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35,662,959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1. 28.부터 2021. 5. 25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택시여객 자동차 운수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최저임금법 적용사업장이다. 원고는 2015. 10. 1.부터 2021. 3. 1.까지 피고의 택시를 운전한 근로자이다.
원고는 매일 총 운송수입금에서 1일 운송수입금기준액(이하 ’사납금‘이라 한다)을 피고에 납입하고, 피고로부터 기본급과 각종 수당 등을 매월 지급받되, 사납금을 초과하는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은 원고가 갖는 방식인 정액사납금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2006. 6. 30.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피고 사업장 소정근로시간을 1일 2교대제(단체협약 제18조), 1일 6시간 40분, 주 40시간(단체협약 제16조), 월 26일 만근(단, 2월은 24일)으로 정하였다(이하 위 단체협약을 ‘2006년 단체협약’이라 한다).
한편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은 제6조 제5항에 ‘일반택시 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경우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는 조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을 신설하였다. 위 개정된 최저임금법은 부칙(제8818호, 2007. 12. 27.) 제1호에 따라 피고 사업장이 소재한 안양시의 경우 2010. 7. 1.부터 시행되었다.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2010. 6. 30. 새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1일 2교대제, 만근 일수를 포함한 대부분의 내용은 2006년 단체협약의 그것과 동일하나, 소정근로시간을 1일 2시간 30분, 월 75시간(2010년 단체협약 제16조)으로 변경하였다(이하 ‘2010년 단체협약’이라 하고, 위 소정근로시간 변경 내용을 담은 단체협약 제16조를 ‘근로시간 단축합의’라 한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법정시간당 최저임금은 2016년 6,030원, 2017년 6,470원, 2018년 7,530원, 2019년 8,350원, 2020년 8,590원, 2021년 8,720원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호증, 을 제1,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요지
2010년 단체협약 중 근로시간 단축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을 잠탈하는 것으로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 기재와 같이 2016. 12.부터 2021. 2.까지 2006년 단체협약에 따라 1일 6시간 40분의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하여 산정한 최저임금 미지급 임금 및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한 퇴직금 미지급금 합계 청구취지 금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의 주장<2>
2010년 단체협약 체결 당시 택시운전근로자들은 세금과 4대 보험료 등을 덜 내고 근로자들이 가져가는 몫을 늘리기 위해 근로시간 단축합의에 자발적으로 적극 찬성한 것이어서 피고에게는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하고자 하는 고의성이나 강행법규 잠탈의 목적 자체가 없었으며, 나아가 생산고 임금의 비중을 늘리고 사납금에 택시 기본요금의 인상분(2013년 및 2019년에 각 인상)은 반영하지 않고 최저임금 인상분만 반영한 결과, 원고 등 피고 근로자들은 자유롭게 운행시간을 줄여서 근무해도 종전과 동일한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결과가 되어 이 사건 근로시간 단축합의가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라 볼 수 없는바, 근로시간 단축합의는 유효하다.
또한 원고는 2010년 단체협약을 체결한 후인 2015. 10월에 피고 회사에 입사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입사 전인 종전 2006년 단체협약에 따른 소정근로시간 6시간 40분을 적용할 수 없다.
피고는 2010년 단체협약 체결 당시 근로자들과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이 유효함을 전제로 정액사납금 약정을 하였고, 이는 당시 피고 근로자들도 적극 찬성한 것인데, 만약 근로시간 단축합의만이 무효로 된다면 원고는 입사 당시 합의되었던 임금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이익을 얻게 되고, 피고는 정액사납금 증액 협의의 기회를 상실하여 원고가 청구하는 기간 동안의 정액사납금을 증액하여 받을 수 없게 되는 등 예측하지 못한 재정적 부담에 의한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겪게 되는바, 원고의 청구는 신의칙에 반한다.
근로시간 단축합의와 정액사납금 약정은 함께 협의된 것이므로 상호 밀접한 관련이 있고, 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무효로 귀결될 줄 알았다면 피고는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정액사납금 약정을 하지 않았을 것인바, 만약 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무효라면 정액사납금 약정도 무효가 되는바, 원고는 청구기간 중 정액사납금 약정에 따라 보유한 초과 운송수입금 전액 31,567,840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고, 이를 원고 청구금액에서 공제하여야 한다.
원고와 피고는 2017. 6. 30. 임금과 관련하여 현재 약정과 다른 추가적인 금품요구를 하지 않기로 하고 만약 약정에 반하는 주장을 할 경우 청구금액의 133%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하기로 약정하였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2017. 6. 30.자 부제소 합의에 반하며, 나아가 청구금액의 133%를 상계하면 피고가 지급할 금액은 없다.
원고가 구하는 최저임금 미지급분 중 2016. 12.분은 3년의 시효기간 경과로 시효소멸하였다.
당사자 주장에 관한 판단
근로시간 단축합의의 효력 여부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의무근로시간),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신설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2010년 단체협약 중 근로시간 단축합의 부분은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는바, 근로시간 단축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이다.
이 사건 특례조항은 종래 택시업계에서 지배적이던 사납금제 임금방식이 고정급의 비율이 낮아 택시운전근로자의 임금수입이 불안정하게 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들이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이 적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택시운전근로자의 임금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 신설되었다.
이 사건 근로시간 단축합의를 포함한 2010년 단체협약은 이 사건 특례조항이 피고 사업장이 위치한 안양 지역에서 시행되기 바로 전날인 2010. 6. 30. 체결되어 위 특례조항이 시행되는 2010. 7. 1.부터 적용되기 시작하였고(단체협약 제93조), 그 내용에는 소정근로시간을 종전 6시간 40분에서 2시간 30분으로 단축하는 근로시간 단축합의 외에는 1일 2교대제, 만근일수 등 근로형태나 운행시간 등에 별다른 변경사항이 없는바, 근로시간 단축합의는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하여 수치를 조정하기 위한 목적 이외에 달리 이를 단축할만한 별다른 이유를 찾기 어렵다.
2010년 단체협약 이후 입사한 원고 또한 매달 일정한 운행거리와 만근일수에 가까운 운행일수를 채우고 있는 등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은 실질적으로 기존과 동일한 상태에서, 다만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 매월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2017. 12. 원고의 임금 실지급분은 308,015원이고, 초과운송수입금은 1,144,860원이다)을 알 수 있는바, 근로시간 단축합의에서 정한 소정 근로시간인 2시간 30분은 원고나 피고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실제 근로시간과는 현저한 차이가 있는바, 이는 이 사건 특례조항의 취지에 반하는 결과이다.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생산고 임금의 비중이 늘고 사납금에 택시 기본요금 증액분이 반영되지 아니하여 원고 등 피고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운행시간이 실질적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이는 근로시간 단축합의의 사후적, 부수적인 효과에 그친다 할 것이고, 피고의 주장에 의할지라도 그 운행시간의 차이는 불과 1시간 가량에 불과하므로,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이 실질적으로 변동한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원고의 소정근로시간
단체협약이 실효되었다고 하더라도 임금, 퇴직금이나 노동시간, 그 밖에 개별적인 노동조건에 관한 부분은 그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어 그것을 변경하는 새로운 단체협약, 취업규칙이 체결, 작성되거나 또는 개별적인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는 한 개별적인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으로서 여전히 남아 있어 사용자와 근로자를 규율한다(대법원 2000. 6. 9. 선고 98다13747 판결 등 참고).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 상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무효인 경우, 최저임금 미지급 여부와 관련하여 종전에 정한 소정근로시간조항이 근로관계 당사자 사이에 효력을 미친다고 봄이 타당하고, 민법상 무효행위 전환 법리를 전제로 당사자의 가정적 의사를 해석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근로시간 단축합의가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가 되는 이상 원고에게는 2006년 단체협약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이 그대로 효력을 미친다고 할 것이고(2006년 단체협약 제7조 제2항은 ‘이 협약의 효력은 그 유효기간이 경과된 후에는 협약이 변경, 재체결될 때까지 지속된다’고 정하고 있기도 하다), 원고의 소정근로시간은 2006년 단체협약에 따라 1일 6시간 40분, 주 40시간이다(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가 2010년 단체협약 체결 이후에 입사하였다는 이유로 강행법규에 위배되는 근로시간 단축합의의 적용을 받는다면, 이는 이 사건 특례조항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하고 도리어 강행법규 잠탈 목적을 실현하는 결과로 귀결됨에 다름 아니다).
원고의 주장이 신의칙 위반인지 여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 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 등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된다. 그러므로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6다9261, 927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근로시간 단축합의가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해 체결된 것인 이상, 합의 당시 설령 피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이 근로관계 당사자들의 자발적 합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바로 노사합의에 있어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라 볼 수 없다.
또한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원고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 생산고임금의 비중, 월별로 지급받는 총 금액 등을 보았을 때 피고가 주장하는 것처럼 정액 사납금 증액 협의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원고가 이 사건에서 최저임금과의 차액 지급을 구하는 것이 정의 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정액사납금 약정 또한 무효인지 여부(부당이득 공제 주장)
민법 제137조는 임의규정으로서 의사자치의 원칙이 지배하는 영역에서 적용된다고 할 것이므로, 법률행위의 일부가 강행법규인 효력규정에 위반되어 무효가 되는 경우 그 부분의 무효가 나머지 부분의 유ㆍ무효에 영향을 미치는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개별 법령이 일부 무효의 효력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야 하고, 그러한 규정이 없다면 원칙적으로 민법 제137조가 적용될 것이나 당해 효력규정 및 그 효력규정을 둔 법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여 볼 때 나머지 부분을 무효로 한다면 당해 효력규정 및 그 법의 취지에 명백히 반하는 결과가 초래되는 경우에는 나머지 부분까지 무효가 된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6다38161, 38178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최저임금법 제6조 제3항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제15조 제1항은 ‘이 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한다.’라고, 제2항은 ‘제1항에 따라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노사 간의 합의라는 형식을 빌려 근로자가 근로조건을 구성하는 다양한 측면들 중 일부에서 유리한 조건을 얻기 위하여 다른 측면에서는 위 각 법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열악한 근로조건을 감수하도록 하는 것을 저지하는 기능을 하는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개별적인 근로계약 뿐 아니라 집단적 규범계약이라 할 수 있는 단체협약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설령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정액사납금 약정이 근로시간 단축협의와 상호 밀접한 관련성이 있어 민법 제137조의 법리가 유추적용되어야 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최저임금법이나 근로기준법 등 개별 법령이 일부 무효의 효력에 관한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바, 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무효가 된다고 하여 정액사납금 약정이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나아가 임금 지급의 방식인 정액사납금제 방식 하에서 초과 운송수입금을 소급하여 부당이득으로 반환하게 되면 이는 실질적으로 임금의 일부를 반납하는 결과가 되어 최저임금법의 규정을 형해화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부제소 합의 및 약정금 상계 주장
살피건대, 을 제2호증의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가 정액사납금 등과 관련하여 일체의 추가 임금 지급 청구를 하지 않기로 약정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원고와 피고가 2017. 작성한 합의서 내용은 원고가 승객들의 카드결제로 인해 약정한 정액사납금을 초과하여 피고에 입금하게 된 금액에 대하여 피고가 임금형식으로 반환하지만, 이를 원고의 개인수입으로 보아 퇴직금 산정시 평균임금에서 배제하기로 하는 취지의 약정에 불과하다고 보일 뿐인 바,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판단
을 제1호증의 2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2010년 단체협약 제41조에서 임금은 다음달 10일에 지급하기로 정한 사실이 인정되는바(2006년 단체협약도 마찬가지이다), 원고의 2016. 12. 분 임금채권은 2017. 1. 10.에 발생한다 할 것이고, 원고의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근로기준법 제49조에 따른 임금채권 시효기간인 3년이 경과하기 전인 2020. 1. 6. 제기되었음은 기록상 분명하므로, 이 부분 채권의 시효가 완성되었다는 피고의 항변은 이유 없다.
최저임금액 미지급분 및 퇴직금 미지급분에 관한 판단
최저임금 미지급분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은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대하여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같은 조 제3항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정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임금이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에 미달한다면 위 규정에 따라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그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원고는 월 단위로 임금을 지급받고, 법정 최저임금은 시급으로 고지되므로, 최저임금법 제5조의2, 같은 법 시행령 제5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월 임금(최저임금법 제6조 제4항에 따른 비교대상임금)을 월 소정근로시간 수로 나누어 시급으로 환산하여야 하고, 만약 그 시급이 법정 최저시급에 미달한다면 그 시급과 법정 최저임금의 차액에 다시 월 소정근로시간 수를 곱하여 최저임금 차액을 산정하여야 할 것이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계산의 편의상 원고가 구하는 바와 같이 법정 최저시급에 월 소정근로시간(원고는 주휴시간을 1주의 소정근로시간 수에 합산하는 내용으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 제1항 제2호가 시행된 2019. 1. 1. 이후 분부터 주휴수당을 포함하여 산정하였다)을 곱하여 산출된 금액과 비교대상임금의 차액을 산정한다. 이를 바탕으로 이 사건 최저임금 미지급분의 산정방식은 아래와 같다(원 미만은 버림, 이하 같다).
위 인정사실과 계산방법에 따라 계산한 원고의 월별 최저임금은 별지 기재 ‘임금차액 계산’ 표 중 ‘받아야할 임금’란 기재와 같고, 같은 기간 비교대상임금은 같은 표의 ‘비교대상 임금 합계’란 기재와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원고가 지급받지 못한 최저임금과 비교대상임금의 차액에 해당하는 미달액은 같은 표의 ‘청구금액’란 기재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최저임금 미지급금인 30,790,32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퇴직금
근로기준법 제34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는 “퇴직금제도를 설정하려는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에 해당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눈 금액)을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와 같은 퇴직금제도는 강행규정이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다51555 판결 등 참조). 일반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사용자로서는 퇴직한 근로자가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아왔던 경우에는 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 위 근로자에게 실제로 지급된 임금뿐만 아니라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에 따라 당연히 지급되어야 할 임금 중 지급되지 아니한 금액이 포함된 평균임금을 기초로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2다70388 판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7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입사 후 퇴직일 까지 원고의 근속기간은 1,977일이고, 피고는 기본급 및 제수당 등 실제 지급하였던 임금을 기초로 하여 평균임금을 월 843,189원으로 계산하여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4,573,577원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
최저임금에 따라 계산한 원고의 평균임금 일급은 58,133원{ = 8,720원(2021년 최저임금 시급) × 일일 근로시간 20/3시간}이고, 이를 원고의 근속기간으로 환산하면 9,446,214원( = 1,977일 / 365일 × 30일 × 58,133원)인바, 피고는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퇴직금 미지급액 4,872,637원(최저임금으로 계산한 퇴직금 9,446,214원 - 기지급 퇴직금 4,573,57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3>.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최저임금 미지급분 30,790,322원 및 퇴직금 미지급분 4,872,637원 합계 35,662,959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송달 다음날인 2021. 1. 28.부터 원고의 최종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일인 2021. 5. 2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원정
각주1) 청구취지 중 퇴직금 부분 계산의 일부 오류는 선해한다.
각주2) 가독성을 위해 피고의 모든 주장을 함께 본다.
각주3) 원고가 청구하는 금액과의 차이는 원고가 일급인 58,133원에서 원 미만을 버리지 않고 계산한 것에 불과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