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0. 1. 17. 선고 2019노2564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제출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임금과 퇴직금 일부를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가 충분히 인정됨에도,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사실관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은 D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의료법인 C의료재단(이하 '이 사건 재단'이라 한다)의 대표권을 가진 이사(2013. 1. 31. 취임하였다)이고, E는 2011. 5. 23.부터 2017. 1. 16.까지 이 사건 병원에서 산부인과 부원장으로 근무하였다.

2)

E는 이 사건 병원에 입사할 당시에 이 사건 병원과, 세금 등을 공제하고 임금 및 퇴직금 등을 통틀어 자신이 실제로 수령할 금원의 액수를 월 16,000,000원으로 합의하는 내용의 이른바 '넷(Net) 계약'을 체결하였고, 2013. 3.경에는 이를 월 17,500,000원으로 인상하기로 합의하였다.

3)

E는 2013. 7.경까지는 이 사건 병원으로부터 일부는 현금으로, 나머지는 자신 명의의 급여 계좌(이하 '이 사건 계좌'라 한다)로 금원을 나누어 지급받았고, 그 이후부터 퇴직할 때까지는 모든 금원을 이 사건 계좌로 지급받았는데, 위 금원은 같은 날 2회에 걸쳐 약 7,000,000원 상당 부분(이하 'A 부분'이라 한다)과 약 9,000,000원 상당 부분(이하 'B 부분'이라 한다)으로 이 사건 계좌에 나누어 입금되었다.

4)

A 부분은 2013. 8.경 이전에도 이 사건 계좌로 지급되던 급여 항목으로서 2014. 9.분까지는 이 사건 계좌에 주로 'C의료재단'으로 거래내용이 기입되다가, 2014. 10.분부터는 B 부분과 동일한 거래내용('월급여' 또는 '의료법인C의료재단')으로 기입되었는데, 그 지급액은 7,294,760원(2013. 8.분 ~ 2014. 1.분), 7,273,710원(2014. 2.분 ~ 2015. 1.분), 7,230,785원(2015. 2.분 ~ 2016. 1분), 7,191,323원(2016. 2.분 ~ 2017. 1.분)과 같이 순차적으로 감소하였다.

5)

B 부분은 2013. 8.경 이전에는 이 사건 계좌가 아닌 현금으로 별도 지급되던 항목으로서 2014. 9.분까지는 이 사건 계좌에 주로 '연구개발비'로 내용이 거래내용이 기입되다가, 2014. 10.분부터는 위에서 본 것과 같이 A 부분과 동일한 거래내용으로 기입되었는데, 그 지급액은 주로 9,500,000원이었다 [다만, 일부 기간에는 9,700,000원(2013. 8.분 ~ 2014. 1.분), 9,400,000원(2014. 2.분 ~ 2015. 1.분)이 지급되기도 하였다]. 한편, 2015. 7.분에는 9,500,000원보다 1,800,000원이 적은 7,700,000원만이 지급되었다가 이후 2개월에 거쳐 각 800,000원(합계 1,600,000원)이 추가로 지급되어 2015. 8.분 및 2015. 9.분에는 각 10,300,000원이 지급되었다.

6)

E가 계좌로 전체 금액을 수령한 2013. 8. 이후의 월별 수령액 합계(해당 월의 A 부분 + B 부분)는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7 내지 68의 각 합계란 기재와 같이, 2015. 7.분 ~ 2015. 9.분을 제외하면 16,994,760원(2013. 8.분 ~ 2014. 1.분), 16,673,710원(2014. 2.분 ~ 2015. 1.분), 16,730,785원(2015. 2.분 ~ 2015. 6.분, 2015. 10분 ~ 2016. 1.분), 16,691,323원(2016. 2.분 ~ 2017. 1.분)으로 일정한 기간별로 동일한 액수를 보이고 있다.

7)

한편, 이 사건 병원은 2012. 7. 1.부터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였고, E는 2012. 7. 16.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으로 7,446,160원을 지급받았으나 2012. 7.분 현금 수령액이 종전(10,000,000원)에 크게 못 미치는 2,000,000원에 불과하여, 2012. 7.분 수령액 합계는 16,000,000원보다 8,166,150원이 적은 7,833,850원이었다. 또한 E는 이 사건 병원이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이후 이 사건 병원으로부터 자신의 수령 금원에서 퇴직연금 부담금이 공제될 것이라는 사실을 통지받았고, 실제로 이에 따라 2013. 3.경부터 퇴직연금 부담금이 공제된 나머지 액수만을 수령하였는데, 구체적인 월별 공제액은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2 내지 68의 각 급여 미지급액란 기재와 같이 2013. 3.분부터 2017. 1.분까지 일정액의 급여[705,240원(2013. 3.분 ~ 2013. 7.분), 505,240원(2013. 8.분 ~ 2014. 1.분), 826,290원(2014. 2.분 ~ 2015. 1.분), 769,215원(2015. 2.분 ~ 2016. 1.분), 808,677원(2016. 2.분 ~ 2017. 1.분)]이다.

나.

E가 별도로 수령한 연구개발비 명목의 금원이 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피고인 및 변호인은, E의 임금은 세전 월 9,000,000원이고, 이와 별도로 E가 수령한 연구개발비 명목의 금원은 세미나에서 발표를 진행하는 의사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도 포함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총액에는 사용자가 근로의 대상으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그 지급에 관하여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으면 그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모두 포함되는 것이다(대법원 2005. 9. 9. 선고 2004다41217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및 변호인이 연구개발비 명목의 금원으로서 임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는 부분 또한 임금에 해당하고 당연히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도 포함되는 것으로 판단된다(이 사건 병원은, E와 같은 소속 의사에 대한 급여 지급 과정에서 이 사건 재단이 E 대신 부담하여야 할 세금 등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과세의 표준이 되는 월 급여액을 9,000,000원으로 축소하여 신고하고, 나머지 금액은 연구개발비라는 별도 항목으로 현금 또는 계좌로 지급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①

이 사건 병원과 E는 앞서 본 것과 같이 E에게 근로의 대가로 매월 일정한 액수의 금원(16,000,000원 또는 17,500,000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고, 그 중 일정액을 연구개발비 명목으로 별도로 지급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병원은 연구개발비 명목의 금원의 지급 여부나 그 액수를 결정하기 위하여 E의 세미나 참석 여부나 발표 수행 여부를 확인하는 별도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고, 세미나가 개최되는 수요일은 일정 시점 이후부터 E의 휴무일이어서 E가 매월 정기적으로 세미나에 참석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였으므로, 연구개발비 명목의 금원이 세미나와 관련된 연구개발 활동을 지원하는 성격의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②

연구개발비 명목으로 지급되었던 금원의 액수는 객관적인 금융내역을 통하여 확인 가능한 시기인 이 사건 계좌로 위 금원이 입금되기 시작한 2013. 8.경 이후를 기준으로 할 때, 앞서 B 부분에 관하여 본 것과 같이 주로 9,500,000원으로 일정하였고, 이는 피고인 및 변호인이 주장하는 월 급여액보다도 큰 액수이다.

③

피고인 및 변호인이 월 급여액이라고 주장하는 부분은, 이 사건 병원의 규모나 E의 직위 등을 고려할 때 과소할 뿐만 아니라, E에 대한 전체 금액이 이 사건 계좌로 지급되기 시작한 2013. 8.경 이후를 기준으로 할 때, 앞서 A 부분에 관하여 본 것과 같이 근무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오히려 그 액수가 순차적으로 감소하였다.

다.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성립 여부에 관한 판단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소정의 임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E에게 약정한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거나 또는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있어, 피고인이 E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되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E의 임금을 미지급하였거나 피고인에게 그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것과 같이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으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앞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 병원은 E에게 근로의 대가로 매월 지급할 액수를 약정할 당시, 세금 등을 공제한 후 임금과 퇴직금을 통틀어 E가 실제로 수령할 액수를 기준으로 하는 이른바 '넷 계약'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병원이 퇴직연금 제도를 시행하기 전까지는 E에게 이 사건 계좌와 현금으로 나누어 위 약정액을 대부분 지급하였다.

②

이 사건 병원은 퇴직연금 제도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2012. 7. 16.경 E에게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의 금원 7,446,160원을 지급하는 대신 그 상당액만큼 월 현금 지급액을 공제하였고, 2013. 3.경부터 퇴직연금 부담금 상당액 또한 당초 약정 월 지급액에서 공제하였다. 이 사건 병원으로서는 E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한 액수의 금원을 지급하려는 의사로, 종전에 E에게 임금과 함께 매월 분할 지급하였던 퇴직금에 대하여 중간정산 또는 퇴직연금 부담금 납입 등의 방식으로 별도의 출연을 하여야 할 상황이 발생하자, 위 약정 금원 중 일부를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으로 지급하거나 E 명의의 퇴직연금 계좌에 납입한 것으로 보인다.

③

이 사건 병원이 2011. 6. 16.경 E에게 최초로 지급한 13,000,000원은 약정 금액 16,000,000원보다 3,000,000원이 적은 금액이기는 하나, 앞서 본 것과 같이 E의 최초 근무일이 2011. 5. 23.이어서 위 13,000,000원의 지급 당시 총 근무기간이 1개월에 미달하였던 점을 고려할 때, 약정 금액에 미달한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미지급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④

위와 같이 약정된 액수에서 퇴직금 관련 금원이 공제되거나 3,000,000원이 적게 지급된 것 외에도, E에게 매월 지급된 액수는 약정된 액수에 조금씩 미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E는 이와 같은 지급 액수에 대하여 근무기간 동안 아무런 이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이의 제기가 사실상 어려울 정도로 E가 피고인에 비하여 열악한 지위에 있었다고 보이지도 아니한다.

라.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성립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소정의 퇴직금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기는 하나(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사법상의 효력이 없는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내세워 퇴직한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 이를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고, 이러한 사용자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소정의 퇴직금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 4171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전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전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전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전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전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전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전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병원과 E 사이에 유효한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거나, E에게 정당한 퇴직금 지급이 이루어졌다고 볼 여지가 없으므로, 피고인에게 퇴직금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피고인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①

이 사건 병원과 E 사이에 앞서 본 것과 같은 이른바 '넷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 E의 수령액 중 구체적인 분할 지급 퇴직금의 액수나 비율 등에 관하여 별도로 정하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피고인은 당심에 이르기까지 '넷 계약'의 성립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②

피고인의 주장과 달리, 위 계약을 통하여 E가 수령하기로 약정된 액수는, 앞서 본 것과 같은 이유로 연구개발비 명목의 금원까지 포함하여 모두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되어야 한다.

③

이 사건 병원은 E와 사이에 구체적인 퇴직금 액수, 그로스(Gross) 방식(퇴직금을 포함시키지 아니한 정상적 임금 지급 방식)과 넷 방식의 차이 등에 대한 협의 없이, E의 평균임금을 월 9,000,000원으로 하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부담하여야 할 퇴직연금 부담금을 2013. 3.부터 E가 받아야 할 금액에서 공제하였을 뿐이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퇴직연금부담금 납입내역서(증 제5호)를 근거로 들면서 E에 대한 퇴직연금 부담금이 당초 E가 수령할 금원에서 공제된 것이 아니라 피고인 측이 별도로 마련한 재원을 통하여 납부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E의 마지막 월 수령액은 2017. 1.분 16,691,323원인데 이는 입사 초기인 2012. 1.분 수령액인 15,833,850원에 비하여 857,473원(약 5.4%)이 증가한 것으로, 전문직으로서 의료업에 종사하는 E의 소득 수준이 비교적 높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그 인상 정도가 지나치게 낮은 점, ㉯ 앞서 본 것과 같이 E와 피고인 사이에 약정된 월 수령액과 E의 실제 월 수령액 간 차액이 기간별로 일정한 점, ㉰ 피고인이 제출한 위 증 제5호의 기재만으로는 E에 대한 퇴직연금 부담금이 적립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 나아가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과 같이 그 부담금이 피고인 측의 별도 재원으로 출연된 것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앞서 본 것과 같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사용자 측이 출연하여야 할 퇴직연금 부담금을 E의 월 수령액으로부터 공제한 것으로 판단된다.

④

이 사건과 같은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은 강행법규에 반하는 무효의 계약이므로, 설령 이러한 관행이 동종 업계에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만연히 위 약정을 유효한 것으로 믿고서 그에 따라 월 급여에 퇴직금을 포함하거나 그 연장선상에서 퇴직연금 부담금을 E의 월 수령액에서 공제하는 방식으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행위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나)

나아가 피고인이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에 관하여 살펴본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E의 퇴직일 직전 3개월 평균임금, 총 재직일수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E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의 액수는 공소사실에 기재된 95,669,661원 이상이 된다.

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됨에도, 이와 달리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부분은 검사의 항소가 이유 있으므로 파기되어야 하는데, 원심판결의 나머지 부분(근로기준법위반의 점) 역시 위 파기 부분과 과형상 일죄인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어 그대로 유지될 수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