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0. 10. 21.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57,677,773원 및 2021. 9. 29.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4,833,333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
피고는 2019. 2. 1. 멸균장비의 개발, 제조, 판매 및 설치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원고는 2019. 2. 11.경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피고 소속 전무이사로 멸균기 개발업무 등을 담당하면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20. 2. 1.경 피고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을 다시 체결하였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조건에 관한 협의 진행 경과
원고는 2020. 2.~3.경 피고와 근로조건에 관한 협의를 하면서, 피고 사내이사 C에게 ‘원고의 연봉을 5,800만 원에서 6,250만 원으로 인상하고 휴가 일수를 추가해 주고, 10년 이상 시스템 개발 경력자(대리 또는 과장급)를 충원해 달라’는 내용의 요청을 하였다. 이에 C은 2020. 3. 6. 원고에게 ‘원고의 연봉을 6,250만 원으로 조정하도록 건의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피고는 2020. 3.경부터 원고의 후임자로 27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D을 이사로 채용하는 절차를 진행한 후 2020. 4. 13.경부터 멸균기 개발업무 등을 담당하게 하였다.
피고는 2020. 4. 9. 원고에게 ‘2020. 6. 30.까지 피고에서 퇴직하고, 후임자에 대한 인수인계를 완료하기 바란다. 원고의 연봉인상, 휴가일수 등에 관한 요청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1차 해고처분 및 화해의 성립
피고는 2020. 4. 23. 원고에게 ‘업무 인수인계 지시 불이행, 기술 및 영업자료임의 삭제’를 이유로 원고에 대한 징계를 위하여 2020. 4. 27. 인사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이니 인사위원회에 참석하라는 내용의 출석통보를 하였다.
피고는 2020. 4. 27.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후임자에 대한 업무인수인계 지시에 불응하였고, 기술 및 영업자료를 임의로 삭제하였으며, 법인카드를 유용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2020. 5. 27.자로 징계해고를 의결하고 같은 날 원고에게 이를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1차 해고처분’이라고 한다).
원고는 2020. 5. 26. 이 사건 1차 해고처분이 부당해고임을 주장하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위 신청사건에서 2020. 8. 13. 원고와 피고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화해(이하 ‘이 사건 화해’라고 한다)가 성립되어 그에 따른 화해조서가 작성되었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합의 진행 경과
피고 측은 2020. 8. 말경 원고에게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20. 5. 27.자로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것으로 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26,660,280원(이 사건 화해에 따른 합의금 포함)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며, 원고가 아래 사.항 기재와 같이 특허청에제출한 특허출원 거절결정을 구하는 정보제출서를 취하 또는 회수하거나 번복될 수 있도록 협조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하자고 제안하였으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합의금액, 특허 관련 사항 등에 관한 의견이 일치하지 아니하여 합의가 결렬되었다.
원고의 복직 및 보직변경
원고는 이 사건 화해에 따라 2020. 9. 1. 피고에 복직하였다.
피고는 2020. 9. 2. 원고에게 ‘D 이사가 멸균기 개발업무를 담당하여 수행하고 있고 멸균장비 개발이 완료된 상황이며, 회사운영상 가장 시급한 업무는 멸균장비 영업 활성화로 매출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등의 이유로 2020. 9. 6.자로 원고의 보직을 개발업무 담당에서 기술영업 담당으로 변경한다는 통보를 하였다.
2차 해고처분 등
피고는 2020. 10. 16. 원고에게 ‘업무지시 불이행, 근무태만에 따른 근로계약 위반, 경영상 사유로 인한 인원감축’을 이유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해지 여부를 심의하기 위하여 2020. 10. 21. 인사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이니 인사위원회에 참석하라는 내용의 출석통보를 하였다.
피고는 2020. 10. 21.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사유로 2020. 10. 21.자로 이 사건 근로계약 제7조 제1항, 제3항에 따라 이 사건 근로계약을 해지한다는 의결을 하고, 같은 날 원고에게 이를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2차 해고처분‘이라고 한다).
특허 관련 사항
한편, 피고는 E일자 ‘F’와 ‘G’에 관하여 피고를 출원인으로 하고 피고 사내이사이던 H을 발명자로 하여 특허발명을 출원하였다. 원고는 2020. 5. 11.경 특허청에 ‘원고가 위 각 특허발명의 실제 발명인이고, 원고는 피고에게 특허를 받을 권리를 양도한바 없다’고 주장하면서 정보제공신청을 하였고, 특허청은 2020. 10.경 ‘F’에 관하여 특허법 제62조에 따라 특허거절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9, 23, 26호증, 을 제2 내지 4,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피고는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상 해고제한 규정이 적용된다. 그런데 이 사건 2차 해고처분은 인사위원회가 형식적으로 진행되어 원고에게 실질적인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고, 해고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며, 징계양정이 지나치게 무거워 재량의 범위를 현저히 일탈한 것으로 위법하여 무효이다.
설령, 피고가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상 해고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의 약정이 있는 고용계약이므로, 피고는 민법 제661조에 따라 부득이한 사유가 있어야 원고를 해고할 수 있는데, 부득이한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고용계약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계약 제7조 제1항, 제3항에서 정한 해고사유도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2차 해고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고 2020. 10. 1.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월 4,833,333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
피고는 이 사건 2차 해고처분 당시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이 아니어서 해고에 정당한 이유를 필요로 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이 사건 2차 해고처분 무렵 피고의 재정이 악화되어 경영상 부득이한 사유가 발생하였고, 원고는 기술영업 업무를 거부하면서 영업일보, 주간영업계획을 제때 제출하지 않거나 업체 방문을 통한 영업활동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 등 피고 사내이사의 지시에 불응하였는바, 이 사건 근로계약 제7조 제1항, 제3항에서 정한 사유가 존재하였으므로, 이 사건 2차 해고처분은 유효하다.
해고무효확인청구에 대한 판단
이 사건 2차 해고처분의 효력에 관한 판단 기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하나(제11조 제1항),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법의 일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제11조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 [별표 1]은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중 해고에 정당한 이유를 요구하는 제23조 제1항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으므로,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의 해지에 관하여는 근로기준법의 위 조항이 아니라 민법의 고용 조항이 적용된다.
또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아니하는 민법상 고용계약의 경우에는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이라면 민법 제660조 제1항을 적용할 수 있게 되어 사용자는 사유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할 수 있으나, 민법 제660조 제1항은 당사자의 의사에 의하여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 임의규정이므로, 4인 이하 사업장의 사용자가 근로자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해고의 사유를 열거하고 그 소정의 사유에 의하여서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해고제한의 특약을 두었다면,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민법 제660조 제1항이 아닌 위 해고제한의 특약에 따라야 하고 이러한 제한에 위반한 해고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다1418 판결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 제11조 제3항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 제1항에 의하면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의 산정방법은 법 적용 사유 발생일 전 1개월(이하 ‘산정기간’이라고 한다) 동안 사용한 근로자의 연인원을 같은 기간 중의 가동 일수로 나누어 산정하도록 되어 있다.
근로기준법 적용 여부
피고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상 해고제한 규정이 적용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을 제11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인천경기지역본부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2차 해고처분일 전 1개월(2020. 9. 21.부터 2020. 10. 20.까지) 동안 피고가 사용한 근로자의 수는 4명(원고, D, I, J)이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의하면 피고는 근로기준법상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기 위하여 원고의 복직일인 2020. 9. 1.경 소속 근로자이던 K, L을 권고사직 형태로 퇴사시키고, 이 사건 2차 해고처분 이후인 2021. 4.~5.경 M, N를 추가로 고용하는 등 이 사건 2차 해고처분 무렵 일시적으로 상시 근로자 수를 4명으로 만든 것이므로 근로기준법상 해고제한 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11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인천경기지역본부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피고 소속 근로자이던 K, L이 2020. 9. 1. 피고에서 퇴직한 사실, 피고가 2021. 4. 1. M, 2021. 5. 17. N를 각 고용한 사실을인정할 수 있으나, 위 인정사실과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제9조 제1항에서 ‘본 계약에 정함이 없는 사항은 노동관계법령 및 피고의 취업규칙에 의한다’고 정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 해고제한 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 제9조 제1항에서 ‘본 계약에 정함이 없는 사항은 노동관계법령 및 피고의 취업규칙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상 공백을 보충하여 미리 분쟁을 방지하거나 분쟁에 대처하기 위하여 규정된 조항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근로계약 제7조에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지사유를 열거하여 해고의 사유를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기준법상 해고제한 규정을 적용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근로기준법상 해고제한 규정을 적용하여야 할 근거도 찾을 수 없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근로계약의 해지에 관하여는 근로기준법의 해고제한 조항이 아니라 민법의 고용 조항이 적용된다.
민법 제661조 적용 여부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해고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의 약정이 있는 고용계약이므로, 피고는 민법 제661조에 따라 부득이한 사유가 있어야 원고를 해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이므로(제1조 제2항), 민법 제661조가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민법 제660조 적용 여부 및 해고제한의 특약 존재 여부
다만, 피고가 이 사건 2차 해고처분일 전 1개월 동안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였던 점, 이 사건 근로계약에 계약기간의 정함이 따로 없고(제1조 제2항), 원고에게 일정한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를 열거하여 그 사유에 의하여 피고가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 점(제7조)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제7조의 사유에 의하여서만 원고를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해고제한의 특약을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2차 해고처분의 효력은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해고사유의 존부에 따라 결정된다.
해고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근로계약 제7조 제1항에서 규정한 해고사유의 존부
피고가 2019. 2. 1. 설립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고, 을 제1, 1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2019년도 재무상태표상 2019. 12. 31. 기준 장기차입금이 200,000,000원이고 당기순손실이 35,366,866원인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29호증의 기재, 이 법원의 경기광주세무서장에 대한 과세정보제출명령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2019년 35,366,866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였으나, 2020년 124,295,060원의 당기순이익이 발생하였고, 2020년에 장기차입금 200,000,000원도 변제한 점, ② 피고는 이 사건 2차 해고처분일로부터 약 6~7개월이 지난 2021. 4.~5.경 M, N를 새로 채용하기도 한 점, ③ 이 사건 2차 해고 무렵 피고가 직제개편을 하였다거나 피고의 업무량이 특별히 감소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과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의 직제개편 또는 업무량감소 등 경영상 부득이한 발생한 사유로 피고가 인원을 감축하거나 사업을 축소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는 해고의 사유가 될 수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 제7조 제3항에서 규정한 해고사유의 존부
피고가 2020. 9. 2. 원고에게 2020. 9. 6.자로 원고의 보직을 개발업무 담당에서 기술영업 담당으로 변경한다는 통보를 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고, 갑 제15호증, 을 제8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20. 9. 7. 및 2020. 9. 8. 피고 사내이사 C에게 이 사건 2차 해고 처분 전과 유사한 업무(멸균기 개발업무)를 할당해달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낸 사실, C이 2020. 9. 3. 원고에게 ‘일일 영업 업무일지는 매일 17:00까지, 주간업무계획(업체 방문계획 포함)은 매주 금요일 17:00까지 이메일로 보고하라’는 내용의 지시를 하였으나, 원고가 주간업무계획 일부를 지정된 날짜보다 수일 늦게 제출한 사실, C이 2020. 10. 5. 원고에게 1일 2군데 이상의 업체를 직접 방문하여 영업활동을 수행하고 업체 담당자명, 연락처, 미팅내용, 미팅시간, 명함 스캔본을 첨부하여 결과를 보고하라고 지시하였으나, 원고가 1일 2군데 이상의 업체에 대한 방문을 통한 영업활동을 수행하지는 못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본 이 사건 1, 2차 해고처분의 경위, 이 사건 화해 내용 등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20 내지 2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과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지속할 수 없을 정도의 사유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는 해고사유가 될 수 없다.
피고는 원고의 복직 직후인 2020. 9. 6. 원고가 영업 분야에 관한 경험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 원고를 영업 담당으로 보직변경하였고, 그로부터 약 1개월 반이 경과된 2020. 10. 21.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2차 해고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2020. 9. 6.경부터 수백 개가 넘는 제약회사, 동물실험시설 등 멸균기판매처를 조사하여 정리한 후, 전화 또는 이메일을 통해 다수의 업체들에게 피고의 멸균기 관련 자료를 송부하거나 상담을 진행하였고, 일부 업체에 대하여는 직접 방문을 통한 영업활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 사내이사 C이 2020. 9. 중순경부터 원고에게 직접 방문을 통한 영업활동을 할 것을 지시하였으나 원고가 직접 방문을 한 업체가 많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가 제약회사, 동물실험시설 등에 전화 또는 이메일을 통해 방문을 요청하였음에도 거절된 경우가 상당수 있었던 점, 당시 코로나 19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인하여 대면 방식의 영업활동에 제약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 사내이사의 업무지시를 부당하게 불응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원고는 2020. 9. 9.경부터 이 사건 2차 해고처분일인 2020. 10. 21.경까지 C의 지시에 따라 피고가 제공한 양식으로 일일 영업 업무일지와 주간업무계획을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그 과정에서 일부 주간업무계획이 지정된 날짜보다 수일 정도 지나 제출되기는 하였으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의 주장대로 원고가 현저하게 불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피고는 원고가 기술영업업무의 수행을 부당하게 거부하면서 기술자문 역할만을 고집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2019. 2. 11.경부터 피고 회사에서 멸균기 개발업무를 담당한 점, 이 사건 1차 해고처분 이후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20. 9. 1.자로 원직복직하기로 하는 화해가 성립한 점, 원고의 복직 직후 보직이 변경되자 원고는 2020. 9. 7. 및 2020. 9. 8. 피고 측에 ‘원고가 수행했던 업무는 멸균기 개발·생산 등 순수한 기술 분야의 업무이다. 영업팀에서 요청하면 고객사를 방문하여 멸균기 등에 관한 기술적인 설명을 하고 영업에 필요한 기술 자료 작성에도 협조할 수 있으나, 원고는 독자적인 영업업무를 해본 적이 없으므로 합리적인 업무 배정을 부탁드린다’는 취지의 요청을 하였는데 위와 같은 원고의 요청이 부당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2020. 9. 9.경부터 영업업무를 수행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해고사유가 없음에도 이 사건 2차 해고처분을 한 것이므로, 이 사건 2차 해고처분은 이 사건 근로계약상 해고제한 특약에 위반한 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임금 청구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무효인 경우에 그동안 고용 관계는 유효하게 계속되었는데도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은 부당한 해고를 한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은 것이므로, 근로자는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1989. 5. 23. 선고 87다카2132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2차 해고처분이 무효인 이상 원고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은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의 범위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근로계약 제3조는 '원고는 연봉제 사원으로서 임금의 구성항목, 계산방법, 지급방법은 별도의 연봉계약서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이 사건 근로계약에 편입된 연봉계약서에는 원고의 임금이 2020. 1. 1.부터 2020. 12. 31.까지 월 4,833,333원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고, 그 이후의 임금도 같은 액수일 것으로 추인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2차 해고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지급받지 못한 임금으로 2020. 10. 1.부터 이 사건 변론종결일인 2021. 9. 28.까지 계산한 57,677,773원{= 53,166,663원(= 2020. 10. 1.부터 2021. 8. 31.까지 11개월 × 월 4,833,333원) + 4,511,110원(= 2021. 9. 1.부터 9. 28.까지, 월 4,833,333원 × 28/30, 원 미만 버림)} 및 이 사건 변론종결일 다음날인 2021. 9. 29.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월 4,833,333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한편, 원고는 2021. 6. 21.자 준비서면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2020. 10.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발생하는 임금 상당액에 대한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청구취지를 변경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의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신(재판장) 이유진 이창환
각주1) 원고는 소장에서 2020. 10.분 임금부터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면서(피고는 미지급 임금 액수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다투지 아니한다), 청구취지상으로는 2020. 10. 3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4,833,333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매월 말일’ 지급할 것을 구하는바, 이를 2020. 10. 1.부터의 임금을 청구하는 것으로 선해한다.
각주2) 인사위원회 결정 통지서(갑 제18호증)에는 ‘대표이사’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사내이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하 같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