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4. 4. 11. 망 A에 대하여 한 평균임금 정정 불승인 및 보험급여 차액 일부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A(F생 남자)은 광업소에서 분진 노출 작업을 수행하고 1990. 4. 29. 퇴직한 후, 2015. 5. 7. 만성폐쇄성폐질환 진단을 받았다.
피고는 2016년경 A의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하고 장해등급을 제3급 제4호로 결정한 후,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16. 12. 27. 법률 제144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36조 제6항,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2016. 12. 30. 대통령령 제277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재보험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25조 제2항 제2호에 따른 평균임금 산정 특례(이하 ‘산재보험법상 특례’라 한다)를 적용하여 사업체노동력조사상 유사 근로자의 임금 19,418원 98전을 증감한 98,019원 24전을 A의 평균임금으로 산정한 후 A에게 보험급여를 지급하였다.
A은 2024. 4. 4. 피고에게 평균임금정정 및 보험급여 차액 지급 청구를 하였다. 피고는 2024. 4. 11.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4조, 평균임금산정 특례 고시(고용노동부고시 제2015-77호, 이하 ‘근로기준법상 특례’라 한다) 제5조에 따라 동종 근로자 임금 19,954원 84전을 증감한 140,811원 33전을 A의 평균임금으로 산정한 후 A에게 소멸시효가 미도래한 2019. 4. 4.부터 2024. 3. 31.까지의 보험급여 차액 58,035,260원을 지급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A은 이 사건 소 제기 후인 2024. 6. 27. 사망하였고(이하 A을 ‘고인’이라 한다), 자녀들인 원고들이 소송절차를 수계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구 산재보험법상 보험급여의 산정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은 근로기준법에 따른 평균임금이다(구 산재보험법 제5조 제2호 본문).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은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눈 금액이고(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2조, 제3조는 구체적인 평균임금 산정 방법 등을 규정한다. 위와 같은 방법 등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는 바에 따르고(근로기준법 시행령 제4조), 그 위임에 따라 평균임금산정 특례 고시가 마련되어 있다. 평균임금산정 특례 고시에 따르면, 임금총액의 전부가 명확하지 아니한 경우 등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지방고용노동관서장이 해당 사업장이 있는 지역의 임금수준 및 물가사정에 관한 사항, 해당 근로자에 대한 신고된 보수월액 등에 관한 사항, 해당 사업장이 있는 지역의 업종과 규모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업장에서 해당 근로자와 동일한 직종에 종사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한 사항, 해당 사업장의 근로제공기간 중에 받은 금품에 관하여 본인이나 가족 등이 보유하고 사업주가 인정하는 기록 등 증빙서류에 관한 사항, 고용노동통계에 관한 사항 등을 감안하여 적정하다고 결정한 금액을 평균임금으로 본다(제5조).
한편, 구 산재보험법은 보험급여를 산정할 때 진폐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업병으로 보험급여를 받게 되는 근로자에게 그 평균임금을 적용하는 것이 근로자의 보호에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산정 방법에 따라 산정한 금액을 그 근로자의 평균임금으로 한다고 규정한다(제36조 제6항).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각종 보험급여의 산정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은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산정하는 것을 그 기본원리로 하고 있고, 또한 구 산재보험법이 평균임금 산정 특례를 둔 것은 진폐증 등 직업병의 경우 그 진단이 쉽지 아니한 까닭에 근로자가 업무로 말미암아 직업병에 걸렸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못하고 업무를 계속 수행함으로써 그 직업병 때문에 근로 제공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였음에도 그 임금액에 터 잡아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은 근로자의 보호에 적당하지 아니하므로, 이러한 경우 그 평균임금 대신 동종 직종 근로자의 노동통계조사보고서상의 임금액을 그 근로자의 평균임금으로 하여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1두2545 판결 참조).
따라서 사업이 휴업 또는 폐업되거나 근로자가 퇴직한 이후 진폐 등 직업병 진단이 확정된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원칙적인 방법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도 곧바로 평균임금 산정 특례 규정을 적용할 것이 아니라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산정할 수 있는 합리적인 평균임금 산정 방법이 있는지를 먼저 찾아보아야 하고, 그러한 방법에 의하는 것이 평균임금 산정 특례 규정을 적용하여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보다 근로자 보호에 부적당한 경우에 한하여 비로소 평균임금 산정 특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6두54640 판결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 갑 제5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 사실 또는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가 이 사건 처분 당시 산정한 원고의 평균임금은 통상의 생활임금에 가까운 합리적인 평균임금이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평균임금에 관한 산재보험법상 특례가 적용될 수 있는 ‘진폐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업병’에 해당한다(구 산재보험법 제36조 제6항, 구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25조 제1항 제2호, [별표 3] 3. 사.). 고인의 경우 퇴직한 이후 만성폐쇄성폐질환 진단이 확정되는 등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원칙적인 방법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다. 이러한 경우 위 법리에서 보듯이 피고는 고인의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데 있어 근로기준법상 특례 등을 통하여 합리적인 평균임금을 산출해본 후 해당 금액과 산재보험법상 특례에 따른 임금을 비교하여 그중 높은 금액을 적용해야 한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특례 제5조 제5호의 고용노동통계 임금 및 제3호의 동종 근로자 임금과 관련하여, 피고가 마련한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에 대한 평균임금 산정지침’(제2013-12호, 시행 2013. 4. 3., 이하 ’구 지침‘이라 한다)은 업종과 규모가 동일·유사한 사업장의 직종 및 경력이 유사한 근로자의 임금을 조사하고 임금구조기본통계 조사보고서상 그 근로자의 경우에 해당하는 임금액과 가장 유사한 금액을 산정하도록 규정하였다. 이후 개정된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에 대한 평균임금 산정 지침‘(제2021-23호, 시행 2021. 6. 1., 이하 ’신 지침‘이라 한다)은 임금구조통계표상에서 해당 근로자가 소속한 사업의 업종 및 해당 근로자의 성별·근속년수(소속 사업장의 입사일부터 평균임금 산정 사유 발생일까지의 기간)를 반영하고, 동종 근로자를 고려하는 데 있어 해당 근로자와 지역, 업종, 규모, 직종, 근속기간이 유사한 근로자의 임금을 조사하도록 규정하여, 구 지침의 ’경력‘을 ’근속년수‘ 또는 ’근속기간‘으로 변경하였다.
피고는 당초 고인의 평균임금에 관하여 산재보험법상 특례에 따라 사업체노동력조사상 유사 근로자의 임금 19,418원 98전을 증감한 98,019원 24전으로 산정하였다. 이후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근로기준법상 특례에 따른 임금을 산정하였는데, 신 지침에 따라 동종 근로자가 있을 경우 동종 근로자 임금으로, 동종 근로자가 없을 경우 고용노동통계상 임금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고용노동통계상 임금은 직종별임금실태보고서상 업종 ’광업‘, 근속년수 ’1~2년‘을 적용한 19,652원으로, 동종 근로자 임금은 근속기간 등이 유사한 ’G‘로 선정하여 19,954원 84전으로 산정한 다음, 고인의 평균임금을 동종 근로자 임금 19,954원 84전을 증감한 140,811원 33전으로 산정하였다.
고인의 분진 작업 경력과 관련하여, 피고는 2016년경 고인에 대하여 만성폐쇄 성폐질환을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할 당시 고인의 직업력을 조사한 후 고인이 1975. 4.경부터 1987. 4.경까지 H, I, J 등에서 합계 8년 10개월 동안 분진 작업에 종사하였고, 최종사업장인 K에서 1988. 2. 1.부터 1990. 4. 29.까지 약 2년 3개월 동안 분진 작업에 종사한 것으로 인정하였다. 한편, G의 분진 작업 경력의 경우, G은 1978. 7. 30. L에서 근무하다가 1979. 8. 1. 재해를 입었고(퇴직일에 관한 자료는 없다), 이후 1988. 12. 2. M에서 근무하다가 1990. 9. 18. 재해를 입은 것으로 인정된다.
이처럼 퇴직 당시 소속 사업장을 기준으로 고인의 근속기간은 약 2년 3개월(1988. 2. 1. ~ 1990. 4. 29.)이고, 피고는 이를 근거로 하여 고용노동통계상 임금에 있어 근속년수 ’1~2년‘을 적용하였고, 동종 근로자 임금에 있어 재해 당시 소속 사업장 기준 근속기간이 약 1년 10개월(1988. 12. 2. ~ 1990. 9. 18.)인 G을 동종 근로자로 선정하였다.
그러나 ① 피고는 2016년경 고인에 대하여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할 당시 고인의 직업력을 조사한 후 고인이 퇴직 당시 사업장 근무 전에 합계 8년 10개월의 분진 작업 경력이 있었던 것으로 인정하였는데, G의 경우 재해 당시 사업장 근무 전에는 약 1년의 분진 작업 경력이 확인될 뿐인 점, ② 일반적으로 기존에 동종 업무를 수행한 경력에 따라 임금수준에 차이가 있기 마련이어서, 최종사업장 근무 전 8년 10개월의 경력을 가진 고인과 근속년수 1~2년인 근로자들 또는 최종사업장 근무 전 1년의 경력만 확인 가능한 G이 유사한 임금수준을 보장받았으리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③ 신 지침이 고용노동통계나 동종 근로자를 고려하는 데 있어 ’재해자 및 동종 근로자의 경력년수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불가능‘(갑 제5호증의 2 6쪽)하기 때문에 경력 대신 근속년수나 근속기간을 고려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하더라도 피고가 당초 최종사업장 근무 전 상당한 기간의 분진 작업 경력을 인정한 재해자에 대하여도 평균임금 산정을 위한 고용노동통계상 조건의 설정 또는 동종 근로자의 선정에 있어 기존의 경력을 모두 부정하는 것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각종 보험급여의 산정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산정해야 한다는 기본원리에 반하는 점(이는 당초 피고가 인정한 경력 중 일부 기간에 관하여 진술 외에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등을 고려하면, G의 임금 또는 근속년수 ’1~2년‘의 고용노동통계상 임금을 기초로 하여 원고의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은 원고의 생활임금을 적정하게 반영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
판사 서경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