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유
심판의 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23고단6991 사건의 근로자 B, C, D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2024고단1696 사건의 근로자 E, F, G, H, I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근로자 J, K, L, M, N, O, P, Q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2024고단4665 사건의 근로기준법위반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공소기각 부분에 관하여는 쌍방이 모두 항소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은 항소기간의 도과로 그대로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 범위에서 제외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법리오해<1>
피고인은 2018. 3. 20.경부터 2023. 11. 30.경까지 주식회사 S(이하 'S'라고만 한다)의 대표이사로 근무하였는데, 피해 근로자들의 미지급 임금 발생기간이나 퇴직금 발생기간이 겹치는 경우 피해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는 실체적 경합 관계에 있는 수죄가 아니라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일죄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일부 피해 근로자가 피고인이나 S에 대하여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하거나 처벌을 원하는 의사를 철회하였다면 공소기각판결을 하여야 한다.
피해 근로자 BA은 피고인의 대표이사 퇴임 후에 S를 상대로만 임금, 퇴직금 등의 지급을 구하였으므로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피해 근로자 AU, AV, AW, AX, V, AY, AG 등은 피고인 퇴임 후에도 S의 근로자로 재직하였고 피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등이 지속적으로 지급되지 않고 있었
으므로, 위 피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등 미지급의 점은 전체로 포괄일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위 피해 근로자들이 피고인 퇴사 이후에 대표이사로 취임한 AP, AZ에 대하여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도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명령 120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죄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원심은 근로자 T 등에 대한 임금등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를 형법 제37조 전단의 실체적 경합관계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동일한 퇴직 근로자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행위의 단일성과 동일성을 충족하고 있어 1개의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그 죄수 관계는 형법 제40조에서 정하는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를 실체적 경합관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다만 위에서 본 직권파기 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므로 아래에서 이를 살펴본다.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포괄일죄 여부
피해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는 근로자에 대하여 일정기일까지 임금을 지급받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근로자가 수인일 경우그 범의가 단일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려울 때에는 지급을 받을 수 없었던 근로자 각자마다에 대하여 같은 법조 위반의 범의가 있다고 인정하여야 할 것인바(대법원 1995.4. 14. 선고 94도1724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해 근로자들이 2023. 1.경부터 2023. 10.경까지 사이에 자의로 날짜를 선택하여 S에서 퇴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해 근로자들의 퇴직일자가 대부분 상이하여 범의의 단일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피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퇴지금 등 미지급의 점이 전체로 포괄일죄임을 전제로 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피해 근로자 BA의 처벌불원의사 표시 여부 및 피해 근로자 AU 등의 처벌불원의사 표시 여부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 또는 그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01. 6. 15. 선고 2001도1809 판결 참조 등 참조).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기타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도록 규정함으로써, 퇴직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법률관계를 조기에 청산하도록 강제하는 한편, 사용자 측에 대하여 그 청산에 소요되는 기간을 유예하여 주고 있으므로,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는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는 때에 성립한다. 따라서 사업주가 법인일 경우에는 위 14일이 경과할 당시에 퇴직금 등의 지급권한을 갖는 대표자가 그 체불로 인한 죄책을 지고, 14일이 경과하기 전에 그 지급권한을 상실하게 된 대표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죄책을 지지 않는다(대법원 1995. 11. 10. 선고 94도1477 판결, 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도5044 판결 참조). 여기서 퇴직금 등의 지급권한 상실의 원인에는 해임, 사임 등 법인과의 고용계약 종료에 기한 것은 물론 법령에 의한 지급권한 상실또한 포함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9도7722 판결 참조).
먼저, 피해 근로자 BA은 2021. 1. 4.경 입사하여 2023. 7. 18.경 퇴사한 사실, 피고인은 2018. 3. 20.경부터 2023. 11. 30.경까지 S의 대표이사로 근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 BA에 대한 임금 등 체불로 인한 죄책을 진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해 근로자 BA이 피고인의 대표이사 퇴임 후에 S를 상대로만 임금 등의 지급을 구하였다는 사정을 두고서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다음으로, 비록 피해 근로자 AU 등이 피고인의 대표이사 퇴임 후에도 S의 근로자로 재직하면서 임금 등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임금 미지급 기간이 상이하여 포괄일죄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재직할 당시 이 부분 범행이 성립한 이상, 피해 근로자 AU 등이 피고인 퇴사 이후에 대표이사로 취임한 AP, AZ에 대하여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하였다 하더라도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