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11. 12. 15. 설립되어 금융산업 분야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 대상으로 하는 전국 단위의 산업별 노동조합이다.
원고의 규약(이하 ‘이 사건 규약’이라 한다) 제8조 제5항은 ‘가입, 탈퇴 절차 등과 관련된 사항은 별도의 규정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였고, 그 위임에 따른 조합원 가입·탈퇴 처리 규정(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은 탈퇴 절차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규정하였다.
<생략>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2023. 2. 14. 이 사건 조항에 관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조합 규약 시정명령을 위한 의결을 요청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4. 12. 이 사건 조항 중 “해당단위 총회를 통한 집단탈퇴는 불가”라는 내용이 노동조합법 제5조 제1항 및 제16조 제1항 제8호에 위반된다고 의결하였다.
피고는 위 의결에 따라 2023. 5. 17.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조항을 개정하도록 시정명령하오니 조치한 후 2023. 6. 21.까지 그 결과를 제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으로 노동조합 규약 시정명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및 원고의 규정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규정은 노동조합의 규약이 아니라 그 하위 규정에 불과한바, 이 사건 처분은 노동조합법 제21조 제1항에서 정한 대상에 포함되지 아니하는 이 사건 조항의 시정을 명한 것이어서 위법하다.
노동조합법 제21조 제1항은 행정관청에게 규약의 형식적인 요건뿐만 아니라 실체적 내용에 대한 심사까지 할 수 있는 포괄적인 재량을 부여하고 있어서, 조약 제2504호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ILO No. 87 Freedom of Association and Protection of the Right to Organise Convention, 이하 ‘결사의 자유 협약’이라 한다) 제3조에 반하고, 헌법 제6조 제1항의 국제법 존중주의 원칙에 위배되어 위헌이다. 나아가 노동조합법과 결사의 자유 협약이 모순·저촉될 경우 신법 우선의 원칙 내지 특별법 우선의 원칙에 따라 결사의 자유 협약이 우선 적용되어야 하는바, 이 사건 처분은 노동조합법 제21조 제1항에 근거한 것으로서 결사의 자유 협약 제3조에 명백히 반하므로 위법하다.
이 사건 조항은, 독자적인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능력을 갖지 못하고 독자적인 규약과 집행기관을 가지고 독립한 단체로서 활동하는 비법인 사단으로서의 실체도 갖추지 못한 산하조직이 그 총회 등을 통하여 집단탈퇴 내지 조직형태를 변경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일 뿐인바 노동조합법 제5조 제1항 및 제16조 제1항 제8호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범죄를 수사할 때에나 가능한 내사를 통해 이 사건 처분에 이르게 되었는바, 위법한 행정조사에 기인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절차 원칙에 위반되어 위법하다.
판단
시정명령의 대상 여부
관련 법리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1호는 “규약의 제정과 변경에 관한 사항”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 단서는 규약의 제정·변경에 관한 사항은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정하여 그 의결 요건을 일반적인 경우보다 강화하고 있다. 이는 노동조합의 구성원인 조합원이 그 조직과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에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관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른바 조합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규정이다(대법원 1995. 8. 29. 자 95마645 결정 참조). 이러한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규약’은 형식적으로 그 명칭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법 제11조에서 규약으로 정하도록 규정한 사항이나 조합 운영의 기본적인 내용을 정한 것이면 실질적으로는 ‘규약’에 해당하고, 그 규정의 제정과 변경에 관한 사항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보는 것이 조합민주주의의 실현에 부합하는 해석이라고 할 것이다.
구체적 판단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노동조합의 규약이란 ‘노동조합이 자주적 조직체로서 조합의 조직‧운영, 조합원의 권리‧의무, 조합 재산 등에 관하여 정한 내부 규율’을 말하는데, 여기에는 기본사항을 정한 것(기본규약) 외에 부속규정(예컨대 선거관리규정, 의사규정 등)도 포함될 수 있고, 명칭과 관계없이 자치적 법규범으로서 국가법질서 내에서 법적 효력을 갖는 경우라면 시정명령 대상인 노동조합의 규약에 해당하는 점, ② 이 사건 조항은 해당 단위 조합원 내지 지부 등 구성단체의 집단탈퇴 등 지위 변동에 관련된 것으로, 조합원의 권리와 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규정인바, 단순히 절차만을 규정한 조항이라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조항은 노동조합법 제21조 제1항의 시정명령 대상인 노동조합의 규약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노동조합법 제21조 제1항과 이 사건 처분이 결사의 자유 협약에 반하는지
대한민국헌법 제6조 제1항은 “헌법에 의하여 체결·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대한민국헌법은 국제평화주의와 국제법 존중주의를 국가질서 형성의 기본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원리로 인정하고 있으므로, 입법부와 행정부는 물론 사법부 등 모든 국가기구가 국제적 협력의 정신을 존중하여 될 수 있는 한 국제법규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 요청된다(대법원 2023. 3. 13. 선고 2021도3652 판결 참조).
대한민국은 1991년에 국제노동기구(ILO)에 가입하였고, 2021. 2. 26. 결사의 자유 협약을 국회 동의를 얻어 비준함으로써 2022. 4. 20.부터 결사의 자유 협약이 발효되었는바, 결사의 자유 협약은 대한민국헌법 제6조 제1항에 따라 국내법과 마찬가지로 이를 준수할 의무가 있고, 개별 규정의 구체적인 내용과 성질 등에 따라 직접적인 재판규범이 될 수도 있다(위 대법원 2021도3652 판결 참조).
결사의 자유 협약 제3조와 노동조합법 제21조 제1항의 내용이 상호모순 또는 저촉되어 충돌 상황이 존재하는지 보건대,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노동조합법 제21조 제1항과 결사의 자유 협약 제3조 상호 간에 모순되거나 저촉되는 부분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고(따라서 설령 결사의 자유 협약을 노동조합법에 대한 신법 내지 특별법으로 볼 수 있더라도, 노동조합법 규정과의 충돌로 인한 효력의 우열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노동조합법 제21조 제1항이 헌법상 국제법 존중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거나 이 사건 처분이 결사의 자유 협약 제3조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⑴ 대한민국헌법상 근로자의 단결권 등
대한민국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라고 규정하여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이하 ‘단결권 등’이라 한다)을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헌법 제33조 제1항의 보호영역 내에 있는 단결권에는 근로자 개인이 노동조합 등을 조직하거나, 어떤 노동조합 등에 가입하거나 가입하지 않거나, 탈퇴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 등에서 활동하는 등에 관한 근로자 개인의 단결권뿐만 아니라 근로자 단체 자체의 단결권, 즉 단체 존속의 권리, 단체 자치의 권리, 단체 활동의 권리 등 근로자단체의 존속, 유지, 발전, 확장 등을 국가공권력으로부터 보장하고, 근로자단체의 조직 및 의사형성 절차에 관하여 규약의 형태로 자주적으로 결정할 권리 등도 포함된다(헌법재판소 1998. 2. 27. 선고 94헌바13 결정, 헌법재판소 1999. 11. 25. 선고 95헌마154 결정 등 참조).
그러나 근로자의 단결권 등 역시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한 일반적 법률유보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고, 노동조합의 규약에도 한계가 존재하는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조합원 개개인의 권리를 필요하고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과도하게 침해 내지 제한하여서는 안 되고, 또한 그 내용이 강행법규에 위반되어서는 안 된다. 그와 같은 제한에 위반된 자치적 법규범은 효력이 없다(대법원 2002. 2. 22. 선고 2000다65086 판결 참조).
⑵ 결사의 자유 협약 제3조의 의미
결사의 자유 협약 제3조 제1항은 “근로자단체 및 사용자단체는 그들의 규약과 규칙을 작성하고, 완전히 자유롭게 대표자를 선출하며, 관리 및 활동을 조직하고, 계획을 수립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공공기관은 이 권리를 제한하거나 이 권리의 합법적인 행사를 방해하는 어떠한 간섭도 삼가야 한다.”라고 규정한다.
위와 같은 결사의 자유 협약 제3조의 내용이 규약을 작성할 단체의 권리에는 어떠한 제한도 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고, 노동자 내지 사용자단체가 규약을 자주적으로 결정할 권리를 가지고, 공공기관은 이와 같은 권리를 최대한 존중하고, 보장하여야 한다는 일반적인 원칙을 규정한 것이다. 노동조합법의 목적은 ‘헌법에 의한 근로자의 단결권 등을 보장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고자 함’에 있는바(제1조 참조), 결사의 자유 협약 제3조의 내용은 대한민국헌법과 노동조합법의 이념, 내용에도 부합한다.
결사의 자유 협약 제8조도 “이 협약에 규정된 권리를 행사하는데 있어서 근로자 및 사용자 그리고 그 단체는 다른 개인이나 조직된 집단과 마찬가지로 국내법을 존중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결사의 자유 협약에 관한 결사의 자유 위원회(CFA)의 해석도, ‘규약을 작성할 수 있는 단체의 권리’를 무제한적인 것으로 보지 않는다. 규약이 국가안전 또는 민주주의 질서를 위협할 때에는 위와 같은 권리에 제한이 부과될 수 있는 것이고<1>, 국가는 노동조합의 규약이 국내법에 따라 작성되는 것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으며<2>, 조직구성원의 이익을 보호하고 단체의 민주적 운영을 보장하기 위한 경우에 행정당국이 규약에 관하여 간섭할 수 있다<3>.
원고가 제시한 ‘결사의 자유 위원회, 342차 보고서(2006), Case No. 2366(튀르키예), para. 915.’에서도, 노동조합의 규약이 국가 법령상 요건을 준수하여야 한다는 규정은 그러한 법령상 요건이 그 자체로 결사의 자유 원칙에 반하지 않고 관할 당국의 규정 승인이 당국의 재량 내에 있지 않다면, ‘노동자단체가 완전히 자유롭게 자신들의 규약과 규정을 보장하는 것’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⑶ 노동조합법 제21조 제1항과 결사의 자유 협약 제3조의 충돌 여부
국가기관을 비롯한 모든 공권력은 헌법상 기본권에 기속되므로 행정청은 대한민국헌법에서 보장하는 근로자의 단결권 등의 기본권 보호를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대한민국 헌법 제10조 후문 참조). 결사의 자유 협약 제11조도 회원국에게 ‘노동자 및 사용자가 단결권을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필요하고 적절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본 헌법 제33조 제1항의 보호영역 내에 있는 단결권의 여러 보장 내용 및 다층적 구조로 인하여 노동조합의 규약은 규정 내용에 따라 때로는 근로자 등의 단결권 등을 침해할 수 있다. 이 경우 행정청은 노동조합에 근로자 등의 단결권 등을 침의 질서를 즉각적으로 위태롭게 할 수 있는 경우 규약을 작성할 수 있는 단체의 권리에 제한이 부과될 수 있다.’(한국노동연구원의 번역에 따른다, 이하 같다)
해하는 위법한 규약에 관한 시정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 노동조합법 제21조 제1항은 노동관계법령에 위반한 경우에는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그 시정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는바, 행정청이 시정명령을 통하여 노동조합의 규약 내용(물론 노동관계법령을 위반한 경우에 한한다)을 통제할 수 있더라도, 이는 행정청의 사전심사가 아닌 사후적인 통제수단이다.
또한, 행정청의 시정명령이 노동조합의 운영에 대한 과도하거나 자의적 간섭에 해당하는 경우, 시정명령을 받은 노동조합은 법원에 시정명령의 취소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고, 법원은 행정청의 시정명령이 위법한지에 대하여 실체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 또한 행정청이 시정명령의 근거로 제시하는 노동관계법령, 즉 노동조합의 규약이 위반하였다는 노동관계법령 해당 조항이 헌법 제33조 제1항 등에 위반되는 경우, 노동조합은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거나 명령·규칙의 위헌·위법성을 주장하여 독립된 사법기관을 통해 해당 조항 자체를 다툴 수 있는 절차도 마련되어 있다.
따라서 노동조합법 제21조 제1항이 근로자단체 등이 규약을 작성할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하거나 이와 같은 권리의 합법적인 행사를 방해하는 간섭이라고 볼 수는 없다.
⑷ 이 사건 처분과 결사의 자유 협약 제3조
이 사건 처분은 일괄적으로 노동조합의 하부 조직이 그 총회를 통한 집단탈퇴 내지 조직형태를 변경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의 조항을 시정하도록 하여, 근로자 내지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는 실질 등을 갖춘 하부 조직이 노동조합의 규약에 따른 제약 없이 자유롭게 자신의 단결권 등 권리를 행사하고 단체를 운영하거나 활동을 조직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함이다. 이 사건 처분이 노동조합의 운영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오히려 조합원인 근로자 내지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는 실질 등을 갖춘 하부 조직의 권리를 보호하고 노동조합의 민주적 운영을 보장하려는 취지이므로, 결사의 자유 협약 제3조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⑸ 소결론
우리 헌법개정권자는 헌법 제33조 제1항에서 단결권 등을 보장하면서도 헌법 제33조 제1항의 보호영역 내에 있는 다층적인 단결권, 즉 근로자의 개인적 단결권, 소극적 단결권, 단체 존속·자치의 권리, 단체 활동의 권리 등을 조화적·비례적으로 제한·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일반유보조항(헌법 제37조 제2항)을 통해 입법자에게 위임하였다. 단결권 등은 단지 국가가 이를 침해하지 아니함으로써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들의 단결권 행사의 실질적인 조건을 형성하고 유지해야 할 적극적인 국가의 활동, 즉 입법조치 등을 통해 단결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할 의무를 부여한다(위 헌법재판소 94헌바13 결정 등 참조). 그에 의해 입법자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노동조합이 위법한 규약을 통해 근로자 등의 단결권 등을 침해하는 경우를 대비하여 노동조합법 제21조 제1항을 두어 행정청과 노동위원회의 협력에 의해 행정적으로 통제하도록 하고, 그러한 행정적 수단을 둘러싼 구체적인 분쟁이 있을 경우에는 법원에 의한 독립적·사법적 통제절차를 보장하고 있음은 물론, 법령 조항에 대한 규범통제 절차까지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규범체계 및 그 내용, 각 사후적 통제절차는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준수하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노동조합법 제21조 및 이 사건 처분이 헌법에 위반되거나 결사의 자유 협약 제3조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한편 우리 헌법은 제6조 제1항에서 ‘국제법 존중주의’를 선언하고 있는바, 국제법 존중주의는 국제평화주의와 함께 대외적·국제적 측면에서 대한민국 국가질서의 기본방향을 정한 원리임이 분명하다. 다만 헌법 제6조 제1항의 직접적인 규율은 ‘헌법에 의해 체결·공포된 조약 등은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는 것이고(헌법재판소 2001. 4. 26. 선고 99헌가13 결정, 헌법재판소 2024. 2. 28. 선고 2023헌마381 결정 등 참조), 헌법 조항의 문언 및 헌법을 최고규범으로 하는 대한민국의 규범체계에 비추어 보면, 헌법 제6조 제1항에 의해 비로소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조약이 헌법적 효력을 가진다거나 법률보다 우위의 효력을 가질 수는 없음은 명백하므로(위 헌법재판소 99헌가13 결정 참조. 이론적으로 헌법에 준하는 효력을 인정할 수 있는 조약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더라도 결사의 자유 협약 제3조가 그러한 효력을 가진다고 볼 근거는 없다), 국제법 존중주의 원리에 의하더라도 ‘조약’이 국내 법률에 대한 규범통제절차에서의 위헌심사기준(통제규범)이 될 수 없다(헌법재판소 2015. 6. 25. 선고 2013헌바193 결정 참조). 나아가 헌법 제6조 제1항에서 선언한 국제법 존중주의는 국제법과 국내법의 동등한 효력을 인정한다는 취지로, 모든 국가기관이 국제적 협력의 정신을 존중하여 될 수 있는 한 국제법규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요청하는 것이다(헌법재판소 2014. 5. 29. 선고 2010헌마606 결정, 위 헌법재판소 2013헌바193 결정 등 참조). 이러한 의미의 ‘국제법 존중주의’는 그 ‘자체’로는 법률에 대한 규범통제절차에서의 위헌심사기준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4> 따라서 노동조합법 제21조 제1항이 국제법 존중주의에 위반된다는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조항이 노동조합법 제5조 제1항 및 제16조 제1항 제8호에 위반되는지
관련 법리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8호와 제2항은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존속하고 있는 도중에 총회에서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2/3 이상의 찬성으로 노동조합의 조직형태를 변경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이 규정은 노동조합법에 따라 설립된 노동조합을 그 대상으로 삼고 있으나,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부·분회·지회 등의 하부조직(이하 ‘지부 등’이라 한다)이라고 하더라도 독자적인 단체교섭과 단체협약체결능력이 있어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는 실질을 가지고 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기업별 노동조합과 유사한 근로자단체로서 독립성이 인정되어 법인 아닌 사단이라고 볼 수 있는 경우(이하 ‘독립성을 갖춘 지부 등’이라 한다)에는 총회의 결의를 통하여 그 소속을 변경하고 독립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6. 2. 19. 선고 2012다9612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사건 조항은 “총회를 통한 집단 탈퇴”를 금지하고 있고, 이는 단순히 조합원들의 개별적인 탈퇴의 총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원고의 지부 등이 그 총회 결의를 통하여 ‘조직형태 변경’의 방식으로 탈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하는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모든 지부 등의 해당 단위 총회를 통한 집단탈퇴를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이 사건 조항은, 근로자의 자유로운 노동조합 조직에 관한 권리를 제한하며, 지부 등의 총회를 통한 조직형태 변경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노동조합법 제5조 제1항 및 제16조 제1항 제8호에 반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⑴ 노동조합의 조직형태는 근로자들의 자유로운 의사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하고, 이는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자주적인 단결권에 비추어 당연하다. 노동조합법 제5조 제1항은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는 일반 원칙을 규정하고 있고,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8호는 조직형태의 변경에 관한 사항을 총회의 의결사항으로 정하여 조직형태 변경을 허용하고 있다.
⑵ 위 관련 법리 및 노동조합법 제5조 제1항, 제16조 제1항 제8호에 의하면,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부 등이라도 독립성을 갖춘 지부 등의 경우에는 그 조합원 총회에서 조직탈퇴 또는 조직형태 변경이 허용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조항은 원고 산하 지부 등이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는 실질을 가지고 있거나 기업별 노동조합과 유사한 근로자단체로서 독립성이 인정되어 법인 아닌 사단에 해당하는지를 불문하고, 일률적으로 해당 단위 총회를 통한 집단탈퇴를 금지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규약에도 원고 조합원 전원으로 구성된 총회의 조직형태 변경에 대하여만 규정하고 있을 뿐, 독립성을 갖춘 지부 등의 조직변경을 허용하는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조항은 단결권의 주체인 근로자 내지 독립성을 갖추 지부 등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의사 결정을 부인하는 것으로, 노동조합법 제5조 제1항 및 제16조 제1항 제8호에 반한다.
⑶ 원고는 이 사건 조항을 대법원 판례의 취지에 따라 독립성을 갖춘 지부 등을 제외한 나머지 지부 등에 대하여만 적용되는 규정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조항은 “해당 단위 총회를 통한 집단탈퇴는 불가”하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해당 단위 총회의 범위를 한정할 수 있는 특별한 내용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위 문언의 내용만으로는 독립성을 갖춘 지부 등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달리 적용할 여지가 없다. 더욱이 이 사건 조항은, 대법원이 2016. 2. 19. 위 관련 법리와 같이 판시한 전원합의체 판결을 선고하기 전부터 존재하던 규정이고, 이 사건 규약 등의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더라도, 원고가 조합 내부를 통제하기 위하여 하부 조직인 지부 등이 그 총회를 통하여 조직변경을 시도하는 행위를 금지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이 사건 처분이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는지
살피건대, 고용노동부 소속 공무원들은 노동조합법 제21조 등에 따라 노동관계 법령 위반 사항에 대한 시정명령과 같은 행정처분을 하는 데에 필요한 정보나 자료를 수집하기 위하여 현장조사, 문서열람 등을 행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것이 수사기관의 강제처분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별도의 영장 등이 필요하지 않음은 물론이며,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보기 어려운 수단이나 행위태양을 이용한 것이 아니라 이미 홈페이지 등을 통하여 누구든지 접근이 가능하도록 공개된 자료를 단순 열람, 취득하는 것과 같은 행위(피고는 언론보도를 통해 탈퇴를 제한하는 사례를 접한 후 원고의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 사건 규정을 내려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설령 노동조합법이 정한 바에 따라 명시적으로 자료의 제출을 요구하거나 그 열람, 취득 사실을 미리 알리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을 들어 행정처분 자체를 위법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만큼 적법절차 원칙에 위반하는 중대한 흠결이 있다고 할 수 없는바,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김준영 류지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