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보조참가인의 보조참가신청을 각하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원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94. 2. 2. 설립되어 상시 약 60명을 사용하여 화학분석, 기기분석, 미생물 분석 등 물질확인 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20. 11. 24. 원고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원고에 입사하여 연구원으로 근무하였다.
참가인은 2021. 6. 말경 원고에게 2021. 7. 16.까지 근무하고 퇴사하겠다는 내용의 사직서(이하 ‘이 사건 사직서’라 한다)를 제출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2021. 7. 14. 참가인을 2021. 7. 16.자로 전화마케팅 사업 부문의 영업직원으로 인사발령 하였다(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이라 한다).
원고의 지배인이자 실질적인 경영자인 원고보조참가인은 2021. 8. 13. 참가인에게 이 사건 사직서 제출에 따라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21. 8. 13.자로 해지되었다고 이메일로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참가인은 2021. 11. 11.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원고를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 7. ‘이 사건 통보는 해고에 해당하고,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른 해고의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E).
원고는 2022. 2. 7. 초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2. 2. 9.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4. 18.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였다(D,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보조참가인의 보조참가신청의 적법 여부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73조 제2항은 ‘법원은 직권으로 참가인에게 참가의 이유를 소명하도록 명할 수 있으며, 참가의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때에는 참가를 허가하지 아니하는 결정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보조참가신청이 있는 경우 당사자의 이의신청이 없어도 법원이 직권으로 참가 이유의 유무를 심사하여 참가 이유가 인정되지 않으면 보조참가를 허가하지 아니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1. 28. 선고 2003다16870 판결 참조). 따라서 원고보조참가인의 보조참가신청이 적법한지 여부에 관하여 직권으로 살펴본다.
특정 소송사건에서 한쪽 당사자를 보조하기 위하여 보조참가를 하려면 소송의 결과에 대하여 이해관계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이해관계란 사실상·경제상 또는 감정상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법률상의 이해관계를 말하는 것으로, 그 소송의 판결의 기판력이나 집행력을 당연히 받는 경우 또는 적어도 그 판결을 전제로 하여 보조참가를 하려는 자의 법률상 지위가 결정되는 관계에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17. 6. 22. 선고 2014다22580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재심판정의 당사자는 원고이지 원고보조참가인이 아니어서 원고보조참가인이 이 판결의 기판력이나 집행력을 직접 받게 된다거나 이 판결을 전제로 그 법률상 지위가 결정된다고 할 수 없고, 달리 원고의 지배인에 불과한 원고보조참가인이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송의 결과에 대하여 법률상의 이해관계를 가진다고 볼 만한 사정을 발견할 수 없다.
그렇다면 원고보조참가인의 보조참가신청은 참가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1>
이 사건 재심판정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 제4호에 따르면 참가인의 사용자는 원고가 아니라 원고보조참가인이다. 그럼에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참가인의 사용자가 원고라고 판단하였다.
참가인이 근무하던 전화마케팅 사업부서는 2021. 8. 17. 폐지되었으므로, 초심판정 중 참가인에 대한 복직을 명한 부분(이하 ‘이 사건 복직명령’이라 한다)은 무효이다. 그럼에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함으로써 원고에게 참가인의 복직을 명한 초심판정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관계 법령 및 원고의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원고가 참가인의 사용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부당해고등을 하면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고, 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등이 성립한다고 판정하면 사용자에게 구제명령을 하여야 한다(근로기준법 제28조 제1항, 제30조 제1항 전단). 여기에서 말하는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하는데(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 그 중 사업주는 사업경영의 주체로서 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를 의미한다.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화학분석, 기기분석, 미생물 분석 등 물질 확인 사업 경영의 주체로서 자신의 명의로 참가인과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참가인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의 사업주로서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복직명령의 무효 여부
사용주가 지방노동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해고되었던 근로자를 복직시키면서 해고 이후 복직 시까지 해고가 유효함을 전제로 이미 이루어진 인사질서, 사용주의 경영상의 필요, 작업환경의 변화 등을 고려하여 복직 근로자에게 그에 합당한 일을 시킨 경우, 그 일이 비록 종전의 일과 다소 다르더라도 이는 사용주의 고유권한인 경영권의 범위에 속하는 것이므로 정당하게 복직시킨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7. 5. 16. 선고 96다47074 판결,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고로서는 이 사건 통보 당시 참가인이 근무하였던 전화마케팅 사업부서가 이 사건 통보 이후인 2021. 8. 17. 폐지되었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을 다른 사업부서에 복직시키는 방법으로 이 사건 복직명령을 이행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통보 당시 참가인이 근무하였던 사업부서가 폐지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복직명령이 무효라고 할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부분 원고의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통보의 부당해고 해당 여부<2>
이 사건 통보의 해고 해당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의 사직 의사표시가 당해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취지의 해약고지인지 아니면 사용자에 대한 근로계약관계 합의해지의 청약인지 여부는 그 의사표시가 기재된 사직서의 구체적인 내용, 사직서 작성·제출의 동기 및 경위, 사직서 제출 이후의 상황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판단해야 할 것이고, 사직 의사표시가 해약의 고지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의사표시가 사용자에게 도달한 이상 근로자로서는 사용자의 동의 없이 이를 철회할 수 없다(대법원 2000. 9. 5. 선고 99두8657 판결, 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2두26029 판결 각 참조).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두5769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원고에게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취지의 해약고지에 해당하나, 참가인은 원고의 동의를 받아 묵시적으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참가인의 사직의 의사표시가 유효함을 전제로 이루어진 이 사건 통보는 참가인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2021. 6. 말경 원고에게 2021. 7. 16.까지 근무하고 퇴사하겠다는 내용의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나, 2021. 7. 14. 이루어진 원고의 이 사건 인사발령을 받아들여 2021. 7. 16. 이후에도 퇴직하지 않은 채 계속 근로관계를 유지하며 원고 사업장에서 전화마케팅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보조참가인은 초심 및 재심판정 당시 심문회의에 출석하여 ‘참가인에게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는 취지로 전화마케팅 사업 부서에서 일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었는데, 참가인이 하겠다는 의사를 보여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참가인은 이 사건 사직서에 명시한 퇴사일인 2021. 7. 16. 이후에도 이 사건 인사발령에 따라 계속 원고 사업장에 근무함으로써 이 사건 사직서 제출을 통하여 한 사직의 의사표시를 원고의 동의를 받아 묵시적으로 철회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원고는 참가인이 원고의 동의를 받아 사직의 의사표시를 묵시적으로 철회한 이후인 2021. 8. 13. 참가인에게 이 사건 통보를 함으로써 참가인의 의사에 반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을 일방적으로 종료시켰다.
이 사건 통보의 절차상 하자 존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정하고 있다.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나중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며,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 해고통지서 등 그 명칭과 상관없이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서면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21. 7. 29. 선고 2021두36103 판결 참조).
여기서 ‘서면’이란 일정한 내용을 적은 문서를 의미하고 이메일 등 전자문서와는 구별되지만, 근로자가 이메일을 수신하는 등으로 내용을 알고 있는 이상, 이메일에 의한 해고통지도 해고사유 등을 서면 통지하도록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입법 취지를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사안에 따라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로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경우가 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두41401 판결 참조).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통보에는 ‘참가인이 이 사건 사직서 제출로써 한 사직의 의사표시를 받아들여 2021. 8. 13.자로 이 사건 근로계약을 해지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고, 달리 참가인이 이메일로 이 사건 통보를 수신하지 못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할 수 없는바, 참가인으로서는 이메일로 이 사건 통보를 수신함으로써 해고사유가 이 사건 사직서 수리이고, 해고시기가 2021. 8. 13.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참가인은 초심 및 재심판정 당시 ‘원고는 참가인이 이 사건 사직서를 철회하였음에도 이 사건 사직서 제출을 이유로 이 사건 통보를 하였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는바, 참가인이 해고사유를 정확히 알 수 없어 이 사건 통보에 적절히 대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상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통보가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을 위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이 사건 통보의 실체상 하자 존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통보는 참가인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해고에 해당하고,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6두6487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통보가 해고로서 정당성을 갖추었는지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 즉 원고가 부담한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이 사건 사직서 제출로써 한 사직의 의사 표시를 원고의 동의를 받아 묵시적으로 철회하였으므로, 참가인이 원고에게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는 사정은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고, 달리 이 사건 통보의 정당성에 관한 아무런 주장·증명이 없는바,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이 사건 통보를 한 것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소결론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중결론
결국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하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결과적으로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보조참가인의 보조참가신청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김규현 김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