하는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사회보장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과실책임주의에 따라 위법한 행위로 인한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민법상 손해배상은 위와 같은 결정들과는 법적 요건 및 사회적 기능을 달리하는 것인바, 위와 같은 업무상 재해 판정만으로 망인의 사망과 업무와의 인과관계 인정을 넘어서 피고들이 망인의 극단적 선택을 예견하였거나 예견할 수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4)

이 사건 감정결과가 일종의 망인에 대한 심리부검<15> 감정결과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위 감정결과에 의하면, 망인은 2022. 12. 19. P병원을 내원하여 '그 당시 일하는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는데 다시 보니 망상이더라'라고 이야기한 바가 있고, 망인이 2022. 9. 15. O병원 내원 시 '(학부모가 망인을) 경찰에 고소하겠다고 난리 나고'와 '학부모 여러 명이 자르라고 하고', '학교에서 나는 안 지켜준다고 한다'라고 이야기한 부분은 망상이었는지 실제 일어난 일이었는지 여부를 감정기록으로 판단할 수 없는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 학부모가 위와 같은 말을 하였는지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

나.

피고 학부모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1)

피고 E의 불법행위책임 인정 여부

가)

관련 법리 표현행위자가 타인에 대하여 비판적인 의견을 표명하였다는 사유만으로 이를 위법하 다고 볼 수는 없지만(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3다26432 판결 참조), 표현행위자가 타인에 대하여 비판적인 의견을 표명한 때에 그 표현행위의 형식과 내용 등이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하거나 혹은 타인의 신상에 관하여 다소간의 과장을 넘어서서 사실을 왜곡하는 공표행위를 함으로써 그 인격권을 침해한 경우에는 의견표명으로서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불법행위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17다289019 판결 참조).

나)

판단

(1)

갑 제6, 18호증, 을가 제5호증, 을나 제5호증의 각 기재, 증인 Q의 일부 증언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E가 이 사건 갈등상황이 진행되던 중인 2022. 6.3.경 'K 어머니께서 (피고 E와) 통화 원하셔서요'라는 망인의 메시지에 대해 'K 어머니 께서 어제 연락 주셔서 통화했습니다. K 어머니께서 문제 상황을 인식하시고, 선생님께 재발방지 약속을 하신다면 저는 통화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라는 내용으로 답장을 하였던 사실, 2022. 6. 8. 망인에게 '어제 선생님은 아이들을 다시 만나셨을 텐데요. 그 이후에 일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선생님께 듣지 못해 연락드립니다. J가 하교하기 전에 말씀 듣고 싶으니 오후 영어시간에 전화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 피고 E는 2022. 6. 8. L와 통화하면서 '망인이 연락하겠다고 하고서 연락하지 않아 답답했다'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던 사실, 이 사건 감사 과정에서 피고 E와 친분 관계에 있는 참고인들이 증인 Q에게 '(이 사건 갈등상황과 관련하여) 피고 E가 망인에게 화가 많이 났다는 의사를 표현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사실, 피고 E는 이 사건 감사 과정에서 'K가 J에게는 2022. 6. 2. 당일 사과하였지만, 다른 학생들에게는 사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K 어머니와 의견대립이 있었던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2)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고, 앞선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아래의 각 사정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보면, 위 인정사실및 원고들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피고 E가 망인에게 한 언행이 망인의 인격권을 침해할 정도에 이른 것으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평가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피고 E가 망인에게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기록상 객관적인 증거 등을 통해 확인되는 피고 E의 망인에 대한 언행은 통상 사회상규에 의하여 허용되는 범위의 것으로써 망인의 인격권을 침해할 정도에 이르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고, 관련 학부모들의 망인에 대한 항의의 원인은 이 사건 갈등 상황의 실체나 이 사건 동영상의 내용에 관한 것도 있겠으나, 상황 재연 및 동영상 촬영 자체가 학생들에게 미치는 비교육적 효과에 대한 것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

관련 학부모들은 망인이 전송한 이 사건 동영상을 시청하기 전에는 K를 이른바 '가해 학생'으로 인식하였으나 위 동영상의 내용에 의하면 K는 사실 '피해 학생'이었다는 것인바, 그렇다면 피고 E가 망인에게 'K 어머니께서 문제 상황을 인식하시고, 선생님께 재발방지 약속을 하신다면 저는 통화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은 망인으로부터 전송받은 이 사건 동영상을 시청하기 이전 시점으로 보인다. 그 이후 피고 E가 망인에 대하여 답답한 감정을 느끼거나 화가 났다는 사정까지 아울러 감안하더라도, 그로부터 망인에게 폭언 기타 어떠한 위법행위를 하였을 것이라고 곧바로 추단할 수는 없다.

(다)

이 사건 감사 과정에서 망인 소유의 전자기기에 대하여 디지털 포렌식을 실시하였으나 피고 E 등이 망인을 비난한 문자나 욕설파일 등이 추가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2)

피고 F의 불법행위책임 인정 여부

가)

관련 법리 민사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어떠한 의문의 여지도 허용하지 않는 자연과학적 증명은 아니지만, 사실의 확정에 필요한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사실주장이 진실하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고(민사소송법 제202조 참조), 법률상 추정과 같이 법률에 명문의 근거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증명책임은 해당 요건사실을 주장하는 당사자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2013. 5. 16. 선고 2012다20281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판단

(1)

갑 제18호증의 기재, 증언 Q의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적어도 피고 E가 다른 학부모에게 '피고 F을 말려야 겠다'라고 말한 사실은 인정된다.

(2)

그러나 앞선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각 사정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보면, 피고 T이 망인에게 원고들 주장의 협박성 발언 등 불법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기록상 원고들 주장을 인정할 만한 명백하고 객관적인 증거는 없고, 피고 F이 망인에게 협박성 발언을 하여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망인의 진료기록 등에 기록되었거나 원고들과 망인의 고모가 들었다는 망인의 진술 및 이 사건 감사 중 확인된 참고인들의 진술뿐이다. 그런데 참고인들의 진술에 의하여 인정되는 것은 피고 F이 망인에게 협박성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간접적인 정황에 불과하다.

(나)

한편, 피고 F이 망인을 협박하였다는 취지의 망인의 진술은 곧바로 그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구체적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망인에게는 망상 증상이 있었는데, 망인이 2022. 9. 26. P병원에서 진료를 받다가 '작년<16>에 문제가 많은 학생들을 자신에게 주고'라면서 ADHD 학생 등 문제가 많은 학생들이 이 사건 학급에 편중 배정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다)

이 부분과 관련된 망인의 진술은 반드시 망상 증상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단순히 망인이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이나 판단, 감정을 진술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다만 이 사건 감정결과에서 감정의 U이 망인이 진료 중 '(학부모가 피감정인을) 경찰에 고소하겠다고 난리 나고', '학부모 여러 명이 자르라고 하고, 학교에서 나를 안 지켜준다고 한다'라고 한 진술에 관하여 '망상이라고 언급한 것은 아닙니다'라고 판단한 것은, 망인이 치료를 받으며 망상 증상이 호전되자 과거 자신의 일부 진술을 망상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한 것에 관하여, '망인이 학부모의 특정 발언에 관한 위 진술까지 망상이라고 인정하였던 것은 아니'라는 취지일 뿐, 위 감정의가 망인의 당해 진술에 관하여 명백히 '망상이 아니다'라고 판단한 것은 아니고 이어 위 감정의가 그와 같은 취지로 기재하기도 하였으므로, 이 부분 망인의 진술도 여전히 그 전부를 완전히 믿고 사실을 인정하기에는 어려운 사정이 있다고 할 것이다].

(라)

이 사건에서 피고 F에 대한 청구와 관련된 증거들은 대부분 당사자들의 진술이거나 그 당사자로부터 전해들은 자의 진술이고, 이 사건 감사 보고서 또한 증인 Q의 일부 증언에 의하면, 망인의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기록을 제일 중요하게 고려하여 작성되었다는 것인바, 이 사건 감사 보고서의 기재를 믿을 것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이를 망인의 진술 신빙성을 검증하거나 사실의 인정을 위한 객관적인 증거로 사용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결국 주관적인 진술 증거 외에 피고 F의 불법행위를 입증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마땅히 없다.

(마)

실제로 피고 F이 이 사건 갈등상황과 관련하여 망인에 대해 이 사건 학교에 진정이나 민원 제기, 형사 고소 등을 한 내용도 찾아 볼 수 없다.

(바)

이 사건 감사결과에 의하면, 이 사건 동영상을 본 학생의 아버지는 피고 F 외에 K 아버지가 있는데, K 어머니는 망인과의 통화에서 'K 아버지도 영상을 보고 너무 화가 났다'고 말한 바 있고, K 어머니는 2022. 6. 7. 망인의 입회하에 피고 E, □□ 어머니가 학교에서 만나자고 요청한 바도 있다.

(사)

또한 이 사건 감사결과에 의하면, 망인은 L 선생님의 개입 직후 피고 E와 K 어머니에게 내용은 비슷하나, 약간 다른 톤의 문자메시지를 남겼다는 것인바, K 어머니에게 보낸 문자에는 '어머니께서 이번에 주신 배려와 이해는 평생 제가 어떤 길에 있든지 감사하게 느끼고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부분이 추가되어 있는 반면, 피고 E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어디에도 학생의 아버지에게 양해를 구하거나 감사를 표시하는 부분은 담겨 있지 않다.<17> (아) 결국 원고들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피고 F의 구체적인 폭언 또는 협박행위가 있었는지, 만약 있었더라도 그 행위가 실제 불법행위에 이를 정도였는지 판단할 수 없다.

3)

인과관계 주장에 관하여 피고 학부모의 행위와 망인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한 판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한다. 판사 송승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