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4. 24. 선고 2024구합78122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플라스틱 제품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망 B(D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21. 4. 1. 원고에 입사하여 생산직 교대 근무자로 근무하였던 자이며, C은 망인의 배우자이다.

나.

망인은 2023. 10. 23. 20:04경 원고의 기숙사인 보령시 E, F호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는데, 망인에 대한 사체검안서에는 망인의 추정 사망원인이 ‘심근경색’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다.

C은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유족급여 및 장례비 지급을 신청하였다. 피고는 2024. 5. 22. C에게 ‘망인은 업무부담 가중요인인 교대근무를 하면서 발병 이전 1주간의 업무시간이 12주간의 주당 평균 업무시간보다 30% 이상 증가하여 단기 과로가 있었음이 객관적으로 확인되는바, 이러한 업무상 부담이 심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주어 발병을 초래하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므로, 망인에게 발병한 심근경색(추정)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에 의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된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례비 지급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하고, 위 재해 승인 질병을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

원고는, 망인에게 이 사건 상병의 발생 원인이 될 만한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없었고, 이 사건 상병은 망인의 기존 질병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이 사건 상병과 망인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소로써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면서, ① 이 사건 처분으로 유족급여가 지급되었다는 사정이 개별실적요율의 산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원고가 속한 업종의 업종별요율의 산정에는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결국 원고의 산재보험료가 증액될 수 있는 점, ② 향후 망인의 유족이 원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가능성이 있고,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는 원고가 망인의 유족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영향을 미치는 점, ③ 이 사건 처분이 취소되지 않는다면, 망인의 업무로 인한 사망이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1, 2호의 산업재해 및 중대재해에 해당하여 사업주인 원고가 같은 법 제54조 제2항 및 제57조 제3항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에 대하여 보고의무를 부담하게 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 부과처분의 불이익을 받게 되며, 같은 법 제56조 제2항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원고에 대해 안전보건개선계획의 수립·시행 등을 명할 경우 이에 따라야 하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주장한다.

2)

피고

피고는,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니고,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에 대한 산재보험료가 증액되는 등의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불이익이 발생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항변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관련 법리

행정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라 하더라도 당해 행정처분으로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한 경우에는 취소소송을 제기하여 당부의 판단을 받을 자격이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은 당해 행정처분의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이 있는 경우를 말하고, 제3자가 당해 행정처분과 관련하여 간접적이거나 사실적·경제적인 이해관계를 가지는 데 불과한 경우는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1두4450 판결,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2두19496, 1950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앞서 인정한 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의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을 갖는다고 볼 수 없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이 사건 처분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업무상 재해를 입은 근로자의 유족에 대하여 보험급여에 관한 구체적 권리를 인정하고, 피고가 보험급여 지급의무를 승인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 처분의 상대방은 망인의 배우자인 C이다. 따라서 사업주인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의 상대방이 아닐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처분이 원고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변동을 초래한다고 할 수도 없다.

(2)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2018. 12. 31. 대통령령 제29455호로 개정되면서, ‘산재보험료에 대한 산재보험급여 금액의 비율을 계산할 때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업무상 질병에 대하여 지급이 결정된 보험급여액은 산재보험급여 금액의 합산액에 합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규정(제17조 제3항 제3호)이 신설되었고, 부칙에서 위 개정규정은 2019. 1. 1. 이후부터 적용된다고 정하였다. 이 사건 처분은 위와 같이 시행령이 개정·시행된 이후인 2024. 5. 22. 행해진 것으로, 위 시행령 개정조항에 의하여 이 사건 처분에 따라 C에게 지급된 보험급여액은 산재보험급여 금액의 합산액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원고에 대한 산재보험료율 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의 산재보험료가 증액되는 법률상 불이익은 발생하지 않는다.

(3)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3항, 같은 법 시행규칙 제12조 및 [별표 1]에 의하면, 업종별요율의 경우 동일한 사업종류에 속한 사업장 전체를 대상으로 근로자들의 보수총액 합계와 그 사업종류에 있어서 지급된 산재보험급여총액을 합산하여 산정하게 되므로,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곧바로 원고의 산재보험료가 상승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속한 사업종류의 산재보험급여총액이 증가함으로써 업종별요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제3자인 원고가 이 사건 처분과 관련하여 가지는 간접적·사실적·경제적 이해관계에 불과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4)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와 원고가 이 사건 상병이나 망인의 사망과 관련하여 망인 및 유족에 대하여 민사상 손해배상책임 등을 부담하는지 여부는 서로 요건을 달리하므로, 피고가 이 사건 상병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 망인의 유족에게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원고가 망인 및 유족에 대하여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원고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의 존부는 민사소송을 통해 심리·판단될 문제이고, 그러한 심리·판단에 있어 이 사건 처분의 존재가 고려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위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가지는 간접적·사실적 이해관계에 불과하다.

(5)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에서 규정하는 ‘업무상의 재해’와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1, 2호에서 규정하는 ‘산업재해’ 및 ‘중대재해’는 그 요건에 다소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목적은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에 대한 신속하고 공정한 보상 등에 있는 반면, 산업안전보건법의 목적은 산업 안전 및 보건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고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데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상병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원고가 산업안전보건법 제54조 제2항 및 제57조 제2항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중대재해 및 산업재해를 보고할 의무나 같은 법 제56조 제2항에 따른 안전보건개선계획의 수립 등에 관한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설령 원고가 추후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어떠한 처분을 받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하여는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불복절차를 통해 다툴 수 있으므로, 산업안전보건법과 입법 목적, 처분 상대방 및 처분 요건 등을 달리 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근거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

결국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한다.

판사 진현섭(재판장) 이현우 백송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