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5. 2. 선고 2023구합72578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3. 6. 20.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그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은 2018. 10. 29. 설립되어 정치인 관련 광고기획 및 각종 광고물 제작 등의 사업을 경영하는 법인이다.

나.

원고는 2022. 11. 28.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하던 자이다.

다.

참가인은 2022. 12. 11. 원고에 대하여 전화로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라.

원고는 2023. 1. 2.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라는 이유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위 위원회는 2023. 3. 7. 참가인의 상시근로자 수가 5인 미만이므로 원고에게 근로기본법상 부당해고 구제신청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각하하는 판정을 하였다.

마.

원고가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2023. 6. 20.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 2,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과 주식회사 D(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는 모두 E에 의하여 경영상 일체를 이루며 계속적,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회사들이다. 따라서 참가인과 이 사건 회사는 하나의 사업장에 해당하고 그 상시근로자 수가 5명 이상임에도, 이와 전제를 달리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인정 사실

1)

참가인과 이 사건 회사의 관계 등

가)

참가인은 국회의원 관련 광고물 제작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나)

이 사건 회사는 2011. 2. 1. 설립되어 여론조사, 정치컨설팅, 정치기획, 홍보 및 마케팅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그 대표이사인 E에 의하여 경영되고 있다.

다)

이 사건 회사는 서울 영등포구 F건물, G호(이하 ‘이 사건 사무실’이라고 한다)를 임차하여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참가인은 2018. 11. 2. 이 사건 사무실 중 16.5㎡에 관하여 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사무실을 사무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 사건 회사와 보안시스템, 구글드라이브, 인터넷 회선, 공용창고 등 일부 설비를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라)

참가인은 이 사건 회사와 공동으로 업무회의를 하고, 주간업무일지를 작성하였다.

마)

E은 참가인 근로자들과 하나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참여하고 있다.

바)

참가인은 이 사건 회사로부터 영업대행 수수료를 지급하고, 국회의원 의정보고서 기획 및 홍보 용역 등을 소개받고 있다.

사)

참가인 대표 H는 이 사건 회사의 감사였고(2018. 11. 27. 퇴임등기), E은 참가인의 사내이사였다(2019. 2. 12. 사임등기).

2)

원고의 업무 관련 E과의 갈등

가)

원고는 2022. 11. 28. 참가인과 사이에 ‘근무장소: 참가인, 근무부서: 기획팀, 담당업무: 기획/홍보’로 하여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근무를 시작하였으며, 국회의원들의 의정보고서를 기획·제작하는 업무를 주된 업무로 하였다.

나)

2022. 12. 16. 21:00경 E이 원고의 책상으로 다가와, 원고가 작성한 I 의원의 의정보고서 업무와 관련하여 고성과 폭언을 동반한 질책을 한 후 자신의 대표실로 들어갔다.

다)

그 후 원고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아이 대표님 왜 삐치고 그러세요. 거의 다했어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는데, 이에 참가인의 본부장 J가 원고에게 ‘분위기 좋지 않다. E 대표에게 정식으로 사과하라.’고 하였고, 원고는 E에게 사과하였다.

라)

이 사건 근로자는 2022. 12. 19. 10:00경 E의 대표실에서 지시받은 업무를 처리한 후 참가인의 디자인팀에 전달하였는데, 같은 날 12:30경 E이 원고를 디자인팀으로 불러 ‘누가 일을 이따위로 시켰냐?’며 고성과 폭언을 하였고, 이에 참가인 대표이사 H가 자신의 방에서 나와 상황을 중재하였다.

마)

원고는 2022. 12. 19. 14:19경 E에게 사과를 요청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하자, E은 원고에게 자신의 사무실로 오도록 지시하였고, 원고는 2022. 12. 19. 14:30경 E의 사무실에서 위 카카오톡 메시지와 관련한 대화를 나누었다(갑 제7호증 참조). E은 그 과정에서 원고에게 ‘나는 D 대표야. 근데 B 이사야. 너랑 상관없는 새끼는 아니야.’라는 발언을 하였다.

3)

원고에 대한 해고 관련

가)

원고는 2022. 12. 20. 08:23경 두통과 오한으로 출근이 어렵다고 참가인 본부장 J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고 J는 ‘몸조리를 잘하라’는 취지로 답하였다.

나)

원고는 2022. 12. 21. 08:50경 J에게 ‘독감인 것 같다. 온몸이 쑤신다’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고, J는 ‘상태 봐서 병원에 가서 진료받으라’고 답하였다.

다)

같은 날 10:15경 J는 원고에게 전화하여 회사의 결정이라며 ‘회사는 (원고와)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 더는 같이 할 수 없겠다고 판단했고 그동안 수고한 것도 있고 야근도 하고 주말 출근한 것도 있고 하니까 어제까지 근무한 것으로 하겠다.’라고 통보한 후, ‘본인이 초대되어 있는 단톡방(B, D&B, K, I, L) 정리해달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6 내지 14호증, 을가 제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11조, 같은 법 시행령 제7조 [별표1]에 의하면,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의 모든 규정이 적용되지만,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부 규정만이 적용되는데,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금지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과 노동위원회에 대한 구제신청을 정한 근로기준법 제28조 제1항은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되는 규정이 아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11조가 위와 같이 근로기준법의 원칙적 적용범위를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제한한 것은, 근로기준법이 요구하는 모든 사항을 준수할만한 여건과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한 영세사업장에게까지 이를 전면적으로 적용할 경우 근로자 보호라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채 오히려 영세사업장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경제적·행정적 부담만을 가중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음을 고려한 입법정책적 결정이라 할 것인바(헌법재판소 1999. 9. 16. 선고 98헌마310 결정, 헌법재판소 2019. 4. 11. 선고 2013헌바112 결정 등 참조), 이러한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근로기준법 제11조에서 말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는 기업체 그 자체를 의미한다고 보아야 하고(대법원 1993. 2. 9. 선고 91다21381 판결 참조), 사업장인지 여부는 하나의 활동주체가 유기적 관련 아래 사회적 활동으로서 계속적으로 행하는 모든 작업이 이루어지는 단위 장소 또는 장소적으로 구획된 사업체의 일부분에 해당되는지에 달려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7. 10. 26. 선고 2005도9218 판결 참조). 다만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함으로써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 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근로기준법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보면 사업 또는 사업장이 기업체 그 자체를 의미하지 않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 사업주가 ‘하나의 활동주체’로서 활동한 것인지 여부는 형식이 아닌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결국 근로기준법 적용 기준이 되는 하나의 사업장인지 여부는 근로장소의 동일성과 더불어 제공된 설비의 사용관계, 사업의 목적 및 수행방법, 조직체계, 인사교류, 업무 수행 과정에서의 구체적 지휘·감독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라.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5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회사와 참가인은 별개의 독립된 법인의 형태를 취하고 있기는 하나, 실질적으로는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고 있어 근로기준법 제11조에서 말하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근무하는 사업장의 상시 근로자 수는 5명 이상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에 관하여 근로기준법이 정한 해고제한 및 노동위원회에 대한 구제신청 관련 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

1)

참가인은 이 사건 회사와 이 사건 사무실을 공동으로 사용하였고, 이 사건 회사 근로자와 참가인 근로자들은 이 사건 사무실에서 함께 근무하면서 하나의 출입문을 통하여 출입하고 회의실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등 장소적으로 하나의 단위에서 근무하였다. 이 사건 회사와 참가인은 단순히 사무실을 공유할 뿐 아니라 보안시스템, 인터넷 회선, 공용창고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였으며, 또한 이 사건 사무실의 물리적 공간과는 무관한 구글드라이브 또한 공동으로 사용하였는데 위 구글드라이브에는 이 사건 회사와 참가인이 협업을 하는 업무에 관한 자료 외에, 참가인 회사 홈페이지 개선사항 등 이 사건 회사와 무관한 자료로 볼 수 있는 것들도 공유되었다(갑 제11호증).

2)

피고는 참가인과 이 사건 회사가 이 사건 사무실에서 각각 독립된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나, 참가인과 이 사건 회사 사이의 전대차계약서에 의하면 참가인이 이 사건 회사로부터 전차한 부분은 16.5㎡에 불과한데, 최대 8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기도 하였던 참가인이(갑 제1호증의 제18쪽 참조) 단지 위 전차공간인 16.5㎡에서만 사무를 처리하였다는 것은 상정하기 어렵고, 결국 위 전대차계약서와 무관하게 참가인과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사무실의 공간 중 상당 부분을 공동으로 사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3)

E은 참가인 근로자들과 하나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참여하면서 원고를 포함한 참가인 근로자들에 대하여 구체적 업무지시를 하였다[한편 원고도 이 사건 회사 근로자들과 함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속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갑 제8호증 참조)]. 이에 대하여 피고는 E과 참가인 사이의 협의에 따라 E이 영업을 해 온 일부 의정보고서 제작업무 중 기획에 한하여 직접 고객의 의사를 반영한 지휘를 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E의 업무지시는 기획을 위하여 단순히 자신과 관련 있는 고객의 의도를 전달하는 차원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세세한 문구, 예시 사진의 검색과 선정 등을 포함하여 상시적으로 이루어졌으며, 그 지시는 참가인 대표 H나 본부장 J를 포함한 참가인의 전 소속원에 대하여 이루어졌으며 그 지시의 어투나 표현 또한 관계사와의 협의 차원에서 이루어진 진 것이라기보다 자신의 하급자들에 대한 일방적 지시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E은 원고에 대하여 폭언과 욕설을 하기도 하였고, 자신이 직장 상사임을 강조하였으며(갑 제7호증 제5쪽) B의 이사라고 발언하기도 하였던바(갑 제7호증 제10쪽), 이와 같은 일련의 행동들은 E 스스로도 원고를 포함한 참가인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자신이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인식하였기 때문에 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E은 이 사건 회사 뿐 아니라 참가인에 대하여도 사실상 경영자의 지위에서 업무 전반을 통제하며 총괄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4)

이 사건 해고에 이르게 된 동기는 원고와 E 사이의 갈등에 의한 것으로 그 해고 결정 또한 E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며, 그 과정에서 참가인 대표 H의 개입이 있었다고 볼 별다른 사정도 엿보이지 않는다. 참가인과 이 사건 회사는 업무회의를 함께 하였고, 특히 주간업무일지를 공동으로 작성하기도 하였는바(갑 제14호증), 이는 참가인과 이 사건 회사가 유기적 관련 아래 계속적으로 활동을 같이 하여왔음을 강하게 뒷받침하는 사정이다.

5)

이에 더하여 참가인의 대표인 H가 참가인 설립 전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였으며 참가인이 그 설립 등기를 마칠 당시부터 이 사건 회사와 공동으로 사무실을 사용하였으며 E이 참가인의 이사이기도 하였던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여론조사 업무를 수행하는 회사가 동시에 정치관련 광고, 홍보용역 등을 수행하는 것은 공정성의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등으로 인하여 용역 수주에 어려움이 발생하자, 여론조사와 관련된 업무는 이 사건 회사가, 정치인들의 홍보자료 제작 등의 업무는 참가인이 분담하는 방식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참가인이 설립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다만, 참가인의 지분구조에 관하여는 이 사건에 있어 밝혀진 바가 없다).

6)

그렇다면 참가인과 이 사건 회사가 형식적으로는 별도의 법인으로 분리되어 있고, 그 수행하는 주요 업무가 기획분야와 여론조사로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두 법인이 별개의 사업장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오히려 앞서 본 사정들에 의하면 그와 같은 업무의 차이는 하나의 활동주체 내부의 업무분장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마.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통보는 그 근로계약기간 만료 등과 같은 정당한 사유 없이 참가인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인 원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해 이루어진 근로계약 종료의 의사표시로서 해고에 해당한다.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해고를 함에 있어서 단지 참가인의 본부장이 전화로 해고의 뜻을 전달하였을 뿐, 그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하였다 할 것이어서, 이 사건 통보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배하여 위법하다.

바.

소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회사와 참가인은 실질적으로는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고 있어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며, 그 해고 방식 또한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배하여 위법함에도, 이와 판단을 달리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