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을 벌금 2,0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A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각 명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판결
사건
2019고정951
판결선고
2020. 11. 5.
범죄사실
피고인 주식회사 B은 시흥시 C에서 골판지 및 골판지 상자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위 공장에 새로운 설비(코맥시 프리프린터, 골판지 상자에 프린트를 하는 기계 설비)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2018. 9.경 위 설비에 필요한 에어배관, 집진덕트라인, 지분이송배관 등 배관 설치 작업을 D에 부가세 포함 5,060만 원에 하도급하였다. 피고인 A은 피고인 주식회사 B 환경안전팀에 근무하면서 안전보건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사람이고, 피고인 E은 위 D 업체를 실제 운영하는 사업주이다.
피고인 A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이 있는 장소 등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 보건시설의 설치 등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8. 9. 30.경 시흥시 C에 있는 B 공장 내에서, 주식회사 B의 수급인 D가 사용하는 근로자인 F, G 등이 배관을 로프에 묶어 끌어 올리는 등 물체가 떨어질 위험이 있는 배관 설치 공사를 하면서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았음에도 이를 그대로 방치하여,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B
피고인은 위 제1항과 같이 피고인의 사용자인 A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산업안전상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증인 F, G의 각 법정진술
구조구급증명서, 근로계약서
수사보고(공사 작업도), 수사보고(배관 사진 첨부)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 A: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1조, 제68조 제3호, 제29조 제3항, 벌금형 선택
피고인 주식회사 B: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8조 제3호, 제29조 제3항
노역장유치
피고인 A: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피고인들: 각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들은 이 사건 공사를 D에 사업의 전부로서 도급을 준 것으로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의 사업주에 해당하지 않고, 구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업재해예방조치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없다.
F은 이 사건 당일 오후 호의로 공사를 도와주겠다고 온 사람이므로, 피고인들은 F에게 안전모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을 인식할 수 없어, 피고인들에게 산업재해예방조치에 대한 기대가능성이 없다.
판단
피고인들이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준 사업주인지 여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은 '사업주'를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1호에서는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하는 사업'을 규정하고 있다. 위 제29조 제1항 제1호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한 발주자 또는 사업의 전부를 도급받아 그중 일부를 하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수급인 등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있는 사업주에게 그가 관리하는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를 규정한 조항이다(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도8621 판결 참조).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공사는 피고인 B 공장에서 코맥시 프리프린터 설비를 새로이 설치하는 과정에서 위 설비에 필요한 배관설치 작업을 D에 도급한 것으로서, 위 배관설치 작업은 피고인 B의 본래 사업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점, ② 이 사건 공사는 피고인 B 공장 안에서 이루어졌고, B의 안전보건관리자인 피고인 A이 상주하며 공사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보면, 피고인들은 같은 장소에서 이 사건 전체공정의 일부를 분리하여 D에 하도급을 준 도급사업주로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이 정하는 '사업주'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인들이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였는지 여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2조 제1항에 의하면 사업주는 근로자가 물체가 떨어질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할 경우 안전모를 지급하고 착용하도록 하여야 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공사는 길이 6m, 무게 40kg 상당의 배관을 끌어올려 설치하는 작업으로, 그 과정에서 배관이 낙하할 위험이 있음이 충분히 예상되므로, 사업주는 구 산업안전보건법상 근로자의 위험방지를 위해 안전모 지급 및 착용의 조치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인들은 근로자들이 물체가 떨어질 위험이 있는 배관 설치 공사를 하면서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았음에도 이를 그대로 방치하였으므로, 피고인들이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성실히 이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피고인 A 및 E은 사고 당일 E, G 있는 자리에서 안전교육을 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 사고 이후 작성된 안전보건 교육일지에 안전모 등 보호구가 지급된 것으로 기재되거나, 일정 시간마다 안전점검을 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등 사건을 은폐하려한 정황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 E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고, 당시 근로자 G은 "이 사건 현장에서 안전모를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으므로, 피고인들의 주장만으로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성실히 이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F이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도급계약이든 근로계약의 형식이 어떠하든 간에 근로의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그는 근로기준법 제14조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2. 8. 27. 선고 2002도27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F이 이 사건 당일 오후에서야 B 공장에 온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한편, F은 D에 고용된 근로자로서, 이 사건 작업 현장에서 E의 지시를 받아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한 사실이 인정되고, 위 인정사실에 더하여 피고인 A은 안전보건관리자로서 이 사건 작업 현장에 대한 구체적인 지휘, 감독 권한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이 F에게 안전모를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전혀 기대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판사 박선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