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8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울산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고정564
판결선고
2020. 7. 10.
범죄사실
피고인은 울산 남구 B건물 C호에 있는 유한회사 D에 피고인 소유 버스 3대를 지입한 지입차주로서, 상시근로자 3명을 사용하여 전세버스운수업을 경영하는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퇴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7. 13.부터 2018. 4. 30.까지 위 버스를 운행하는 운전기사로 근로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E, 근로자 F에 대한 2018. 4.분 임금 각 200만 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8. 4. 30.경 위 버스를 운행하는 운전기사로 근무한 근로자 E, 근로자 F, 근로자 G를 해고하면서 200만 원의 해고예고 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E의 증언
H에 대한 검사 피의자신문조서
지입차주 A 가압류 관련 서류
피의자 면담내용
I에서 보낸 버스 운행종료 카톡 내역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구 근로기준법(2009. 1. 15. 법률 제162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항, 제36조(금품청산 의무 위반의 점), 각 구 근로기준법(2018. 3. 20. 법률 제155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0조 제1호, 제26조(해고의 예고수당 미지급의 점),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사용자가 아니고, 설령 사용자라고 할지라도 임금 등 미지급에 관한 고의가 없다고 주장한다.
판시 범죄사실 근로자의 직접 근로관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사용자가 누구인지 여부
회사가 그 명의로 자동차를 소유하고 화물운송업을 경영하고 있는 이상 실제로는 지입차주가 회사와 별도로 사업자등록을 한 후 회사에는 매월 지입료만을 내고 자기 계산하에 위 차량을 이용하여 독자적으로 영업활동을 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이는 회사와 차주의 합의에 의한 내부적 사항에 불과한 것으로서 대외적인 관계에 있어서는 회사가 위 자동차를 소유하고 이를 운영하는 경영주체라고 보지 않을 수 없고, 따라서 그 사업장의 근로자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회사가 직접 근로관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사용자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2. 4. 28. 선고 90도241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판시 각 증거에 의하면, 판시 범죄사실 버스 3대(J, K, L, 이하 ‘이 사건 버스’)의 지입회사는 유한회사 D(이하 ‘D’)이고, 피고인은 지입차주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직접 근로관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사용자는 D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이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인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는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도598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각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버스의 운전기사들을 면접한 후 채용 여부를 결정하였고, 급여, 근무시간, 4대보험 가입 여부 등의 근로조건도 피고인이 위 운전기사의 의견을 들어 정한 사실, 이 사건 버스의 운전기사들은 정기적으로 M 출퇴근 차량으로 배차되었는데 이에 관하여 처음에는 피고인으로부터 지시를 받았고 승차인원에 대하여도 피고인에게 보고하였다가, 피고인의 지시로 D과 I 주식회사로부터 배차지시를 받고 승차인원 보고를 한 사실, 이 사건 버스가 유치원 등에서의 일회적 여행에도 수시로 배차되었는데, 이러한 수시 배차지시는 피고인이 한 사실, 이 사건 버스의 운전기사들은 운행 중 발생한 차량 이상 등을 피고인에게 보고하고 피고인의 지시를 받았고, 이 사건 버스의 보관 장소도 피고인이 지정한 사실, 이 사건 버스의 운전기사들은 월 급여 중 200만 원은 D으로 지급받았으나, 만근시 지급되는 만근수당 20만 원 및 수시배차에 따른 수당은 피고인으로부터 지급받은 사실, 이 사건 버스의 운전기사들은 2018. 4. 30. 지입회사인 D으로부터 버스를 차고지에 입고하고 운행을 정지하라는 통지를 받고 피고인에게 어떻게 할지를 문의하였고,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다음날 이 사건 버스를 차고지에 입고시킨 후 피고인에게 이 사건 버스의 열쇠를 반납한 사실 등이 인정된다.
이를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버스의 운전기사들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관하여 사업주인 D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로서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로서 사용자에 해당한다.
피고인의 임금 등 미지급에 고의가 있는지 여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그러나 근로기준법에서 사용자의 개념에 사업주 외에도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포함시킨 취지는 근로기준법이 규제하는 사항에 관하여 실제상의 책임과 권한을 행사하는 자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법률상의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근로기준법의 실효성 있는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는 데 있다고 보인다. 그런데 임금 등의 1차적 지급의무는 사업주가 지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므로, 이를 이유로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의 고의를 쉽게 부정하게 되면 공법적 방법에 의한 근로기준법의 실효성 확보가 어려워지는 측면이 있다. 이러한 점과 이 사건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이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으므로 고의가 인정된다.
이 사건 버스의 운전기사들에 대한 임금 중 200만 원은 D이 지급하여 왔기는 하나, 피고인이 이 사건 버스의 운전기사들에게 버스를 차고지에 입고시킨 후 열쇠를 반납할 것을 지시하는 방법으로 해고함으로써 판시 범죄사실과 같이 금품청산 및 해고예고수당 지급의무가 발생하였다. 피고인은 D으로부터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아 이 사건 버스의 운전기사들을 관리하여 왔다. 따라서 이 사건 버스의 운전기사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는 지입회사뿐 아니라 지입회사를 위하여 행위하는 사용자인 피고인에게도 발생하게 된 것이다.
판사 정현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