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3. 3. 30. 선고 2020가단503049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2. 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는 용인시 일대에서 택시여객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최저임금법 적용사업장이다.

2)

원고들은 피고에게 고용되어 1일 2교대제 택시기사로 재직하거나 퇴직한 사람들로서 원고들의 근무기간은 [별지 1] 원고별 근무기간표의 기재와 같다.

나.

2009년도 취업규칙의 시행

피고는 피고 소속 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된 L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동의를 받아 취업규칙을 개정하여 2009. 11. 20.부터 시행하였다. 그 중 이 사건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

피고의 임금 체계와 최저임금법의 개정

1)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 소속 택시기사들은 매일 총 운송수입금에서 임금협정에서 정하고 있는 ‘1일 기준 운송수입금(이른바 사납금, 이하 ’사납금‘이라 한다)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피고로부터 기본급과 각종 수당 및 상여금을 지급받되, 사납금을 초과하는 운송수입금을 자신들이 가져가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2)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은 제6조 제5항에서 ‘일반택시 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는 조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고 한다)을 신설하였다. 이에 따라 같은 법 시행령이 2009. 6. 26. 대통령령 제21572호로 개정되면서 신설된 제5조의2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이란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에 따라 정해진 지급조건과 지급률에 따라 매월 1회 이상 지급하는 임금’을 말하고, ‘소정 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 및 ‘근로자의 생활 보조와 복리후생을 위하여 지급되는 임금’의 경우에는 최저임금에 산입하지 않도록 규정하게 되었다. 이 사건 특례조항은 피고가 소재한 용인시의 경우 2010. 7. 1.부터 위 개정된 법 규정 및 시행령 규정이 시행되었다.

라.

임금협정의 체결

1)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1. 5. 1. 2022년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1개월 소정근로시간을 104시간으로 단축하는 합의를 하였다. 당시 작성된 임금협정서 중 이 사건 관련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2)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5년 및 2018년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는데, 각 임금협정에는 소정근로시관과 1일 사납금, 고정급 합계 등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이하 2011년, 2015년, 2018년 각 임금협정을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이라 하고, 이 사건 각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를 통틀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라 한다).

마.

2009년 이후 원고들의 근무형태 등

1)

2009년 취업규칙 개정 이후 이 사건 각 임금협정 체결 당시까지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 소속 택시운전 근로자들의 격일제 근무형태와 배차시간은 동일한 형태로 유지되었다.

2)

원고들은 이 사건 각 임금협정에서 정한 바에 따라 피고에게 사납금을 납입하고 피고로부터 매월 고정급을 받았다. 원고들이 2017년부터 퇴사 시까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의 합계는 별지 2 최저임금 미달액 산정표 중 ’기지급 임금 합계‘란 기재와 같다.

3)

한편, 이 사건 노동조합과 피고가 합의한 2018년 단체협약은 ‘임금은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 계산하여 익월 18일에 급여 통장으로 지급한다. 단, 지급일이 휴일(토요일 포함)일 경우에는 그 전날에 지급한다.’라고 규정하고(제30조), ‘본 협약의 유효기간은 3년으로 한다. 본 협정서는 2018. 6. 1.부터 적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제106조 등).

바.

법정최저시급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2017년부터 2020년까지의 각 시간급 최저임금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는 강행규정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무효이고, 원고들의 소정근로시간은 2009년 취업규칙에서 정한 1주 40시간, 1개월 173.8시간이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원고들에게 이 사건 소제기 전 3년 이내의 기간 동안 위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월별 최저임금액에서 원고들이 지급받은 비교대상 임금을 공제한 최저임금 미달액 중 일부청구로서 각 1,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나.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효력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 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위와 같은 법리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해 변경한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①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 이후로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이 각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시키는 동안 원고들은 종전과 다름없이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았다.

②

2009년 취업규칙에 규정된 월 소정근로시간은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173.80시간(2018. 12. 31. 이전)으로 볼 수 있고,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에 의한 소정근로시간은 2009년 취업규칙에 의한 소정근로시간의 59%(2011년 임금협정), 52%(2015년 임금협정), 44%(2018년 임금협정)에 불과하다. 그런데 위와 같이 급격하게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의 비율만큼 피고 소속 택시운전 근로자들이 운행시간을 단축하여도 소득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볼만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고,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전후로 원고들의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는 별다른 변경이 없었다.

③

피고는 사납금을 재원으로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고정급을 지급하므로, 택시운전근로자들 입장에서의 ’사납금 인상 등 방지‘ 목적이란 피고 입장에서는 고정급 인상 방지 목적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 이후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최저임금에 미달하지 않기 위해서는 택시운전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고정급의 총액을 늘리는 방법, 소정근로시간을 줄여 시간당 고정급의 액수를 늘리는 방법 등이 가능한데,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사납금 인상 등을 방지하기 위하여‘, 즉 ’고정급 총액의 인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이다. 그런데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전후로 원고들의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는 별다른 변경이 없었으므로, 피고는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에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과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나)

이와 관련하여 피고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나 이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①

우선 피고는,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전에는 원고들이 초과운송수입금을 취득하기 위하여 택시를 운행한 시간도 근로시간에 포함되었으나,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후에는 초과운송수입금은 임금에 포함되지 않아 원고들이 이를 얻기 위하여 택시를 운행한 시간은 근로시간에서 제외되어야 하므로, 결국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이후로 원고들의 실제 근로시간이 변경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이러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을 반영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특례조항이 초과운송수입금을 비교대상 임금에서 제외하고는 있으나 이를 임금에서 제외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지는 않는 점, 하루의 운송수입금 중 사납금을 공제한 잔액인 초과운송수입금은 성격상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하고(대법원 1993. 12. 24. 선고 91다36192 판결 등 참조) 초과운송수입금을 벌기 위한 운행시간 역시 근로시간에 해당하며, 이러한 성격이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으로 달라진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을 반영한다고 볼 수는 없다.

②

다음으로 피고는, 경기도 지역의 택시 요금이 인상되었고, 모바일 앱을 사용하는 택시의 활성화로 승객을 태우기 위한 대기시간이 감소하여 택시운전 근로자들이 운행시간을 단축하고도 기존과 동일한 수입을 가져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원고들을 비롯한 택시운전 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있었을 것으로 추단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유효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제출한 을 제1 내지 21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택시 요금 인상이나 앱 택시의 활성화를 반영하여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고, 위 인상이나 활성화로 인하여 피고 소속 택시운전 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이 변경되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다.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소정근로시간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33조에 의하면, 단체협약 중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부분은 이른바 규범적 부분으로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직접 규율하는 효력을 가진다. 이러한 규범적 부분은 단체협약이 실효되더라도 그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어 그것을 변경하는 새로운 단체협약 내지 취업규칙이 체결‧작성되거나 또는 개별적인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는 한 개별적인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으로서 여전히 남아 있어 사용자와 근로자를 규율한다(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다51758 판결,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1다33825 판결 등 참조). 마찬가지로 새로이 체결된 단체협약상 규범적 부분인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애초부터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인 경우라면, 종전 단체협약이 유효기간 만료 등으로 실효된 채 노사 간에 무협약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것과 규범적 상황이 다르지 않으므로, 이 경우에도 위와 같은 판례 법리가 원칙적으로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위 대법원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참조).

2)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이전의 소정근로시간은 2009년 취업규칙에서 정한 1주 40시간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가)

피고의 2009년 취업규칙은 근로형태를 격일제 1일 근무 1일 휴무를 원칙으로 하고 월간 13일 만근으로 한다고 규정한다(제35조). 또한 위 취업규칙은 근로시간과 휴게시간 항목을 별도로 규정하면서, 근로시간은 격일제를 기준으로 06:00부터 익일 02:00까지이고, 근무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무하여 근무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때에는 위 근로시간 동안 근무한 것으로 보되 서면합의에 의하여 별도로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제36조, 제37조 제3항). 그리고 시업 및 종업 시각을 직원의 결정에 맡기기로 한 종업원의 경우 서면합의로 1주 근무시간 40시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초과 근무를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제37조 제2항). 위 규정상 1일 근로시간은 18시간(06:00부터 익일 02:00까지 20시간에서 근로기준법 제54조 제1항에 따른 휴게시간 2시간 공제)이고 월 13일 만근이어서 1개월의 총 근로시간은 234시간(= 18시간 × 13일)으로 이를 1주로 환산하면 1주당 약 53.85시간[= 234시간 ÷ 1개월 평균 주수 약 4.345주(= 365 ÷ 7 ÷ 12)]이 된다. 한편, 위 취업규칙 제37조 제2항에서 1주 근무시간을 40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규정한다. 위 각 규정을 종합하면, 전체 실근로시간의 범위에서 1주 소정근로시간을 40시간으로 한정하고, 나머지 시간은 초과 근무로 산정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나)

이러한 취업규칙은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택시운전 근로자의 실근로시간에 초과운송수입금을 벌기 위한 근로시간도 포함되어 있고, 택시운전 근로에 관한 사용자의 지휘‧감독이 용이하지 않은 점 등의 특수성에 더하여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 등을 고려하여, 전체 실근로시간 범위 내에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고 이를 전제로 연장근로수당 약정을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별도의 추가적 합의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 주장과 같이 취업규칙상 위와 같은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라)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전에 체결된 2009년 취업규칙을 무효로 볼 만한 사정이 없고, 위 취업규칙은 2009. 11. 20.부터 효력이 발생하여 종기가 정해져 있지 않다.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인 이상 종전 2009년 취업규칙이 정한 소정근로시간 조항의 효력이 존속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이와 관련하여 피고는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이후에 입사한 원고들에 대하여는 2009년도 취업규칙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들이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이후에 피고 회사에 입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한편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 즉 ①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무효이고 2009년 취업규칙이 정한 소정근로시간 조항의 효력이 존속하는 점, ② 2009년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조항은 노동조합법 제33조에 따라 규범적 효력이 인정되는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을 정한 부분이고 위 선정자들은 2009년 취업규칙이 개정되어 효력이 존속하고 있는 중에 입사한 점, ③ 위 선정자들이 피고에 입사한 이후의 근무형태나 근무시간, 근무조건이 나머지 원고들과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이후 입사한 위 선정자들은 피고에 입사한 후 바로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하였고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을 체결하였으므로, 이는 입사시기에 관계없이 조합원들에 대한 통일적인 근로조건을 적용하고자 했던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당시 피고에 근무하고 있던 택시운전 근로자들과 동일한 근로의무를 부담할 것을 묵시적으로 약정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국 피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최저임금 미달액 지급의무의 발생과 범위

1)

최저임금 미달액 지급의무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은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들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같은 조 제3항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정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임금이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에 미달한다면 위 규정에 따라 피고는 원고들에게 그 차액(이하 ‘최저임금 미달액’이라 한다)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최저임금 미달액의 산정

가)

최저임금법 제5조의2는 ‘최저임금의 적용 대상이 되는 근로자의 임금을 정하는 단위기간이 제5조 제1항에 따른 최저임금의 단위기간과 다른 경우에 해당 근로자의 임금을 최저임금의 단위기간에 맞추어 환산하는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 최저임금법 시행령(2018. 12. 31. 대통령령 제29469호로 개정되어 2019. 1. 1. 시행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제3호는 비교대상 임금 중 월 단위로 지급된 임금에 대하여 ’1개월의 소정근로시간 수‘로 나눈 금액을 시간에 대한 임금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의 소정근로시간에는 유급휴일에 관한 임금인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주휴시간)은 고려할 필요가 없다(대법원 2007. 1. 11. 선고 2006다64245 판결,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다7879 판결 등 참조). 한편 2018. 12. 31. 대통령령 제29469호로 개정되어 2019. 1. 1.부터 시행된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의 제1항 제3호, 제2호는 1개월의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 수에 주휴시간을 합산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이전의 소정근로시간이 1주 40시간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월 소정근로시간은 173.80시간(= 1주 소정근로시간 40시간 × (365일 ÷ 7일) ÷ 12개월, 소수점 셋째자리 이하 버림)이다.

나)

원고들의 매월 근로일수는 별지 2 ‘원고별 최저임금 미달액 산정표’ 중 ‘근로일수’란 기재와 같고, 그 기간 원고들이 같은 표 중 ‘기지급임금’란 기재 임금을 지급받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다)

한편, 앞서 본 월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법정 최저임금에서 원고들이 지급받은 전체 임금(위 표의 기지급임금 합계)을 공제하면 원고들의 최저임금 미달액 합계는 별지 2 원고별 최저임금 미달액 산정표 중 ‘청구금액’란 하단의 합계액 기재와 같다.

마.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에게 최저임금 미달액 중 원고들이 일부청구로서 구하는 각 1,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0. 2. 8.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 주장의 요지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소정근로시간과 사납금 액수는 불가결하게 견련될 수밖에 없다. 원고들이 소속된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1년 이래 임금협정 당시 피고와 상호 합의를 거쳐 사납금의 인상과 경영 악화를 회피하기 위하여 소정근로시간의 단축을 선택하였고, 그동안 원고들은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을 전제로 정한 사납금을 납입하고 고정급과 추가운송수입금을 지급받았다. 그런데도 원고들은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무효라고 주장하며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원고들의 이러한 주장은 노사 양측이 합의 당시 공통적으로 이해하고 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법리적 사유를 들어 사용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임금 지급의무를 부담하게 하고 피고의 재정 파탄 상황을 초래하는 것으로 신의칙에 반한다.

나.

판단

1)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다3802 판결 등 참조).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 등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효력을 무효라고 보았을 때 회사의 경영악화 등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발생한다거나 택시운전 근로자가 예상치 못한 이익을 얻게 된다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를 회피한 탈법행위로 인하여 초래된 불가피한 결과라고 보아야 하는 점, 앞서 본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 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등을 모두 고려하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들이 피고를 상대로 최저임금 미달액 등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최저임금법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도 볼 수도 없다. 피고의 신의칙 위반 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연운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